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라의 의지와 빛의 계승자, 그리고 이별. 크퀘 '영혼석 연대기' 제5부

게임뉴스 | 이광진 기자 | 댓글: 13개 |
신규 에피소드 7 성도가 업데이트된 지도 약 한 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에피소드 7 성도는 용사단장과 세라가 만나며 시작되었던 크루세이더퀘스트의 메인 스토리 '영혼석 연대기'가 대단원을 맞이하는 이야기로, 가장 마지막에 업데이트된 만큼 다양한 패턴과 까다로운 난이도를 자랑한다.

그래서일까. 지난 9월 25일 중국 간담회에서 공개된 로드컴플릿 측 자료에 따르면 에피소드 7을 경험한 유저는 1/1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그로부터 시간이 더 흐르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유저들이 에피소드 7을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나 에피소드 7 성도는 그동안 지나왔던 스토리에서 만난 인물이 다시금 등장하며, 이야기의 흥미를 돋우는 반전도 있어 에피소드를 클리어한 유저들에게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은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자연히 에피소드 7에 진입하지 못한 유저들은 어떤 이야기가 진행되는지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쌓였으리라.

이에 크루세이더퀘스트의 메인 스토리 '영혼석 연대기'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글로 정리했다. 아직 클리어하지 못한 유저에게는 에피소드 7의 스토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이미 클리어한 유저는 완성도 높은 '영혼석 연대기'를 다시 되돌아보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하며 용사단장과 세라의 마지막 이야기 속으로 함께 떠나보자.











전장에서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인간들에게 여신과 사도의 이야기를 알리고 협력을 구하기로 한 용사단. 그러나 세라와 아누트, 벨라, 아르브레는 로만과 황야로 떠난 뒤 여전히 연락이 끊긴 상황이었다. 레드나스는 전 대륙에서 사도와의 전투에 협력해줄 군대를 모으기 위해 잠시 히어로 타운을 떠났다.

마을에서 이러한 상황을 확인하던 프레스티나와 용사단장의 앞에 크로노스가 나타났다. 그녀는 일행에게 숨겨져 있던 영혼석의 다섯 번째 조각에 대해 알려주었다. 실루니스는 사도의 왕이 되기 위해 영혼석과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으나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었다. 영혼석을 제어하는 데 필요한 빛의 힘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이유는 바로 영혼석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100년 전, 크로노스는 영혼석을 네 조각으로 나누어 선대 여신에게 지키게 했으나 다른 조각보다 특별하고 위험한 힘을 가진 다섯 번째 조각의 정체는 숨긴 채 은밀히 봉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루니스는 앞서 완전한 영혼석에 근접했었기에 다른 조각이 있는 것을 눈치챌지도 몰랐다. 특별한 마지막 조각을 지켜낸다면 더 이상 재앙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기에, 용사단은 실루니스보다 먼저 다섯 번째 조각을 찾는 것을 다음 방침으로 정한다.

끝으로 크로노스는 마지막 다섯 번째 조각은 성도 엘란디아에 숨겨져 있다고 덧붙였다. 엘란디아는 여신교의 본산으로 엘라누마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가진 자들이 머무는 곳이었다. 용사단은 조각을 찾기 위해 서둘러 엘란디아로 향한다.



▲ 마지막 조각은 특별했다.


엘란디아에 도착한 일행은 여신교도에게 쫓기는 세라를 발견한다. 여신교가 세라를 쫓는다는 상황이 의문스러웠지만, 급박했기에 일행은 우선 여신교도를 쫓아내고 세라를 구출했다. 세라는 일행을 다시 만난 것에 기뻐하며 왜 그들에게 쫓기고 있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털어놓았다.

아르브레와 함께 로만에 있었던 세라. 그러나 갑자기 실루니스가 습격해 붙잡혔고, 엘란디아의 감옥에 갇혀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주변에 경비가 없는 것을 틈타 도망쳐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엘라누마를 따르는 신도들이 어둠에 빠져 여신을 납치했다는 사실에 충격에 빠진 일행은 실루니스와 여신교 사이의 관련성을 의심했다. 확실한 것은, 엘란디아에 있는 다섯 번째 조각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정보를 얻기 위해 엘란디아에서 사도에 침식된 병사를 사로잡은 일행은 정화를 시도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엘 탈로스 님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놈들은 모조리 이단이다!!" 이들은 세뇌를 당해 타락한 것이 아니라 자의로 마음을 어둠에 바쳤기에 정화가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병사는 여신교도가 허울 좋은 이름 아래 존재하지 않는 가짜 우상을 믿고 있을 뿐, 엘 탈로스가 여신교와 세상을 구원할 유일신이라고 외치며 자결했다. 육체와 영혼의 완벽한 소멸을 눈앞에서 목격한 일행은 여신교 내부의 사태가 훨씬 더 심각하다 판단했고, 우선 마을로 귀환하기로 한다.



