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신성으로 밸런스 대폭발? 환서 전투 변천사를 통해 본 패턴과 덱 변화

게임뉴스 | 강승진 기자 | 댓글: 2개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드 RPG를 모토로 출시한 '큐라레 : 마법도서관'이 어느덧 서비스 1주년을 목전에 두고 있다.

메인 스토리와 차원 수색, 금서 잡이 등 기본적인 콘텐츠를 시작으로 한 큐라레는 매 시즌 재기발약(藥)한 이벤트로 유저들의 정신상태를 안드로메다행 특급열차를 태워 보내기도 했다. 이제는 기본적인 콘텐츠에 초보, 고급 유저를 위한 사서 훈련관과 무한나선 등의 시스템을 더해 엄마, 아빠, 형, 누나 모두 같이 즐길 수 있게 됐다.



▲ 무슨 약을 드시길래 이리 건강한 발상이 나오는지 ……….

이처럼 다양한 콘텐츠 중에서도 큐라레 좀 한다 하는 유저들이 꼭 플레이해야 하는 콘텐츠가 있다. 금서와 함께 SR등급, SR+등급의 시즌 카드를 얻을 수 있고 환상석이나 인쇄 티켓 등 다양한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환서가 그 주인공. 하루 한 번, 저녁 10시에 등장하는 환서 알람은 학생 유저들이 늦은 시간까지 길거리를 방황하지 않고 귀가시키며 빛의 선도 역할을 했다. 때로는 회식 자리에 모인 직장인 유저들이 10시까지 멀쩡한 정신상태를 유지하도록 절주하게 해 건전한 음주 문화가 정착하는데도 크게 이바지했다는 도시 전설이 떠돌 정도.

환서는 오랫동안 유저들이 콘텐츠인 만큼 게임 시스템의 변화와 함께 시즌을 거듭하며 변화의 중심에 있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세 종류의 전혀 다른 환서는 단순히 하나의 덱보다는 다양한 카드를 육성하고 공격, 방어, 회복 세 가지 타입의 스킬을 고루 가지고 있는 유저에게 유리하도록 밸런스를 조정해갔다. 이에 따라 자신의 카드 상황과 매일 바뀌는 환서의 종류, 여유 금화의 상황에 따라 덱을 바꾸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도록 꾸준히 변화했다.



▲ 랭킹에 따라 환서 카드를 지급한다.

단순히 밸런스 부분의 수정 외에도 시스템 부분도 큰 변화를 겪었다. 매일 순위별로 보상을 지급하던 것을 10회 전적을 점수로 환산 통합 랭킹시스템을 통해 전보다 적은 유저에게 한 단계 높은 SR+등급의 카드를 지급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 추가된 신성과 흔히 불나방덱으로 불리는 진노덱이 성행하며 일부 유저들의 반발이 일기도 했다.


⊙ 주요 시즌 환서 변경점

■ 시즌1 - 크롬웰

시즌0의 슬랜더 맨과 달리 기본 공격과 패턴이 자리 잡아 등장한 첫 환서다. 이때부터 현재와 같이 타입별로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HP가 80% 이하가 되면 랜덤하게 공방 버프를 걸어 후발 주자들이 점수를 내기 어려웠다.

■ 시즌2 - 장미

HP 80% 공방버프 랜덤 시전이 사라지고 환서 폭주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후 힐덱의 환서전 참여가 가능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방어덱의 위상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 시즌6 - 교복 길가메쉬

참회와 징벌을 이용해 공격하는 방어력 무시 공격을 하는 '성기사'덱의 고유물로 여겨지던 공허식의 체력이 60억가량 감소한 시즌. 이에 공허식이 유저들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이른 퇴근을 한 시즌이다. 비교적 오랜 시간 전투를 벌여야 하는 성기사 유저들은 10번의 공격횟수를 채우지 못하고 환서를 보내야 했다. 성기사덱의 간접 너프인 셈이다.

