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뿐한 25킬 4데스! D.Va 송하나와 함께 한 '오버워치' 체험기

리뷰 | 이명규 기자 | 댓글: 65개 |



지난 주말, 본 기자는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블리즈컨 2015에 다녀왔습니다. 현장에서는 여러가지 새로운 소식들이 있었지만, 역시 가장 많은 관심과 호기심을 끌었던 것은 블리자드의 최신 개발작인 '오버워치' 였습니다.

세명의 새로운 영웅, 그리고 새로운 맵, 마지막으로 출시일과 정식 출시와 함께 선보일 한정판 소식까지. 그동안 이 신작을 기다려왔던 이들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선물세트였죠. 물론 그중에서도 한국의 유저들이 가장 궁금했던 건 바로 한국 출신 영웅 D.Va 송하나에 대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핑크빛 수염 문신, 쫑긋 선 귀 같은 헤드폰, 살짝 감은 눈, 가슴의 분홍색 토끼 문양까지. 우리의 D.Va는 모두를 반하게 했습니다. 모두들 이 새 영웅을 플레이해보고자 달렸고, 본 기자 역시 그러했습니다. 그렇게 미디어를 위해 별도로 마련된 시연대에서 남는 시간을 모두 퍼부었고, D.Va를 포함해 약 40판 이상의 게임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게임을 하면서 다양한 영웅, 또 다양한 국적의 플레이어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직접 플레이한 영웅들의 느낌, 그리고 같이 플레이했던 이들과 나눈 대화, 플레이 장면들을 모아 체험기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송하나, 메이, 겐지, 그리고 오버워치라는 게임이 궁금한 분들이라면 차분히 읽어나가보면 어떨까요?





내 이름은 송하나, 프로게이머 아이돌이죠




일단 D.Va의 역할군은 돌격, 탱커입니다. 가녀린 소녀에게는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WoW의 듀로타멧돼지처럼 격렬하게 달려드는 영웅과 플레이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그 덕분인지 첫판부터 25킬 4데스 15킬스트릭을 기록하며 시연 내내 뜨거운 김치맛을 뽐낼 수 있었습니다.

무기는 로봇 양손에 달린 산탄포인데, 비록 집탄은 좋지 않지만 워낙 발사 탄수가 많고 과열, 재장전이 없기 때문에 중거리에서도 어느정도 견제용으로 쓸 수 있고, 근접거리에서는 훌륭한 화력을 발휘합니다. 부스터와 방어 매트릭스도 용도가 명확하고 같이 써도 궁합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각 스킬의 궁합이 참 좋다고 느꼈어요. 매우 큰 덩치를 가진 로봇임에도 쉬프트 키를 누르면 날아가는 부스터와 전면에서 쏟아지는 탄체를 모두 막아내는 쉴드, 근접거리에서는 화끈한 화력을 발휘하는 기본 무장이 합쳐지면 순식간에 날아들어 적을 휩쓸고, 다시 부스터를 써서 멀리 도망치는 식의 게릴라 플레이를 하기에 참 좋더군요.

같이 플레이 해봤던 라인하르트나 자리야 등과 비교해 보았을 때 D.Va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히려 윈스턴과 비슷한 느낌이었달까요. 사실 오버워치의 돌격 카테고리 영웅들은 크게 두가지 타입의 모습을 보이는데, 말그대로 영문명인 탱커(Tanker)에 어울리는, 묵직하게 적의 공격을 버티며 전선을 천천히 밀고 올라가는 타입(라인하르트, 자리야, 로드호그)이 있는가 하면, 한국명인 '돌격'에 걸맞게 빠르게 적진에 강습해 들어가 진영을 흐트러놓는 타입(윈스턴, D.Va)도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또다른 하위 분류로 나누는게 딱 들어맞지는 않을 수 있지만, 영웅마다 쉽사리 연상할 수 있는 플레이 방법들이 있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디자인 의도랄까요? 그런면에서 우리 D.Va는 높은 방어력과 방어 매트릭스를 바탕으로 상대를 지연시키다가, 적진에 빈틈이 생기거나 화력이 떨어지는 순간이 되면 부스터를 이용해 빠르게 강습, 산탄포를 퍼붓거나 자폭으로 한번에 적을 쓸어버리라는 의도가 명백했습니다.

사실 총 500 정도인 D.Va의 체력은 돌격군 중에서는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닙니다. 라인하르트와 자리야는 별도의 방어 수단이 있고, 윈스턴은 궁극기 사용시 체력이 두배로 뻥튀기되며, 로드호그는 자생이 됩니다. 대신 D.Va는 로봇 탑승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설령 로봇의 체력이 다해 부서진다 해도 파일럿 송하나의 탈출이 보장되기 때문에 훨씬 높은 생존력을 발휘할 수 있었죠. 그리고 파일럿 상태에서도 적을 공격하거나 죽여서 보다 빠르게 로봇 소환 게이지를 채울 수도 있습니다.



