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두 번의 실패 딛고, 새로운 스타일로 정상 노리는 '임팩트' 정언영

인터뷰 | 임혜성, 박채림 기자 | 댓글: 66개 |
플레이 스타일이라는 건 쉽게 바뀌지 않는다. 보통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유저들도 수비적으로 하던 사람은 좀처럼 공격적으로 플레이하지 못하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물론, 개인 기량이 우수한 프로게이머들은 두 가지를 모두 잘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중에서도 더 잘하는 스타일이 있기 마련이다.

'임팩트' 정언영은 SKT T1 K에서 세계 최정상에 오른 최고의 탑 라이너다. 하지만 그는 항상 고평가를 받지 못했다. SKT T1 K 소속 선수들이 모두 각 포지션 별로 올해의 선수상을 받을 때, 그는 혼자 자리를 지킨 채 동료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당시 커리어로만 따졌을 때, 정언영이 올해의 선수상을 받는 것이 어쩌면 당연했다. 문제는 하나였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화려하지 않은 밸런스 형이었기 때문이다. 꾸준히 잘했지만 정언영은 임팩트가 부족했다.

플레이 스타일이라는 게 그렇다. 하루아침에 바꿀 수도 없고, 자신이 잘하던 것이기에 바꿀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도 못한다. 그러나 '임팩트' 정언영은 다시 한 번 세계 정상을 노리기 위해, 변화를 꾀했다. 이전에도 잘하던 선수가 굳이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자주 다니던 쉽고 안전한 길이 아닌,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어렵고, 고단한 길을 택하는 것이니까.

그럼에도 그는 다시 세계로 나가기 위해 고통을 감내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3번의 이적 끝에 팀을 세계 최고의 무대에 올려놨다. '임팩트' 정언영은 어떻게 공격적인 탑 솔러가 됐을까. 그가 얻은 깨달음, 그리고 자신감에 대해 직접 들어보자.





오랜만이다.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올해 초 NRG e스포츠에 있다가 Cloud9으로 이적해 3년 만에 롤드컵 진출에 성공한 '임팩트' 정언영이다. 내가 롤드컵에 진출하자마자 (채)광진이 형이 부럽다고 메시지를 보내더라(웃음). 뿌듯했다.


먼저 롤드컵에 진출한 것을 축하한다. 정말 극적으로 롤드컵에 진출했다. 두 번의 실패가 있었는데,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롤드컵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최대한 잘하고, 열심히 해야겠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준결승에서 임모탈스를 이기니까 우승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승전에서 TSM을 만났는데, 아쉬웠던 점이 있다. 우리가 당시 메타를 잘 알지 못했다. TSM의 밴픽이 훌륭했고, 우리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했던 거 같다. 1세트에서는 스노우 볼을 잘 굴려서 깔끔하게 이겼는데 2,3세트에서는 라인전부터 조금 밀렸다. 그렇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자신감을 얻었다.

솔직히 엔비어스에게 패배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고, 임모탈스도 이길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당시 탑 메타를 내가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픽들과 개념들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가져와 많은 이점을 얻어 이길 수 있었던 거 같다(웃음). 내 입으로 자랑하려니까 조금 민망하다.


롤드컵에 진출한 소감은 어떤가?

조금 얼떨떨했다. 마지막 4세트에서 우리가 이기고, 롤드컵 진출이 확정됐을 때 기분이 좋긴 좋았다. C9에서 나를 영입한 것인데, 그 투자에 보답한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구단주인 잭이 선수들보다 더 좋아했을 것 같다(웃음). 3년 만에 롤드컵이라 좋기도 하지만, 너무 오랜만이라 낯설었다. 경기 전에 우리 팀의 정글러인 '미티오스'가 "너는 3년마다 롤드컵에 가니까, 6년째인 올해 롤드컵에 갈 것이다"라고 계속 말했는데, 진짜로 가게 돼서 신기했다.


벌써 3번째 이적이다. 첫 팀이었던 팀 임펄스, NRG e스포츠를 거쳐 Cloud9에 둥지를 틀었다.

