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턴제와 진형의 콜라보레이션! '루나전기'의 개발자를 만나다

인터뷰 | 이명규 기자 | 댓글: 21개 |



요즘 게임은 한가지 장르로 말하기 참 어렵다. RPG, 슈팅, 어드벤처, 이런 큼직큼직한 장르로 나누어도 그 안에 수많은 분류가 또 있다. 액션 RPG, 전략 RPG, 1인칭 슈팅, 3인칭 슈팅, 퍼즐 어드벤처, 심지어는 이 분류마저 합쳐져 슈팅 어드벤처 같은 분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저마다 선호하는 장르와 게임 방식이 다르기 마련. 그중에서 한가지 큰 취향을 고른다면 턴제 RPG가 있지 않을까 싶다. RPG가 크게 턴제인 것과 턴제가 아닌 것으로 나뉘던 시절이 있기도 했다. 그 유명한 '택틱스' 시리즈 처럼 말이다. 그런 전략성, 턴제의 감성을 생각나게 하는 게임이 하나 생겼다. 바로 아이덴티티 모바일의 '루나전기'다.

턴제에, 3칸 마방진으로 놓인 3X3의 진형. 약간 올드한 느낌이면서도 친근한 구석이 있었다. 어떤 게임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아이덴티티 모바일로 쳐들어가 두 사람을 만났다. 게임을 만든 씨엘게임즈의 이기호 총괄과 아이덴티티 모바일의 김민주 PM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김민주 PM(좌)과 이기호 총괄(우)



Q. 인터뷰에 앞서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이기호 : 씨엘게임즈에서 '루나전기'의 개발 총괄을 맡고 있는 이기호라고 한다. 2005년부터 게임 개발을 해 왔으니, 약 10년 정도 된다. 그래도 아직 배워야할게 많아서 그리 오래 한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어려운게 많은데, 공부하면서, 또 배워나가면서 하고 있다.

김민주 : 아이덴티티 모바일 사업 1팀에서 '루나전기'를 맡고 있는 김민주 PM이다. 소프트런칭 당시부터 '루나전기'를 맡아서 약 7개월 정도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고 있다.





Q. '루나전기' 개발에 참여한 인력 규모와 지금까지 얼마나되는 기간동안 개발해왔는지 궁금하다.

이기호 :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건 작년 10월 정도 부터다. 구상은 작년 여름부터 되었으니, 다 합치면 1년이 조금 놈는다. 원래 예정했던 것보다 개발 완료는 빨리 됐으나, 소프트런칭을 길게 가져가면서 보강 시간을 가져가다보니 전체 기간은 예상보다 길어진 면이 있다. 개발 인원은 초기에는 15명 정도로 시작을 했다. 가장 많았을 때는 25명 정도 됐다.


Q. '루나전기' 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이기호 : '루나전기' 이전에 만들던 작품이 있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면서 그 컨셉을 가져오고 싶었다. 하지만 보다 새로운 면을 강조하기 위해서 몇가지 요소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것들로 선택했다. 일단 베이스는 시장에서 거부감이 적은 판타지 배경으로 잡고, 전에 만들던 게임부터 있었던 턴제를 가져왔다. 이것만큼은 유지하고 싶었달까.

하지만 아무래도 턴제가 가지는 고질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턴이 돌아가는 시간을 기다리는게 지루할 때가 있다는거다. 그런 단점을 보완하고자 했고, 또 턴제를 좋아하는 유저도, 그냥 그저그런, 턴제에 큰 호불호가 없는 유저들도 포섭해보고자 기획했다.

시나리오의 경우 개발 초기에는 사실 후순위였다. 최적화, 그리고 게임성이 가장 먼저였다. 그런데 개발과정에서 PM이 시나리오를 강조하게 되면서 많은 튜닝이 가해졌고, 게임 내에서도 보다 많은 비중을 가지게 됐다.





Q. 유저들에게 어필하고 싶은 이 게임의 매력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가?


이기호 : 앞서 말했듯, 턴제 게임은 시간적인 지루함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게임 상에서 불필요한 시간을 많이 없애고자 했다. 모바일 플랫폼이라면 배터리 타임도 걱정해야 하고, 접근성 문제로 여러가지 불필요한 문제를 잘라낼 필요가 있다. 때문에 뭔가 지루하거나, 귀찮게 할만한 요소는 최소한으로 줄였다.