큐티 프리티 러블리 얍~♡

이런 특징들이 모여 D.Va는 다른 돌격군 영웅들에 비해 훨씬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지고, 또 강요받습니다. 로봇을 소모품처럼 사용하지 않으면 이런 강력한 특징이 무색해지기 마련이거든요. 로봇과 파일럿을 오가며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는 것, 그게 바로 D.Va 플레이의 핵심이었습니다.





메이와 겐지, 강력한 중일대표



당연하게도 메이와 겐지 또한 체험해볼 수 있었는데, 오버워치의 모든 영웅이 그렇듯 이들도 제각각 강력하면서도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메이는 사실 처음 보았을 때 수비 보다는 지원 카테고리에 맞지 않나 싶었지만, 두가지 특징이 그녀가 왜 수비 카테고리에 있는지를 납득하게 했습니다. 하나는 바로 빙벽이나 눈보라 같은 광역 CC기이고, 다른 하나는 의외로 그녀 스스로 킬캐치가 상당히 수월했다는 점입니다.

메이가 사용하는 기술 중 빙벽을 제외하면 모든 기술은 상대에게 상태이상과 더불어 데미지를 같이 주고, 이런 상태이상을 중첩해 완전히 얼려버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평소에는 좀 맞추기 어려운 고드름 발사를 아주 손쉽게 맞출 수 있는데, 이 고드름 발사의 공격력이 상당히 강력합니다. 돌격이 아닌 다른 카테고리의 영웅들은 한 번 얼면 생존기 없이는 살아나가기 힘든 정도입니다.




기본 무기인 냉동 빔으로 대인 방어를 하면서, 빙벽과 눈보라를 사용해 지역 방어를 동시에 실행할 수 있습니다. 전면에서 다같이 돌격해오는 적들은 광역 기술로 얼려버리거나 가둔 뒤 다른 아군 영웅의 화력과 조합해 모조리 쓸어버릴 수 있으며, 혹 다른 입구로 침투하는 트레이서나 리퍼 같은 영웅은 잘 얼릴 자신만 있다면 혼자서도 쉽게 막아낼 수 있습니다. 특히 기동성이 생명인 이들에게 메이의 냉동 빔은 굉장히 골치 아픈 무기죠.




그러면서도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성능은 확실한 생존기인 얼음방패까지 있으니, 왕년에 WoW에서 온갖 유저들의 공분을 샀던 냉법의 악명을 재현하기에 딱 좋은 영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겐지는 그야말로 몸 전체에서 간지를 철철 쏟아내는 사이보그 닌자인데, 처음 보았을 때 이미지는 의외로 허당끼(?)가 보였습니다. 등에 멘 거대한 카타나는 거의 쓰지 않고 표창만 슉슉 던지는게 어딘가 부족해보이기도 하고, 애매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 표창을 몇방 직접 맞아보니 그런 생각이 싹 가셨습니다. 단순히 자기방어용 무장이 아닌 확실한 주력 공격기 수준의 위력이 나오더군요. 탄속도 빨라서 한방 맞추고자 한다면 제법 손쉽게 맞출 수 있었습니다. 탄의 궤적과 탄속 때문에 기본 공격을 맞추는 것 조차 에로사항이 꽃피는 형 한조와는 다른 모습이었죠. 다만 3발씩 끊어쏘고, 그 텀이 길어서 지속 화력이 강하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겐지를 플레이하면서 받은 느낌 중 하나는 '참 솔직한 캐릭터'라는 것이었습니다. 겐지의 기본 공격인 표창 투척도, 돌진기 겸 회피기인 질풍참도 참 올곧고 직선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기술입니다. 궁극기 역시 이펙트와 소리만으로 "난 지금 존내 쎈 칼을 들고 있어. 그러니까 빨리 나한테서 멀어지는게 좋을거야."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죠. 겐지가 직접 만들 수 있는 반전의 카드는 바로 반격기인데, 생각보다 사용이 까다로웠습니다.

각각의 공격력이 매우 강력한데다, 패시브 효과로 인해 지형지물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어 아차 하는 사이 뒤로 돌아온 겐지에게 끔살당하는 패턴이 자주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주 침입 패턴, 루트가 이미 파악되면 정직한 공격방식 때문에 상당히 손쉽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사선으로 회피하면서, 메이나 루시우 같은 보조 캐릭터가 하나만 붙어서 방해해줘도 쉽게 화력을 집중할 수 있었고, 그렇게 되면 반격기도 무색하게 무력화된 겐지가 잡히거나 도망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겐지의 플레이 방식은 절대적으로 소수의 적을 노리거나 측면, 후면을 노리는 방식이 됐습니다. 표창만의 위력으로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강한 화력을 뿜어내는 영웅들이 훨씬 많거든요. 전면에서는 반격기의 쿨마다 적의 강한 화력을 되받아쳐 주면서 틈을 만들고, 옆, 뒤 등에 빈틈이 생기면 파고들어 하나씩 처리하는 겁니다. 리퍼와 좀 비슷한 방식의 플레이를 하게 되더군요.