■ 시즌7 - 천칭궁

상대의 방어력을 무시하고 대미지를 가하는 반격 스킬이 등장하며 모든 환서에 반격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철벽과 함께 사용하면 낮은 레벨에서도 높은 대미지를 가하며 성기사덱보다 쉽고 간편하게 점수를 올릴 수 있어 많은 유저들에게는 환서전의 워너비 카드로 꼽히기 시작했다.



▲ 환서전의 완소카드!


■ 시즌9 - 팜걸

방어력 무시 공격을 가하던 반격이 방어력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변경되며 공허식에서 사용할 수 없어졌다. 하지만 허수식의 5연타 공격이 일반 패턴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허수식=탱덱'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덱별로 공략이 수월한 환서 타입이 자리 잡기 시작한 시즌이기도 하다.

■ 시즌10 - 해변의 몽고메리

환서 공격 가능 횟수가 10회에서 5회로 줄어들었다. 개발사 측은 환서가 빠르게 처단 당하면서 상대적으로 늦게 접속한 유저가 환서를 공격하지도 못한 사태를 막기 위함이라 밝혔다. 다만 환서 체력은 지난시즌과 비교해 전혀 줄어들지 않아 환상석 소모가 많이 늘어나기 시작한 시즌이다.



▲ 모자라는 건 환상석 뿐이더라…….

■ 시즌12 - 꽃뱀

무위식과 공허식의 전멸기가 정화 불가 스킬인 대출혈로 변경되었다. 패턴의 변화로 인해 정화로 출혈대미지를 상쇄시켜 더 오래 플레이하는 공략법이 무의미해졌다. 정화를 사용하지 않는 공덱이나 참징 성기사덱은 큰 타격을 입지 않았지만, 카드의 준비가 부족해 정화를 들고 탱덱으로 무위식과 공허식을 플레이하던 유저들은 큰 점수 하락을 감수해야 했다. 다르게 보면 패턴별 덱 구성의 기준이 좀 더 명확해진 셈이다.

■ 시즌13 - 네오 냥머신 Mk-VII

500%라는 어마무시한 수치의 공격력을 상승시키는 분노 버프를 받을 수 있게 된 시즌이다. 일반적으로 분노의 영향을 받는 평타덱만이 아니라 평타 취급받는 반격도 5배의 대미지를 돌려준 때이기도 하다. 반격을 사용하는 탱덱 유저들이 기를 편 몇 안 되는 시즌이다.

■ 시즌16 - 레이디 인 그레이

2주간 매일 등장하던 환서가 목요일에는 등장하지 않게 됐다. 특히 12일간 가한 대미지를 점수로 환산, 상위 10일간의 점수를 기반으로 순위를 매겨 총 300명에게 SR+로 상향된 환서를 지급하는 방식인 랭킹제도 도입됐다. 기존의 환서의 순위 시스템을 갈아엎었다고 할 정도로 큰 변화인 셈. 환서가 등장하지 않는 날이 추가되면서 한 시즌당 허수식, 무위식, 공허식이 순서대로 4회씩 등장하게 됐다.



▲ 버프 아이템의 등장으로 환서 전투에 전략적인 아이템 사용이 필요하게 됐다.

기존에는 환서를 총 14번까지 얻을 수 있고 인기가 낮거나 이미 환서를 획득한 유저가 많은 시즌 후반기에는 환서 공격 유저가 줄어 쉽게 환서 카드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랭킹제의 도입으로 환서카드 획득이 어려워지면서 환서 카드의 가치가 높아졌다. 또한, 랭킹제 도입과 함께 버프 아이템이 등장하면서 더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효율적으로 아이템을 구매하고 사용해야 했다.

스킬 사용이 쉽도록 허수식의 패턴이 조정됐다. 인기 스킬인 철벽은 물론 비주류 스킬로 통하던 역습과 소생도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이러한 패턴 변화와 방덱 버프를 통해 시즌9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튼 타입별 특화 덱이 완전히 자리 잡게 됐다.

■ 시즌18 - 도적

최초의 남성 환서이자 SR+ 패시브.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 네. 저는 남자입니다.