지금 액션 RPG들은 너무 헤비한 장르가 되어버렸다. 단순히 게임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정도가 아니라, 그래픽, 사운드, 콘텐츠 등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하는게 너무나 많다. 베이스가 비대해졌다고 할까. 때문에 기존 게임의 정공법적인 부분보다는 우리가 잘하고 보다 단점을 보완하는 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리듬감, 게임 전체에 흐름을 주기 위해서 많이 고생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해야 게임의 몰입감이 더해지니까. 또 PM이 비주얼 쪽으로 욕심이 많다. 덕분에 개발중에는 다소 힘들었지만, 완성해내고 나니 엄청 뿌듯하더라.

김민주 : 전투가 참 좋다. 저는 턴제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도 말이다. 처음에는 감이 잘 안잡힌다. 오토 모드로 돌리다 보면 허들이 오는데, 이제 한번 조작을 해봐야겠구나 하는 순간이 오면, 그때부터 굉장히 많은 전략적 선택지가 생긴다. 전략의 자유도라고 할까?

9칸의 배치를 기본으로 해서, 자신의 취향, 묻지 않고 돌진이던지, 방어해내던지, 그런 좋아하는 전투 패턴들이 있다. 취향에 맞춰 전략을 짤 수 있다. 사람들이 그런 허들을 한번 넘으면 완전 빠져들 수 있는 게임이 아닐까. RPG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적이 있을거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성능이 좋지않다거나 내 취향과 너무 다른 성능을 가졌을 때. 그럴 때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스킬북, 자유전직이 있다. 이게 큰 장점으로 다가올 것 같다.





Q. 이런 종류의 캐릭터 조합을 중시하는 게임이라면 으레 국민덱이라 불리는 대표적인 조합 몇가지가 유행하기 마련인데, 이에 대한 걱정은 없나?


이기호 : 아무래도 조합 자체의 수가 많다고 하면, 조합 가지수가 많게 되면, 일명 국민 조합, 선호되는 조합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가 이 방향으로 잡았는데 유저가 쓰다보면 다르방향이 더 효율적이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또 단순히 캐릭터 뿐만 아니라 거기에 자유롭게 적용되는 스킬북, 진형 조합 등이 그때그때 다른 변수르 만들어 낸다.

한가지로 정하기 힘들다. 물론 선호되고 좋은 조합이 있겠지만, '루나전기'에서 그런 조합은 매우 많고 흔하다. 한두가지 좋은 덱, 조합이 아니라 굉장히 많은 조합 선택지가 쥐어질 것이다. 절대적으로 좋은, 만능 조합 하나가 있는게 아닌, 각자 상성이 있고 좋은 조합이 굉장히 많아서 자신의 선택에 따라 방향을 정하는 게임이 되고 싶다.

김민주 : 스킬 조합에 따라 많은 변수가 생긴다. 단순히 캐릭터별 상중하 수준이 절대값인 것이 아니고, 스킬 조합에 따라 한급 낮은, 불리한 조건의 캐릭터라도 매우 강한 캐릭터를 잡아낼 수도 있다. 절대적으로 강한 조합이 생길 수 없는 조건이라 생각하시면 된다.





Q. 지금까지 준비된 콘텐츠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또 PVP는 어떤 방식인가?

이기호 : 기본적인 PVE 던전은 각각 3개씩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고, 런칭 스펙에서는 6개 지역에 각각 10개씩 스테이지 던전이 배치되어 있다. 그래서 한 난이도별로 총 60개, 난이도별로 합치면 총 180개의 던전이 준비되어 있다. 이곳이 유저들이 필요한 장비를 파밍하는 기본적인 장소가 된다.

다른 지역으로는 운명의 탑이 있다. 탑을 격파에 올라갈수록 더 높은 보상을 획득하는 익숙한 방식의 콘텐츠다. 현재는 약 50층 정도까지 구현되어 있다.

PVP는 두가지가 준비되어 있다. 우선 아레나는 유저들이 각자 준비해 놓은 조합으로 격돌해 순위를 탈환하고, 더 높은 순위에 도달할수록 보상이 커지는 방식이다. 비동기식으로 준비되며, 이에 따라 방어를 위한 조합을 준비해둬야 한다.

다른 하나는 요새전인데, 하나의 요새를 두고 공격과 방어를 각각 맡아 요새를 탈환하고자 싸워야 한다. 요새를 탈환하거나 지켜내면 약탈을 할 수 있다. 여기서는 동료 5명 외에 추가적으로 요새무기를 활용할 수 있다. 이 역시 비동기식으로 진행된다.

김민주 : 약탈에 집중되어 있다. 골드가 핵심 제화인데, 동료를 임무에 파견을 보내 놓으면 동료가 시간동안 골드를 모아온다. 그렇게 모아놓은 골드가, 요새를 공격 받게 되면 그 골드가 약탈당하게 된다. 모바일 전략 게임들에서 흔히 보이는 요새를 지키기 위한 방어전을 생각하면 쉽다.