팀 임펄스에서는 경기에만 집중할 수 없는 안 좋은 상황이 많았다. 미드 라이너였던 'XiaoWeiXiao'가 대리 게임을 해서 분위기도 좋지 않았고, 그래서 계속 팀 임펄스에 있으면 롤드컵에 진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롤드컵을 정말 가고 싶었다. 그러던 중에 NRG e스포츠에서 제의가 왔다. 프로게이머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연봉도 꽤 컸었고, 멤버들도 괜찮았다. 결과는 그렇게 좋지 않았지만... 열심히는 했다.

그렇게 두 번의 실패를 겪고 나니, 신생팀을 들어가는 것 보다는 기존의 명문 팀에 들어가서 내가 스며드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Cloud9으로 이적 후, 이전과는 다르게 뭔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나?

한국에서 처음 시작했을 땐 내가 잘하고, 뭔가 되겠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미국으로 이적한 뒤부터 실력이 떨어진 것 같기도 했고, 손발도 안 맞았다. 나 자신의 실력에 대해서 항상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내가 C9 이적을 결정한 이유 중에는 원거리 딜러 '스니키'와 미드 라이너 '젠슨'이 꽤 큰 비중을 차지했다. 솔직히 말해서 롤은 결국에는 딜러 게임이다. C9에 입단하고, 연습만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최소 4강은 갈 것 같았다.


현재 Cloud9의 헤드 코치로 '래퍼드' 복한규가 있다. 많은 도움이 됐나?

구단주인 잭이 나에게 괜찮은 코치가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했다. 세 명의 코치 중에 내가 (복)한규 형을 추천했고, 테스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같이 하게 됐다. 한규 형은 약간 사람이 한국 스타일이 아니다. 자유분방해서 금방 북미 팀의 분위기에 적응을 빨리했던 거 같다. 처음에는 트러블도 없진 않았다. 프로게이머들은 원래 고집이 있다(웃음). 선수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서로 존중해주는 방안을 찾았고 지금은 문제없다. 한규 형은 픽이나 운영을 이야기할 때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편이다.





정규 시즌 초반 팀이 많이 흔들렸었다. 뭐가 문제였던 것 같나?

어쩔 수 없었던 게 처음 팀에 적응하는 과정이라 손발이 안 맞았다. 아까도 말했듯이 내가 영어 실력이 부족해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못 했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취침 시간을 정했고, 그 시간 이후에는 인터넷을 아예 끊어서 바이오 리듬을 잡기 위한 환경을 조성했다. 할 게 없으니 다들 자게 되더라(웃음). 이런 노력과 나의 영어 실력이 조금씩 늘어가면서 시즌 중반부터는 꽤 좋은 경기력이 나온 거 같다.


오랜만에 한국의 솔로 랭크를 해보니 어떻던가? 1년 전과는 많이 다른 느낌인가?

내가 1년 만에 귀국해 계정이 휴면 상태가 됐다. 그런데, 내가 휴대폰을 안 쓰고 있어서 본인 인증을 못했다(웃음). 그래서 친구 목록에 있는 선수들에게 안부도 전하지 못했고, MMR도 꽤 낮은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했다. 그런데도 정말 재밌다. 하지만 솔로 랭크를 자주 돌리는 편은 아니다. 랭크 게임을 열심히 해서 점수를 올려야 프로게이머들도 만나고, 더 재밌고 도움도 될 거 같은데, 요즘 체력이 부쩍 떨어진 느낌이다. 스크림 일정을 소화하고 나면 피곤해서 일찍 잔다. 늙었나? 스크림을 할 때 엄청 집중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요즘 솔로 랭크와 스크림의 메타도 완전히 갈린다. 예전에는 솔로 랭크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챔피언이 있으면, 웬만하면 대회에서 쓸 수가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조건이 더 까다로워져서 솔로 랭크에서 좋은 챔피언이 스크림에서도 좋다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팀 게임에서는 좋은 챔피언인데, 라인전이 약하면 솔로 랭크에서는 연습하기 어렵다. 그래도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한 틈틈이 솔로 랭크를 하려고 한다. 개인기 면에서는 확실히 도움이 된다. 운동을 다시 시작해서 체력을 키워야겠다.


