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밴덴헐크가 등장하기 전 최악의 용병 집합소? 삼성 라이온즈 용병의 역사

게임뉴스 | 이문길 기자 | 댓글: 6개 |
프로야구 매니저 온라인을 하다보면 다양한 외국인 선수 카드가 활약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상위 리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덱 중 하나인 09'기아의 경우 EX 로페즈가 없으면 아예 덱을 완성시킬 수 없을 정도로 비중이 높은 경우도 있다. 또한, 15시즌 NC덱의 경우 투수쪽에서는 에릭 해커가 타자쪽에서는 에릭 테임즈가 각각 EX 카드로 선정되며, 외국인 선수가 덱의 핵심 카드로 존재한다.

다만 모든 덱에서 외국인 선수가 맹활약을 펼친 것은 아니다. 현재 신생팀을 제외한 구단에서 출시된 레전드 카드 리스트를 살펴보면 롯데의 호세, OB의 우즈, KIA(두산) 리오스, 한화 데이비스, 현대 브룸바, SK 글로버 등 각각 1명 이상의 외국인 레전드 카드가 존재한다. 하지만 유일하게 외국인 레전드 카드가 없는 팀이 둘 있는데 바로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가 그 주인공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삼성 라이온즈는 용병복이 없기로 유명한데, 다른 구단의 용병 카드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코스트가 밀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용병제도가 신설됐던 98년부터 지난해까지 그나마 팬들의 기억에 강렬하게 남은 것은 지난 시즌 맹활약을 펼친 나바로와 벤덴헐크가 전부라 할 수 있다.




▲ 용병 흑역사 삼성! 올시즌 싹 바뀐 용병 3인방은 제 활약을 할 수 있을까?




■ 시작은 괜찮았다? 90년대 외국인 용병


◆ 1998년, 호세 파라 / 스캇 베이커

팬들에게 최악의 용병들만 기억되는 삼성이지만, 의외로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외국인 드래프트제가 실시된 1998년 처음으로 뽑은 용병인 호세 파라와 스캇 베이커는 각각 7코스트와 8코스트를 카드로 출시되었고 나쁘지 않은 능력치를 지닌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베이커의 경우 좌완 선발로 활약하며 15승을 거뒀는데, 이후 장원삼이 영입되기 전까지 구단 내 좌완 중에서 최고 승리 기록이다. 하지만 한국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연봉협상으로 구단과의 불화가 심했고, 어깨 부상을 당하며 계약을 맺지 못했다.

호세 파라는 7승 8패 19세이브를 거뒀는데, 직구의 구위는 좋았으나 변화구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 탓에 후반기에 난타 당하는 일이 늘었고 결국 재계약을 맺지 못했다.




▲ 지금이라면 대박으로 생각될 15승 투수와 19세이브 마무리 투수



◆ 1999년, 찰스 스미스 / 빌리 홀

OB의 우즈가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며 승승장구하자 삼성 역시 거포 외국인 타자를 야심차게 영입했다. 찰스 스미스는 이런 삼성의 기대에 부합한 타자로 삼성 구단에서 최초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기도 하다.

현재 삼성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이승엽과 양준혁, 김기태 등 좌타 일색의 타선이었는데, 스미스는 우타 거포로 존재감을 뽐내며, 타율 0.287에 홈런 40개 98타점을 기록하며 대활약했다.

특히 한국문화를 존중하고 겸손한 성격으로 용병임에도 불구하고 코치친에게 조언을 구해 타격폼을 수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하려 노력했으며, 100kg은 거뜬히 넘는 커다란 덩치와 푸근한 인상으로 팬들에게 인기도 많아 재계약에 성공한 첫 선수가 된다.