Q. 턴제인 만큼 진형이 무척 중요한데, 진형 시스템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설명한다면?

김민주 : 당연하겠지만, 대부분의 스킬이 행과 열을 구분한다. 이런 부분은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상대 진형뿐만 아니라, 아군의 진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를테면 캐릭터 중 키네스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방어막을 사용한다. 그런데 그 방어막의 범위는 캐릭터 기준 십자열로 되어 있어서, 만약 적의 광역 공격을 피하기 위해 캐릭터들을 대각선으로 배치해 놓으면 또 이 효과를 받기 어렵게 된다.

단순히 진형이 한가지 요소만 고려해서 결정되는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 스킬, 상대방의 스킬 등 각각 중요도를 판단하고 비교를 한 다음 그에 맞게 미리 짜두어야 한다. 모든 캐릭터에게 만능으로 적용되는 하나의 진형은 없을 것이다. 진형은 실시간으로 변경이 불가능하고 전투 전에만 짜놓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Q. 구체적인 서비스 일정과 해외시장에서의 서비스 계획이 궁금하다.

김민주 : 12월 중순 중으로 국내에 안드로이드 및 iOS 모두 런칭할 계획이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 티스토어 등 다른 마켓에서도 출시하고, 약 한달에서 두달 정도 정비를 거친 뒤 글로벌 런칭을 진행할 것이다.

일단은 안드로이드와 iOS 동시 런칭을 계획하고 있는데, 애플 앱스토어의 시스템상 유동적인 일정을 가져갈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일단 해외시장에 출시하더라도 글로벌 원빌드를 유지할 것이다. 다만 서버는 지역별로 별도의 서버를 두어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미국, 일본 등 턴제 RPG가 유행한 적 있고 많은 취향이 공존하는 시장들이다. 물론 여기에서 일본과 비슷한 성향의 대만 및 모바일 게임 유저가 많은 동남아도 주목하고 있다





Q. 런칭 스펙 이후 준비하고 있는 업데이트 콘텐츠로는 어떤 것이 있나?

이기호 : 큰 줄기로 보면, 대형 몬스터를 잡는 레이드를 추가할 예정이다. 비동기식 레이드로서, 누군가가 레이드 보스를 발견하면 친구 목록의 유저들이 모두 그 레이드에 참가할 수 있다. 제한 시간 안에 처치해야 하니, 친구 수가 많아서 최대 친구 수에 가까울수록 아무래도 유리하다. 참여한 방법에 따라 각자 발견보상, 참여보상 등이 추가로 분배가 된다. 현재 4종의 레이드를 준비하고 있고, 1개를 먼저 공개한 뒤 2~3주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더 공개해나갈 계획이다.

또 길드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다. 길드마다 길드 하우스가 주어지고, 이 안에서 별도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어 보다 빠른 성장이 가능해진다. 누군가가 탐험을 해서 보상을 모아오면, 그 보상을 길드 전체가 활용할 수 있다. 보상을 기부하는 만큼 포인트가 누적이 되어서 길드원 간에 기여도 순위도 확인할 수 있다. 30명까지 길드원을 받을 수 있으며, 이렇게 주로 커뮤니티와 협동을 강조한 콘텐츠들이 추가될 것이다.

물론 여기에 더해 주요 캐릭터들도 지속적으로 추가된다. 현재 200종 정도 준비되어 있는데, 약 2주마다 2종씩을 추가할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게임을 준비하는 포부가 있다면.

이기호 : 저도 게임 유저이기 때문에, 당연히 게임의 재미가 중요하다. 재미는 주관적인 부분이고, 그런 모두의 주관을 고려해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많은 고려를 했고, 편한 환경에서 유저들과 많이 소통하는 게임이 되고 싶다.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피드백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신경을 쓰게 마련이고, 그렇게 해나가려 한다. 유저들이 좋아하는 게임, 재미있는 게임, 편한 게임이 되도록. 그것이 목표다.

김민주 : 하나 개발팀과 같은 마음인 것은 바로 소통에 중점을 두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의 의견을 다 받아들이고 적용하는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최소한 아이덴티티 모바일이 귀를 닫고 있다는 소리는 듣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같이 만들어 나가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유저분들이 전달해주는 의견들, 정보들, 피드백 모두 중요하다. 이를테면스킬북 시스템을 활용해 유저들이 직접 스킬과 스킬 북을 만들어서, 이것이 멋지고 재미있겠다 싶으면 게임에 반영한다던지 하는 것도 가능할거다. 유저들이 '루나전기'는 우리가 같이 만들어나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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