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큐라레 스페셜 자학 시즌, '흑역사 특집'으로 되돌아보는 과거와 미래

게임뉴스 | 강승진 기자 | 댓글: 10개 |
이름만 들어도 '무릎 탁, 이마 팍'이 자동 시전될 만큼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들을 전면에 포진, 매력적인 마도서 일러스트를 자랑하는 '큐라레: 마법도서관'. 하지만 조금이라도 게임을 즐겨본다면 마도서만큼이나 흥미롭고 재기발랄한 스토리도 큐라레만의 특장점임을 깨닫게 된다.

특히 단순히 말장난으로 치부하기에는 범상치 않은 내공을 가진 덕력과 서브 컬쳐에 대한 이해, 개그 요소, 그리고 조금만 생각하면 '아!'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의 깊이 있는 패러디까지 갖췄다.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주제와 이야기로 색다른 재미를 선보이는 것이다.



▲ 약과 약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엉덩국 콜라보.

그런 큐라레가 그 어느 때보다 독특하고 색다른 테마의 역대급 스페셜 시즌을 시작한다. 이름하여 [큐라레 흑역사 특집!]. 1년이라는 긴 시간 서비스된 만큼 여러 가지 사건와 버그가 있었던 큐라레. 그 사건들을 주제로 한 마도서들이 이번 시즌에 추가된다.

하지만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는 '그동안의 사건들은 이번 시즌을 위해 PD가 미리 기획한 것이다.'라며 운영진의 기획 능력을 재평가하기도 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은 운영진 말마따나 자학시즌인 셈. 하지만 지나간 사건들을 다시 짚어낸다는 점에서 뀨태기를 겪는 유저들에게 추억을 떠올리게 함은 물론, 새로운 재미도 선사하고 있다.

어찌 됐든 새롭게 추가되는 11종의 마도서들이 과거의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신규 유저나 휴면 유저들은 모를 비화. 그 과거의 이야기는 이렇다.







1. 나도 마법 소녀가 되…되고 싶어! '마법소녀 델핀'

마법소녀 델핀은 '시즌 4: 내가 마법소녀가 된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희들 탓이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시즌4는 마법도서관에 도움을 청하기 위해 등장한 마법소녀 비너스의 충격적인 변신과 마스코트를 자처하던 셀라의 권왕 포스 등 주요 캐릭터들에게도 흑역사가 된 시즌이었다. 반면 마법소녀로 변한 마법도서관의 사서가 마도서로 등장해 많은 팬의 기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과묵한 이미지와 함께 다양한 무기를 다루는 전사의 모습을 보여준 델핀의 모습이 마법소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해서였을까? 마법소녀의 변신은 번번이 무산되고 만다. 결국, 마도서로의 등장은 미궁 속에 빠져드는……듯했으나 이번 시즌을 통해 기어코 등장하게 됐다.

독특한 매력으로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던 델핀이라 마법소녀로의 등장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불만도 함께 터져 나오고 있지만 말이다.



▲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남긴 시즌.



▲ 셀라와 같은 권왕으로의 각성은 없길 바란다.


2. 유일하지만 쓸모없어, 미안, '버림받은 HaaL9000'

큐라레 마도서 중에서 유일하게 'AE36 붕괴'스킬을 사용하는 HaaL9000. 하지만 AE36 붕괴의 실제 성능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몇 번의 상향을 거쳐도 마찬가지. 그렇다고 기본 스탯이 높은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6성 카드 중 최악 수준의 능력치는 대체 어쩌려고 만들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할망구라는 별명, 그리고 HaaL이 9000이라는 숫자를 붙인 건 쓸모가 없어 구천을 떠돈다느니 하는 등 갖은 놀림거리의 대상이 된 HaaL9000. 새롭게 등장한 카드 버림받은 HaaL9000은 이러한 기존의 HaaL9000은 잊으라는 듯 21 코스트에 공체합 약 8,700이라는 뛰어난 스탯을 보유하고 있다. 스킬도 기존보다 약 1.5배 정도 높은 기대 대미지를 가하게 변경됐다.

하지만 여전히 낮은 능력치와 환서에 쓰기에는 곤란한 스킬, 더불어 버림받은 HaaL9000의 등장으로 기존의 HaaL9000은 말 그대로 '버림받는' 신세가 됐다.



▲ 기대 대미지 1.5배 상향으로 빛을 볼 수 있을까?


3. 어른에게는 어른의 사정이 있는 거야. '신비주의 캡틴키드'

2014년 공개된 큐라레: 마법도서관의 프로모션 영상. 몇 장의 해석 이미지가 공개된 마도서 중 유독 살구색 짙은 마도서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다른 마도서와 달리 정식 게임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다. 바로 캡틴 키드다.

게임에서는 R+등급으로 등장해 1단계의 해석만 존재하고, 해석하면 오히려 망토를 두르는, 기존의 큐라레의 일러스트의 변화 방향성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인게임에 추가되지 않은 2해석 이미지가 티저에 공개된 이미지임을 눈치챈 유저도 많았다.