▲ 쫓기는 세라를 구출한다.



▲ 크로노스는 병사가 내뿜은 기운에 무언가를 알아챈 듯했다.


마을에서 일행을 모은 크로노스는 상황을 정리했다. 원래의 목적은 영혼석의 다섯 번째 조각을 되찾는 것이었지만, 세라의 사례를 볼 때 아르브레는 물론 벨라와 아누트도 실루니스에게 당했을 가능성이 컸다. 다섯 번째 조각의 회수와 여신 구출 모두 미룰 수 없는 일이었기에 크로노스는 일행을 둘로 나누어 움직이기로 한다.

이어 크로노스 자신은 영혼석에 대해 아는 이가 자신밖에 없기에 영혼석을 찾겠다고 말했다. 프레스티나와 세라, 용사단장은 여신 구출을 목표로 움직이기로 한다. 프레스티나는 혼자서 움직이는 크로노스를 걱정했지만, 크로노스는 자신의 곁에 다시 충직한 수하가 돌아올 것이기에 괜찮다고 답했다.

준비를 마친 용사단의 앞에 크로나 용사단의 아칸과 레온이 모습을 드러낸다. 레온은 과거 사도 솔타르를 봉인한 오렌의 환생으로, 세계의 위기를 막기 위해 크로노스의 부름에 응한 용사였다. 그 이외의 다른 용사들 역시 속속 합류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기다릴 여유가 없었기에 일행은 모인 자들을 주축으로 먼저 움직이기로 한다. 크로노스와 아칸은 영혼석 탐색의 임무를, 다른 여신과 용사단장, 그리고 레온과 차차 합류할 크로나 용사단은 여신 구출의 임무를 위해 각자의 길을 떠났다.



▲ '그'의 등장.



▲ 다른 크로나 용사단원도 점차 합류한다.


시구르나와 크림힐트까지 합류한 용사단장 일행은 붙잡힌 여신의 탐색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허공에서 정체불명의 빛이 뿜어져 나와 일행에게 쏘아졌다. 빛에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사도의 힘이 담겨 있었다. 일행은 마음이 꺾이며 하나둘씩 쓰러져갔지만, 용사단장이 레온을 부축하며 용기를 주었다. 이어 레온이 크림힐트와 시구르나를 격려했고 정신을 차린 일행은 우선 이 장소를 돌파하기로 한다.

같은 시각, 헬레드는 타락한 여신교도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들이 엘란디아에? 흐응... 미끼를 던졌다고 해도 지나치게 빠르군요." 이어 여신교도는 일행이 두 무리로 나누어 행동하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보고했다. 그러자 헬레드는 여신을 앞에 두고 다른 곳으로 가는 일행을 이상하게 여겼고, 직접 뒤를 캐기 위해 움직인다.



▲ 사도의 힘이 방해했지만, 용사단장과 레온 덕분에 이겨낸다.



▲ 일행의 움직임은 헬레드에게 감지되고 있었다.


용사단장과 레온 일행은 적진을 계속 돌파하며 여신을 찾고 있었지만, 적들도 계속 밀려들어 힘겨운 상황이었다. 그런 일행의 앞에 마리아와 롤랑, 데모나와 멜리사, 테레사와 카노가 나타났다. 여신교의 성녀이자 크로나 용사단원이기도 한 마리아는 레온을 드디어 만났다며 반가움을 표했고, 이어 여신교에서 벌어지는 일을 일행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타락한 여신교도들은 순백의 사자단 소속으로 엘라누마를 부정하고 엘 탈로스라는 존재에게 광신하는 이들이라고 한다. 사자단은 자신들의 정체가 발각되자 마리아와 롤랑을 구금했지만, 검은 교단과 나이트위치 덕분에 풀려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롤랑에게서 여신이 붙잡혀 있는 곳으로 짐작되는 장소를 들은 일행은 마리아의 동료들까지 합류해 더욱 든든해진 발걸음을 옮겼다.