미국에서 2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많은 면에서 한국과 달라 힘든 점도 많았을 거 같은데?

우선 친구를 만나지 못한다는 게 힘들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운전면허가 없어서 휴가 기간에 그냥 집에만 있다. 할게 없는거다(웃음). 숙소에 틀어박혀 인터넷이나, 영화, 만화책 등을 보면서 시간을 때웠다. 자유로운 교도소?(웃음). NRG 시절에는 탑만 잘하는 팀이라는 소리를 몇 번 들었다. 그때마다 기분이 그렇게 좋진 않았다. 내가 잘하는 것이 팀 성적과 이어지지 못하면 큰 의미가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크게 활약하지 못해도 팀 성적이 좋은 게 훨씬 바람직하다고 본다. 팀 성적이 좋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었다.


그럼에도 북미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솔직히 작년에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 내가 팀 임펄스를 나갔다는 소식이 한국에 빠르게 전해졌으면 제의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NRG에서 나의 팀 탈퇴 소식이 알려지기도 전에 거의 계약 종료와 동시에 제의가 왔다. 프로게이머의 기량을 알려주는 객관적인 지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연봉인데, NRG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팀원을 정할 때도 나의 의견을 전적으로 들어준다고도 했다. 그래서 NRG를 선택하게 됐다.

NRG에 들어간 후, 조금 후회됐던 것도 있다. 내가 멤버를 정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스며들 수 있는 팀이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이때 처음으로 들었다. 만약, NRG가 좋은 조건으로 제의하지 않았다면 한국에 있었을 거 같다. 당시 한국 솔로 랭크 기준으로 랭킹 10위권 안에 들었으니까. 누가 데려가지 않았을까(웃음)?





그럼 Cloud9를 선택한 것도 본인이 스며들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해서인가?

C9에서 제의가 오기 전에 이번에도 롤드컵 진출에 실패하면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생각을 했었다. 미국에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성적을 못 낼 바에야 한국 가서 다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팬들과도 소통하고 싶었고, 내가 경기에서 높은 기량을 보이면, 결국에 조건은 따라오게 돼 있다. 그래서 이기적이지만, NRG에 있을 때 팀원들은 신경을 쓰지 않고, 내 실력만 끌어 올리거나, 유지하자는 생각도 잠시 했었다. 그런 마인드로 게임을 하는 건 안 좋은 것 같다.

그러다 C9에서 제의가 왔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북미에서 이룬 게 하나도 없었다. 결승전에 한 번도 못 가보고, 롤드컵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이대로 한국에 돌아가면 뭔가 부끄러울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C9에 들어온 거다.


시즌 중반부터 치고 올라오더니, 정규 시즌을 3위로 끝마쳤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플레이오프에서 내가 폼이 많이 올랐다. 이상하게 나는 내 실력이 그대로라고 생각했는데, 상대가 점점 못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랬을 리는 없으니, 내 라인전 판단 능력이 올라온 거 같다. 그 덕분에 내가 라인 주도권을 잡아서 잘 풀어갈 수 있었다. 임모탈스와의 경기에서는 솔직히 경기를 보면 아는데, 정말 '레인오버' 김의진이 탑을 많이 후벼 팠다. 내가 갱플랭크를 했는데, 렉사이-리븐으로 계속 다이브를 하더라. 아직도 기억이 난다. 어찌 버티다 보니 이기긴 했다.

'후니' 허승훈의 폼이 떨어졌다는 평이 있는데, 폼은 그대로인 것 같다. 다만, 욕심이 많은 거 같다. 안죽을 상황도 무리하다가 죽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 욕심만 줄이면 무조건 잘할 선수다. 당시 내가 컨디션이 더 좋았던 거 같다. 임모탈스의 장점이 탑-정글 캐리인데, 그 두 명이 못 만들면 지는 거다.


