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불붙은 한중대전! 자존심 걸린 8강 매치업, 팀 별 승리 시나리오는?

기획기사 | 김병호 기자 | 댓글: 64개 |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이번에는 아주 제대로 붙었다. 그룹 스테이지 8일 차 월드 챔피언십 SKT T1과 플래쉬 울브즈의 경기일정을 마지막으로 8강 대진이 완성됐다. 삼성, ANX, H2K, C9이 한 켠에 배치되어 서로 웃는 와중에 다른 한 켠은 전쟁준비가 한창이다. 락스 타이거즈와 EDG, SKT T1과 RNG가 맞붙은 한-중 매치업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은 LoL e스포츠 역사에서 진심으로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한국에게 중국은 'LCK는 세계 최강 리그'라는 명성에 큰 흠집을 내어논 존재다. 초대 MSI 우승 자리를 빼앗았고, '0' 하나 더 붙는 자본력으로 선수들을 데려가고, 국제대회에서 매번 마주쳐서 신경쓰이게 만든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그토록 바라던 국제대회 우승은 MSI를 제외하고 매번 한국팀에게 빼앗겨왔다. 많은 돈을 들여가며 최고의 선수를 데려와도 한국은 언제나 정점의 기량을 보여줬다. 한국만 없었다면, 13-14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로얄클럽이 우승했을수도 있는 일이다.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도 한국의 강함을 사진 못했다.

인연이라면 인연, 악연이라면 악연의 두 지역이 또 한 번 결자해지에 나선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중국팀의 경기력이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는다. 한국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두 매치업의 경기 양상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지 시나리오를 써봤다. 각 팀이 써내릴 최상의 승리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락스 타이거즈 vs EDG] 뭐라고? 아직 한 번도 붙어본 적 없다고?






락스 타이거즈와 EDG는 아직까지 국제대회서 자웅을 겨뤄본 적이 없다. 국제대회에 자주 얼굴을 비추는 두 팀이 이번 대회에서야 첫 대결을 벌인다.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은 락스 타이거즈가 훨씬 좋았다. 락스 타이거즈와 EDG 는 모두 4승 2패로 그룹 스테이지를 통과했다. 그러나 락스 타이거즈는 패배할 때도 쉽게 지지 않는 모습을 보인 반면 EDG는 패배할 때 모습이 매우 무기력했다.

양 팀의 대결서 락스 타이거즈의 우세가 점쳐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탑 라이너간의 대결에서 무게 중심이 락스 타이거즈에 크게 쏠려있기 때문이다. 락스 타이거즈의 탑은 LCK 스프링, 섬머 시즌 MVP인 '스멥' 송경호가 맡고 있다. 송경호는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G2와의 경기에는 케넨으로 한타를 완벽하게 뒤집는 궁극기 사용을 보여준 바 있다.

EDG의 탑 라이너 '마우스'는 정규시즌보다 하락한 듯 보이는 기량으로 EDG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다. 그는 서포터로 팀에 합류했다가 기존 탑 라이너인 '코로1'이 부진하자 그를 대신해 탑을 담당했다. 정규 시즌에는 항상 라인전을 안정적으로 플레이해 EDG의 리그 전승을 도왔다. 그러나 최정상급 기량의 선수들이 모이는 월드 챔피언십에는 부족한 라인전 실력이 민낯처럼 드러나고 있다. '마우스'의 개인사정으로 '코로1'의 출전이 확정됐으나 '코로1'이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 가지 불안요소는 락스 타이거즈가 중국팀을 상대할 때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락스 타이거즈는 2015년 IEM 월드 챔피언십에서 당시 중국 최하위였던 Team WE에게 2:1로 패배했다. 스프링시즌 최강의 모습을 보여준 락스 타이거즈였기에 당시의 패배는 한, 중 양국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중국의 저돌적인 공격 성향은 당시 LCK에 유행하던 지공 메타와는 매우 이질적이라 적응이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이번 EDG와의 대결은 지난 IEM 월드 챔피언십의 기억을 깨끗하게 지울 기회다.