다른 또 한명의 선수인 빌리 홀 역시 외국인 타자였는데, 빠른 발이 특기로 도루 47개를 기록하며 정수근에 이은 도루 2위를 차지했다. 해당 기록은 2014년 김상수가 53개의 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하기 전까지 삼성에서 최고의 도루 기록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타격과 수비는 그야말로 최악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였고, 고작, 0.244의 타율을 남기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게임 내에서도 7코스트 타자로 선정되었으나, 실제 스탯은 주력을 제외하면 모두 낮은 능력치를 지니고 있다.




▲ 40홈런을 치며 인기를 끈 스미스와 반면 홀은 타격 성적이 저조했다




■ 시작된 용병 흑역사, 2000년대 용병진


◆ 2000년, 마이클 가르시아 / 찰스 스미스 / 훌리오 프랑코

지난해 좋은 활약을 펼친 스미스와 재계약을 맺고 역대 KBO 용병 중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지닌 훌리오 프랑코를 야심차게 영입하는 등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스미스는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 슬럼프에 빠지며 극도의 타격 부진을 겪었고, 이내 시즌 중 웨이버 공시에 이르렀다. 대체 선수로 데려온 마이클 가르시아는 13경기 2승 5패 2.91의 자책점을 거뒀지만 제구가 안되고 믿음을 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주목할 선수는 훌리오 프랑코인데 132경기에 출장해 0.327의 타율과 110타점 / 22홈런 79득점 12도루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의 외국인 용병으로 손꼽을만한 성적을 올렸으나 재계약에는 실패했다. 지금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지만 당시 본래의 수비위치와 달라 수비에 약점을 보였고, 나이가 많았고(당시 42세) 무엇보다 현장 스탭과 사이가 좋지 못했다는 설이 있다.

물론 프랑코는 삼성과의 재계약에 실패하자 미국으로 돌아가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했고, 최고령 홈런 기록 등 50세까지 현역으로 활약하다 은퇴하는 모습을 보여 삼성의 판단이 잘못됐음을 보여줬다.




▲ 훌리오 프랑코와 재계약을 맺지 않은 삼성의 패기가 놀랍다!



◆ 2001년, 매니 마르티네스 / 발비노 갈베스 / 벤 리베라 / 살로몬 토레스 / 카를로스 바에르가

2001년 역시 출발은 좋았다. 훌리오 프랑코를 내치고 영입한 대니 마르티네스는 타율 0.278 25홈런 96타점 28도루로 호타준족의 면모를 과시했고, 외국인 선수 최초의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나바로가 오기 전까지 최고의 용병타자로 손꼽히는 성적을 남긴 셈이다.

이승엽과 마해영을 제치며 팀 내 1위 타점을 기록하는 등 여러모로 활약을 인정 받았으나 연봉 협상 문제로 또 재계약에 실패했다.

준수했던 용병 타자에 비해 투수진은 그야말로 난조였다. 선동열의 추천으로 데려온 살로몬 토레스는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평균자책점 20.25를 기록, 단 2경기만에 퇴출되었고, 대체 선수로 들어온 갈베스는 실력은 좋았으나 성격 문제로 인해 현장에서의 평가가 좋지 않았다.

특히 한국시리즈 1차전과 4차전에서 그야말로 뒷통수를 때리는 최악의 피칭을 선보이며, 삼성 구단과 팬들에게 흑역사로 남게 된다.

벤 리베라는 전반기 세이브 1위를 달리며 당대 최고의 소방수 후보로 손꼽혔으나, 허리 부상으로 퇴출되었고 대체 선수로 데려온 바에르가 역시 화려한 메이저 경력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 마르티네스를 제외하면 부상병동에 태업까지 그야말로 흑역사!



◆ 2002년, 나르시소 엘비라 / 브론스웰 패트릭 / 틸슨 브리또 / 매트 루크

02시즌은 삼성의 몇안되는 성공적인 용병 시즌이다. 우선 엘비라는 부상 때문에 단 한경기도 뛰어보지 못하고 퇴출된 외국인 타자 루크의 뒤를 이어 대체 용병으로 들어온 선수다. 하지만 13승 6패 2.50의 자책점을 거두며 외국인 최초로 평균자책점 타이틀 홀더를 가지게 된다.