나르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한동안 기량이 그렇게 좋지 못했었는데, 각성 계기가 있나?

팀이 시키는 거보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니까 좋은 성적이 나왔다. 우리 팀이 트런들을 좋아했는데, 나르를 만나니까 힘들더라. 그 경기에서 내가 든 생각이 '나르 내가 하면 더 잘할 것 같은데?'였다. 이후부터 내가 하고 싶은 픽과 좋아 보이는 픽들을 주로 했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픽은 곧 좋은 픽이다. 롤을 6년 동안 했는데, 무슨 부귀영화를 더 누리자고 재밌는 챔피언을 찾겠나(웃음). 재미는 솔로 랭크에서 찾으면 된다. 적극적으로 내 의견을 피력하면서부터 기량이 늘어났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전에도 내가 잘한다고 생각했지만(웃음)...


'러쉬' 이윤재와 Cloud9에서 같이 뛰고 싶은 생각은 없었나?

처음부터 같이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젠슨'도 미국인이 아니라서, 나까지 들어가면 규정에 어긋난다. 물론, 환경만 됐다면 같이 하고 싶었다. (이)윤재 형은 게임 밖에서는 똑똑한데 게임 안에서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플레이 하는 편이라 내가 도와주려고 쉔을 많이 했었다. 팀 임펄스에서 게임을 할 때 정말 즐거웠다. 내 생각에는 윤재 형은 한국 팀에서 1년 정도 운영이나, 피드백 방법을 배우면 훨씬 잘해질 수 있는 선수라고 본다.





미국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Top Die' 밈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

탑 다이가 한국어로 말하면 탑 죽음이다. 소위 말하는 콩글리시인데, 'I solo killed enemy'가 말하기 귀찮았다. 내가 영어를 제대로 배운 것도 아니고, 알아들으면 되는 것 아닌가(웃음). 그래서 편하게 'Top Die'라고 했다. 정글러인 '미티오스'가 인터뷰에서 '임팩트'가 솔로 킬을 낼 때마다 'Top Die'라고 말한다고 해서 유명해진 것 같다. 이 반응에 대해서는 굉장히 긍정적이다. 그런 유행어 같은 게 생긴다는 게 좋은 거다. 물론, 그분의 야구 방망이와는 비교도 안 된다. 그건 무서울 수도 있지 않은가...


롤드컵에 뛰어난 기량의 탑 라이너들이 많은데, 파워 랭킹을 매겨줄 수 있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스멥-루퍼'는 잘한다. 두 명 모두 라인전을 신기하게 잘한다. 남들과 다르게 머리를 쓰고, 보는 것 같다. 특히, '스멥' 송경호는 머리를 더 잘 쓴다. 감각으로 하는 것 같기도 한데, 내 생각에는 게임 지능이 뛰어난 것 같다. 그 둘을 빼고는 딱히 잘한다는 느낌을 받은 선수는 없다. 다른 탑 라이너들도 스크림에서 실수를 했거나, 그 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 방심은 절대 안 할 거다. 롤드컵에 진출한 탑 라이너들이 못할 수가 없다. '스멥-루퍼'가 잘한다는 이유는 단순하게 내가 져서가 아니다. 이것도 조금 자기 자랑인 거 같은데... 내가 라인전을 이겼을 때 하는 압박을, 상대가 이겼을 때 나에게 똑같이 가하더라. 느낌이 비슷한 걸 어떡하겠나(웃음).


얼마전 인터뷰에서 SKT T1 시절의 '임팩트'가 돌아왔다는 말에 대해서 "지금의 난 SKT T1 시절보다 더 잘한다"라는 자신감 있는 발언을 했었는데?