어른의 사정으로 등장하지 못한 캡틴 키드의 속살. 이번에는 과연 마스크를 벗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까? 다행히도 망토를 두른 신비주의 캡틴키드의 모습을 통해 해석할 때마다 하나씩 장비를 내려놓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 프로모션 영상에 드장한 '캡틴 키드'.


4. 마력석 먹을 시간이다~ '회수식 퀴리'

'시즌 3: 내 스승님이 이렇게 귀여울리가 없어'의 환서로 등장한 마담 퀴리. 그녀가 회수식으로 등장한 이유는 마력석 회수 사건이다.

업데이트 후 10시에 환서로 등장한 마담 퀴리를 잡기 위해 많은 유저들이 환서 전투에 참여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한 유저의 제보로 마담 퀴리는 기본 환서 공격 횟수를 무시하고 1회당 마력석 1개가 사용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특히 당시에는 환서 한번 당 10번을 공격할 수 있었기에 회수된 마력석은 최대 10개였다.

긴급 점검으로 마력석 회수 사건은 해결되었다. 하지만 마담 퀴리는 당시 별 쓸모가 없던 폭격을 가지고 있어 이후에도 참여도가 낮은 비운의 마도서가 됐다.

단 한 번의 시즌으로 갖은 흑역사를 만들어낸 마담 퀴리는 회수식으로 빛을 볼 수 있을까?



▲ 내 여자에게만 따듯한 도시 마도서의 자세로 마력석을 회수하고 있다.


5. 그래. 내가 바로 너다 존슨! '조운슨 더 마스터'

색다른 콘셉트로는 역대 최고(최악)으로 꼽히는 엉덩국 콜라보 '시즌8: 정체성을 깨달은 큐라레'의 캐릭터 표기 오류로 인해 발생된 사건이다.

마스터의 길을 거부한 '존슨'이 '존슨 더 마스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도망가는 내용이 전개된다. 그런데 스토리 상으로나 문맥상으로나 '존슨 더 마스터'가 등장해야 했지만 일러스트와 이름은 조운이 등장했다. 특히나 작고 여성스러운 조운이 마스터의 말투로 이야기하는 모습은 존슨과 함께 유저들을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다.

존슨과 비슷한 이름 탓에 조운슨 더 마스터로 불리기 시작한 조운. 후일담에서 창술의 대가 조운슨 마스터를 찾기도 하는 등 개발진도 조운 사건을 하나의 개그 요소로 승화시켰다. 그리고 이번 흑역사 시즌에는 아예 정식 마도서로 등장시켰다.

한편 나르키소스를 이은 코끼리(여장남자)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도 떠돌았지만 화끈한 해석 이미지로 이를 불식시켰다.



▲ 그런 외모로 그렇게 말하지 마!



▲ 또 다른 자아를 만난 조운


6.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감금형 우라노스'

감금형 우라노스는 프리시즌으로 진행된 '시즌9: 역습의 팜걸'에 처음 추가된 정예 금서 우라노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 등장한 콘텐츠인 만큼 많은 유저들의 기대를 받았던 정예 금서. 하지만 막상 전투방에 들어가면 방을 빠져나갈 수 없었다. 이는 강제 종료를 해도 마찬가지. 결국, 정예 금서 대기실로 돌아오게 됐다. 그나마 파티원은 방장이 강퇴시키면 나갈 수 있었지만, 방장은 그러지도 못했다.

특히 게임 내 1:1 문의를 하려면 메인 화면으로 이동해야 하기에 유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있어야 했다.

한편 감금형 우라노스 두 번째 '신성III' 카드다.



▲ 대기실로'만' 이동할 수 있었던 감금 사건.


7. 3,500원. 이런 시급. '아르바이트 모로'

아르바이트 모로는 신규 마도서 중 유일하게 특정 시즌을 한정하는 사건을 다루지 않는다. 바로 모로의 팁이 그 주인이다.

평소 게임 로딩 중 갖은 정보를 제공하는 모로의 팁. 그 중 '접속이 느리면 인터넷 상태를 확인해보라'는 내용도 있었다. 표현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버 렉의 책임을 유저들의 인터넷 환경 문제로 넘겨버리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는 내용이기도 하다. 결국, 해당 문구는 '접속이 느릴 땐 개발진을 탓해라'로 변경됐다.

또한, 시급 3,500원을 받고 도움말 알바를 하는데 욕은 내가 먹는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이를 통해 큐라레의 메인 캐릭터 중 하나인 모로에 대한 비난 여론을 불식시키고, 책임 소재를 개발진에게 옮겨졌다.

과정이야 어찌 됐든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인권문제와 함께 닥터 모로에 대한 인식도 제고되는 계기가 됐다.



▲ 모로 박사가 전하는 팁(?)들



▲ 저임금 노동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아르바이트 모로'


8. Salt! More Salt! '염전 테슬라'

다시 한 번 마법소녀 시즌의 사건을 다룬 카드가 등장했다. 바로 염전 테슬라다.

오로지 이벤트 포인트 누적 점수 보상으로 얻을 수 있던 '마법소녀 테슬라'는 SR+ 등급에 성기사 덱의 필수 카드 참회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획득하기 위해서는 30만 점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이벤트 포인트를 획득해야 했다.