호성적을 거둔것은 물론 한국시리즈에서도 맹활약하며 일찌감치 재계약을 확정지었다. 다만 또다른 투수였던 패트릭은 시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다, 그대로 퇴출되었다.

브리또는 SK팬이라면 익숙한 이름인데, 신생 팀의 주전 유격수로 맹활약하며 홀로 타선을 이끈 소년가장 역할을 한 뛰어난 타자였다. 2002년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건너와 0.283의 타율과 25홈런 90타점의 호성적을 올렸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맹활약해 첫 우승에 기여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 몇 안되는 제대로 된 용병덕을 본 2002년



◆ 2003년, 나르시소 엘비라 / 라이언 글린 / 틸슨 브리또

브리또는 전년도와 비슷한 폼을 유지했으나, 무릎 부상을 당하며 성적이 다소 하락했고, 엘비라는 시즌초부터 부진을 거듭해 2군행에도 불구하고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6월달에 웨이버 공시되었다.

엘비라의 대체 용병으로 들어온 라이언 글린은 150km에 육박하는 빠른공을 지닌 기대주였으나, 단조로운 구종과 투구 패턴으로 난타당하며 1승 3패 1세이브 5.02의 평균자책점을 거두며 퇴출됐다. 브리또의 부상을 포함하여 1년 내내 용병덕을 제대로 보지 못한 해이다.




▲ 용병님들의 상태가? 브리또를 빼고 대흉작이었던 03시즌 용병



◆ 2004년, 케빈 호지스 / 멘디 로페즈 / 트로이 오리어리

삼성 용병 흑역사는 오래간다. 이승엽이 일본으로 진출했고, 마해영도 FA로 KIA로 이적하면서 거포가 필요했던 삼성은 현역 메이저리거인 오리어리를 영입했다.

하지만 오리어리는 한국 생활에 아예 적응하지 못하고, 무단으로 미국행 비행기를 타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며 구단과 마찰을 겪었다. 심지어 시범경기에서부터 훈련에 참여안하는 등 한국 야구에 대한 불성실한 태도를 고수했고, 이내 63경기에 출장해 0.265의 타율과 10홈런 28타점의 암울한 성적을 남기고 퇴출됐다.

대체자로 들어온 로페즈는 오리어리와 달리 훈련에도 성실히 임하고 팀과도 잘 융합되는 등 인성면에서는 문제 없었으나, 고질적인 무릎부상으로 0.162의 타율과 3홈런 8타점에 그치며 성적이 좋지 않았다. 다만 한국시리즈를 앞둔 플레이오프에서 0.462의 타율과 2홈런 6타점으로 반짝 활약을 펼쳤지만 재계약에는 실패했다.

투수 용병인 호지스는 나름 제 몫을 다해줬지만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스탯상으로는 괜찮아보였으나, 단조로운 구종과 후반기 구위 저하로 타자를 완전히 압도하지 못했다. 결국 9승 10패 4.24의 평균자책점을 남기고 이듬해 퇴출된다.




▲ 실루엣으로 처리된 것이 오히려 다행일정도인 용병 3인방



◆ 2005년, 루서 해크먼 / 마틴 바르가스 / 팀 하리칼라

용병 흑역사는 계속 이어졌다. 지난해 영입했던 모든 용병을 퇴출하고 루서 해크먼과 마틴 바르가스 등 2명의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

하지만 해크먼은 15경기에 나와 70이닝을 소화하며 고작 3승 6패 평균자책점 4.80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고, 마틴 바르가스 역시 빠른 강속구를 지닌 투수임에도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고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해크먼과 달리 퇴출되지 않고 끝까지 갔으나 10승 8패 5.06의 아쉬운 성적을 내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대신 해크먼의 대체 용병으로 들어온 하리칼라는 비록 후반기에 들어왔으나 11경기에 나가 3승 2패 3.71의 자책점을 찍으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후반기에 준수한 활약을 펼친 하리칼라를 제외한다면 사실상 용병 농사에 실패한 시즌이다.




