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리뷰] 굴려라 단장님! 역사 속 영웅들과 유쾌한 모험, '히스토리아'

리뷰 | 박광석 기자 | 댓글: 44개 |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대다수의 현대인에게 있어, 특별한 힘을 가진 수많은 영웅의 무용담을 듣고 있자면, 저도 모르게 몸이 들뜨고, 흥미가 일게 되는 것이 당연지사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고 있는 '마블 히어로'들의 모습만 봐도 이러한 경향을 느낄 수 있지요.

그렇다면, 어린 시절 책에서만 봐오던 신화 속, 역사 속의 영웅들을 한자리에 모아 부하로 쓸 수 있는 게임이 있다면 어떨까요? 지금부터 살펴볼 게임 '히스토리아'가 바로 그런 게임입니다.





⊙개발사:어피니티 ⊙장르: 롤플레잉 ⊙플랫폼: 안드로이드 ⊙출시:2015년 5월 21일


‘히스토리아’는 고대 그리스어로 ‘연구를 거친 지식’이라는 뜻으로, 현재 사용하는 '역사'라는 의미의 영어 ‘history’의 어원이기도 합니다.

이름만 듣고 구태여 게임에서 역사 공부를 해야 하나? 싶을 수 있지만, 역사책을 준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히스토리아’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 신화 속 영웅들을 손가락으로 부릴 준비만 하시면 되기 때문이죠.

총천연색의 화려한 미사여구를 곁들일 필요가 뭐 있겠습니까. 이런 점은 좋고, 이런 점은 아쉽고, 하는 게임의 다양한 부분을 간단하게 리뷰로 짚어보려 합니다.

■ 너 왠지 반갑다? 향수에 젖는 첫인상



▲ 저녁 식사를 노리는 영웅들의 불꽃 튀는(?) 눈치싸움

히스토리아의 첫인상은 '정겨움'이었습니다. 주사위를 돌려 말을 움직이고, 적을 만나기도, 보상을 획득하기도 하는 플레이 방식은 어렸을 적 돗자리를 깔아놓고 형, 동생 다 같이 둘러앉아 떠들며 즐기던 보드게임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지요.

주사위를 굴려 전진하며 전투를 하고, 보상을 얻는 이러한 시스템은 전형적인 전통 RPG의 형태이기 때문에, 복잡한 조작을 통한 액션이나, 빠르고 시원한 전투를 통해 재미를 느끼고 싶은 유저들에게 있어선 조금 지루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 진행 중 자동으로 발생하는 캐릭터들의 만담과 추적에 성공하면 보상을 흘리고 도망가는 고블린 등이 존재하고 있어, 게임이 너무 늘어지지 않도록 즐거운 요소를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 어디서든 만년 '봉'인 고블린과의 술래잡기

■ 위트 넘치는 구성

화려한 일러스트의 캐릭터들이 마구 등장한다 하더라도 그 본질이 RPG 게임인 이상, 가장 중요한 점은 '스토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모바일 게임에서는 게임성을 중시하기 위해 스토리를 소홀히 한 게임들이 간혹 보이지만, '히스토리아'에서는 살짝 달랐습니다.

하나하나 개성이 넘치는 디자인으로 구현된 신화와 역사 속 영웅들의 모습과 다르게 우리의 주인공은 얼굴도 팔도 다리도 없는, 흡사 체스 말과 같은 기구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무려 한 개 용병 단을 이끄는 단장으로 등장합니다.

이때 시종일관 옆에서 구박을 담당하는 미녀 부관 ‘테시아’와 단장의 대화는 스토리 진행이 더욱 유쾌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고, 이외에도 각 스토리를 진행할 때마다 새로이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의 입담 또한 제작자의 센스가 돋보이는 위트 있는 대사들로 가득하여 스토리를 따라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 한마디 잘못해도 가차없는 잔소리를 듣게 된다.

물론 재치있는 입담과 만담 만이라면 그저 웃길뿐인, 가벼운 이야기에 그치겠지만, '히스토리아'에서는 그 이름에 걸맞게 신화 속 세계관과 '히스토리아'만의 독자적 세계관을 접목시켜 새로운 하나의 줄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스토리 진행 중에 등장하는 선택지를 고를 때는, '히스토리아'가 그저 하나의 잘 짜여진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것이 아닌, 마치 '오픈 월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처럼 플레이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줍니다.



