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데이비스부터 피에까지! 전통적으로 강한 용병 타자가 많은 한화

게임뉴스 | 이문길 기자 | 댓글: 3개 |
프로야구 매니저 온라인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수준 높은 용병을 보유한 구단은 여럿 있었으나, 오랜 기간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용병을 보유한 팀은 그리 많지 않다. 이는 레전드 카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흑곰 타이론 우즈와 검은갈매기 펠릭스 호세, 그리고 현대의 클리프 브룸바가 현재 레전드 등급으로 발매되었다.

다만 한화에서는 좀 더 특별한 용병이 있다. 역대 외국인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시즌을 소화했고, KBO 통산 기록에서 유일하게 순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제이 데이비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또한, 한화는 데이비스 외에도 댄 로마이어, 제이콥 크루즈, 덕 클락, 펠릭스 피에 등 인상깊은 용병 타자를 여럿 보유한 적 있다. 반면 전통적으로 한화는 투수 용병복이 없는 팀인데, 한때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용했던 토마스나 대니 바티스타, 최근의 로저스를 제외하면 그야말로 멸망적인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물론 이는 팀 성적이 추락했던 2000년도 후반기의 이야기이며, 실제 영입한 투수들이 한화를 떠나 메이저에 입성하여 좋은 활약을 하는 등 메이저리거 사관학교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 역대급 용병을 사들인 16시즌의 성적은?




■ 시작부터 정상급 타자 영입! - 데이비스와의 인연 시작


◆ 1998년, 마이크 부시 / 조엘 치멜리스

한화가 첫 용병으로 꼽은 선수는 모두 타자 선수들이다. 마이크 부시는 당시 외국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1순위 지명이 가장 유력한 선수였다. 짧지만 메이저에서 뛴 경력도 있고, 마이너에서도 베테랑의 연륜을 뽐내며 엄청난 장타력을 뽐내기도 해 주목을 한 눈에 받았다.

당연히 1차 지명권을 가진 현대가 그를 선택할 줄 알았으나, 예상외로 투수인 조 스트롱을 지명했고, 반면 2순위였던 한화가 쾌재를 부르며 부시를 선택했다.

다만 한화의 선택은 성급한 오판에 지나지 않았다. 시즌 초에는 홈런 선두로 치고 나가는 등 팀의 고질적인 3루 수비를 해결하는 것과 동시에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으나, 자신이 숨기고 있던 무릎 부상이 다시 문제되어 그대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국 0.213의 타율과 10홈런 28타점의 초라한 성적만 남기고 이듬해 방출되었다. 정확한 메디컬 테스트도 없이 이름값을 보고 뽑은 한화는 그대로 사기에 당하며 돈을 날린 셈이다.

반면 아무 기대도 하지 않고 뽑은 두 번째 타자 조엘 치멜리스는 오히려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118경기에 출장하여 0.279 17홈런 63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본인에게 생소한 수비 포지션인 2루수를 맡아 수비 불안감을 노출했고, 같은 해 우즈 등의 활약과 비교하자면 초라한 성적이었기에 방출을 피할 수 없었다. 게임에서는 주루를 제외한 나머지 스탯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어 98한화의 핵심 카드로 활용된다.




▲ 외국인 타자중 최대어로 꼽혔던 부시는 '먹튀'였고, 오히려 치멜리스가 활약했다



◆ 1999년, 제이 데이비스 / 댄 로마이어

한화의 우승년도인 99년은 최고의 용병 타자 2명을 영입하여 유명하다. 이때 영입한 용병은 이후 한화의 전설로 남은 제이 데이비스와 한화 외인 역사상 최고의 홈런 타자였던 댄 로마이어였다.

데이비스의 활약은 첫 해부터 폭발적이었다. 0.328에 달하는 정교한 타격과 함께 30홈런을 치며 펀치력을 과시했고, 또한 빠른 발을 이용하여 35도루를 기록 외국인 최초 30 - 30 클럽에 가입한다. 30홈런 30도루를 달성한 선수는 당시에 박재홍과 이종범 밖에 없었기에 더욱 특별한 기록이었다.

투혼 넘치는 플레이와 홈런을 친 후, 3루 주루코치에게 거수경례하는 세레머니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때의 활약을 발판삼아 이후 무려 7시즌을 한화와 함께 하게 된다. 참고로 7시즌은 현재 KBO 리그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 중 최다 시즌 기록이다.

댄 로마이어는 데이비스와 달리 호타준족의 이미지는 없었지만, 리그의 그 누구보다도 강력한 홈런 타자로 명성을 날렸다. 특히 그가 데뷔 연도에 기록한 외국인 타자 45홈런은 2015년 나바로가 등장할때까지 무려 16년간이나 깨지지 않은 기록이다.

최종 성적은 0.292의 타율과 45홈런 109타점 91득점에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다. 이승엽의 뒤를 이어 리그 2위의 홈런을 기록한 강타자이자 골든 글러브 수상자를 한화가 포기할리 없었고, 데이비스와 함께 연달아 재계약에 성공한다.

프야매에서의 활약은 두 말 하면 잔소리일 정도다. 다만 전통적으로 강력한 클린업 카드가 많은 한화였기에 연도에 따라서는 활약 입지가 좁다는 것이 단점.