롤랑 덕분에 여신이 붙잡힌 장소까지 접근한 일행. 마리아와 동료들이 뒤를 막고 있는 동안, 용사단장과 레온 일행은 여신을 구출하기로 한다. 얼마 가지 않아 붙잡힌 여신들을 발견한 레온은 엑스칼리버를 휘둘러 여신들을 구출했다. 쓰러진 여신을 살펴본 프레스티나는 그녀들에게서 여신의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마치 에덴바르크에서 헬레드의 사악한 주술에 당했을 때와 같이 여신의 힘이 고스란히 빠져나간 느낌과도 같았다. 즉, 실루니스가 여신의 힘을 빼앗아 사도의 타락 에너지를 제어하기 위해 여신들의 힘을 가져간 것이다. 일행은 우선 쓰러진 여신들을 안전한 마을로 호송한 뒤, 크로노스에게 합류하기로 한다.



▲ 다른 용사들도 합류한다.



▲ 엑스칼리버로 여신을 구출!


차원문을 통해 엘란디아에서 모두 모인 일행. 크로노스는 공간의 틈을 찢어 다섯 번째 조각을 꺼냈다. 목표를 모두 이룬 일행은 마을로 돌아가려 하지만, 익숙한 목소리가 가로막는다. 일행의 뒤에서 나타난 목소리의 주인공 헬레드는 세라에게 미끼 역할을 잘해냈다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세라가 도망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여신들을 모두 엘란디아로 모으기 위한 헬레드의 계획이었던 것이다.

영혼석의 조각까지 노리는 헬레드를 막기 위해 일행은 그녀에게 맞섰다. 그러자 헬레드는 불길한 보라색 기운에 휩싸였고, 곧 회색 피부와 두 개의 뿔을 가진 사도가 되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실루니스가 세상을 지배할 위용에 걸맞는 '엘 탈로스'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크게 웃었다. 일행은 사도화한 헬레드와 격돌한다.



▲ 숨겨진 다섯 번째 조각을 회수하지만



▲ 헬레드에게 빼앗기고 만다.


레온의 공격을 마지막으로 일행은 가까스로 헬레드를 쓰러트렸다. 힘이 다한 세라를 뒤로한 프레스티나와 크로노스는 헬레드의 정화를 시도했지만, 헬레드는 마지막 힘을 다해 크로노스에게서 영혼석의 조각을 탈취하는 데 성공한다. 엘 탈로스에 대한 충성의 말을 마지막으로 사라진 헬레드의 뒤로, 실루니스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실루니스는 여신들에게서 빛의 힘을 빼앗고 다섯 번째 조각까지 손에 넣어 다시금 영혼석과의 결합을 시도한다. 주변은 금세 검은색 연기와 보라색 빛으로 가득 찼고, 일행은 하나둘씩 쓰러지고 만다. 그런 일행의 위로 거대한 몸을 드러낸 최후의 적, 엘 탈로스. 그는 무의미한 대륙에 공허를 초대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모습을 감췄다.



▲ 뒤이어 나타난 실루니스는 영혼석을 합쳐 다시 융합을 시도했다.



▲ 그리고 최후의 적, 엘 탈로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어수선한 마을에는 불온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사도 엘 탈로스에 의해 전 대륙이 쑥대밭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흉흉한 분위기 사이에서, 일행은 체제를 정비하고 있었다. 아직 회복하지 못한 다른 여신들을 뒤로한 채, 용사단장과 레온의 앞에 선 크로노스는 일행이 엘 탈로스와의 전투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꺼냈다.

크로노스는 엘 탈로스가 최초의 사도인 데스탈로스와 몹시 닮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사도 전쟁 막바지에 그를 영혼석에 봉인했지만, 공허와 절망의 사도인 데스탈로스는 자연스럽게 마음속을 파고들고 뒤흔드는 능력을 소유했다. 그의 힘이라면 영혼석에 봉인된 상태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터였다. 그렇게 실루니스와 다른 사도들도 모두 데스탈로스에게 먹힌 것일지도 모른다며 말을 마쳤다.

즉, 일행이 맞서야 하는 존재는 데스탈로스 그 자체인 셈이다. 거기에 역대 사도와 실루니스의 힘이 더해져 100년 전보다 더 강하다는 것도 고려해야 했다. 그렇지만 크로노스는 다섯 번째 조각에는 데스탈로스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기에, 아직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몸을 추스르기 위해 교회로 돌아간 크로노스를 보며 용사단장과 레온은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근처의 숲으로 향한다. 조용한 숲속에서, 레온은 용사단장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천천히 털어놓았다.