SKT T1 시절에는 서포터 식으로 많이 했었다. 솔로 킬 욕심도 내지 않았고, 안정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갔다. 이제는 내가 주도적으로 하고, 많이 움직이고 성과도 잘 내는 편이다. 이렇게 바뀌게 된 계기는 간단하다. 내가 쟤보다 잘하는데 왜 수비적으로 해야지?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해 플레이 스타일을 바꿨다. 개인기는 계속 비슷했었는데, 깨달음을 얻어 발상의 전환을 했다. 이렐리아 같은 챔피언도 리스크가 커서 원래는 선호하지 않았다. 이번 정규 시즌에서 이렐리아를 2~3번 써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위와 같은 마인드를 가지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Cloud9의 조별 예선 순위는 어떻게 나올 것 같나?

1위 자리를 노리는 것은 조금 오버다. 우리는 북미 3위로 롤드컵에 진출한 팀이다. 하지만 2위는 충분히 노려볼만하다. 이제부터는 나 개인 기량보다는 팀 호흡을 맞춰야 더 좋은 성과가 나올 것 같다. 솔로킬이라는 게 원래는 말이 안 되는 거다. 특히, 롤드컵과 같은 세계 무대에서는 무게감이 달라 서로 조심스럽기에 더 안 나올 것이다. 나도 웬만해서는 욕심을 안낼 생각이다. 팀 적으로 좋은 운영을 하고, 스노우 볼을 굴릴 줄 알면 2위는 가능할 것 같다.

SKT T1이 1위를 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 최근 폼이 안 좋았다. 유출된 TSM과의 스크림을 봤는데, 2:1로 패배했다. 마지막 3세트에서도 TSM이 바론에 집착하다 던져서 진 거라고 본다. 휴가에서 복귀한 지 얼마 안 됐기도 했고, 스크림은 스크림일 뿐이긴 하지만... 우리가 조금 더 발전한다면 상대해볼 만하다. 2위가 목표이긴한데, 확답은 못하겠다(웃음). 붙어보질 않아서...





항상 북미는 저평가 받았는데, 이번엔 조금 다른 거 같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북미가 올해 2위 전력인 것 같나?

스노우 볼을 굴리는 걸 보면, 던지는 경향이 많이 줄고, 시야 장악 면에서도 발전해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확실히, 더 잘해지긴 했다. 그래도 여전히 고질병이 있다. 너무 바론을 좋아한다. 바론을 시도하다가 게임이 뒤집히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상위권 하위권 할 것 없이 진짜 바론을 이상할 정도로 좋아한다(웃음).


TSM과 비교했을 때, Cloud9의 전력은 어느정도 인것 같나?

최근에는 스크림을 안 해서 모르겠다. 그래도 비슷비슷한 거 같다. TSM이 그림을 잘 그린다. 오브젝트를 가져가는 과정이 대단히 부드럽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부족해서 TSM에 비하면 70~80%의 전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온 것도 팀적인 운영과 오브젝트 컨트롤에서 성과를 얻기 위해서다. 개인 기량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MSI와 롤드컵은 대회 중에 메타가 자주 변한다. 그런데도 이번 롤드컵에서 급부상할 것 같은 픽이 있나?

이미 모든 팀이 알고 있겠지만, 그부분에서는 전력상 유출이 될 수도 있어서 말을 아끼겠다. 의외의 조커 카드가 될 수가 있는 픽은 클레드라고 생각한다. 클레드가 궁극기를 사용하면 이동속도가 900까지 올라가는데, 궁극기를 사용한 걸 알아도 죽는 경우가 많다. 딜러를 잡기에도 좋고, 탑 딜러 메타에서 꽤 좋은 포식자다.


다크 호스가 될 팀을 하나 뽑아줄 수 있나?

흠... 어렵다. 조별 예선을 봐야만 알 수 있을 거 같다. 왜냐면, 지난주 메타와 이번 주 메타가 다르다. 롤드컵 당일 메타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판이라 예측할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한국 팬들에게 얼굴을 안 보인지 오래됐다. 다 까먹으셨을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롤드컵에 진출해서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릴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롤드컵에서 정말 열심히 할 테니까 이기든 지든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 졌을 때는 안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오겠지만, 정말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물론, 한국 팀과 붙을 때는 나 같아도 한국 팀을 응원하겠다(웃음). 그래도 내가 나온 경기에서 격려와 응원을 해주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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