▲ 프야매에서의 바르가스는 8코스트로 다소 높이 평가된 바 있다



◆ 2006년, 팀 하리칼라 / 제이미 브라운

06' 시즌은 오래간만에 용병 선수들이 나름 제 활약을 펼쳐준 해다. 지난해 후반기에 합류해 준수한 성적을 거둔 하리칼라는 예상대로의 성적으로 12승 7패 3.33의 자책점을 기록했고, 제이미 브라운은 154 1/3이닝을 소화하는 것과 동시에 11승 9패 2.68의 평균자책점을 거둬 성공을 알렸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기복이 있는 피칭 타입이었고, 하리칼라는 후반기 / 브라운은 전반기 성적이 나빠 팬들에게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래도 이전까지 중도 퇴출된 선수들과 비교한다면 충분히 제 몫은 해준 셈이다.

참고로 이듬해 두 선수 모두 퇴출 이후 LG로 영입되었는데, 삼성 선수일 당시 선동열 감독의 투수 운용에 불만을 가진듯한 발언을 해 이목을 끈 적 있다.




▲ 그래도 삼성 용병 역사 통틀어서 코스트만으로는 최강인 시절이다



◆ 2007년, 제이미 브라운 / 브라이언 매존 / 크리스 윌슨

다시 용병 암흑기가 시작됐다. 지난해 배영수, 하리칼라와 함께 선발진을 이끈 브라운은 07시즌에도 팀내 최다승인 12승을 거두는 등 활약했으나, 1선발로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재계약에 실패한다.

윌슨은 나름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국 야구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등 성실한 훈련 태도로 관심을 받았으나, 시즌 초 성적이 최악으로 치달아 5월 중순 퇴출되었다.

대체 용병으로 들어온 매존은 데뷔전에서 8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쳐 팬들을 깜짝 놀랄게 했지만 이내 부진에 빠지며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결국 125이닝 7승 11패 4.18의 자책점으로 현장의 믿음을 주지 못했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프야매에서는 나름 준수한 스탯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선수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모습이었다.

여담으로 매존의 첫 등판 경기가 LG와의 경기였는데, 당시 기자들이 봉중근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 '미국에서 뛰는 미미한 모든 선수들에 대해서까지 알 수 없다'며 답변하여, 봉중근이 의문의 1패를 당하며 봉미미라는 별명을 얻게된다.




▲ 브라운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제 활약을 해준 선수는 없다



◆ 2008년, 웨스 오버뮬러 / 존 에니스 / 제이콥 크루즈 / 톰 션

지난해 용병 농사가 애교로 보일 정도의 흉작을 거둔 해다. 한화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크루즈를 영입했으나 아킬레스 부상으로 시즌 내내 허덕이며, 제대로 경기에 뛰지 못했고, 5월 말 일찌감치 방출됐다.

문제는 그의 대체자로 들어온 톰 션인데, 이후 에스마일린 카리대가 들어오기 전 역대 최악의 용병 투수로 꼽히던 성적을 남겼다. 톰 션이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전패한 것은 물론 25 1/3이닝동안 28실점하며 평균 자책점 9.96을 기록했다. 오죽하면 이후 한국에 들어온 용병이 부진하면 톰 션의 재림이라며, 먹튀 용병의 대명사로 사용될 정도였다.

그와 같이 투수로 영입한 오버뮬러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줬으나, 17경기에서 6승 8패 5.82의 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톰 션과 막상막하일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아 7월 중순경 나란히 퇴출된다.

