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별 결산④] 여러번의 굴곡 겪은 진에어! 이번 시즌에서 얻은 도약의 해답

게임뉴스 | 원유식 기자 | 댓글: 26개 |
무더운 여름 날씨에도 지치지 않고, 숨 가쁘게 달려왔던 2016 롤챔스 섬머 정규 시즌의 모든 일정이 종료되었다. 신 3강 구도부터 강팀의 약세 등 많은 이야기와 반전이 있던 이번 섬머 시즌은, 마지막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어느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티켓을 거머쥘지 예상하기 힘들었다.

예상치 못한 반전과 이슈로 가득했던 이번 섬머 시즌. 인벤팀에서는 정규 리그 종료를 맞이하여, 치열했던 섬머 시즌을 팀별로 결산하여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그 네 번째 주인공은 진에어 그린윙스(이하 진에어)이다.




▲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출전 준비한 진에어 그린윙스!


■ 굳어진 탑 메타, 진에어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플레이 메이커'

2016 롤챔스 스프링 시즌, 많은 팀의 로스터 변화가 있었다. 진에어 역시 로스터에 변화가 있었다. 기존 진에어에서 주전급 선수들의 대거 이동이었기 때문에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팀의 주전 자리에 있던 메인 선수들이 이탈했지만, 진에어는 험난한 여정으로 생각되던 스프링 시즌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러한 진에어의 스프링 시즌 모습에서는 '불안감'이 아닌, '기대'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엔트리가 바뀌었음에도 진에어가 가진 팀 색깔은 변하지 않았다. 진에어는 이전에도 '지공' 메타라고 불리는 장기전 양상의 운영을 활용한 팀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공 메타의 메리트는 크지 않아 보였다. 오히려 진에어가 보여주는 경기 양상은 '단점'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바로, '강력한 한방', '스노우 볼링'의 부재가 대표적이다.

이런 스노우 볼링을 할 수 없는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결단력 있는 '플레이 메이커의 부재'이다. 특히, 스프링 시즌에 굳어진 탑 메타는 진에어의 발목을 잡는 데 한몫했다. 진에어의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소화해줄 '트레이스' 여창동의 챔피언 풀이 강제로 좁아졌기 때문. 독특한 챔피언을 선택하며, 라인 주도권을 잡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활약하던 트레이스의 화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 자연스레 진에어는 플레이 메이커를 소화해줄 선수를 잃고 만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수행할 선수가 단 한명 뿐이라는 것. 따라서 진에어가 2016 롤챔스 섬머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트레이스를 제외한 '플레이 메이커'를 찾아야 했다.




▲ 기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담당하던 '트레이스' 여창동


그리고 시작된 섬머 시즌. 1라운드 4일 차 경기에서 진에어는 롱주 게이밍과 대결을 펼쳤다. 누구의 승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이 첫 경기에서 진에어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다. 진에어가 숙제로 안고 있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바로, '블랑' 진성민을 기용하며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보충했고, 느릿느릿한 운영인 지공 운영에서 과감한 속도감을 얻은 속공 운영으로 변화를 꾀한 듯 보였다.

진에어는 정규 시즌 첫 경기부터 쿠잔을 대신해 블랑을 기용했다. 신인 선수의 첫 출전은 플레이 메이커로서의 기용이었을까? 무대 적응을 위해서였을까? 여기서 진에어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한다. 블랑은 경기 내내 신인답지 않은 깔끔하고 차분한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그의 플레이는 과감했지만, 무리가 없었다. 블랑은 적극적인 플레이로 첫 데뷔 무대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런 블랑의 놀라운 플레이에 해설 위원들은 데뷔전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준 신인은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생각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블랑이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주며, 진에어의 운영에도 속도가 붙었다. 적극적으로 게임을 주도하는 블랑의 성향이 팀 색깔을 정반대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 신예답지 않은 침착함이 돋보이는 블랑과 진에어의 놀라운 경기력!


■ 주춤하기 시작한 진에어의 경기력과 부서지는 멘탈?