◈ 락스 타이거즈의 승리 시나리오 : 탑 라인을 통한 스노우 볼




밴픽을 통해 상대가 탑 라인에서 반반을 가져갈 수 있는 챔피언을 금지한다. 라인전이 세고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챔피언을 '스멥' 송경호에게 쥐여준다. 탑 라인 압박을 통해 무게중심을 완벽하게 기울이고 포탑 선취점을 기록하면서 운영을 통해 승리한다.

EDG는 조별리그 기간 동안 탑 라이너의 부족한 기량이 여실히 드러났다. 반면, 락스 타이거즈의 '스멥' 송경호는 기량에 물이 오른 상태다. 이를 극대화하려면 탑 라인에 파밍이 쉬운 챔피언을 금지하는 것이 좋다. 금지가 가장 유력한 챔피언은 나르다. 나르는 원거리인 평타 모션과 Q스킬인 '부메랑 던지기'로 설령 라인전 솔킬을 당한 상황이라도 안정적으로 파밍이 가능하다.

송경호가 탑 라인에 기용할 챔피언은 대략 케넨, 나르, 럼블, 제이스 등이다. 이들은 모두 라인전 단계에서 상대에게 강력한 압박을 줄 수 있다. 제이스의 경우는 라인전 단계에서 상상하기 힘든 데미지를 뽑아내기 때문에 송경호에게 쥐여줄 경우, 스노우볼링의 속도가 굉장히 빠를 수 있다.


◈ EDG의 승리 시나리오 : 탑 라인은 버티고, 봇 라인에서 사고를 낸다




탑 라인에 최대한 안정적으로 파밍할 수 있는 챔피언을 골라 쥐여준다. 전 라인에 반반 싸움을 유도한 상황에서 '클리어러브'가 미드 라이너의 로밍과 함께 봇 라인을 공략, 포탑 선취점을 가져가는 등 이득을 크게 얻어내 경기에 승리한다.

EDG가 정규리그에서 보여줬던 승리 시나리오다. EDG는 봇 라인을 주 격전지로 선택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미드 라이너와 봇 듀오의 기량이 좋았기 때문이다. 설령 아군 라이너들이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더라도 빅 웨이브를 이용해 타워 다이브를 시도하거나 포탑 선취점을 획득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봇 라인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교전에 승리가 필요하다.

EDG는 운영 면에서는 꽤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패배한 INTZ와의 대결과, H2K전을 제외하고 EDG가 4승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초반 불리한 상황이더라도 '클리어러브'의 갱킹과 운영을 통해 극복했기 때문이다. 락스 타이거즈와 후반 운영까지 판을 끌어간다면, 서로에게 승산이 있다. EDG가 지향해야할 모습이다.

조심해야할 점은 밴픽 전략이다. EDG는 밴픽 전략이 뛰어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INTZ전에서 탑 라이너 '양'이 가장 좋아하는 나르를 쥐여준 점이나 ahq와의 대결에서 '웨스트도어'의 트위스티드 페이트, '지브'의 나르, '안'의 징크스, '알베스'의 탐 켄치 등 상대의 베스트픽을 대부분 쥐여준 것은 의문이다. 다전제에서는 밴픽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는만큼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SKT T1 vs RNG] 오랜 한-중 라이벌 매치업, 외나무 다리서 만나다.






SKT T1과 EDG의 대결이 많은 조명을 받기 전에, SKT T1은 RNG와 더 많은 대결을 벌여왔다. 2013년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2016년 MSI, 2016년 월드 챔피언십 등 양 팀은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연달아 자웅을 겨뤘다. 로얄클럽에게는 미울 수 밖에 없는 존재다.

로얄클럽과 SKT T1의 최근 전적은 6전 4승 2패로 SKT T1이 앞서 있다. RNG는 SKT T1을 MSI 조별리그 단계에서 한 번 잡아냈지만, 4강전에서는 1승 후 내리 3연패했다. 객관적인 평가로는 SKT T1의 승리가 자명해보인다. 특히, 다전제에서 보여지는 SKT T1의 강력함은 상대하는 팀에게 큰 압박으로 다가온다. RNG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비장의 한 수'가 필요하다.

