[앱스 리뷰] 『★4.0』안젤리나졸리의 매력을 담았다? 마녀와 퍼즐! '말레피센트 프리폴'

리뷰 | 강승진 기자 | 댓글: 2개 |
















‘악역’이란 각종 이야기에서 나쁜 일을 맡는 역할을 이르는 말이다. 주인공의 반대편에 서서 갈등을 고조시키고 온갖 고난과 시련을 주지만, 역설적으로 주인공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존재이기도하다. 덕분에 매력적인 캐릭터성을 갖춘 악역은 주인공 못지않은 인기를 얻기도 한다.

배트맨과 극명하게 반대의 입장이었지만 내면은 똑같다고 주장했던 광기 넘치는 조커,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이면서도 최강의 악역이었던 다스베이더, 이름 없는 사악한 서쪽 마녀에서 편견 없는 세상을 꿈꾸는 위키드의 엘파바 등 매력적인 악역들은 세월을 넘어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다스베이더의 파밍아웃(파더 커밍아웃)은 대 악역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디즈니에서도 매력적인 악역은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고의 악역으로 손꼽히는 마녀, 말레피센트. 과거에는 그냥 사악하기만한 마녀였으나 최근 개봉된 영화 '말레피센트'에서는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을 맡으면서 과거와 달리 좀 더 복잡다단한 배경을 갖춘 매력적인 악역으로 거듭났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에서 처음 악역으로 등장했던 말레피센트는 다른 디즈니 만화의 단편적인 악역들과 달리 지적이고 우아하며 냉혹한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특히 거대한 검은 용으로 변신해 왕자를 괴롭히거나 산화되어 재로 변하면서 장렬한 최후를 마치는 등 매력적인 악역의 모습을 두루 갖추었다.

오늘 소개할 게임에서는 사악하고 매력적인 마녀, 말레피센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말레피센트라는 이름의 어원 자체도 ‘나쁜’ 을 뜻하는 접두사 ‘male-’에 '위대한'을 의미하는 ‘magnificent’을 합친 것이라는 의견이 있으니, 이름부터가 최고의 악역으로 모자람이 없다.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을 맡은 영화 '말레피센트'가 5월 29일 한국에 개봉되면서 게임도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보다 한발 빠르게 게임으로 출시된 '말레피센트 프리폴’(이하 말레프리)은 어떤 매력을 갖춘 게임인지 지금부터 만나보자.



▲ 대문자로 MAGNIFICENT!를 외치는 마녀님. 언제나 진지하시다.


비슷한 듯 색다르게, 새로움으로 채우다


말레프리는 겨울 왕국을 소재로 출시된 ‘프로즌 프리폴’의 후속작이라고 할 정도로 비슷한 플레이 방식과 게임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전작의 장점을 흡수하였고, 기존 작품에서 문제로 지적되었던 부분들 역시 다수 개선되면서 좀 더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원작이 바뀐 만큼 기본적인 디자인부터 바뀌었다. '프로즌 프리폴’이 겨울 왕국의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귀여운 캐릭터를 선보였다면, 말레프리는 좀 더 어둡고 음산한 그래픽으로 변화되었다. 말레피센트의 모습도 실사에 가까운 3D로 바뀌어 마치 영화 속의 안젤리나 졸리가 등장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 귀엽디귀여운 어린 엘사와 비교해서 보면 마녀님의 위엄을 배로 느낄 수 있다.

전작 ‘프로즌 프리폴’은 하나의 맵에 스테이지를 모두 구성했기 때문에 맵이 가득 차 버리면 신규 스테이지를 넣을 공간이 부족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말레프리에서는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15개의 스테이지로 나뉜 4개의 챕터를 도입했다.

스킬 부분도 개선이 이뤄졌다. 두 개의 공통 스킬에 캐릭터마다 하나의 스킬을 가지고 있던 전작의 스킬 구성과 달리 말레프리에서는 말레피센트 한 명이 마법이라는 개념으로 모든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캐릭터에 따라 사용하지 못하는 스킬이 생겼던 프로즌 프리폴과 달리 게이머의 판단에 따라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는 재미가 있다.

스킬의 사용 방법도 각각의 사용횟수를 소모하는 방식에서 마나를 소모하는 방식으로 변하였다. 이는 말레피센트 영화에서 등장한 마법과도 일치하는데, 덕분에 막상 스킬을 구매하고도 딱히 사용할 일이 없어 놀리게 되는 경우 역시 사라졌다.

