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결승전을 이끌어 갈 핵! '페이커&'이지훈' VS '쿠로'

게임뉴스 | 신동근 기자 | 댓글: 70개 |
한국 시각으로 31일 오후 9시, 독일 베를린에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시즌5 대망의 결승전이 펼쳐진다. SKT T1(이하 SKT)과 KOO 타이거즈(이하 KOO)의 대결은 어느 라인 하나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는 진검승부의 장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라인은 언제나 그랬듯 미드라고 할 수 있다. SKT의 '페이커' 이상혁, '이지훈' 이지훈과 KOO의 '쿠로' 이서행이 펼칠 미드 싸움은 경기 전체의 행방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이상혁과 이지훈은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저마다의 특색을 보여주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서행은 라인전에서 막강한 모습을 보이진 않았지만 한타 때마다 제 역할을 꾸준히 해 주면서 KOO의 한타에 힘을 보탰다.


■ 최강 미드가 더블! 캐리력도 더블! '페이커'와 '이지훈'

SKT가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강한 미드라이너를 둘 보유했기 때문이 아니다. 이상혁의 SKT와 이지훈의 SKT가 마치 카멜레온이 색을 바꾸듯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완전히 다른 방식의 운영을 하기 때문이다.




이상혁은 말이 필요없는 세계 최강의 미드라이너다. 끝을 모르는 다양한 챔프폭, 완벽히 계산된 치고 빠지는 플레이,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진입하는 결단력까지 무엇 하나 떨어지는 점이 없다. 더 무서운 사실은 이상혁은 이번 롤드컵에 8차례 출전해서 라이즈만 네 번을 꺼냈다는 점이다. 그 외에 이상혁이 그간 사용한 챔피언 중에는 미드 올라프를 제외하면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챔피언이 대부분이었다.

이상혁의 챔프폭이 좁다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이상혁은 미드에 가는 모든 챔피언을 다룰 줄 아는 것은 물론이고 리븐, 마스터 이, 이렐리아까지 미드로 기용할 정도로 챔프폭이 넓은 선수다. 이 때문에 KOO는 이상혁이 아직도 뭔가를 숨기고 있는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상혁만 제치면 쉽게 갈 수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상혁이 출전하지 않을 때는 '수성의 황제' 이지훈이 등장한다. 이지훈의 최대 장점은 상대로 하여금 아지르 밴 카드를 강제한다는 것이다. 이는 KOO가 레드 진영이 되었을 때 극도의 페널티를 안고 가게 만든다. 그렇지 않아도 레드 진영은 갱플랭크, 모데카이저 밴이 강제되는 진영인데, 만일 이지훈이 상대라면 아지르 밴까지 강제당한다.




이지훈에게 아지르를 풀어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롤드컵 4강 1경기 1세트에서 오리젠이 보여준 바 있다. 레드 진영이었던 오리젠은 이지훈에게 아지르를 풀어주고 초중반까지는 꽤 유리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미드 한타에서 이지훈의 환상적인 궁극기 활용에 딜러 둘이 밀려나고 케넨이 벽에 끼는 사고가 터지면서 결국 패배했다. 게다가 이지훈은 롤드컵에 네 번 출전해 모두 다른 챔피언을 꺼낸 만큼, 상대는 전략을 짜는 과정에서 골머리를 썩을 수밖에 없다.

이상혁과 이지훈 중 누가 출전하느냐에 따라 SKT의 운영 방향도 달라진다. 이상혁이 출전할 경우 SKT는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으로 변모한다. 이상혁이 라인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사이 탑에서 '마린' 장경환이 cs를 대량으로 수급해 엄청난 캐리력을 선보이면서 전형적인 '탑-미드 캐리' 운영으로 승리를 따내는 운영을 즐겨 쓴다. 반대로 이지훈이 출전하면 팀 색깔을 수비적으로 바꾸고 장경환을 탱커로 돌려 '미드-원딜 캐리'를 노리는 후반지향적 플레이를 한다.