이런 진에어의 활약은 계속되었다. 치열한 승강전을 뚫고 올라와 롤챔스에서 돌풍을 일으키던 ESC 에버를 잡아내며, 신 3강 구도를 형성했다. 이어 진에어는 함께 신 3강 구도를 형성하던 삼성에 패배하며 주춤했지만, 금세 안정감을 되찾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안정감을 되찾은 진에어의 모습에는 '쿠잔' 이성혁의 교체 기용이 있었다. 과감한 시도와 적극적인 블랑의 모습과는 반대로 쿠잔은 경기를 안정적으로 풀어나갔다. 또한, 특유의 노련하고 침착한 플레이로 강력한 상대와의 맞라인전에서도 밀리지 않고 안정감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진에어는 이런 기세를 몰아 강팀 SKT T1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SKT T1에 첫 패배를 안겨주었고,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


▲ 쿠잔의 기용으로 안정감을 실어준 진에어의 조합!


하지만 이런 좋은 기운도 잠시, 진에어가 주춤하기 시작한다. 진에어는 MVP와의 대결에서 2:0으로 참패당한다. 이때부터 진에어의 멘탈에 문제가 생겼는지도 모른다. 다음에 펼쳐진 락스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도 패배하며, 진에어의 엄청난 기세가 한풀 꺾인 듯 보였다. 시즌 초반에 진에어가 보여주었던 빠른 속도감과 완성된 경기력은 사라져버렸다.

또한, MVP 전에서 보여준 트레이스의 행동이 문제가 되며, 제재를 받았다. 트레이스의 이 행동으로 진에어는 주의 1회가 누적되었다. 트레이스는 MVP 전에서 경기가 종료되기 직전 고의로 접속을 해제했다. 흔히 말하는 '빡종'을 한 것. 이 제재로 진에어는 주의 1회가 누적되었는데, 주의가 2회 누적될 경우 '경고'가 부과되어 세트 득실 1점이 차감된다. 연패로 성적이 좋지 않은 진에어에 이러한 주의 누적은 큰 부담감이 되었을 것이다.

MVP 전에서 진에어가 보여준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이리저리 휘둘리며 힘든 경기를 치른 진에어 선수들의 입장은 충분히 지쳤을 만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고의로 접속을 해제한 것은 명백한 매너 위반 행위이다. e스포츠도 엄연한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경기에서 패배가 확정된 순간 자리를 지키지 않은 것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난 자세이다. 주의를 받을만한 행동을 한 것. 이는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는 행동이다.

이제는 선수의 멘탈에도 문제가 온 듯 보였다. 순탄했던 진에어의 연승 기세는 꺾였고, 계속해서 추락했다. 시즌 초반, 팀 색깔에 반전을 꾀하며 상위권 진출을 꿈꿔왔던 진에어가 무기력한 모습으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진에어는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5승 4패, 5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 변명의 여지가 없는 트레이스의 '빡종' 사건


■ 2라운드 시작! 부러진 날개의 진에어, 더욱 깊어진 연패의 늪

진에어는 저력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분위기 반전에는 실패한다. 일방적으로 패배하지 않았지만, 특유의 지공 메타를 선보이며 끈질긴 면모를 보였다. 딱 거기까지였다. 진에어는 여전히 다른 팀에 비해, 속도감이 떨어지는 게임을 계속했고, 연패의 늪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다.

진에어는 내리 7연패를 기록하며 더욱 깊은 연패의 늪으로 빠졌다. 선수 멘탈 문제도 큰 균열이 생긴 듯, 다시 한 번 접속 종료로 주의 1회를 받고 주의 누적으로 경고를 받는다. 이번에 고의로 접속을 종료한 선수는 '파일럿' 나우형. 연패를 기록하며,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진에어의 성적에 다시 한 번 흠집을 냈다. 진에어는 떨어진 경기력과 선수의 멘탈 문제로 큰 위기에 봉착한다.


▲ 54분, '티모' 상대로 진에어가 승리하기까지 걸린 시간.


2라운드에서도 계속해서 연패를 기록한 진에어. 이어진 kt 롤스터와의 경기에서 진에어의 떨어진 경기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롤챔스 섬머 42일 차 1경기에서 kt 롤스터는 밴픽 단계에서의 실수로 티모를 픽하고만다. 팀 단위 경기에서 적합하지 않은 티모를 상대로 진에어는 50분이 넘는 치열한 경기 끝에 진땀승을 거둔다. 실수로 나온 예능 챔피언을 상대로 힘든 승리를 거둔 것. 진에어의 추락한 경기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경기였다.