▲ 이미 전설입니다, 레전드 데이비스의 스탯은 이때의 활약을 기준으로 뽑혔다




■ 데이비스와 함께한 2000년대! 다만 투수 용병은 최악의 연속


◆ 2000년, 제이 데이비스 / 댄 로마이어

최고의 타격 듀오였던 데이비스와 로마이어의 활약은 이듬해에도 이어졌다. 데이비스는 0.334의 타율과 22홈런 21도루, 80타점을 기록했고, 로마이어는 0.296의 29홈런 96타점을 올렸다.

작년에 비하면 조금 아쉽긴하나, 여전히 나무랄데 없는 성적을 거뒀기에 데이비스는 재계약에 성공했다. 댄 로마이어는 약해진 투수력을 보강하기 위해 타자보다 투수를 물색하던 팀 사정에 의해 계약에 실패했다.

다행히 LG와의 재계약에 성공하여 이듬해에도 KBO리그에서 활약했으나 김성근 감독을 비롯한 현장 코치진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 7월 이후 방출되고 만다. 게임에서는 나무랄데 없는 능력치를 지녔고, 작년에 이어 강력한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핵심 카드들로 손꼽힌다.




▲ EX 등급에 뿜어져나오는 저 광채를 보라! 말이 필요없는 활약



◆ 2001년, 제이 데이비스 / 데이비드 에반스 / 브라이언 워렌 / 대런 윈스턴 / 호세 누네스 / 카를로스 차베스 / 브랜든 리스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3명으로 풀리고 불펜진의 핵인 구대성이 떠나버렸기에 한화는 투수진을 보강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KBO 역대 최악의 용병 농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01년도의 외인 교체는 실패였다. 당해 마찬가지로 용병농사를 망친 삼성이 애교로 보일 정도의 수준이였다.

이 해 무려(?) 5명의 외국인 선수가 교체되었으나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고, 하도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남발한 한화 덕분에 외국인 교체 횟수 제한(2회) 조약이 새로 생겼을 정도다. 덕분에 01년도의 한화는 용병은 '소모품'이라는 인식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손꼽힌다.

우선 처음 들어온 투수 데이비드 에반스는 단 2경기만에 13.50의 자책점만을 남기고 퇴출되었고, 후임으로 일본 퍼시픽 리그 구원왕 출신의 브라이언 워렌을 영입했으나, 정작 워렌은 구원왕 당시의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한국 관광만 즐긴채 어깨부상으로 11경기만에 퇴출됐다.

역시 후임으로 들어온 윈스턴은 인성이나 야구에 대한 자세는 진지했으나 정작 경기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9경기에 출전해 단 7.2이닝, 9.39라는 자책점만 남기고 퇴출됐다.




▲ 에반스(좌)와 누네스(우), 누네스의 경우 14년도 '먹튀' 용병의 이름으로 개명



또다른 용병 투수였던 호세 누네스 역시 일찌감치 짐을 싼 용병 중에 한 명이다. 다만 다른 용병과는 다르게 본인이 스스로(?) 짐을 싼 케이스라는 점이 특이하다. 애시당초 한화에서는 구대성이 사라진 불펜진을 책임질 투수로 낙점했고, 누네스 역시 첫 등판부터 활약하며 기대를 받았으나 급작스레 팀을 무단이탈하며 실종된 것이다.

무단이탈의 원인은 고국에 본처를 놔두고 정작 한국에서는 외간 여자와 함께 동거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져 한바탕 크게 홍역을 치르게 되었던 것. 결국 이런 개인사가 원인이 되어 신통치 않은 성적을 기록했고, 한화에서도 도미니카와 한국을 매일같이 들락거리는 그를 더이상 붙잡지 않았다.

다음으로 영입한 투수는 카를로스 차베스라는 투수다. 이미 전반기에 용병 투수를 모두 떠나보내고, 포스트 시즌에 앞서 급하게 영입한 투수였는데, 불펜 투수로 7경기에 등판해 8이닝 3.38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이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한화와 일찌감치 계약을 포기하고 짐을 싸서 고국으로 돌아갔다.




▲ 워렌(좌), 윈스턴(우) 카드 뒷면을 보면 알겠지만 구종도 단 2종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한화에 들러온 투수는 브랜든 리스라는 투수다. 경력 자체는 보잘것 없었으나, 후반기 급하게 영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8경기에 출전해 99.2 이닝을 책임졌고, 7승 7패 3.16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경기 초반 흔들린다는 점을 감안해도 아직 27세밖에 되지 않은 젊은 투수였고,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했으나 한화와의 재계약에는 실패하고 만다.

물론 이런 끔찍한 시기에도 타자 용병인 데이비스는 연일 절찬 활약을 펼쳤고, 그 해 안타 2위, 홈런 4위, 득점 4위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 그나마 밥값을 해준 남연이 형과 마지막에 온 브랜든 리스



◆ 2002년, 제이 데이비스 / 댄 세라피니 / 호세 파라 / 레닌 피코타 / 아마우리 가르시아

지난해 외국인 투수에게 온갖 사기(?)를 당하며 뼈저린 실패를 겪은 한화는 이듬해 투수가 아니라 타자를 2명 보유하고 투수는 한 명만 가지도록 전략을 수정했다.