양 팀은 모두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다. SKT T1의 경우, 라인전이 강하다는 장점을 이용해 스노우볼을 굴리는 전략을 자주 선보인다. 그러나 굴러가는 눈덩이의 크기와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때문에 20~30분 안에 경기를 끝내오던 2015년 SKT T1의 모습과는 비교하기 힘들다.

RNG는 미드 라이너인 '샤오후'가 자국 리그서 보여줬던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드 라이너의 부진은 곧바로 정글러 'mlxg'에게 영향을 끼쳤다. 로얄클럽이 SKT T1을 잡는 사고를 치기 위해선 두 중국인 선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 SKT T1의 승리 시나리오 : 라인전 단계서부터 상대를 찍어 누른다.




여러 해가 바뀌었지만, SKT T1의 강력함은 언제나 강한 라인전에서 나왔다. 어느 곳 하나 빠지지 않는 라이너들의 실력이 상대를 압박하고, 정글러의 활약까지 더해지면 SKT T1은 늘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페이커' 이상혁의 강력한 미드 라인 압박이 기대된다. 이상혁은 상대와 겨뤄보고 부족한 점이 느껴지면 어김없이 솔로킬을 기록했다. 팀의 허리가 강력하면 여파는 탑과 봇으로 퍼진다. 이상혁의 컨디션이 좋다는 전제 아래, 신드라-카시오페아 등 라인전이 강력하고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챔피언을 쥐여주고 스노우 볼을 굴린다.

탑인 '듀크' 이호성, 봇 듀오인 '뱅-울프' 배준식, 이재완의 라인전 실력도 뛰어나다. 다만, RNG도 미드 라인을 제외하면 탑엔 '루퍼' 장형석, 봇 라인에는 '우지-마타' 조합으로 절대 라인전이 약하다 평가할 수 없다. 상대의 약점이 미드라인으로 밝혀진 만큼 이상혁의 활약이 필요하다.

정글 포지션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현재는 '블랭크' 강선구와 '벵기' 배성웅이 서로 기회를 잡아 출전하고 있다. 한 선수가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면, 교차 출전이 이뤄지지 않았을 터. SKT T1의 코치진도 정글 포지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 RNG의 승리 시나리오 : '우지-마타' 봇 듀오의 활약이 승리를 이끈다.




RNG가 라인전에서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거나 혹은 상대에 우위를 점한다. 정글러가 활약할 수 있는 판을 만들고 'mlxg'의 운영과 조세형의 오더로 필승 구도를 형성한다.

'우지-마타'의 봇 라인 조합에 큰 기대를 건다. '우지-마타'의 라인전 기량은 최정상급임이 분명하다. 일례로 RNG vs EDG 결승 2세트, '우지-마타'는 골렘 형제 사냥 중 '데프트-메이코'의 기습을 받았음에도 이를 받아쳐 오히려 쫓아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우지'의 뛰어난 메카닉은 언제나 RNG의 큰 힘이 되어줬다. 챔피언을 가리지 않는 넓은 풀과 안정적인 포지션, 필요할 때 불을 뿜는 캐리력은 '우지'를 인정하게 만든다. 조세형의 오더가 빛을 발하면 RNG는 불가능해보이는 승리도 따냈다. TSM은 RNG가 보여준 놀라운 경기력의 최대 피해자다.

강력한 RNG의 봇 듀오지만, 약점도 존재한다. 바로 '마타' 조세형이다. 조세형은 알리스타, 레오나 등 자신이 직접 이니시에이팅을 할 수 있는 챔피언을 손에 쥘 때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런 챔피언은 대체로 라인전에 약하다. 이 약점이 드러난 경기가 바로 삼성과 RNG, '코어장전' 조용인이 자이라를 플레이한 경기였다. RNG가 가진 두 가지 장점이 서로 상충하는 셈. RNG가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어떻게 찾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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