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리그 결승] 악동과 최종병기, 그들의 지독한 인연

기획기사 | 김경현 기자 | 댓글: 1개 |




지난 1월 12일, '악동' 원이삭(SK텔레콤 T1)은 e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세리모니를 선보였다. 승리한 뒤 '50cm'에 달하는 자를 활용해 총을 쏘는 듯한 몸짓을 취했다. 그리고 자로 만들어진 총의 끝은 '최종병기' 이영호(KT)를 향해 있었다. '50cm 자'는 이영호가 마우스, 키보드, 마우스패드의 위치를 조정할 때 쓰는 일명 '세팅 용구'이며 그를 상징하는 하나의 물체였다.

'악동'과 '최종병기'의 인연은 지독하다. 이영호가 본격적으로 스타2를 손에 잡으면서 원이삭과의 연인이 시작됐다. 약 2년 동안 7번의 맞대결이 있었고, 역대 상대전적에서 9:4로 원이삭이 앞서고 있다. 화제의 중심이었던 '자세리모니'가 e스포츠 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며 이 둘의 인연은 더욱 깊어졌다.

끝내 두 선수는 오는 9일 한강 새빛섬에서 열리는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결승전에서도 맞붙기에 이른다. 운명의 전장은 2세트 회전목마다. 엔트리를 받아든 순간 원이삭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테고, 이영호의 표정은 어떠했을까? 수많은 경기를 치른 '최종병기'의 눈빛이 '반짝'하고 빛나며 복수의 칼날을 다듬기 시작했을 것 같다.

원이삭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운 대진이다. 그는 2013년 3월 이후 이영호에게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첫 맞대결인 MLG 2013 윈터 챔피언십에서는 이영호에게 1:3으로 패배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자유의 날개 초반부터 스타2를 시작했던 원이삭은 이제 막 스타2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영호에게 패배하며 팬들의 조롱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였을까? 원이삭은 이후 이영호와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신기하게도 자주 맞붙었다. 개인리그에서 두 차례, 프로리그에서 세 차례, 이벤트전에서 한 차례 맞붙었다. 원이삭은 2013 조군샵 WCS-GSL 시즌3 코드S에서 이영호에게 한 세트를 내줬을 뿐이다. '최종병기' 이영호에게 '천적'이 생긴 것이다. 2007년 프로게이머 데뷔 이후 이제동(EG) 같은 '라이벌'은 있었어도 원이삭 같은 '천적'은 없었다.

KT 롤스터와 SK텔레콤 T1의 결승전은 스타2 최초의 이동통신사 라이벌 결승전 매치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타 군단들의 맞대결인 만큼 모든 세트가 흥미진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세트 회전목마는 그야말로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천적 증명에 나설 악동과 복수에 나설 최종병기의 맞대결은 스토리, 경기력, 비장함 등 흥행요소를 모두 갖춘 '대박매치'인 것이다.

원이삭 vs 이영호 역대 상대전적

2014년 6월 23일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원이삭 승 vs 패 이영호
2014년 2월 17일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종족최강전 원이삭 승 vs 패 이영호
2014년 1월 12일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원이삭 승 vs 패 이영호
2013년 9월 29일 2013 조군샵 WCS-GSL 시즌3 코드S 원이삭 2 vs 1 이영호
2013년 5월 27일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2-2013 원이삭 승 vs 패 이영호
2013년 5월 02일 2013 망고식스 WCS-GSL 시즌1 코드S 원이삭 2 vs 0 이영호
2013년 3월 17일 MLG 2013 윈터 챔피언십 원이삭 1 vs 3 이영호

상대전적 원이삭 9 vs 4 이영호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 2 프로리그 2014 결승전
1세트 김민철(저) vs 김대엽(프) 아웃 복서
2세트 원이삭(프) vs 이영호(테) 회전 목마
3세트 정윤종(프) vs 주성욱(프) 세종 과학 기지
4세트 박령우(저) vs 김성대(저) 만발의 정원
5세트 어윤수(저) vs 김성한(저) 해비테이션 스테이션
6세트 김도우(프) vs 전태양(테) 프로스트
7세트 아웃 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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