결국 모든 외국인 선수를 방출하며, 마지막 희망으로 데려온 존 에니스는 앞서 투수들보다는 좀 더 나은 내용의 피칭을 했지만, 선발로서의 경험치가 부족했고, 현장과의 사이도 좋지 않아 플레이오프 도중 퇴출된다. 07시즌의 삼성은 역대급으로 남을만한 용병 농사를 지으며, 진정한 흑역사 구단으로 명성을 날린 셈이다.




▲ 짧은 기간동안 엄청난 임팩트를 줬던 톰 션




▲ 08' 삼성의 충격적인 용병 라인업



◆ 2009년, 루넬비스 에르난데스 / 브랜든 나이트 / 프란시스코 크루세타

09' 시즌은 지난해 최악의 용병들을 겪으며, 좀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품은 해지만 역시 그렇게 만족스런 용병 효과를 보지 못한 해다.

에르난데스는 지금까지의 용병들과 달리 쾌활한 성격에 박석민과 비슷한 체형을 지니고 있어, 팬들에게 '흑콜돼'로 불리는 등 친근한 느낌의 선수였다. 다만 시즌 초 출발은 좋았으나, 발목 부상을 연속으로 당하며, 전력 외 대상이 되었고 이내 약물 도핑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오는 등 보기 나쁜 모습을 보이며 퇴출됐다.

다행히 대체 용병으로 데려온 브랜든 나이트가 11경기에 출전해 6승 2패 2.56의 자책점을 거두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이며 윤성환과 함께 원투 펀치로 활약하며 전화위복이 되었다.

크루세타는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지키며 157이닝 9승 10패 평균자책점 4.36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고 재계약에 성공한다.




▲ 전년도에 비하면 좀 더 낫지만 만족스럽진 않은 용병진




■ 벤덴헐크와 나바로가 오기전까지 최악의 용병난을 겪은 삼성


◆ 2010년, 브랜든 나이트 / 팀 레딩 / 프란시스코 크루세타

지난해 준수한 활약을 펼친 나이트와 크루세타를 이끌고 새 시즌에 돌입했지만, 아쉬움만 가득 남긴 시즌이다. 나이트는 기대대로 활약했고 한국 문화에도 잘 적응해 구단 관계자들을 흡족하게 만들었지만, 8월 4일 식당에서 넘어지면서 당한 어이없는 무릎 부상으로 임의탈퇴 처리된다.

크루세타는 전년도에 이어서 답답한 경기 운영 능력과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제구력 난조를 고치지 못하고, 97 2/3이닝 6승 10패 5.25의 자책점을 거두며, 이듬해 퇴출된다.

부상으로 물러간 나이트의 대체 용병으로 들어온 레딩은 작년까지 메이저에서 뛰던 현역 선수라 이목을 집중시켰고, 실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지만 연봉 문제로 재계약은 맺지 못한다.




▲ 사실상 게임내에서 쓸 수 없는 투수로 당시 삼성을 암울함을 보여준다



◆ 2011년, 덕 매티스 / 라이언 가코 / 저스틴 저마노 / 카도쿠라 켄

역시 코스트만 살펴봐도 암울함이 느껴지는 11시즌에는 오래간만에 영입한 용병 타자 라이언 가코가 눈에 띈다. 최근까지 메이저리거 현역으로 뛰고 있었고, 학력도 뛰어나 시즌 초 팬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류중일 감독 역시 '나는 믿을거야. 가코 믿을거야'라고 발언하며 일명 나믿가믿으로 불리는 신뢰감을 내비쳤는데, 이 말이 유행을 타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시즌에 들어오니 58경기에서 0.243 1홈런 28타점에 그치는 실망스런 모습과 리그 병살타 2위라는 성적을 거두며, 중도 퇴출 됐다.

가코의 후임으로 들어온 덕 매티스는 매경기 퀄리티 스타트를 찍는 모습을 보여주며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지만, 자책점에 비해 볼넷이 많았고, 장타는 맞지 않았으나 피안타가 많은 애매모호한 투구 내용으로 재계약이 불발됐다.

