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챔프] 옛 영광을 재현하기엔 뭔가 아쉬운 그녀, 이렐리아

기획기사 | 허용욱, 박범 기자 | 댓글: 165개 |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에는 다양한 챔피언들이 존재한다. 각자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만, 챔피언 수가 많은 만큼 유저들의 외면을 받는 비주류 챔피언들이 다수 존재한다. 비록 장인들의 손에 의해 끊임없이 연구되고 있지만 한 번 박힌 비주류 챔피언이라는 이미지는, 마치 바늘 가는 데 실 가는 것처럼 이들을 따라다닌다.

유저들로부터 외면받는 챔피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자 인벤팀이 나섰다. 피오라를 '힐링'해주며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던 첫 회의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준비된 '힐링챔프' 그 두 번째 이야기! 이번 주인공은 '칼날의 의지' 이렐리아다.



▲ 제 검은 당신의 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이렐리아, 그녀는 어쩌다 잊혀진 챔피언이 됐는가?

이렐리아에겐 빛나는 과거가 있었다. 과거 시즌 2가 한창 진행 중일 때, 그녀는 잭스와 함께 탑 라인을 대표하는 최고의 챔피언이었다. 그 당시 이렐리아를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하면 탑 라이너라고 밝힐 수 없을 정도였다.



▲ 어딘지 익숙한 대결 구도!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이렐리아는 서서히 롤 유저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며 잊혀졌다. 최근 다시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곤 있지만, 해설진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렐리아 선택을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 그럴 만했다. 가끔 선택될 때마다 딱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즌 2를 호령하던 그녀가 왜 이렇게 됐을까?

시즌 2에는 '골드 아이템'이라는 것이 존재했다. 현자의 돌과 황금의 심장이 바로 그것인데, 이는 구입하면 일정 시간동안 적당량의 골드를 저절로 수급해주는 아이템이었다. 이 골드 아이템은 주로 가난함의 선두 주자였던 정글러와 서포터들이 구입했다.

골드 아이템은 왕귀형 챔피언 (왕의 귀환형 챔피언의 준말, 라인전에서의 무기력함 대신 후반 캐리력을 보장받는 챔피언)들도 자주 구매했다. 이렐리아 역시 골드 아이템 덕을 많이 본 챔피언이다. 하지만 시즌 3로 넘어오면서 골드 아이템은 사라지고 말았고, 이렐리아의 라인전은 지옥으로 바뀌었다.



▲ 이 아이템들이 기억난다면 당신도 롤 계의 조상님

이렐리아가 외면당한 이유는 또 있다. 체력 아이템의 전반적인 상향으로 탑 라인에 탱커형 챔피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왜 이렐리아는 탱커형 챔피언이 탑 라인에 올라오자마자 자취를 감췄을까? 이는 이렐리아의 딜링 메커니즘을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녀의 주요 딜링 스킬은 W스킬인 '비천어검류'다. 이 스킬을 사용하면 6초 동안 평타 데미지에 추가적으로 상대의 방어력을 무시한 데미지가 들어간다. 근접 딜러가 상대의 방어력을 무시하는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니!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리 대단하지 않다. 상대가 방어력 대신 작정하고 체력만 올려주면 이렐리아의 주요 딜링 스킬을 무마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시즌 3 시작과 동시에 크게 상향된 '워모그의 갑옷'이 이렐리아의 완벽한 카운터였다.



▲ 부들부들


그래도 아직까지는 괜찮다. 골드 아이템이 삭제됐다고 cs를 못 먹는 것도 아니고, 조금 더 좋은 챔피언이 있다고 해서 이렐리아의 캐리력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치명적인 한 가지가 없다. 그건 바로 최근 탑 라이너들의 기본 소양인 '라인 푸쉬력'이다.

요즘 롤 대회를 보고 있으면 한 가지 눈에 띄는 운영이 있다. 탑 라이너들이 빠르게 라인을 밀고 소환사 주문인 '순간이동'을 통해 전장에 합류한다는 것이다. 이런 운영은 cs를 모두 획득함과 동시에 아군 미니언은 상대 타워에 밀어 넣을 수 있게 만들어, 전장에 합류하더라도 cs 손실이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주인공 이렐리아는 이러한 운영에 적합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궁극기 이외에는 라인을 빠르게 밀 수 있는 스킬이 전혀 없다. 평타로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cs를 획득해야 한다. 도대체 어느 세월에 라인을 정리하고 전장에 합류한단 말인가?



▲ 눈 씻고 찾아봐도 라인 푸쉬에 도움이 되는 스킬은 궁극기 밖에 없다...


※ 이렐리아, 그녀가 비주류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 비교적 약한 라인전을 무난히 넘길 수 있게 했던 '골드 아이템'의 삭제
- 체력 아이템들의 전반적인 상향에 의한 탱커 챔피언들의 등장
- 최근 탑 라이너의 기본 소양인 '라인 푸쉬력'의 부재

이 모든 역경을 돌파해내며 성장을 마친 이렐리아가 전장에 합류했다고 하자. 과연 상대 입장에서 상대하기 지나치게 껄끄러울까?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탑 라인에는 라인전 단계에서 그녀보다 훨씬 쉽게 성장을 마칠 수 있으며, 성장을 마쳤을 때 훨씬 상대에게 위협적인 챔피언이 상당히 많다. 기자가 아무리 꾸미고 거리로 나가도 존재감이 없어 아름다운 여성이 옆에 있는 멋진 남성에게만 말을 걸듯이, 잘 성장한 이렐리아라도 한타에서의 존재감은 최근 유행하는 탑 챔피언들과 비교하면 미약하기 짝이 없다.