단순히 1장을 얻는 데만 이 정도였으니 50등까지 완전 결속을 할 수 있는 랭킹전의 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특히 SP포션을 계속 사용하며 이벤트 던전을 도는 모습을 마치 소금 포션(SP: Salt Potion)을 마시며 염전을 도는 것 같다 하여 염전 노예의 모습과 같다고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이벤트 보상을 SR+에서 SR로 낮추고 이벤트 포인트만으로 완전 결속이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되었다. 더불어 현재는 새롭게 추가된 기능성 마도서들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 500위 안에 들어야 겨우 2결속이 가능했다.


9. 해제는 장식해야 맛. '토템형 코페르니쿠스'

지금까지도 해제 스킬을 가지고 있는 카드 중 가장 높은 코스트와 능력치, 그리고 멋진 일러스트를 가지고 있는 코페르니쿠스. 굴욕이란 없을 것 같은 우월함을 뽐내지만, 그녀가 등장한 엉덩국 시즌만 하더라도 그저 하나의 창고지기일 뿐이었다. 이유는 바로 시즌 마도서에 적용되던 랭킹 포인트 보너스 때문이다.

시즌8에 등장한 SR+카드는 레이스코페르니쿠스, 그리고 존슨 더 마스터였다. 그중 코페르니쿠스는 당대 최고의 효율을 가진 회복 카드 중 하나였다. 더불어 금서 전투에 하나쯤은 꼭 필요한 해제를 가지고 있었기에 유저들의 기대도 높았다.

다만 1주차의 금서들은 해제가 필요 없는 스킬을 사용해 창고에 묵혀두기만 했을 뿐. 그래도 유저들 사이에서는 2주차에는 해제가 필요한 금서가 등장해 높은 포인트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영영 기대로만 남았다.

해제가 필요 없게 되자 코페르니쿠스를 사용하는 유저는 포인트를 얻기 위해 쓰는 비매너 유저로 낙인찍혔다. 결국, 코페르니쿠스는 승리를 부르는 기원의 아이템, 즉 토템으로 불리며 덱에서 빠지게 됐다.

흑역사 시즌을 통해 다시 돌아온 토템형 코페르니쿠스. 이번에는 응원을 장착해 패시브 위치에 한 자리를 차지하는 진정한 토템으로 거듭났다.



▲ 토템의 삶을 즐기며 외형도 변한 코페르니쿠스


10. 공방 버프를 끼얹나? '폭풍식 크롬웰 '

'시즌1: 왕들의 전쟁'에서 등장한 환서 크롬웰은 유형별 패턴이 자리 잡은 첫 환서로도 유래가 깊은 마도서다. 하지만 그보다는 공포의 'DEF ATK DEF'로 기억하는 유저가 많을 것이다.

크롬웰은 체력이 80% 아래로 떨어지면 무한정 공방 버프를 걸기 시작했다. 보통 두 번째 도전부터 이 버프 스킬을 사용하는 식이었는데 적의 버프를 한 번에 한 개씩 제거하는 '해제' 스킬로는 온전히 버프를 없앨 수 없었다. 결국, 쌓여만 가는 공방 버프에 반사까지 더해 제대로 된 딜을 넣지도 못하고 패배했다. 최근에 논란이 된 불나방 덱이 이 당시에는 당연한 공략법일 정도로 강력했다.

폭풍 같은 버프가 남기고 간 자리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온전한 체력으로 퇴근하는 크롬웰만 남았을 뿐.

여러 가지 문제로 과금러들의 전유물이 될 것 같았던 크롬웰이었지만 환서 보상 랭킹 오류로 인해 결국 모든 유저에게 쿠폰 보상으로 지급되어 누구나 크롬웰 하나쯤 가지는 국민 마도서가 되기도 했다.

다시 한 번 환서로 등장한 폭풍식 크롬웰. 상향된 '역습'과 함께 다시 한 번 국민 마도서로 재도약할 수 있을까?



▲ 위풍당당한 크롬웰의 위엄


11. 예상하건데 님 카드 이규. '님카규'

'님 카드 이규 = 님카규'. 더이상 말이 필요할까?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는 어휘는 '님카멀'이나 '멀녹선' 등이 있다.



▲ 그러하다.




잘못이나 실수는 가리고 싶기 마련이다. 굳이 드러내 긁어서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큐라레: 마법도서관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까지 있었던 불미스러운, 혹은 감추고 싶은 사건들을 가지고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다. 그것도 출시 1주년을 목전에 두고 말이다.

하지만 단순히 언급만 한 수준은 아니었다. 자칫 격한 반응이 터져 나올 수 있는 사건들을 하나의 재미 요소로, 혹은 추억 거리로 바꿨다. 그리고 이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색다른 시도였지만 이것도 하나의 운영법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유연하게 각색했다. 그만큼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유저들의 눈높이를 맞춘 유연한 사고 덕분이 아닐까.

큰 사랑 만큼이나 다사다난했던 지난 일 년. 하지만 그들만의 대처법과 유저와 함께하는 개발, 운영이 함께하기에 앞으로의 한해가 더욱 기대되는 큐라레:마법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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