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최정상급 선수들과 함께하는 VIPL 2회차 3경기에서 중국 최고의 팀 '헌터스'와 한국의 신예 '와일드'가 맞붙었고 헌터스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했다. 특히 헌터스의 '갓파더'는 신선한 카드인 '쏘우'를 꺼내 들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과연 어떤 식의 운영으로 승리할 수 있었을까? 그 핵심 요인을 파헤친다.
■ 헌터스의 완벽한 밴카드 활용과 영웅 조합!
헌터스의 기둥인 '갓파더'는 생존기가 매우 부족해 대회에서 쓰기 부적합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쏘우'를 자신있게 픽했다. 하지만 아무런 생각 없이 선택하지는 않았다. '쏘우'의 천적이라고 불리는 '글레이브'를 밴하며 '쏘우'를 사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헌터스였다.
천적인 글레이브를 밴 하긴 했으나 쏘우는 괜히 '쏘필패'라고 불리는 영웅이 아니다. 순간적으로 이동 속도를 증가시켜주는 '발도 돌격'이 있긴 하나, 딜을 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어야하기 때문에 대회에서 쓰기는 무리가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헌터즈의 조합 선택은 완벽 그 자체였다. 포트리스나 캐서린 같은 공격적인 로머대신 아단을 선택해 쏘우에게 힘을 실었고 상황에 따라 딜을 못할 수 있는 쏘우를 고려해 셀레스트를 정글러로 선택함으로써 균형 잡힌 영웅픽을 선보였다.
초반에는 조합적 강력함이 드러나지 않으며, 비등비등한 게임이 지속되는가 했으나, 궁극기를 배운 6레벨 이후 시점에는 그 엄청난 힘이 본격적으로 발휘되기 시작했다. 와일드의 선수들은 '선봉장' 효과를 받은 쏘우에게 가까이 가보지도 못하고 녹아내렸다. 와일드 '센티' 링고는 궁극기를 사용해 그나마 몸이 약한 셀레스트를 집요하게 노렸지만, 이를 이미 알고 있는 헌터스의 선수들은 '도가니', '반사의 완갑'을 빠르게 올려 일말의 변수도 허락하지 않았다.
와일드가 '갓파더'의 쏘우를 잡기 위해 가까이 접근하면 '완즈'의 셀레스트는 '내핵 붕괴'를 날카롭게 사용해 적에게 광역 CC를 부여했다. 패배를 직감하고 뒤늦게 도망치려해도 '결전의 투기장'+'제압 사격'+'유성 폭풍'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콤보는 방어 아이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와일드 입장에서는 절망적이었다.
특히 '제압 사격'으로 적의 퇴로를 차단한 뒤 '유성 폭풍'으로 적 주요 딜러들을 녹여버리는 모습은 '쏘필패'라 불리는 것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신선한 전투 방식이었고, 쏘우의 가능성을 느끼게 해줬다. 만약 '갓파더'의 피지컬 적인 측면만 놓고 공격적인 조합을 선택했다면 와일드의 맹렬한 공세에 쏘우가 녹아버리며 게임이 말렸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헌터스는 아무 대책 없이 쏘우를 선택한 것이 아닌 '준비된' 밴픽과 전략을 선보였기 때문에 이렇듯 완벽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을 것이다.
■ '쏘우'의 성공적 성장과 '셀레스트'의 '유성 폭풍'!
'쏘우가 프리 딜을 할 수 있으면 게임은 필승이다'. 이말은 어디까지나 쏘우가 정상적으로 성장했을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이다. 생존기가 전혀 없다시피 한 쏘우가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정글러 개입이 없어야하는 데 이점을 알고 있는 헌터스는 초반부터 적극적인 정글 침투 전략을 선택해 상대 정글 듀오의 발을 묶어놨다. 정글러 개입만 없다면 레인전을 강력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쏘우이기 때문에 이러한 헌터스의 초반 전략은 매우 주요했다고 볼 수 있다.
헌터스의 정글 듀오는 극 초반에 상대 레인으로 갱을가서 스카프를 견제했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레인이 밀려 주도권을 쏘우가 잡게 되었다. 레인이 상대 쪽으로 밀려있는 것을 확인한 헌터스는 그대로 상대 정글로 들어가 쌍둥이 몬스터를 스틸 함으로서 와일드의 정글 듀오가 성장을 위해 정글에 묶여있는 것을 유도했다. 결국, 갱을 받지 않은 쏘우는 미칠 듯한 성장을 보였고, 상대 스카프와 30개 이상의 CS 차이를 벌렸다.
만약 헌터스가 정글 침투를 통해 쏘우에게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주지 못했다면, 방어 아이템과 공격 아이템을 적절하게 조화시키지 못하며, 한타 때마다 무력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분당 CS 10개를 훌쩍 넘기며 엄청난 성장을 이룬 쏘우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내용이었다. 게임 후반, '이지스'까지 갖춘 쏘우를 상대로 와일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쏘우가 잘 성장했기 때문에 오브젝트 싸움도 헌터스 쪽에서 우세할 수밖에 없었다. '제압 사격'의 긴 사거리 때문에 함부로 금광부 근처에 가지도 못했을 뿐더러 가까이 간다 하더라도 셀레스트의 포킹이 무시무시했다. 와일드 조합상 쏘우를 견제할만한 강력한 CC 수단도 없었기 때문에 헌터스는 더욱 탄력받았다.
쏘우의 강력한 딜을 등에 업은 '완즈'의 셀레스트는 중요 한타 때마다 2명 이상의 와일드 선수들에게 '유성 폭풍'을 적중시키며, 엄청난 딜을 뿜어냈다. '결전의 투기장'을 의식해 뒷 무빙을 할 수밖에 없게 된 와일드 선수들은 쏘우와 셀레스트의 폭딜 앞에 무력하게 녹아내렸다.
마치 '가두리 양식'을 연상케 하는 이 날 헌터스 선수들의 전략은 이보다 더 완벽한 신선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들게 할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이러한 파격을 잘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헌터스 만큼의 피지컬과 경기 운영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경기였고, 베인글로리에 못 쓰는 영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경기이기도 했다.
desk@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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