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3주 차 결산] 정형화된 메타에 나타난 두 가지 변수, 탱커 & 원딜!

게임뉴스 | 임혜성 기자 | 댓글: 30개 |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시즌6가 열린 지 벌써 20일이 지났다. LCK이 팀들이 강세를 띨 것이라는 예측을 맞았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지역의 8강 진출, TSM-FW-G2의 예선 탈락 등 역대 최고로 많은 이변을 탄생시킨 롤드컵임은 분명하다.

대회 초기에는 나라마다 각기 다른 메타를 선보였다. 그렇다고 공통분모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롤드컵 시작부터 4강을 앞둔 지금까지 '라인 주도권'은 모든 팀이 추구한 주류 메타였다. 그러나 라인 주도권만 가져간다고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라인 주도권이 없다고 무조건 패배했던 것도 아니다.

일례로 대만의 맹주 플래쉬 울브즈는 자신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임에도, 라인 주도권을 위해 카르마를 사용하다 소규모 교전에서 확실한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무너졌다. 애매하게 따라 할 바에야 확실한 색깔이 있는 플레이가 낫다는 걸 플래쉬 울브즈는 알리스타를 선택한 SKT T1와의 1차 전에서 보여줬다. ANX는 휘둘리지 않고, 자신들의 색을 유지해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16강과 8강의 메타는 같은 대회임에도 확실히 차이가 났다. 과연, 16강과 8강의 메타에는 어떤 차이점이 존재했을까?


■ 조합 밸런스의 중요성을 보여준 ROX 타이거즈와 삼성



▲ 탑 라인에서 퓨어 탱커를 기용한 ROX와 삼성

16강까지만 해도 탑 라인 주류 흐름은 강력한 라인전 능력을 갖춘 제이스-럼블-케넨이 대세를 이뤘다. 가끔 뽀삐나 에코를 사용하는 팀도 있었으나, 그 위력이 제대로 발휘되는 중후반까지 도달하기도 전에 라인전에서 무너져 그 스노우 볼로 경기가 일방적으로 끝나는 그림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8강에 돌입하면서부터 LCK 팀들이 밸런스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미지수만 가득했던 조별 예선과는 다르게, 어느 정도의 윤곽이 드러났고, 선호 픽과 조합이 드러난 상황에서 LCK 팀들은 탑 라인에서 탱커를 기용했다. 물론, 탑 라인이 자칫 말리더라도 경기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다른 라인에서는 주도권을 잡는 픽을 선택했다.

초반 경기 양상은 LCK 팀들이 불리했다. 탑 라인에서 확실히 상대가 주도권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LCK는 운영으로 그 난관을 극복했다. 확실히 해외 팀들과 운영의 수준이 달랐다. 탱커의 장점을 살릴 수 있을 때만 교전을 열었다. 삼성의 '큐베' 이성진이 자신이 득점할 수 있는 교전 캐치를 잘했다.



▲ 한동안 잊고 있었던 마오카이를 케넨의 카운터로 선택했다.

ROX 타이거즈는 이에 한술 더 떠 상대가 케넨을 가져갔을 때, 카운터 픽으로 마오카이를 꺼냈다. 너프로 인해 소환사의 협곡에서 종적을 감췄던 마오카이를. 이는 ROX 타이거즈의 챔피언 상성 이해도가 극에 달했다는 것의 방증이기도 하다. SKT T1과의 대전에 앞서 전략이 노출되긴 했지만, 아마 ROX 타이거즈는 새로운 카드를 내밀 것이다.

해외 팀들은 이런 탑 탱커 전략이 중후반 조합 밸런스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도 선택하기 어렵다. 높은 수준의 라인전 이해도, 합류 타이밍, 유기적인 호흡이 한국 팀과 비교하면 떨어지기에 라인전 주도권을 잃는 순간 멈추지 않고 굴러가는 한국식 스노우 볼을 막지 못한다. 패치로 라인 스왑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며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은 LCK지만, 그 어떤 때보다 유기적인 운영이 중요했던 라인 스왑 메타에서 얻었던 경험이 롤드컵에서 빛을 발했다.


■ 강력한 라인전 능력을 갖춘 서포터는 선택이 아닌 필수



▲ 새로운 원딜 삼대장

탑 탱커 기용보다 더 극적인 변화를 보인 곳은 봇 라인이다. 롤드컵 이전에 예상했던 보조형 원거리 딜러가 주류가 될 거란 예상은 보란 듯이 빗나갔다. 애쉬의 너프로 인해 진과의 라이벌 구도가 깨진 것의 영향이 컸다. 봇 라인에서도 당연히 주도권을 잡는 것이 중요했기에 진이 가지는 강력한 라인전 능력을 상쇄할만한 픽들이 대세로 떠올랐다.

진의 대항마로 쓰일만한 챔피언들은 LCK 승강전에서 꽤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이즈리얼과 케이틀린이었다. 이에 발맞춰 서포터 구도도 정형화됐다. 시작은 '코어장전' 조용인이 조별 예선에서 자이라를 꺼내 들면서부터였다. 자이라를 상대할만한 챔피언은 오로지 카르마밖에 없었다.

이즈리얼과 좋은 시너지를 발휘해 조별 예선에서 꽤 많은 선택을 받았던 나미는 자이라와 카르마에게는 한 수 접어줘야 했다.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나미는 충분히 라인전에서 강력한 픽인데, 왜 카르마와 자이라를 상대할 순 없을까? 그건 나미에게 라인 푸쉬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중요한 필수 요건 중 하나인 푸쉬 능력이 나미에게는 없다.




그 결과 8강 경기 총 14번의 세트 중 7번의 대진이 자이라 vs 카르마 구도로 진행됐다. 그렇다고 지루한 것도 아니다. 카르마가 이기는 경기도 있었고, 자이라가 이기는 일도 있었다. 자이라를 가져간 쪽의 승률이 높긴 했지만, 카르마가 밀린 것도 아니다. 파일럿의 실력과 팀 전체의 움직임에 따라 승패가 갈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8강에서 하도 자이라와 카르마가 접전을 펼쳤기에 많은 팀이 이에 대비해 새로운 카드를 준비했을 것이다. 가령, 한타형 서포터인 알리스타를 가져가고 이제는 리스크가 커 사용하기 어려운 라인 스왑 전략을 사용해 중후반을 바라본다거나, 자이라와 카르마 중 하나를 밴하고 서포터를 선픽으로 가져가 라인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8강에 비해 4강의 밴픽 싸움은 그 어떤 경기보다 치열할 것이다. 정형화된 봇 메타를 따를 것인지, 그 맹점을 찔러 변수를 만들어 밴픽에서 우위에 설 것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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