이전에... 나는 자만심에 가득 찼던 적이 있어. 내가 세상을 구할 용사라 믿어 의심치 않았고, 가는 길에 실패란 없으리라 생각했지.

하지만 그런 자만심 때문에 많은 이들이 위험에 빠졌어. 엄청나게 후회했고, 또 자책했어. 지금의 나는 그대와는 달라! 나는 실패를 딛고 일어서 성장했으니까!

..그렇게 믿고 있었어. 그러나, 나는 사실..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 아닐까?

빛나는 재능을 가진 동료조차 절망에 빠져버린 이 어둠 속에서 평범한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 걸까? 거대한 힘을 가진 적을 부러진 검을 들고 마주한 기분이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 레온의 고뇌.


용사단장은 실의에 빠진 레온을 위로했지만 레온의 근심을 쫓을 순 없었다. 그런 그들의 앞에 의문의 여성과 타락한 여신교가 나타난다. 여신교는 의문의 여성을 쫓고 있었고, 그녀가 위험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챈 용사단장과 레온은 그녀를 구출하기 위해 서둘러 그들의 뒤를 추적했다.

위기에 빠진 여성을 구한 일행은 그녀의 정체를 물었다. 그러나 의문의 여성은 당장 크로노스를 만나야 한다고 대답한다. 여신교에 쫓기고 있었더라도 크로노스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수상했던 레온은 적의 첩자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그녀를 경계했다. 의문의 여성은 여신교와 아주 관련이 없다곤 할 수 없지만, 여신교의 사람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이어 일행을 설득하기 위해 여신의 힘을 보여주었고, 결국 일행은 그녀를 마을로 데려가기로 한다.



▲ 숲에서 의문의 여성을 만난다.


같은 시각, 마을에서는 크로노스와 세라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크로노스는 여신의 힘을 빼앗기지 않았다는 세라의 말에 크게 놀랐다. 세라가 힘을 빼앗기지 않은 이유를 견습이라고 추측하던 크로노스의 앞에, 일행과 의문의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의문의 여성은 크로노스에게 이름을 밝힐 수 없다는 사실에 양해를 구하며 사도 엘 탈로스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엘 탈로스는 부활 후 자신의 영혼을 감당할 육체를 찾고 있었다고 한다. 실루니스의 몸은 그를 담기에 너무나 부족했고, 자신이 원하는 '카오스'의 육체를 얻기 위해 사막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의문의 여성은 엘 탈로스가 원하는 것을 얻기 전에 먼저 사막에 도착해 그를 저지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카오스는 최초의 사도 3인 중 하나이나 관련된 기록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은 자로,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함께 싸웠던 코라의 딸들 뿐이었다. 그는 사도 전쟁 전 데스탈로스에게 힘을 모두 빼앗기고 죽음을 맞이했다고 전해진다. 카오스의 영혼은 어마어마한 양의 어둠을 품고 있었고, 데스탈로스는 그 어둠으로 수많은 사도를 일으켰다. 그 후 카오스의 빈 육체는 사막에 버려졌다고 한다.

크로노스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의문의 여성이 엘 탈로스의 부하가 아닐지도 모른다며 의심했지만, 그녀는 육체를 얻은 뒤 일행을 쓰러트리면 될 일을 구태여 자신을 보내 번거롭게 하진 않을 것이라 말했다. 결국, 일행은 그녀의 말을 따라 사막에서 엘 탈로스를 막겠다는 방침을 세운다. 크로노스는 의문의 여성을 '하얀 여신'이라 칭했고, 그녀 역시 그 호칭을 받아들였다.



▲ 하얀 여신이 일행에 합류한다.


혼란을 피하고자 다른 이들에게 알리지 않고 세라와 크로노스, 하얀 여신만 대동한 채 일행은 사막으로 향했다. 레온은 잘못된 길을 걷는 여신교 조차 자신의 길에 대한 신념이 있는데, 자신은 그런 신념이 없다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세라가 다가와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며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함께 힘내자는 세라의 말에 다시 웃음을 되찾은 레온은 세라와 함께 다시금 일행의 뒤를 쫓았다.

일행은 사막을 배회한 끝에 카오스의 육체를 발견한다. 그러나 카오스의 육체는 엘 탈로스의 수하로 보이는 누군가가 지키고 있었다. 크로노스가 익숙한 그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옛 동료 디오네를 떠올린 순간, 그는 일행을 습격했고 레온과 용사단장이 번갈아가며 공격을 가까스로 막아낸다.