한명 한명이 영웅 다운 오버파워 밸런스의 맛






우선 모든 것에 앞서 전제로 깔고 가야할 것은, 오버워치는 전체 영웅이 일명 '사기캐'로서의 일면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대를 죽이지 못하면 죽게되는 공격군 영웅들에겐 돌격군 영웅들이 악마처럼 보일 것이고, 반면 수비군 영웅들에게는 자유자재로 자신의 사각에 파고들어 한방을 날리는 공격군 영웅들이 사기처럼 보일 겁니다.

사실 오버워치의 밸런스는, 제각각의 영웅들만 본다면 '와 이거 사기 아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버워치라는 게임 안에서 영웅들은 모두 그만큼 강력한 특징을 뽐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모두가 사기여서 밸런스가 맞는다는 느낌이죠.




그만큼 마치 슈퍼히어로들처럼 제각각 다른 독특함과 능력을 가진 이 영웅들이 모두 1대1 대결만을 한다면 완벽한 밸런스를 맞춘다는건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4가지 카테고리와 함께 저마다 특화된 '역할'이 있다는 점에서 이 게임의 밸런스는 철저히 팀 베이스이며 각각의 역할군이며 영웅들이 비교적 뚜렷한 상성을 띈다는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은 각각 역할을 맡은 영웅들이 그 역할이 아닌 일들을 전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오버워치는 다른 팀단위 FPS 게임들에 비해 캐릭터 하나하나의 캐리력이 매우 높은 게임입니다. 어쩌면 모순된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각각의 영웅들은 자신의 역할에 최적화되어 있으면서도, 그 능력의 한계선이 매우 높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일례로 수비군의 토르비욘은 기본적으로 터렛을 사용하며 방어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주지만, 궁극기가 터렛 뿐만 아니라 캐릭터 자신의 전투력도 엄청나게 상승시키기 때문에 활용에 따라 공격군이나 돌격군 영웅들 마저도 가볍게 씹어먹는 활약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돌격군의 라인하르트도 궁극기와 돌진의 적절한 조합으로 한 번에 6명의 적 모두를 싹쓸이 해버리는 위엄을 보일 수도 있죠.




실제로 제가 지켜본 한 게임에서, 한쪽 팀은 평균적으로 실력이 준수했고 반대 팀은 어떤 사람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동시에 사용하지도 못할 만큼 실력 편차가 들쭉날쭉 했습니다. 그럼에도 몇명의 엄청난 활약으로 실력 편차가 큰 팀이 연승을 가져가기도 했죠. 그 캐릭터도 각각 메르시와 토르비욘으로,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엔 '사기캐'와 거리가 멀어보이는 영웅들이었습니다.

등장하는 영웅들의 공격력이 평균적으로 높고, 재장전이나 과열 등의 요소는 있지만 전체 탄약은 무한입니다. 또 각각의 기술은 매우 큰 차이를 보여서, 누군가는 무적 이동기가 있고 누군가는 지표면을 초토화 시키기도, 누군가는 죽은 아군을 살리기도 합니다. 어느 역할군의 어느 영웅이라도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회만 주어진다면 팀을 캐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존에 '팀플레이'를 강조하던 팀배틀 FPS들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입니다.




여기에 오버워치의 개발진들은 게임 내에서 자유롭게 영웅을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이 전략적인 팀배틀을 위한 요소라고 꾸준히 밝혀왔죠. 어떤 조합을 갖추어졌을 때 또다른 캐릭터 조합으로 이를 카운터치는 식의 플레이를 의도한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오버워치는 영웅, 역할군 간의 뚜렷한 상성, 그리고 높은 캐리력, 여기에 자유로운 캐릭터 스위칭이 접목되면서 재미있는 게임 양상을 만들어 냅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유롭게 영웅을 바꿔나가는 방식을 그리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오버워치에서는 좀 다를 수 있습니다.



'제프 카플란' 오버워치 디렉터

제프 카플란은 오버워치에 관련된 인터뷰에서 유저는 전략을 위해 실시간으로 영웅 조합을 바꿔나가며 플레이할 수도 있고, 우직하게 한 캐릭터로 플레이해도 된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으로 봐선, 그게 틀린 말 같지는 않습니다. 결론은 결국 출시라는 결과를 통해 드러나겠죠. 그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이 고되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럼, 모두 다같이 한 번 인내의 시간을 가져봅시다.

블리즈컨2015 특별취재팀(=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김경범(Its), 김홍제(Koer), 이명규(Sawual), 정성모(Dara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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