결제 정책 역시 바뀌었는데,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클리어하면 적은 양이지만 마나를 획득할 수 있게 되면서, 아이템을 모두 소모해야 충전이 가능했던 결제 시스템 역시 간편하게 수정되었다. 전작 프로즌 프리폴이 원작의 홍보를 위한 게임이라면, 말레프리는 좀 더 게임에 가까워졌다는 느낌이다.




▲ 15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된 각각의 챕터는 그림책을 넘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스킬을 다 써야 살 수 있는 긴축재정은 끝! 돈이 있다면 어디서나 마음껏 지르도록



▲ 1마나를 벌었다. 39만 더 클리어하면 보석 하나 제거할 수 있는 까마귀를 쓸 수 있다.


플레이는 가볍게 난이도는 무겁게, 기본에 충실하다


말레프리는 정해진 횟수 안에 같은 보석을 3개 이상 연결해 정해진 목표와 점수를 획득하는 간단한 게임이다. 하지만 플레이가 쉽다고 해서 꼭 단순한 게임은 아니다. ‘프로즌 프리폴’의 자동검색어에 '마의 98레벨'이 올랐을 정도로 머리를 써야 하는 단계도 있다.

전작이 높은 난이도를 자랑했던 만큼 이번 '말레프리'에서도 퍼즐을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다. 초반에는 보석을 연결해 패널을 뒤집거나, 두 번 터트려 체인을 제거하는 등 단순한 목표가 끝이지만, 단계가 올라가면 움직이지 않는 쉴드가 등장해 플레이어를 괴롭히고 특정 아이템을 아래로 떨어뜨리기도 해야 한다.

고득점을 위해 생각 없이 빠르게만 보석을 이동시켜 파괴하다 보면 이번에는 이동횟수가 발목을 잡는다. 게임 클리어 후 남은 이동개수 만큼 무작위로 한줄이 없어지는 피버개념의 '프리폴'이 발생하는데 후반으로 가면 프리폴을 구경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퍼즐의 난이도가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퍼즐을 푸는 것처럼 곰곰히 생각하며 진행하면 도저히 공략이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다. 이런 말레프리의 난이도는 마치 '캔디 크러시 사가'처럼 공략이 될 듯 말듯한 재미를 주면서 게이머들의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 이런 스테이지를 보고있자니 시작도 전에 숨이 턱 막힌다.



▲ 클리어 점수는 커녕 임무도 채 못 끝냈는데 남은 이동은 한번....



▲ 하지만 프리폴 마크를 잔뜩 만들어 낸다면? 분노게이지 ZERO!

조금만 더 기다리지 왜 벌써 나오셨나요?


최근에는 신작 영화가 개봉과 함께 게임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접근을 위해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하는 것) 방식을 선택한 것인데, 꼭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의 완성도가 떨어질 경우 영화의 인기를 위해 출시되었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실제로 영화 원작의 게임 중에 성공했거나 평가가 좋은 게임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말레프리는 게이머들에게 인기있었던 전작 '프로즌 프리폴'과 마찬가지로 퍼즐 장르를 선택했다. 특별한 어려움 없이 매 스테이지마다 새로운 목표를 클리어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화 속 캐릭터를 만나게 된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말레피센트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게임의 배경에 대해 바로 이해하겠지만, 게임 자체에는 별다른 설명이나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 그나마 전작 '프로즌 프리폴'은 캐릭터나 맵의 배경 등을 통해 유추가 가능했지만 말레프리는 게임만으로는 어떤 매력을 갖춘 캐릭터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 몇 안되는 게임내 문구. 하지만 이걸론 그린 매직이 영화에 나온다는 건지 뭔기 알 길이 없다.



▲ 유이한 캐릭터 어린 말레피센트. 얘도 말레피센트니까 유일한 캐릭터인가....


캐릭터 게임으로서의 자아를 찾을 때


‘말레피센트 프리폴’은 무난한 게임성과 적당한 몰입감,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난이도 등 퍼즐게임 자체로도 충분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 자체로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는 이미 영화를 본 사람들이나 충성도 높은 디즈니 팬만을 위한 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게임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멋진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원작 영화의 유명세에 기댄 서브 콘텐츠가 아니라, 게임 자체로도 원작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가 추가되어, 영화와 게임 팬들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발전해나갈수 있기를 기대한다.



▲ 기기움직임을 따라 움직이는 배경. 소소한 퀄리티는 훌륭, 이제는 스토리의 퀄리티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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