타자 중 데이비스는 신라면을 좋아한다고 밝혀, 한국명 별명인 신남연(신라면)이 더 친숙해질 정도의 선수였고, 다소 슬럼프를 겪었으나 어김없이 주전 중견수 자리를 지켜줬다.

데이비드와 짝을 이룰 다른 한 명의 타자는 아마우리 가르시아라는 이름을 가진 호타준족형 용병이었다. 데이비드와 비슷한 스타일에 한국 생활에도 잘 적응한 것으로 보였으나, 개막전 때 당한 발목 부상을 계기로 고작 24경기만에 퇴출당하고 만다.

가르시아 방출 이후 한화는 다시 노선을 변경해 타자에서 투수를 데려오게 되었고, 그 주인공은 삼성에서 용병으로 뛴 경력이 있는 호세 파라였다.

이미 KBO리그를 경험해본데다 일본 리그에서도 투구 경력이 있다는 점을 높게 샀으나 정작 파라는 삼성에 있을때보다 못한 성적을 거두며, 6점대의 자책점만 남기고 재계약에 실패한다.

댄 세라피니는 좀 특이한 케이스라 할 수 있는데,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무려 메이저에서 5시즌이나 뛴 기록이 있어 한창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세라피니는 정작 외국인 영입 규정에 위반되어 한 경기도 뛰지 못한채 퇴출되었다.

레닌 피코타는 세라피니의 대체 용병으로 영입한 선수로 역시 일찌감치 실패한 투수 취급을 받았으나, 불펜에서는 괜찮은 활약을 펼쳐 6승 6패 14세이브 1홀드에 자책점 3.51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고, 이듬해 재계약에 성공한다. 다만 게임에서는 데이비스와 피코타를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 투수들은 쓰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가르시아의 경우 개막전부터 부상으로 퇴출한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 삼성이 버린 용병은 쓰면 안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려준 파라(좌)



◆ 2003년, 레닌 피코타 / 로베르토 메히아 / 에밀리아노 기론 / 호라시오 에스트라다

무려 4시즌을 함께 했던 데이비스가 한화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고국의 리그로 돌아가버렸고, 이에 한화는 지난해 활약한 피코타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선수들을 새롭게 구성해야 했다.

우선 에스트라다는 당시 감독인 유승안이 직접 눈도장을 찍으며 야심차게 영입한 투수였다. 하지만 시즌에 들어가자마자 타자들에게 난타 당하며 최악의 인상만을 심어줬고, 5월이 채 오기도 전에 방출되고 만다.

이에 대체 용병으로 들어온 로베르토 메히아는 타자였다. 극단적인 오픈 스탠스 자세를 취하는 독특한 타격폼(일명 기마자세)으로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으나, 돌아온 것은 30경기 0.259의 타율에 3홈런 13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이었다. 얼마나 인상깊었는지 당시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메히아를 소재로 쓴 시가 신춘문예에 당선되기도 했다.

어쨌든 에스트라다에 이어 메히아 역시 실패였고, 최후의 수단으로 01시즌까지 롯데에서 10승 투수로 활약한 바 있는 에밀리아노 기론을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3시즌이나 한국 무대를 경험한 기론은 한화에서도 성실성을 바탕으로 연착륙에 성공하는가 했으나, 이미 롯데 시절의 혹사로 그의 전성기는 지나 있었고, 결국 15경기에 출장해 3승 3패 4.59의 자책점을 기록하며 초라하게 퇴장했다.

마지막 카드인 피코타는 지난해와 비교하여 폼이 무너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자책점 자체는 3.86을 거두며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공의 구위가 떨어져 탈삼진을 잡는 능력이 크게 저하됐다.

이로 인해 세이브 상황에서 난타를 당하는 등 블론세이브가 지나치게 많았다. 그래도 허약한 이글스의 불펜진을 이끌고 어찌어찌 9월까지는 왔지만, 버티지 못하고 중도 퇴출되고 만다. 피코타를 마지막으로 결국 특별히 성공한 투수 없이 03년도 대흉작으로 기록되었다.




▲ 나란히 조기 퇴출된 에스트라다와 메히아, 둘 다 이름은 멋졌다




▲ 피코타와 기론은 자리는 지켜줬지만 성적이...



◆ 2004년, 에디 디아즈 / 엔젤 페냐 / 제이 데이비스

특이한 것은 팀 사정도 있겠으나 워낙 투수 용병에 학을 뗀 탓인지 전원 타자 용병으로만 채웠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물론 타자 용병이라고 해도 성공한 것은 아니다는게 함정.

엔젤 페냐는 KBO 최초의 용병 포수로 유명하다. 다만 본래부터 그를 포수로 쓰려고 했던 것은 아니며, 주전 포수인 이도형의 부상으로 한 경기 포수로 출장한 적 있을 뿐이다. 하지만 당시에 한국 선수가 아닌 외국인 선수가 포수를 본다는 것은 무척 신선했고, 덕분에 14시즌 넥센의 비니 로티노가 포수로 출장하기 전까지 유일한 포수 기록으로 남아 회자됐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출장한 포지션은 3루였으며, 이조차도 마이너에서 단 한경기 뛴 것으로 말 그대로 이름뿐인 기록이다. 결국 엔젤은 40경기에 출장해 0.275의 타격과 9홈런 27타점의 평범한 성적을 남겼으나 불성실한 태도와 불안정한 수비를 이유로 중도 퇴출되었다.