세라의 주문까지 더해 공격을 막아낸 일행. 그러나 정체불명의 인물은 엘 탈로스와 이야기를 나누듯 혼잣말을 되뇌었다. 결국, 엘 탈로스의 말에 굴복한듯한 그는 일행을 공격하는 것을 그만두고 카오스의 육체를 가지고서 자취를 감췄다.



▲ 세라도 레온을 격려했다.



▲ 사막에서 일행이 마주한 상대는 타락한 디오네였다.



▲ 결국, 카오스의 육체는 빼앗긴다.


마을로 돌아온 레온은 세라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커다란 절망이 덮쳤을 때, 그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뛰어난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라는 것을 깨우친 레온. 자신은 더 이상 물러서지도 도망치지도 않을 것이라 선언한다. 이어 그는 자신처럼 길을 잃은 동료와 여신들에게 의지가 되기 위해 마을을 분주히 돌아다녔다.

어느새 하얀 여신이 다가와 엘 탈로스가 카오스의 육체를 차지하는 것을 막진 못했지만, 레온 덕분에 다시 희망이 생겼다며 기뻐했다. 엘 탈로스가 풀어놓은 사도를 막기 위해 용사단이 모으려고 했던 군단은 무산된 상황. 그러나 모두가 힘을 함께 모아 다시 빛의 군단을 모은다면 승산이 있을 터였다.

이어 하얀 여신은 엘 탈로스의 다음 행보를 추측했다. 분명히 그는 손에 넣은 육체와 결합하기 위해 의식을 치를 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미 의식이 치러지고 있을지도 몰랐다. 일행은 이번에야말로 엘 탈로스를 저지하기 위해 다시금 두 무리로 나눴다. 하얀 여신과 세라, 그리고 아르브레와 용사단장 일행은 엘란디아에서 엘 탈로스를 저지하고, 힘을 잃은 크로노스와 다른 여신들, 그리고 레온은 빛의 군단을 모으기로 한다.



▲ 레온은 자신의 길을 찾았다.



▲ 그런 레온의 격려 덕분에 실의를 이겨낸 일행.


엘 탈로스를 저지하기 위해 성도를 헤매는 하얀 여신과 용사단장 일행. 아르브레는 힘을 잃은 자신을 비관하지만, 하얀 여신은 코라의 힘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다면 여신의 힘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위로했다. 그러자 아르브레는 여신들이 힘을 되찾을 방법을 어떻게 알고 있고, 또 왜 가르쳐주지 않았냐고 물었다. 하지만 하얀 여신은 자신에겐 그럴 자격이 없다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같은 시간, 힘을 잃은 다른 여신들은 하슬라 대륙 전역에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벨라는 류의 히미코를, 프레스티나는 발렌시아의 라이오넬을, 크로노스는 네스 혁명군의 유리아를, 아누트와 레온은 그란시아의 알렉산더를 찾아 그들의 힘을 빌리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들은 여신들의 설득에 응했고, 남아있는 사도를 막아낼 그란시아를 제외하고 각자가 가진 전력을 나눠 엘란디아로 보내기로 한다.

결국, 사도는 부활해 대지를 짓밟고 파괴하고 있지만 여신들마저 힘을 잃은 이때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인간의 희망. 100년 전에도 그랬듯 사도를 막는 것은 의지를 가진 인간인 것이다. 그런 인간들을 보며 의지를 되새긴 여신들에게도 빼앗긴 힘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의지를 잃지 않는 한, 코라가 준 여신의 빛 역시 사라지지 않았기에.



▲ 의지를 되새기자 빼앗긴 여신의 힘이 돌아온다.



▲ 사도를 막는 것은 의지를 가진 인간.






엘 탈로스를 막기 위해 성도를 공략 중인 일행의 앞에 다수의 병력이 지키는 장소가 나타난다. 하얀 여신은 이곳에 엘 탈로스가 있으리라 추측했다. 엘 탈로스는 육체와 결합하는 의식 중에는 무방비 상태가 되기에, 주변의 방어에 더욱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력한 사도의 기운마저 묻어나오고 있었다. 하얀 여신을 볼수록 아르브레의 의심은 더해져 갔지만, 눈앞의 적을 두고 분열을 일으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세라는 수많은 적을 앞두고 우선 레온과 레드나스와 합류해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피력했으나, 하얀 여신은 먼저 선수를 치자는 의견을 내세웠다. 시간을 지체하면 더 많은 병력들이 엘 탈로스를 지키기 위해 모여들 것이기 때문이다. 일행은 그녀의 말에 따라 전투를 시작했다.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전투가 계속되었다. 일행은 힘을 다해 주변을 지키는 적을 쓰러트렸지만, 계속해서 몰려드는 적들을 뚫지 못하고 오히려 뒤로 밀려나고 만다. 그 순간, 여신들이 모으고 레드나스와 레온이 인도한 빛의 군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용사들은 힘을 합쳐 일행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일행 대신 적의 병력을 막아내기로 한다. 일행은 합류한 레온과 함께 엘 탈로스를 막기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 하슬라 전역에 모인 용사들이 일행의 뒤를 받쳐주었다.