■ 시즌19 - 산타 장자

논란의 신성카드가 등장한 시즌. 징벌의 정신력 이중 적용 문제로 인해 초과 회복량에 비례해 대미지를 가하는 신성 효율이 두 배가 됐다. 이에 당시 유일한 신성 카드인 '세기말 루돌프' 카드의 보유 여부에 따라 공허식 점수 차이가 상상 못 할 수준으로 벌어졌다.



▲세기말 루돌프가 세기말의 딜을 넣은 셈.

■ 시즌22 - 그슨대

새롭게 신성이 추가되면서 2신성 시대가 열렸다. 특히 1신성 + 1회개 공격과의 차이가 1.5배 이상 나는 상황. 이에 개발팀은 [도서관 비망록]을 통해 신성 스킬의 밸런스 조절 의지를 드러냈다.


⊙ 신성의 패치는 필요, 불나방덱은 글쎄

환서전의 밸런스 수정은 대체로 환서별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논란거리인 신성의 패치는 시급해 보인다.

이미 한 차례 신성의 버그성 대미지를 수정한 바 있지만 지나친 약화로 원상 복귀됐다. 그 후 신성이 있고 없고의 차이로 힐덱 유저의 공격력 차이가 심한바 또 한 장의 신성카드를 출시한 점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처였다. 도서관 비망록을 통해 신성의 오류를 수정할 것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만큼 회개나 참회를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빠르게 수정해야 할 것이다.

다만 지난 4일 논란이 된 불나방덱을 이용한 공허식의 조기 퇴근 문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현재 패턴별로 존재하는 최적의 카드 구성이 있지만 이를 절대적인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최근 자리 잡은 패턴별 카드 구성도 유저들의 분석과 공략이 축적되어 자리잡은 것으로 여겨야 한다. 물론 어느 정도 패턴별 최적의 덱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패치가 진행되고 있지만, 모든 유저가 최적의 덱을 구성할 수는 없기에 자신에게 맞는 덱을 편성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바로 불나방덱인 것이다.

특히 불나방덱이 체력이 낮았던 과거 시즌에도 종종 선보였을 정도로 성장 대비 효율이 높은 덱 구성이기에 환서의 여러 패턴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환상석이 뒷받침 돼야 하지만 말이다.

지금 우선시해야 할 패치는 불나방덱을 어떻게 잡느냐보다 탱덱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이다. 참징을 필두로 한 회복덱, 진노나 행운을 이용한 공격덱은 최적화된 패턴의 환서 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탱텍은 긴 시간 환서를 상대해야 해 많은 공격도 불가능하고 덱 구성의 유연성도 낮은 편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환서전에서 탱덱을 얼마나 폭넓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느냐가 패치의 핵심이 돼야 할 것이다.



▲ 방덱 유저들이 금서 노예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


⊙ 성공적인 1년, 더 높은 완성도를 향해 나아가길

미드코어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RPG와 액션으로 재편된 모바일 시장에서 카드 배틀 게임은 사양세를 걷는 장르다. 하지만 큐라레는 나름의 유저층을 확보했고 뒤로 한발 물러나 있는 모바일 TCG 장르에서 빛을 본 게임 중 하나다. 여기에는 역사와 판타지에 대한 나름의 재해석, 꾸준한 업데이트라는 무기가 한몫을 했다.

특히 환서, 금서, 정예금서라는 전혀 다른 콘텐츠마다 적합한 스킬 밸런스 조절을 위해 꾸준히 패치를 진행했다. 이 기간 유저들의 기대 이상으로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버그성 플레이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개발 PD가 직접 패치의 문제점과 개선 내용을 공개하는 등 게임에 대한 애정을 크게 드러내며 개선 의지를 나타냈다. 이것이 큐라레 운영의 진정한 강점이 아닐까? 언제나 하는 말마따나 게임에 대한 애정으로 운영하는 것 말이다.

이 같은 애정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앞선 1년과 같은 지속적인 패치와 함께 게임 운영의 높은 완성도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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