그의 대체 용병으로는 SK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친 에디 디아즈였다. 하지만 한화에서는 SK 시절의 좋은 활약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팀의 짐덩이만 되는 어이없는 실책과 타격으로 발목을 잡을 뿐이었다. 결국 70경기 출장에 0.209의 타율과 7홈런 26타점의 처참한 성적만 남기고 퇴출된다.

마지막으로 다시 돌아온 제이 데이비스는 팬들의 기대대로의 활약을 해주며 한화 타선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홈런과 도루는 전성기와 비교하여 줄어든 모습이지만, 타격은 0.291로 좋았고, 무엇보다 나이가 들면서 좀 더 성숙해진 태도로 팀에 융화됐다. 04시즌 용병 중에서 이듬해 유일하게 재계약에 성공한 것은 덤이다.




▲ 14년 로티노가 나올때까지 오랫동안 한국 최초의 포수 용병 타이틀을 지닌 엔젤(좌)




▲ 1년간의 외도를 마치고 온 신남연은 예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쳐줬다



◆ 2005년, 마크 스미스 / 제이 데이비스 / 틸슨 브리또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타자로만 용병수를 채웠다. 지난해에 이어 데이비스는 이제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한화의 프랜차이즈로 당해에도 활약을 이어갔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발전된 기량을 선보였는데, 최종 성적은 0.323 24홈런 86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데이비스와 짝을 이룬 용병은 마크 스미스다. 삼성에서 뛰던 스미스와 비슷한 풍채를 자랑했던 용병으로 주 포지션은 외야였고,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시원한 홈런을 쳐줄 타자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시즌초에 돌입하자 햄스트링 부상으로 제대로 된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고, 힘만 내세운 타격덕에 삼진만 먹는 선풍기 스윙만 하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결국 부상과 저조한 타율덕에 오래가지 못하고 5월을 기점으로 퇴출됐다. 그해 거둔 성적은 30경기 출장에 0.220 6홈런 19타점이다.

그의 뒤를 이어 들어온 용병은 이미 SK와 삼성을 거치며, 국내 무대 활약이 인증된 틸슨 브리또였다. 데이비스 못지 않은 장수 용병으로 국내 무대 적응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또한, 한화는 유격수 포지션이 구멍난 상태였으므로 브리또의 영입은 신의 한 수 처럼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그도 팬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영입 직후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지면서 팀의 발목을 잡았고, 수비에서도 실책이 연이어 터지며 불안하기 그지 없는 나날을 보냈다. 다행히 후반기 경기에서는 타격이 다시 돌아오며 감을 찾은 모습을 보이며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렸지만, 그것이 그의 한국 커리어의 마지막 무대였다.




▲ 용병 투수 따위!




▲ 꽤 준수한 활약을 펼쳤으나, 수비가 헬이었다는 점이 아쉬운 브리또



◆ 2006년, 루 클리어 / 제이 데이비스

04년, 05년에 이어 3년 연속 타자 위주의 운영을 한 해이다. 특이한 점으로는 06시즌에는 처음 뽑은 클리어와 데이비스를 끝까지 밀고 갔다는 점이다. 반대로 아쉬운 것은 7시즌이나 함께한 데이비스를 포함하여 클리어 모두 재계약을 맺지 못한채 한국와의 연이 끊겼다는 점이다.

클리어는 FA로 영입한 김민재와 함께 키스톤 콤비를 이뤘지만, 수비가 영 부실한 것이 흠으로 꼽혀 결국 시즌 후반에는 외야수로 보직이 변경됐다.

타율 역시 LG 시절보다 더욱 하락한 모습이었는데, 기복이 심한데다 이미 변화구에 약점을 보인다는 것이 노출되어 장타력도 하락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93경기 출장에 타율 0.271 7홈런 25타점으로 결국 데이비스와 함께 짐을 싸게 됐다.

데이비스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분명 폼이 하락한 모습을 보여줬으나, 117경기에 출전하여 0.284의 타율과 21홈런 74타점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한화에서는 더이상 그와 계약을 맺지 않는다. 팬들에게 인기도 많았고 지난해 골든 글러브까지 수상하여 재계약의 여지는 충분했으나, 별다른 이유 없이 퇴출되고 만 것이다.

38세라는 나이와 점차 기량이 하락하는 것이 보였다는 말과 절친이었던 클리어가 계약을 맺지 못하자 자신 또한 계약을 포기했다는 설도 있다. 결국 한화의 오랜 외국인 프랜차이즈의 끝이 다소 찜찜하게 끝나버리는 바람에 팬들에게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 정말 절친을 위해 계약을 포기한 것일까?



◆ 2007년, 세드릭 바워스 / 제이콥 크루즈

오랫동안 함께 한 데이비스를 떠나보낸 한화의 선택은 1투수 1타자 카드였다. 우선 투수 용병인 세드릭 바워스는 일찌감치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며 아시아 야구에 대한 적응을 마친 상태였다.