삼엄한 경비를 뚫고 도착한 장소에선 엘 탈로스 대신 타락한 디오네가 일행을 반겼다. 엘 탈로스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디오네까지 배치해둔 것이다. 디오네는 자신의 힘으로 일행을 부술 수 있으면 만족한다며 일행을 습격했다. 일행은 엘 탈로스가 이런 간계를 부릴 정도면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고 판단, 디오네를 제압하기 위해 그녀에게 저항한다.

그러나 디오네의 힘은 일행의 힘을 웃도는 것이었다. 계속해서 공격을 막아내는 일행에게 전보다 더욱 강력한 공격을 퍼부었고, 이번엔 하얀 여신이 나서 그녀의 공격을 상쇄했다. 엘 탈로스와의 싸움까지 힘을 아껴두고 싶었으나 디오네는 전력을 다해야 할 상대였기에 비축해둔 힘까지 발휘한 하얀 여신. 일행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낸 하얀 여신과 함께 본격적으로 디오네에게 맞섰다.



▲ 디오네의 공격을 막으며 드러난 하얀 여신의 본모습.



▲ 그녀의 얼굴은 누군가를 떠올리게 했다.


일행은 치열한 전투 끝에 디오네를 쓰러트리는 데 성공한다. 하얀 여신은 계속해서 일행을 위협하는 디오네를 빛으로 감쌌다. 비록 정화에 성공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도의 정신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고 디오네는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러던 와중 아르브레는 얼굴이 드러난 하얀 여신을 보고 자신의 언니 실루니스임을 확신한다. 하얀 여신의 정체가 실루니스라는 것을 알고서 혼란에 빠진 일행. 쓰러진 디오네 그대로 방치할 순 없었기에, 일행은 우선 디오네와 함께 마을로 귀환했다. 정신을 차린 디오네는 하얀 여신을 보고 엘라누마로 착각하지만, 곧 다르다는 것을 알아채고 그녀의 정체를 물었다. 그러자 하얀 여신은 자신의 정체를 일행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모두에게 혼란을 줄 것 같아 정체를 숨기고 있었지만... 언젠가는 밝혀야만 하는 일. 지금이 적기인 것 같군요. 영혼석의 힘을 손에 넣어 사도의 왕이 되려고 했던 자. 그것이 바로 저. 실루니스입니다.

영혼석과 결합을 시도한 후, 저는 심연의 어둠 속에서 데스탈로스를 보았습니다. 저는 그 사도의 힘과 더불어 모든 사도와 결합한 엘 탈로스로 다시 태어나고자 했죠. 그러나 데스탈로스는 거꾸로 제 영혼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결국, 영혼석의 제어는 실패했고 전 어둠에 집어 삼켜져 의식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

영혼석 안에 있던 작은 빛이 제 몸 안에 남아 절 일으켰습니다. 다섯 번째 조각에는 데스탈로스의 영혼만이 있는 것이 아니었어요. 엘라누마. 그녀의 영혼이 있었습니다.

데스탈로스에게 힘을 모조리 빼앗겨 바스러져 가던 저는 그녀의 영혼과 하나가 되었죠. 간신히 의식을 되찾았지만, 한동안은 그녀와 제 기억이 한 데 뒤엉켜 머리가 엉망이었습니다.

한참 뒤에야 제정신을 차렸고, 뒤이어 찾아온 것은 지독한 죄책감. 하지만 엘라누마의 기억은 제게 말했습니다. 엘 탈로스를 막아야 한다고. 고통스러운 몸을 이끈 채 그녀가 이끄는 대로 도착한 곳이 레온과 용사단장을 만난 숲이었습니다.

엘라누마의 영혼은 제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녀는 영혼석에서 오랫동안 데스탈로스와 함께하고 있었지요. 그자의 계획은 100년 전에 꾸며진 것입니다. 제가 영혼석에 손을 댄 그 순간 부터요.

