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리의 항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항해시대5 모바일'

인터뷰 | 이현수 기자 | 댓글: 32개 |
집채와 같은 파도와 꼴랑이는 너울에 맞서 싸우다 보면 어느새 달빛에 반사된 은반 같은 바다가 승조원을 안아준다. 재산과 명예 그리고 기술의 진보를 확인하기 위해 바다로 떠난 구릿빛 사나이들. 그들이 갑판에서 럼주를 마시며 부르는 노랫소리가 들린다.

대항해시대. 내 또래의 남자라면 저 넓은 바다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 대항해시대를 잊지 못할 것이라 장담한다. 서정적인 BGM과 당시로써는 상당히 자유로웠던 스토리 플롯, 그리고 사춘기 소년을 자극하는 불같은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대항해시대2'는 매우 매력적인 게임이었다.

시리즈 5편인 '대항해시대4 PK' 이후 코에이는 정식 넘버링 시리즈를 출시하지 않았다. 그동안 바다를 꿈꾸던 소년은 실제로 경비함정을 타고 바다를 누비며 착실히 새로운 넘버링 시리즈를 기다렸다. 그리고 15년 만에 등장한 '대항해시대5 온라인'을 접하고 "이건 모바일로 나왔어야 해"라고 수십 번을 되뇌었다. 소설처럼 상상하는 재미가 있기는 했지만.

이런 아쉬움을 나만 가진 것이 아닌 듯 코에이테크모는 '대항해시대5 모바일'을 출시했고 곧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내 서비스는 웹게임 서비스로 유명한 간드로메다에서 맡는다. 간드로메다 사업본부 이교환 과장을 만나 국내 서비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저 넓은 바다로..." 간드로메다 사업본부 이교환 PM

'대항해시대5 모바일'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의 '대항해시대' 시리즈는 16세기 유럽의 '대항해시대'를 소재로 삼고 있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코에이의 창업자이자 시부사와 코우라는 예명으로 잘 알려진 에리카와 요이치(襟川 陽一)의 대표작으로, 코에이 특유의 '리코에이션(ReKoeition, 역사 재해석)'의 한 축을 담당한 작품이다

'대항해시대5'는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최신작이며, 15년 만에 출시된 정식 후속작이다. 시리즈 전통의 3요소인 탐색, 교역, 해전을 계승하고 있다. 특히, 시리즈 최초로 웹 게임으로 개발되었으며 이번에 시리즈 최초 모바일 작품으로 선보인다.

'대항해시대5 모바일'은 '대항해시대5 온라인'과 마찬가지로 시리즈 전통의 3요소인 탐색, 교역, 해전이 간편하게 변경되었으며, 해도 변경을 통한 이색 탐험 거리가 제공된다. 모바일 버전은 모바일 버전만의 추가 콘텐츠를 담고 있으나 기본적인 구성은 '대항해시대5'와 같다. '대항해시대5 모바일'은 7월 말 안드로이드 버전부터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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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미 서비스 중인 온라인 버전과 모바일 버전은 연동되지 않는다. 아쉽다.

A. 사업적인 이슈가 있다. '대항해시대' 자체가 간드로메다 단일 서비스가 아니라 네이버 등 5개 채널서비스를 진행 중이고 있어 연동에 문제가 좀 있다. 각 플랫폼과 사업 협의가 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아쉽지만, 서비스 연동을 하지 않게 됐다.

개발 이슈도 있고…. 일본 DeNA처럼 간드로메다 플랫폼만이라도 연동을 해볼까 했지만, 그럼 다른 유저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모바일 버전은 별개의 서비스로 진행하기로 했다.


Q. '대항해시대5 모바일'과 '대항해시대5 온라인'은 무슨 차이가 있는가.

A. 추가 콘텐츠와 신규 카드 그리고 유저 편의 시스템을 개선해 '대항해시대5 모바일'을 출시하게 됐다. 기본적인 시스템과 요소는 온라인과 같다.

모바일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1:1 래더 시스템'을 들 수 있다. 멀티 서버방식을 채용해 서버별로 랭킹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랭킹 경쟁을 통해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전등록을 통해 이순신 장군 카드를 배포한다.

한국사를 빛낸 위대한 제독 중 하나인 이순신 장군을 앞단에 배치해 유저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게 했다. 이후에도 한국형 카드를 배포할 계획이 있다. 지금 당장은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탐험, 교역, 전투 각 카테고리에 어울리는 위인을 제작할 예정이다.

각종 편의 시스템도 개선했다. '대항해시대5 온라인'이 애초부터 많은 컨트롤을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모바일에 특화된 준비는 하지 않았다. 다만, 유저가 게임을 하는데 좀 더 편안하게, 좀 더 몰입력 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채팅 시스템을 선보인다. 유저간 상호작용을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자세히는 밝힐 수 없지만, 밸런스 작업을 위해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 코에이테크모에 전달하기도 했다.



▲ 모바일에 새로 추가된 1:1 래더시스템

Q. 새로운 콘텐츠 추가로 나 같이 온라인 버전에 돈과 시간을 들인 사람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A. 기존 '대항해시대5 온라인'을 이용하는 유저들에게 미안함이 있다. 모바일 버전이 출시되면 유저들이 게임을 하고 판단하겠지만, 대부분 모바일로 넘어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장은 모바일 버전 출시와 사후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지만, 기존 온라인을 이용한 유저들을 위해서 코에이테크모와 방안을 마련 중이다.