애초에 류현진과 함께 원투 펀치를 이뤄줄 것으로 기대가 많았는데, 실제로 잘되는 날에는 낙차 큰 커브를 포함하여 좌타자 바깥으로 예리하게 꺾여나가는 슬라이더 등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삼진을 먹기 일쑤였다.

다만 반대로 안되는 날에는 제구가 잡히지 않으면서 연속해서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거나 난타당하는 등 기복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승 13패 4.15 자책점 등 한화 역사상 단 2명밖에 존재하지 않은 외국인 10승 투수로 기록됐다.

데이비스를 떠나보내고 영입한 크루즈는 다행히 성공작이었다. 크루즈 미사일이라는 별명과 함께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쭉쭉 쏘아보냈고, 온갖 타격 지표에서도 최상위권에 랭크되었다.

하지만 시즌 중반 급작스레 찾아온 아킬레스 건 부상으로 성적이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고, 수비 불안덕에 외야 수비는 물론 1루 수비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시즌 성적은 121 경기 출장에 0.321 22홈런 85타점. OPS는 0.972를 기록했다. 분명 데이비스를 잊어버릴만큼 화력은 좋았으나 화력 외에는 모든 것이 부족했던 아쉬운 성적으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 전형적인 퐁당퐁당 야구를 했던 세드릭, 호쾌한 타구가 일품인 크루즈



◆ 2008년, 덕 클락 / 브래드 토마스

지난해에 이어 08시즌에도 용병진은 안정적으로 꾸렸다. 우선 크루즈의 대체 선수로 덕 클락을 영입했고, 세드릭 대신에 팀의 뒷문 강화를 위한 외국인 마무리 투수 토마스를 데려왔다.

덕 클락은 시범경기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줘 팀 내외적으로 기대감이 낮은 상황이었으나,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시즌 초 한화 돌풍의 주역이 되었다. 특히 항상 수비가 문제였던 한화에서 몸을 아끼지 않은 다이빙 캐치를 보여 이름에서 유례한 슈퍼맨이라는 영광스런 별명도 획득했다.

하지만 한창 잘나가던 6월 말 SK와의 경기에서 박정권과의 충돌때문에 무릎 관절이 손상되는 큰 부상을 당하고 만다. 같이 부딪힌 박정권은 아예 시즌 아웃이 되었고, 자신의 부상과 박정권에 대한 미안함으로 성적이 급격히 하락했고, 결국 0.246의 타율과 22홈런 79타점 25도루로 시즌을 마감했다.

결국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을 달성했지만 후반기 타율이 1할대에 머물면서 재계약은 불발로 끝난다. 여담으로 한화와의 계약에 실패한 후, 넥센으로 둥지를 틀어 한화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반전을 보여주기도 했다.

브래드 토마스는 한화뿐만 아니라 KBO 전체를 놓고 봐도 효자축에 속한 좋은 용병이었다. 팀의 사정상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게 되었지만, 한화의 전력 자체가 약한 팀이었기에 등판 기회는 많지 않아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타자를 찍어누르는 구위로 뒷문을 지켰고, 비록 세이브왕 타이틀은 따내지 못했으나 외국인 용병 최초로 30세이브를 달성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실제 팬들 사이에서는 한화에서 영입한 용병중 현재까지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용병으로 기억된다.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터라 일본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고, 실제 협상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화와의 의리를 지키켜 09시즌의 활약을 예고했다. 특히 그의 딸과 아내가 시구 및 시타를 하는 등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용병이다. 게임에서도 필수 마무리 카드로 손꼽히며, 구대성의 뒤를 이어 최상급 마무리 카드로 사랑받았다.




▲ 오랜만에 효자 용병을 영입했으나, 이때부터 한화의 성적은...



◆ 2009년, 브래드 토마스 / 빅터 디아즈 / 에릭 연지

팀의 마무리이자 리그 정상급 구위를 지닌 토마스와의 인연은 계속되었다. 지난해 구위에 비해 잡히지 않았던 제구도 나아졌다는 평가다.

그러나 09시즌의 문제는 그가 아니라 한화에 있었다. 시즌초에는 류현진을 비롯한 확실한 에이스 카드에 토마스라는 믿을만한 마무리 투수, 그리고 김태균 이범호 김태완 등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불리는 강력한 타선도 있어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될 정도였다.

하지만 곧 팀의 주축 선수들이 연이어 부상으로 떨어져나가고, 쓸만한 유망주는 보이지 않았고, 정민철과 송진우 등 레전드들이 은퇴하기 시작하며 급격하게 몰락하고 만다.

연이어 패배를 겪는 상황속에서 토마스가 출격할 일은 드물었고, 아내가 폐렴에 걸리는 등 가정사까지 겹치면서 제 활약을 하지 못하게 됐다. 물론 45경기에 나가 2승 5패 13세이브, 2.88의 자책점을 거두는 등 성작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팀이 망가질대로 망가진 상태라 더이상 마무리 용병을 필요로 하지 않았을 뿐이다.

호타준족을 뽐낸 클락 대신 영입한 디아즈는 시즌초 팀의 클린업을 책임질 거포로 주목받았으나, 도저히 답이 없는 수비를 보여주며, 김인식 감독의 눈 밖에 났고 그대로 퇴출당했다. 안그래도 수비가 약한 팀이라고 정평이 나 있는 상태에서 홀로 돋보이는(?) 수비를 할 정도면 말이 필요없을 정도다. 결국 디아즈는 62경기에 출장해 0.266 15홈런 39타점을 기록하고 고국으로 짐을 싸야했다.