설명 드릴 것이 많지만 저희는 한시라도 빨리 저지해야 합니다. 데스탈로스와 수많은 사도들이 결합한, 그야말로 사도의 왕. 엘 탈로스를.



▲ 하얀 여신은 바로 실루니스였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레온은 실루니스에게 당신은 정말로 빛의 편이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실루니스는, 자신의 의지는 엘라누마의 뜻을 따르고 있으며 자신을 믿으란 강요는 하진 않지만 그녀의 영혼을 믿어달라고 답한다. 레온은 그동안 적에 맞서고자 했던 행동에서 미루어 볼 때 그녀의 말에 거짓은 없다고 판단해 그녀를 믿기로 한다.

실루니스는 그런 레온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엘란디아에 있을 빛의 군단에게 다시 합류하자며 길을 재촉했다. 그런 일행의 곁을 디오네가 함께한다. 디오네의 내면에 있는 사도는 억제된 상태에 불과했지만, 엘 탈로스를 상대하기 위해선 도움이 필요했다. 또한, 디오네에겐 사도의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기에 적의 위치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렇게 든든한 디오네까지 합류한 일행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디오네의 기억에 따르면 그녀가 깨어난 곳은 대성당이라고 한다. 디오네 자신을 차원의 틈에서 꺼내기 위해 문을 열 만한 자는 엘 탈로스 뿐이므로, 대성당에 옥좌를 세운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엘 탈로스는 시간을 벌기 위해 디오네를 이용했다. 곧 육체를 보유하며 완전히 부활하게 될 엘 탈로스에 맞서 싸울 승산이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 정신을 차린 디오네까지 합류한다.


되짚어보면 일행은 너무 많은 기회를 놓친 셈이었다. 카오스의 육체를 빼앗기고 결합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일한 희망이 남아있었다. 사도 전쟁에서 오렌이 엘라누마와 함께 데스탈로스를 쓰러트렸던 힘, 바로 '코라의 의지'다. 여신들이 가진 힘의 근원이기도 한 코라의 의지는 위대한 코라 그 자체와도 같았다.

그러나 이 힘을 쓰기 위해선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았다. 실루니스 자신이 엘라누마의 기억과 힘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본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루니스 자신은 그 힘을 사용할 자격이 있을지에 대한 의심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때문에 실루니스는 그동안 엘라누마의 지식을 최대한 활용해 엘 탈로스를 쓰러트리려 했지만 실패하고 만 것이다. 디오네는 비록 모습은 다르지만, 오렌과 엘라누마가 있기에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일행을 위로했다.

이야기를 마친 일행의 뒤에서, 아르브레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한 표정으로 실루니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르브레는 실루니스가 정말 자신의 언니라면 해야 할 말이 있다며 대화를 원했다. 그러나 실루니스는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며 거절했다. 이어 레온을 따로 불러 '코라의 의지'에 대해 상의하려 하지만, 디오네의 도움으로 아르브레는 실루니스와 자매만의 대화를 할 기회를 얻게 된다.



▲ 일행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 코라의 의지.


실루니스를 뒤쫓은 아르브레는 그녀에게 어째서 도망치는 것인지 물었다. 대답하지 못하는 실루니스를 보며 아르브레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마음속으로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정작 마주 서면 용기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 자신이 알던 언니의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도망치지 않겠다 선언한 아르브레는 실루니스의 진심을 듣기를 원했다.

실루니스는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녀는 엘라누마와 융합한 몸이 되고서 혼란스러웠다. 사도의 어둠에게 몸을 빼앗겨 저질렀던 수많은 죄를 용서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르브레를 다시 만났을 때, 그 죄책감은 반가움만큼 커졌다. 그렇지만 죄책감 속에서 한 가지 희망을 떠올릴 수 있었다. 사도 엘 탈로스를 쓰러트리는 사명만이 자신을 움직이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고, 어깨는 갈수록 무거워졌다. 이래서야 적을 쓰러트릴 유일한 방법을 해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죄책감에 휩싸여 지금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실루니스는 자신을 원망해도 좋다는 말을 끝으로 이야기를 마쳤다.



▲ 아르브레에게 다가가기 힘들었던 이유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아르브레는 그런 실루니스의 뒤로 살며시 다가가 그녀를 포근히 안아주었다. 원망 같은 건 하지 않는다며, 그랬다면 긴 세월 동안 기다리지 못했을 것이라며 자신의 마음을 밝힌 아르브레. 그녀는 그저 언니와 똑바로 마주하고 싶었던 것이다. 아르브레의 마음을 마주한 실루니스는 많은 감정이 담긴 눈물을 흘리며 조용히 서 있었다.