카도쿠라 켄은 10'시즌까지 SK에서 맹활약을 펼친 용병 투수인데, SK에서 방출되자 삼성이 덥썩 물어 영입에 성공한 케이스다. 시즌 중반까지 다소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긴 했으나, 한때 방어율 1위에 랭크되는 등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가정사와 무릎 부상, KIA와의 상대 전적 등 여러가지 이유가 겹쳐 결국 7월 21일 웨이버 공시가 이뤄졌다.

카도쿠라의 대체 용병으로 들어온 저마노는 놀랄만한 변화구와 최고 수준의 제구력을 지니고 있어, 매티스와 함께 후반기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대체 용병으로 들어온 두 선수 모두 수준급의 활약을 펼쳤기에, 게임에서도 코스트에 비해 수준급의 스탯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다만 활약과 별개로 두 선수 모두 재계약은 맺지 못했다.




▲ 아래의 실루엣 처리된 두 투수가 각각 매티스와 저마노다.



◆ 2012년, 미치 탈보트 / 브라이언 고든

역시 오래간만에 용병 교체 없이 온전히 시즌을 보냈다. 탈보트와 고든 모두 로테이션을 지켜주며, 특급 선발 수준의 활약은 아니지만 충분히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탈보트는 오래간만에 나온 제대로 된 용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14승 3패의 호성적을 기록했고 자책점은 3.97에 승률은 무려 0.924를 찍으며 리그 1위를 차지했다.

고든 역시 SK에서 삼성으로 영입되어, 탈보트와 함께 외국인 원투 펀치를 이뤄줬다. 25경기에 출전해 128이닝을 던졌고 11승을 거뒀지만, 자책점은 3.94로 준수했다. 눈이 번쩍 뜨일만한 활약은 아니지만 충분히 정상급 활약을 펼쳐줬고, 삼성팬은 오래간만에 용병 흑역사에 대한 시름을 덜 수 있었다.




▲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정작 게임내에서는 다소 짠 능력치를 받았다



◆ 2013년, 릭 밴덴헐크 / 아네우리 로드리게스 / 에스마일린 카리대

흑역사와 최고의 용병이 동시에 강림한 해다. 릭 밴덴헐크는 프로야구 최초 네덜란드 출신 외국인 선수로 처음에는 공의 구속만 빠른 다듬어지지 않은 투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투수 코치로 부임한 카도쿠라가 제구를 잡아주고 공위 위력이 올라오며, 당당히 팀의 에이스 선수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최종 성적은 143 2/3이닝 7승 9패 3.95로 다소 평범한 성적이지만,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경기 내용과 아직 발전할 가능성을 두고 재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반면 로드리게스는 시즌 초반 다소 불운한 성적을 거뒀지만,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아 꾸준히 선발의 축을 담당해준 효자 용병이었다. 하지만 시즌 전반기가 끝나갈 무렵 부진한 피칭이 계속되자, 정밀 검사를 받게 됐고 팔꿈치에 뼛조각이 발견되며 그대로 퇴출되었다.

문제는 대체 용병으로 오게 된 카리대인데, 팬들에게 최악의 용병으로 기억되는 톰 션이나 한화의 브라이언 베스를 가볍게 능가(?)할 정도의 평가를 받았다.

오자마자 3경기만에 2 1/3이닝동안 무려 7실점을 하며, 자책점은 27.00을 기록하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뿐만 아니라 대놓고 먹튀 행각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당해 우승 보너스를 지급해달라고 요구하거나, 아시안 게임 출전 거부를 밝히는 등 삼성 팬들이 들으면 뒷목을 잡고 쓰러질 행보를 보여줬다.

실제 팬들에게는 고작 3경기 나와서 최악의 피칭을 한 뒤, 4개월간 먹고 논 것은 물론 국내 최고의 재활 센터에서 치료까지 받는 등 삼성을 상대로 사기를 벌인 용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1군 무대 등판 기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매니저에서는 아예 카드조차 발매되지 않았다.