마지막으로 디아즈의 대체 용병으로 들어온 에릭 연지는 이름 덕에 주목을 받았으나, 한화 팬들에게는 최악의 용병을 거론할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투수 중 한 명이다. 물론 한화라는 팀 자체가 약한 것도 문제였으나, 연지에게서는 에이스의 향기를 맡을만한 위력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결국 12경기에 출전해 1승 7패 방어율 7.04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고 디아즈의 전철을 밟으며 퇴출됐다.




▲ 여러 사정이 겹치며 08시즌만큼의 활약하지 못한 토마스




▲ 디아즈(좌), 연지(우) 이후 한화의 암흑기와 동시에 외인 선수 암흑기가 찾아온다




■ 팀의 암흑기와 동시에 찾아온 용병 흑역사의 흐름 - 2010년대


◆ 2010년, 프란시슬리 부에노 / 호세 카페얀 / 훌리오 데폴라

2010년대의 한화는 팀의 오랜 컬러(?)였던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중심인 외인 타자를 포기하고 전면적으로 외국인 투수를 중용한 시기다. 또한, 세드릭에 이어 토마스 등 최근 뽑은 투수 용병들의 활약이 괜찮았기에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만 했다.

우선 야심차게 영입한 투수 중 한명인 호세 카페얀은 그야말로 불운으로 점철된 투수였다. 150km에 달하는 구속과 나쁘지 않은 제구력을 갖춘 메이저리그 유망주였고, 실제 개막전을 비롯해 4월까지는 나쁘지 않은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하지만 카페얀이 아무리 호투를 펼쳐도, 팀에서 연달아 실책을 저지르거나 후에 등판한 불펜 투수진이 방화를 일으키는 등 단 1승을 거두지 못하고 점차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시 한화의 팀 상태를 아는 팬이라면 충분히 동정을 할 만한 투수였다. 결국 5월부터는 완전히 자신감을 상실한 상태로 시즌초 좋았던 구위마저 상실했고, 결국 0승 11패 9.15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채 중도 퇴출되고 만다.

그의 짝꿍인 데폴라는 꽤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시즌초에는 팀의 전력이 약해 선발이 아닌 마무리 투수로서 온갖 보직을 오갔으나 이내 선발로서 자리잡고, 최악의 분위기인 팀 상황에도 개의치 않고 41경기에 출장해 131 2/3이닝 6승 12패 4.58의 자책점을 수확했고, 재계약에도 성공한다.

마지막으로 카페얀의 대체 용병으로 한국땅을 밟은 부에노는 카페얀보다 훨씬 나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지만, 첫 경기 이후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채 일찌감치 재계약이 불발된다.




▲ 한화의 암흑기의 서막을 연 카페얀(좌)과 부에노(우)




▲ 다행히 데폴라는 암울하기 짝이 없던 한화에서 한 줄기 빛이 되어줬다



◆ 2011년, 훌리오 데폴라 / 오넬리 페레즈 / 데니 바티스타 / 카림 가르시아

한대화 감독 체재 하에서 야왕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해로, 막판에 합류한 용병의 덕을 톡톡히 본 해이기도 하다. 다만 시즌초에 영입한 오넬리 페레즈와 훌리오 데폴라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작년에 이어 재계약에 성공한 데폴라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꿰며 그대로 추락하고 만다. 본디 류현진과 함께 그나마 믿을만한 선발 자원으로 기대했지만, 작년 후반기의 모습은 실종되었고 못했던 전반기 모습만 계속 보여준 것이다. 이미 작년에 이어 최악의 성적을 이어나간 한화였기에, 더이상 그의 부활만을 기다릴 수 없었고, 그를 방출한 뒤 반격의 시초가 된 카림 가르시아를 영입한다.

오넬리 페레즈는 토마스와 데폴라에 이어 재차 팀의 마무리 투수로서 영입한 투수였다. 시즌초부터 불안한 투구를 이어갔으나, 그래도 꾸역꾸역 뒷문을 막아주는 경기를 이어갔고 점차 투구 내용도 개선되며 성적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였고, 여전히 공 자체의 위력이 타자를 이겨내지 못한다는 프런트의 판단 하에 6월 웨이버 공시되었다.

앞서 데폴라의 대체 용병으로 영입된 가르시아는 본래 08시즌부터 롯데에서 활약한 거포 타자였다. 롯데의 비밀번호를 끝내버린 시기 클린업으로 활약하면서 화끈한 퍼포먼스와 함께 호쾌한 라이너성 홈런으로 큰 인기를 얻은 선수로 한국 생활에 대한 적응을 전혀 걱정할 필요 없었다.

그리고 한국 무대 복귀하자마자 안타를 기록하더니 이후 2연속 만루홈런을 비롯하여, 끝내기 홈런과 결승 홈런 등 화려한 장타 솜씨를 뽐내 한화 이글스의 반격을 주도했다. 최종 성적은 0.246 18홈런 61타점 OPS 0.801을 기록했다. 단 72경기에 출전하여 낸 성적이기에 풀타임으로 환산하면 30홈런과 동시에 100타점을 노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가르시아의 성적은 준수했으나, 팀 사정상 타자보다 투수를 원했기에 재계약에는 실패했다.