진에어는 여전히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진에어의 최우선 과제는 승강전 탈출로 굳어졌다. 그러기 위해서는 1승이라도 필요한 상황. 진에어는 의지를 다진 듯, 아프리카와의 경기에서 엄청난 집념을 보여주며 8연패를 끊는 데 성공한다.

아프리카와의 3세트에서 진에어는 승리를 향한 강한 집념을 보여주었다. 트레이스의 백도어, '윙드' 박태진의 니달리 '덫' 사망. 많은 명장면을 보여주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백도어 실패에도 불구하고 진에어 선수들은 멘탈을 잡았고,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 명장면 속출! 트레이스의 백도어 실패와 윙드의 허무한 죽음


■ 자력으로 강등권 탈출 성공! 유종의 미 거둔 진에어 그린윙스

진에어는 8연패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강등의 위기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 진에어는 앞으로 남은 경기의 성적에 따라 강등 '위기'와 '탈출'의 열쇠가 달려있었다. 힘들게 8연패를 끊은 진에어가 SKT T1과 맞붙었다. 강팀 SKT T1과의 경기에서 패배했지만, SKT T1을 상대로 한 세트를 따내며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진에어는 ESC 에버와 맞붙었다. 외나무다리 매치에서 진에어가 조금 더 유리했다. 한 세트만 따도 자력으로 승강전 탈출을 할 수 있었기 때문. 진에어는 침착하게 ESC 에버에 승리를 거두며 승강전을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특유의 지공 메타로 ESC 에버의 진을 빼놓으며 2:1로 승리를 거두었다. 진에어는 1승을 챙기며, 유종의 미를 거두며 정규 시즌을 마무리한다.




▲ 유종의 미 거두며, 섬머 시즌 마무리한 진에어 그린윙스


시즌 초반, 팀 색깔에 반전을 꾀하며 상위권 도약을 꿈꾸던 진에어는 추락했다. 진에어에 꼭 필요하던 '속도감'을 안겨준 변화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다시 진에어는 이전의 팀 색깔로 돌아왔다. 장기전 양상에서 강세를 보이는 진에어의 특징은 '집중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기가 오래갈수록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는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진에어는 집중의 끈을 놓지 않는다. 오로지 승리에 대한 집념만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진에어의 지공 메타는 강팀을 상대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강팀의 최대 강점은 바로 '빠른 속도감'이다. 강팀은 이득을 기점으로 스노우 볼을 굴리는 데 능하다. 스노우 볼링에 가장 필요한 덕목은 '결단력'이다. 진에어는 이러한 '결단력'의 부재가 큰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득을 기점으로 스노우 볼을 굴리며 게임의 속도를 높여야 하지만, 진에어는 이득을 봐도 다시 무난한 성장 구도를 갖는다.

진에어의 이러한 면모는 강팀에게는 '추격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과 다름이 없다. 진에어의 공식은 결국, 무난하게 이길 수 있던 게임에서 패배하거나, 힘들게 승리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깔끔한 승리를 거두었던 시즌 초반을 되새겨보면, 진에어의 경기에는 결단력이 있었다. 이러한 '결단력'의 중심에는 신예인 블랑이 있었는데, 바로 블랑의 적극적인 플레이 성향이다. 시즌 초반의 진에어의 경기력에는 '속도감'과 '활력'이 있었다.

진에어는 도약을 위해서 하루빨리 이러한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이번 시즌은 진에어 선수들에게 매우 힘든 시즌이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시즌 초반, 분위기 반전으로 강세를 보였던 진에어는 금세 연패의 고비를 겪어야 했으며, 반전에도 번번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은 진에어가 어떤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답안을 제시해준 시즌이다. 진에어에게는 도약하기 위한 시간이 주어졌다. 얼마나 단점을 극복하냐, 팀 색깔의 반전을 꾀하냐가 진에어에 주어진 가장 큰 숙제이다.


■ 진에어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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