이상혁과 이지훈 중 누구를 출격시키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운영이 달라지기 때문에 SKT는 이를 바탕으로 게임 시작 전부터 심리전을 걸어온다. 아직까지 롤드컵 내에서 SKT의 이 심리전을 뛰어넘은 팀은 아무도 없었고, 이제 남은 것은 KOO 뿐이다.


■ 모든 역할이 가능한 올라운더, 빅토르 그 자체 '쿠로'




이서행은 이상혁처럼 라인전에서 상대를 찍어누르거나 이지훈처럼 꾸역꾸역 cs를 수급해 성장하기보단 한타에서 팀에게 힘을 실어주는 데 주력하는 선수다.

라인전만 놓고 보면 이서행이 우위를 점한 경기는 그다지 많지 않다. 많은 상황에서 상대 미드라이너보다 cs가 밀리는 등 힘의 균형이 상대 팀에게 넘어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타가 시작되면 이서행은 놀라운 집중력과 스킬 활용을 보이면서 상대 라이너와의 공백을 메운다.

이서행의 이러한 강점이 잘 드러난 것이 바로 프나틱과의 4강 경기였다. 1세트에서 이서행의 카사딘은 상성상 우위임에도 '페비밴'의 르블랑에 비해 성장 정도가 매우 더뎠다. 그러나 중요한 대규모 한타가 있을 때마다 이서행은 잽싸게 합류해 광역딜을 퍼부으면서 킬을 올렸고, 결국은 11킬 1데스라는 놀라운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역전승에 성공했다.

카사딘같은 플레이메이커형 챔피언이 아닌, 룰루같은 서포터형 챔피언을 했을 때도 이서행은 제 몫을 해냈다. 프나틱과의 3세트에서 '스멥' 송경호가 괴물같이 성장한 헤카림으로 다소 무모해 보이는 공격을 한 것은 뒤에서 이서행이 자신을 살려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실제로 이서행은 송경호를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이서행의 상징 중 하나는 바로 빅토르다. 예전부터 빅토르 장인으로 알려졌던 이서행은 이번 롤드컵 무대에서도 빅토르를 세 번 꺼내 모두 승리를 따냈고, KDA도 대단히 뛰어났다. 한타에서 크게 활약할 수 있는 빅토르라는 챔피언의 특성상, 라인전보다 한타를 더 중시하는 이서행의 플레이 스타일과 잘 맞아떨어지는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결승전 무대에서도 이서행에게 빅토르가 쥐어질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힘들다.

단, KOO가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이서행의 약한 라인전을 보조해 줄 필요가 있다. 경기는 3:0으로 완승을 거뒀지만 게임 내에서 보여준 퍼포먼스, 성장도는 '페비밴'이 확실히 우위에 있었고 SKT의 두 미드라이너는 '페비밴'보다 훨씬 강하면 강했지 결코 떨어지지 않는 선수들이다. 라인전에서 약점을 드러내는 순간 SKT가 이를 집요하게 노릴 것이 분명하므로 정글러인 '호진' 이호진이 이를 잘 뒷받침한다면 이서행의 뛰어난 한타 능력이 십분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어느덧 SKT와 KOO의 마지막 한 경기만을 남겨둔 롤드컵 시즌5. 지금까지 보여준 퍼포먼스, 롤드컵 내에서의 포스를 보면 아무래도 SKT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지만 KOO 역시 온갖 저평가를 물리치고 결승까지 진출한 저력이 있는 팀이다.

사상 최초로 성사된 한국 팀 내전에서 웃는 쪽은 누가 될 것인가? 우승의 영광과 준우승의 아쉬움이라는 갈림길에서 SKT와 KOO가 격돌한다.


■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5 결승전

SKT T1 vs KOO 타이거즈 - 한국 시각 31일 오후 9시
* 5판 3선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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