바티스타 역시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오승환에게 밀리지 않을 구위와 변화구를 앞세워 삼진쇼를 펼쳤고, 한국에서 보기 드문 커터와 엄청난 낙폭의 커브는 그야말로 언터쳐블이었다. 비록 팀 성적은 좋지 않았으나, 패넌트레이스 막판 가르시아의 활약과 더불어 한화 팬들에게는 사이다가 되어준 투구를 보여줬고, 당연히 재계약에도 성공한다.




▲ 사실 10년도 한화를 생각하면 이 두 투수를 욕할수만은 없다




▲ 후반기 한화 돌풍의 주역이 되어준 대체 용병 2인방!



◆ 2012년, 브라이언 배스 / 션 헨 / 데니 바티스타

지난해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데니 바티스타를 그대로 끌고 가고, 가르시아 대신 선발 투수를 영입했다. 선발진이 약했던 팀 사정을 고려한 영입이었다.

하지만 이 판단은 그대로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는데, 우선 바니스타는 지난해 후반기와 같은 기대대로의 활약을 이어갔다. 오히려 시즌 초반 마무리 역할을 완수하는 것을 넘어 팀의 선발로서 활약했다. 제구가 조금 불안했지만 화려한 탈삼진 능력과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한화를 지탱했다.

다만 그 외의 투수들은 정말 KBO 역사상 수위에 손꼽힐만한 흑역사를 자랑한다. 우선 브라이언 배스는 단 2경기에 출장해 1 2/3이닝동안 9피안타 1피홈런 사사구 2개 등 최악의 피칭을 하며, 48.60이라는 화려한 자책점을 남긴채 방출됐다. 여담으로 2군에 내려가 있을 때도 그의 아내와 함께 블로거 활동의 일환으로 한국 맛집 탐방 및 관광 사진(!)을 찍어 올리며, 한화팬들의 울화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션 헨은 초유의 외국인 관광 투수였던 브라이언 배스의 뒤를 이어 들어왔으나, 그 역시 인상적인 활약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팬들의 뒷목을 강하게 압박하는 지지부진한 투구의 연속이었다. 결국 15경기에 출전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0승 2패 1홀드 8.40의 자책점을 남기고 올스타 브레이크 시기에 방출되었다. 결국 남은 시기는 추가 용병 없이 버티기로 결정했고, 바티스타를 제외한 나머지 용병들이 조기 퇴출하며 일찌감치 흑역사를 써내려간 시즌이라 할 수 있다.




▲ 흑판왕의 위엄을 그대로 이어가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던 바티스타




▲ 배스와 션은 한화 역사상 최악의 용병으로 남을 흑역사다



◆ 2013년, 데니 바티스타 / 대나 이브랜드

팀은 여전히 최하위를 멤돌고 있고 흑역사의 정점을 찍은 후, 이미 검증된 실력을 보여준 바티스타를 그대로 안고가기로 결정한 한화에서 다시 한 번 외국인 투수 영입 결정을 내렸다.

대나 이브랜드는 삼성에서도 오랫동안 노리고 있었던 투수로 메이저리그 커리어도 상당했고, 나이도 젋어 많은 팬들이 '혹시?' 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하지만 당시 한화라는 팀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브랜드가 상당히 호투를 해줬음에도 불펜이 귀신같이 실점하거나, 혹은 타선이 벙어리가 되어 점수를 내지 못한 채 그대로 강판되거나 하는 일의 반복이었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줬음에도 첫 승을 올린것이 무려 5월 말이 되서였다.

이후 성공가도를 달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172 1/3이닝 6승 14패 5.54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재미있는 점은 한화와의 계약을 맺지 않은 채, 그대로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 입단했고, 필승조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 한화팬들을 슬프게 했다. 투수 본인의 역량은 좋았으나 팀이 안좋으면 어떤 결과가 벌어지는지 보여준 전형적인 운없는 투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현상은 또다른 외국인 투수였던 바티스타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미 국내 최고의 에이스였던 류현진이 이탈한 상태에서 타선의 주역들도 대부분 부상이나 군입대 문제로 사라졌기에 한화와 동시에 본인의 커리어도 추락하고 만다. 결국 바티스타는 최선을 다했지만 29경기에 출장해 143 2/3이닝을 던졌고, 7승 7패 4.20의 자책점을 기록하며 재계약에 실패한다. 한화라는 팀의 성적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이 때가 한화 최고의 용병 투수를 보유했던 시기일수도 있다.




▲ 사실 이때가 한화 역사상 최고의 용병 듀오를 보유한게 아닐까?



◆ 2014년, 앤드류 앨버스 / 케일럽 클레이 / 라이언 타투스코 / 펠릭스 피에

14시즌은 다시금 모든 용병을 방출한 채, 새로운 외인으로 채워넣었다. 바로 전해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던 앤드류 앨버스는 물론, 확장된 용병 엔트리를 통해 가르시아 이후 오래간만에 타자 용병을 영입하게 된 것.