▲ 삼성팬에게 금지어인 카리대는 아예 카드조차 발매되지 않았다



◆ 2014년, 릭 밴덴헐크 / 야마이코 나바로 / 존 데일 마틴

삼성 용병 흑역사를 청산한 기념비적인 해.

지난해 이미 강속구를 뿌리며 활약을 예고한 밴덴헐크는 카도쿠라 코치의 조언으로 언터쳐블 투수가 되어 돌아왔고, 2루수로 들어와 각종 KBO기록을 갈아치우며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맹활약한 나바로, 그리고 앞선 두 용병에 비해 활약은 부족했지만 제 위치는 지켜준 마틴 등 구단 역사상 용병복이 최고로 터진 시즌이다.

우선 밴덴헐크는 13'시즌 다소 아쉬웠던 성적이 수직상승해 13승 4패 3.13의 자책점을 기록했고, 특히 180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탈삼진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닝당 탈삼진 비율 10.61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의 포스를 보여줬다. 중반에 부상을 당하며, 엔트리에서 빠진점이 아쉽지만 삼성 역사상 최강의 투수로 기록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만점 활약을 펼쳤다.

타자인 나바로는 밴덴헐크보다 더 무시무시한 활약을 펼쳤는데, 아예 KBO 2루수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워버렸다. 13시즌에는 2루수 사상 2번째 30홈런을 기록했고,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시즌 성적은 타율 0.308 31홈런 118타점을 거두며, 볼넷은 97개를 수확했다.

역대 삼성 외국인 타자중 최고의 성적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아예 2루수 내에서도 최고의 성적으로 팬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틴은 앞선 두 선수에 비해 기복이 심한 피칭을 하며, 다소 모자란 모습을 보여줬지만 23경기에 출전해 128이닝 9승 6패 4.78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주며 삼성의 통합 4연패에 힘을 실어줬다.




▲ 10코스트 용병 듀오라니! 삼성에게 이때만큼 그리운 용병들이 있을까?



◆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 / 알프레드 피가로 / 타일러 클로이드

지난해보다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역시 용병들의 활약은 수준급이었던 시즌이다. 특급 에이스로 활약했던 밴덴헐크가 일본으로 가버리는 바람에 전력누수가 예상됐으나, 밴덴헐크의 빈 자리를 피가로가 나름 열심히 메워주고, 나바로는 지난해보다 더욱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는 등 팬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물론 피가로와 함께 에이스급 피칭을 기대한 클로이드가 기복이 심한 피칭을 보이는 것은 물론 후반기부터 기량이 급하락하더니 한국시리즈에서도 패전을 기록하며 결국 재계약이 불발됐다.

피가로는 전반기에는 그야말로 전 구단을 통틀어 최강급의 에이스로 군림했으나, 후반기부터 체력면에서 약점을 보이며 이닝 소화력이 감소했고, 결국 한국시리즈에서도 부진하며 삼성과 재계약을 맺는데 실패했다. 마이너에서도 선발 경험이 부족했던 탓에 초반 페이스가 너무 빨랐다는 지적이 실제로 들어맞은 셈이다.

반면 나바로는 지난해에 이어 2루수 최초로 20-20 기록을 달성했고,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기록을 갱신(48홈런), 역대 2루수 최다 홈런과 최다 타점 등을 모조리 갱신할 정도로의 활약을 보여 팬들의 마음을 흡족케 했다.

다만 구단과의 계약은 불발됐는데, 평소 나바로가 연습 태도가 불량하고 팀 케미스트리를 헤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나바로는 일본 치바 롯데에 입단했고, 나바로를 응원하던 팬들은 밴덴헐크가 떠난것과 마찬가지로 크게 아쉬워하며, 이들을 대체할 용병에 새 희망을 걸게 됐다.




▲ 나바로와 피가로가 뛰어난 활약을 했고, 클로이드도 '카리대'급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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