▲ 남자라면 고민할 것도 없는 분기지만, 앞으로의 진행이 달라진다.

■ '아몰랑, 귀찮아'족도 수렴하는 인터페이스

가끔 모바일 RPG게임을 하다 보면, 스토리고 뭐고 전부 무시한 채 다 스킵해버리고 싶어질 만큼 느린 게임 흐름이나, 계속 반복되는 진행방식에 지루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저 또한 '느림의 미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언제나 빨리 빨리를 외치는 편인데, 이러한 면에서 '히스토리아'는 자동진행과 자동전투, 2배속 플레이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잠깐 일을 하는 동안에도 짬짬이 게임 진행이 가능했습니다. 이러한 편의성은 귀차니즘이 만연한 게이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보배 같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 조준하시고~ 쏘세요! 귀찮으면 자동으로 쏴줍니다!

또한, 게임을 하다 보면 매번 쌓여만 가는 동료들이나 장비들을 '해고'와 '분해'를 통해 주력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속성 사과나 경험치 사과로 전환할 수 있으므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힘들게 고민할 필요 없이 마음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 마음 아프지만, 이제는 보내줄게. '권고사직'

■ 양파처럼 까도 까도 나오는 소소한 재미들

히스토리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요소는 역시 초상화로 소환할 수 있는 영웅들입니다.

'메두사'나 '테세우스' 같은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부터 이집트신화의 '아누비스', 구약성서 속 인물인 '삼손'까지 동료로 맞이할 수 있고, 이러한 신화 속 인물들 이외에도 영화 '300'으로도 유명한 '레오니다스',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유명한 '피타고라스', 보복을 좋아하던 '함무라비왕' 같은 실존 인물들 또한 자신의 용병단 일원으로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영웅 하나하나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어떤 신화, 혹은 어떤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인물인지 적절한 설명이 추가되어 있지 않아 자신이 새로 얻게 된 영웅이 어떤 영웅인지 알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역사에 관심이 없던 유저들에게도 과연 내가 얻은 영웅이 어떤 영웅인지 궁금하게 만들어, 절로 역사 공부를 하고 싶어지게 하는 신기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 오르페우스랑 세이렌이 어떤 관계이길래?

또 다른 재미요소는 '파견' 시스템입니다. 막상 뽑아놓고 쓰지 않는 잉여 단원들을 밥만 축내는 식충이로 남기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시스템으로, 플레이어가 컨트롤하는 본대와 달리, 다른 지역으로 파견을 보내 돈과 보상, 경험치를 획득해 오도록 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몬냥대가 생각나는 시스템입니다.



▲ 영웅들을 아이루처럼 부려보자

이외에도 승부하기 좋아하는 한국 플레이어들을 위한 필수요소인 '투기장'과, 요일던전 개념으로 매일 다른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신전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어, 컨텐츠 하나하나 찾아서 플레이하는 맛이 있었습니다.



▲ 오늘 점심은 소머리국밥이다!

■ 아직은 성장 중이라구요!

게임을 플레이하며 아쉬운 점도 한두 가지 눈에 띄었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건 강화시스템으로, 많은 과금이나 노력을 통하여 영웅을 고랭크로 강화해도, 별다른 외형변화나 특이점 추가 없이 단순히 능력치가 상승할 뿐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곧 오랜 시간을 들여 게임을 플레이해도 외형적으로는 초반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점점 강하고, 멋진 용병단을 만들고 있다는 성취감을 느끼기 힘들다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아니, 어쩌면 이런 것이 외유내강이란 걸까요?


■ 마치며

히스토리아는 2014년 CBT 이후 국내 출시를 기다리다가, 게임빌의 서비스 포기로 한차례 굴곡을 겪었던 게임입니다. 하지만 개발사인 '어피니티'는 이에 포기하지 않고, 게임을 더욱 다듬어 끝내 정식 서비스에 성공했습니다. 개발사의 열정과 게임에 대한 애정을 확인 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역사를 좋아하는 유저들이나, 그렇지 않은 유저들이라고 해도, 일반인들과 다른 비범한 능력을 뽐내던 영웅들의 모습에 로망을 품지 않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거운 부담 없이, 역사 속 영웅들을 직접 통솔해보고 싶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가벼운 스토리의 모바일 게임에 질리신 분들에게 '히스토리아'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 오늘도 이 한마디에 힘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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