다만 초기에 영입되었던 케일럽 클레이는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한 이후, 꾸준히 제구 불안을 노출하며 6월에 방출되었다.

클레이의 뒤를 이어 들어온 타투스코 역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14경기에 출전해 2승 6패 7.07의 자책점을 남기고 짐을 싸야 했다.

반면 앤드류 앨버스의 경우 작년의 이브랜드와 흡사한 행보를 거쳤다. 다소 기복이 있었으나 꾸준히 선발자리를 지켜줬고, 워낙 한화가 답이 없는 상태였기에 겉으로 보이는 성적은 5.89의 자책점에 6승 13패에 지나지 않았으나, 세부적으로는 탈삼진도 많고 볼넷도 적은 이상적인 투구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재계약에는 실패했지만 시즌 말미까지 한화를 지탱해 준 얼마 되지 않은 선발 투수다.

답이 없던 외국인 투수진에 이어 용병 타자는 매우 잘 뽑아왔다. 펠릭스 피에는 제이 데이비스의 재림이라 할 정도로 호타준족이었고, 김태균을 제외한 다른 타자들이 식물인 타선에서 홀로 육식동물의 면모를 보여줬다.

또한, 순한 이미지가 많은 한화 밴치에서 끊임없이 파이팅을 외치고 경기 내외적으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줘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홈런을 친 뒤, 데이비스의 거수경례 세레머니를 따라한 것은 그야말로 백미라 할 수 있다.

타율 0.326에 17홈런 9도루 92타점으로 타선의 에이스 활약을 펼쳤지만, 에이전트가 욕심을 부려 스스로 협상 테이블을 걷어찬 탓에 재계약에는 실패하고 만다. 한화팬으로서는 오래간만에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제대로 된 용병 타자가 와서 기뻐했지만 1시즌만에 나가게 되어 상당히 아쉬운 입장이다.




▲ 용병 자체는 2년 연속 준수한 편이었다




▲ 얘네 둘 빼고



◆ 2015년, 나이저 모건 / 제이크 폭스 / 미치 탈보트 / 쉐인 유먼 / 에스밀 로저스

오래간만에 대규모 선수가 오고 간 시즌이다. 우선 타자쪽에서는 나이저 모건과 제이크 폭스 2명의 선수를 사용했다. 나이저 모건은 일본 리그 경험을 거친 타자로서 메이저리그 경험도 풍부한 네임드 선수였다. 특히 안타를 친 후, 베이스에서 행하는 T-플러시 세레머니는 유명했다. 다만 한화에서는 그게 전부인 선수였다.

이미 시범경기때부터 타격에 대한 의문감을 남기더니 과한 세레머니 남용으로 인해 김성근 감독의 눈 밖에 났고, 팬들의 시선도 나빠졌다. 결국 10경기에 출장해 0.273의 타율과 5타점 2득점의 성적을 남기고 그대로 퇴출되었다.

대체 용병으로 들어온 폭스는 15시즌 기준으로 최저 몸값을 자랑(?)한 용병이었는데, 한국 문화에 잘 적응하며 팀과도 융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허벅지 부상을 당한 이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8월이 와서야 제대로 1군에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1군에 등록된 이후의 활약은 준수한 편으로 선발 포수로 출장하는 이색 기록을 세우는 등 여러모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내외야 여러 포지션을 겪어봤다는 점 외에 딱히 장점이 없었고, 38경기 출장에 0.278의 타율과 7홈런 25타점을 남기고 재계약에 실패한다.




▲ 멘탈만은 좋았던 타자 듀오



쉐인 유먼은 이미 롯데에서 3시즌동안 에이스급 활약을 해준 정상급 투수였다. 다만 고질적으로 좋지 않은 무릎 덕에 공에 힘이 실리지 않았고, 나이에 따라 기량이 쇠락하고 있던 시기였다. 결국 17경기 출장에 91 2/3이닝을 소화했고, 4.52의 자책점으로 나름 준수한 활약은 펼쳤지만 이대로는 어렵다고 판단된 프런트에 의해 중도 퇴출되었다.

미치 탈보트 역시 유먼과 다르지 않았다. 한화의 팀 전력이 안정되지 않은 탓도 있겠으나 탈보트 스스로의 투구도 위력적이지 않았다. 다행히 2군에 내려갔다 온 이후로는 정상급의 구위를 되찾아 선발진의 에이스 역할을 해줬고, 세드릭 바워스에 이어 무려 8년만에 나온 외국인 10승 투수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유먼의 대체 용병으로 들어온 에스밀 로저스는 데뷔전부터 완투승을 거두더니 이후 kt전에서도 연속 완봉승을 거두는 등 초유의 스타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한화가 시즌 막판 5강 경쟁을 할 수 있던 까닭도 순전히 로저스의 활약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공의 위력은 물론 밴치에서도 팀에 파이팅을 불어넣는 등 호쾌한 성격으로 팬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패넌트레이스가 거의 종료되어가는 시점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10경기에 출전해 75 2/3이닝을 던졌고, 6승 2패 2.97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현재 KBO 역대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비싼 몸값을 기록했고, 그만큼의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다.




▲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던 탈보트와 유먼




▲ 시즌 막판에 합류해 충격적인 완투승 데뷔전을 치른 로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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