Q. 일본 개발사와의 협업은 힘들다고 정평이 나 있다. 코에이테크모와의 협업은 어땠나?

A.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코에이테크모의 대표작 '대항해시리즈'니까 말이다. 에리카와 요이치가 직접 개발한 게임이기 때문에 코에이테크모 측에서도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이번 '대항해시대5 모바일'을 준비하면서 '1:1 래더 시스템'과 '신규 카드'를 추가하기 위해 많은 의사소통 과정이 수반됐다. 우리가 단순히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를 모아 제안서를 만들어 몇 개월에 걸친 상호 회의의 결과물이다. 유저가 필요로 하는 욕구와 요소를 관철하기 위해 국내 유저를 위한 콘텐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데이터를 가지고 제안하는 방법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 전투 화면

Q. '대항해시대5'를 서비스하는 서비스사로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A. '대항해시대5 온라인'을 서비스하면서 얻은 노하우로 많은 부분을 보완했다. 서비스 초기 겪은 서버에 대한 이슈는 멀티서버를 통해 최적화했으며 기타 다른 부분도 대비해둔 상태다.

사실, '대항해시대5 온라인'은 우리가 예상치 못한 접속자가 몰려 서버 운영 이슈가 발생했다. 웹 게임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을 정도로 초반 지표가 매우 좋았다. 이때의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진행한다.

서비스하면서 칭찬만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게임이라는 게 매출 1위라도 호불호는 분명히 갈리기 때문에 유저들의 불만과 피드백을 받아 항상 개선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대항해시대5 모바일'을 앞두고는 더욱 많이 준비했다.

간드로메다는 개발사는 아니지만, 단순 퍼블리셔 이상의 기획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콘텐츠를 직접 기획해서 코에이테크모에 제안하고 협의하는 것은 자신 있다. 코에이테크모와의 상호 협력 관계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한 예로 신규 카드를 추가할 때 이순신 장군을 표현하기 위해 사학과 교수의 고증까지 받았다. 처음에는 광화문 동상처럼 칼을 오른손에 들고 있어 왼손으로 옮기고자 코에이테크모에 요청하고 바꾸는 과정을 거쳤다. 코에이테크모를 비롯한 일본 회사들이 그러하듯 쉽게 수정하지 않는다. 이순신 장군의 거의 모든 자료라고 해도 좋을 자료를 검토하고 정리해 요청했다. 결국, 상반신을 다시 그리는 작업을 거쳤다.



▲ 사전등록 이벤트로 제공되는 '이순신 SR 카드'

Q. 25년 째 정식 넘버링 시리즈가 이어져 내려오는 시리즈는 몇 없다. 대항해시대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항해가 남자를 만든다. 탐험이 남자를 만든다. 전투가 남자를 만든다.' 남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낭만이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대항해시대5 모바일'의 매력이라고 말한다면 일단 자유로움이라고 생각한다. 시리즈 최초의 모바일 작품이기 때문이다. 25년간 대항해시대 유저들은 한 곳에 앉아 항해해야만 했지만,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항해를 즐길 수 있다. 탐험, 교역, 전투를 지하철이든 사무실이든 즐길 수 있다.

또한, 신규 콘텐츠인 '1:1 래더 시스템'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요소와 유저간 상호 의사소통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대항해시대5 온라인'의 대전은 약간 모자랐던 감이 있었다. 일방통행 같았기 때문인데, 이제는 내가 누구한테 당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레이팅 차이에 따른 변화를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순신 장군의 추가는 서비스하는 입장에서 자부심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Q. 기존 대항해시대를 생각하고 '대항해시대5 온라인'을 접했던 유저들은 많은 실망을 했다. 그런 유저들을 '대항해시대5 모바일'로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

A. 특별한 작업은 없다. 다만 많은 유저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멘트 등을 준비하고 있다.

'대항해시대'다. 순수하게 '대항해시대'만을 보여주려고 한다. 마케팅 기교없이 모바일로 출시되는 대항해시대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진성 유저들의 자연 부스팅에 초점을 맞춘다. 현재 컨셉을 고민 중이긴 하지만, 지상파, 공중파 광고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바다에 대한 로망과 감성. '대항해시대'시리즈에 가지고 있는 좋은 추억과 설렘을 저버리지 않게 많이 준비했다. 당신이 기억하던 그 게임을 이제 모바일로 선물해 드린다는 컨셉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런 게임을 유저들에게 선물할 수 있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대항해시대의 최신작을 서비스한다는 사명감으로 단순히 출시하는 게 아니라 한국형 대항해시대로 다가갈 생각이다. 유저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가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생각한다.



▲ 후지이 미나를 내세웠던 온라인 버전과 달리 게임에 집중한 마케팅을 선보인다.

Q. 7월 말,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지금 느낌은 어떤가?

대항해시대 시리즈는 25년의 전통을 가진 시리즈다. 많은 팬층을 보유한 게임이 최초로 모바일로 나왔으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한다. 시리즈 최초의 모바일 작품이기 때문에 많은 분이 품은 설렘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추가된 시스템으로 더 많은 재미를 줄 예정이며 '대항해시대5 온라인' 쪽도 계속 맞춰나갈 생각이다. 코에이테크모와 협의를 통해 어느 시점이 되면 추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형 대항해시대를 위해 이순신 장군도 야심 차게 준비했다. 유저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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