▲ 얘네들이 걔네들 맞아요...



◈ 탈출구가 없어 보이는 그녀, 대화로 스트레스라도 풀어주자!

이렇듯 현재 메타에서 이렐리아는 단점투성이인 챔피언에 불과하다. 전반적인 패치가 필요할 것 같지만, 아쉽게도 기자에게는 그러한 능력이 없다. 그렇다면 이 비운의 챔피언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이에 인벤팀은 이렐리아하면 생각나는 한 사람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이렐리아가 느낄 스트레스라도 풀어주기로 했다. 원래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낄 때는 대화를 통해 한숨 돌리는 것이 가장 좋은 법이다.

인벤팀이 이렐리아를 '힐링'해주기 위해 만난 장본인은 바로 이렐리아의 아버지, '위키드' 선수다.



▲ 이 분이 바로 그 유명하신 이렐리아의 아버지십니다.

 




Q. 만나서 반갑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얼라이언스의 탑 라이너 '위키드'라고 한다. 예전에 한국 대회에 참여했던 적이 있는데, 팬 여러분들이 너무 그립다.


Q. 많은 팬들이 이렐리아의 아버지로 알고 있다. 이렐리아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그녀의 기동성 때문에 재미있는 챔피언이라고 생각했다. Q스킬을 기반으로 예상치 못하는 타이밍과 각도로 상대에게 파고들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이렐리아는 일반인과 고수 사이의 벽이 높은 챔피언이다. 그렇기에 이렐리아 장인이 되서 그 최고의 경지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Q. 요즘 이렐리아가 다시 등장한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방어 쪽 특성이 하향되면서 이제는 완전 방어 아이템만 구입하면 효율이 떨어진다. 방어 특성 하향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자면 몇 번의 패치로 인해 '인내심' 특성이 크게 하향됐다. 이는 라인전이 약한 탑 챔피언들에게 필수인 특성이었지만, 더 이상 효율이 높은 특성이라고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챔피언들이 공격 특성에 21포인트를 활용해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탑 라인에서는 공격과 방어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 챔피언이 대세가 됐는데, 그 중 이렐리아가 최고의 챔피언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다시 이렐리아의 연구를 시작한 것 같다.

 


Q. 이렐리아 플레이에 대한 조언을 부탁한다.

이렐리아의 최고 장점은 기동력이다. 라인전은 W스킬의 체력 회복으로 버티면서 최대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게 좋다. 하지만 각이 나오면 킬을 내기 정말 좋은 챔피언이기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라인전에서 Q스킬을 잘 사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한타에서는 무작정 파고드는 것보다 체력이 적은 미니언에 Q스킬을 사용해 갑작스러운 타이밍에 파고드는 것이 좋다. 물론 솔로 랭크에서는 의사소통이 별로 되지 않기 때문에 이렐리아 활용이 별로 좋지 않지만, 팀 랭크 게임에서는 상대가 준비하기 전에 한타를 열 수 있다.

그렇게 순간적으로 파고든 뒤, 상대 주요 딜러를 끈질기게 따라 붙어주면 된다. 최근 이렐리아도 순수 방어 아이템만 올리기보다는 데미지를 올려주는 아이템도 같이 가기 때문에, 상대 원거리 딜러나 미드 라이너를 녹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그녀의 패시브 때문에 CC(군중 제어기)로 이렐리아를 막기 힘들다.


Q. 섬머 시즌이 시작됐다. 앞으로 각오 한마디 부탁한다.

멀리서도 우리를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정말 감사한다. 꼭 섬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롤드컵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팬 여러분, 한국에서 봐요.




사실 이렐리아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최근 해외 대회와 국내 대회에서 종종 모습을 드러낸다. 삼위일체 아이템을 기본으로 광전사의 신발, 몰락한 왕의 검, 란두인의 예언 등 다양한 아이템을 구입한 이렐리아가 프로게이머들의 손에 의해 소환사의 협곡을 누비곤 한다.

하지만 수많은 프로게이머들이 연구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이렐리아는 대부분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곤 한다. 최근 열린 SKT LTE-A 롤 마스터즈 2014 플레이오프에서 '샤이' 박상면이 자신의 주력 챔피언이었던 이렐리아를 꺼내 들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삼성 블루의 정글러인 '스피릿' 이다윤은 경기 내내 박상면의 이렐리아를 괴롭혀 팀 승리에 일조했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다윤은 "이렐리아를 선택했으면 이 정도의 고통은 예상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다르게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이 들린다. "이렐리아는 무난하게 성장하면 상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계속해서 괴롭혀줘야 한다" 라고 말이다.

시즌 2의 영광을 재현하기엔 뭔가 아쉬운 그녀, 이렐리아. 하지만 프로게이머들의 꾸준한 연구를 토대로 다시 한 번 탑 라인을 지배하는 '여제'로 부활하게 되지 않을까?

힐링챔프 1화 : [힐링챔프] 엄청난 후반 캐리력의 소유자, 하지만 태생부터 비주류인 피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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