눈치 없는 적들이 나타났지만, 아르브레가 여신의 힘으로 간단히 쫓아낸다. 실루니스는 힘이 돌아온 아르브레를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힘이 돌아온 것은 꽤 이전이지만, 그녀 역시 실루니스처럼 힘을 써야 할 곳을 헤매고 있었다고 한다. 아르브레는 자신의 힘을 언니 실루니스를 위해 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니 실루니스도 자신의 힘을 써야 할 곳에 썼으면 한다고 조용히 말했다. 죄는 사라지지 않겠지만, 세계를 구할 수 있을 터였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조금씩 바꿔나가는 거야." 진심을 말해준 언니 실루니스를 용서한 아르브레는 그녀를 위로했다. 긴 세월이 지나 드디어 마음을 터놓은 두 자매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나란히 걸어갔다.



▲ 동생의 격려로 망설임을 버린 실루니스.



▲ 그렇게 자매는 오랜 시간이 지나 드디어 화해한다.


한편, 일행은 엘란디아 전역에 엘 탈로스가 가진 공허의 힘이 퍼져나가고 있는 것을 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 힘은 엘 탈로스의 수하를 점점 더 강하게 만들 것이었다. 그사이 망설임을 떨친 두 자매가 돌아왔다. 돌아온 실루니스는 일행에게 코라의 의지와 자신의 결심을 전했다.

코라의 의지, 그 힘의 근원은 단순히 한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둠에 맞서 싸우고자 하는 모두에게 있는 것이다. 지금 하슬라 대륙의 모든 이들이 엘 탈로스라는 강대한 적에 맞서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것을 하나로 모은 것이 바로 사도를 물리치는 위대한 빛, 코라의 의지였다. 실루니스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죄를 받아들여 나아가겠다고 선언한다.

그에 레온이 응답하듯 말했다. 100년 전에도 모든 사람들이 어둠에 맞서고자 함께 의지를 내어 싸웠다. 지금이라면 그 빛을 모을 수 있을 것이었고, 레온 자신도 그 빛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고 했다. 빛을 모으는 것이 실루니스의 역할이라면 그 빛을 사용하는 것은 레온의 역할이었다. 이제야 싸울 준비가 끝난 일행은 엘 탈로스가 기다리는 대성당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대성당을 앞두고, 레온은 용사단장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빛의 군단을 일으키기 위해 각국으로 떠났을 때 내로라하는 용사들이 용사단장의 이름을 말하며 힘을 빌려주었기 때문이다. 이어 레온은 모두가 의지를 잃지 않고 어둠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용사단장 덕분이며, 어쩌면 광휘의 이름을 가져야 하는 것은 용사단장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말이 없는 용사단장을 보고 웃음을 터트린 레온은 다시금 각오를 굳건히 했다.



▲ 실루니스는 죄를 받아들이고 나아가기로 다짐한다.



▲ 용사단장의 여정을 엿본 레온.


일행은 100년 전 사도 전쟁을 일으킨 원흉의 재림, 엘 탈로스가 있는 대성당의 앞에 도착한다. 실루니스는 그가 초조함이나 두려움 따위의 감정은 없으며, 그저 모든 것이 어둠으로 돌아가는 것을 순리로 여기며 행하고 있을 것이라 말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빛의 군단은 일행을 위해 적을 막아내고 있었기에, 일행은 더욱 서둘러야 했다.

엄청난 숫자의 적을 앞두고 디오네와 아르브레는 일행이 엘 탈로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다른 적들을 상대하기로 한다. 세라와 실루니스, 그리고 용사단장과 레온은 엘 탈로스를 저지하기 위한 최후의 싸움을 택했다. 세계의 존망이 걸린 싸움을 위해 다시금 각오를 다진 일행은 엘 탈로스를 향해 나아갔다.

마침내 엘 탈로스의 앞에 선 일행. 엘 탈로스는 카오스의 육체를 통해 완전히 부활한 모습으로 일행을 맞이했다. 레온은 엘 탈로스에게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이유를 묻지만, 엘 탈로스는 실루니스가 말했던 대로 이유 없이 그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어둠의 힘 앞에 나약한 빛은 한없이 무력하며, 모든 것은 집어 삼켜져 사라질 것이라 말한 엘 탈로스는 반대로 빛이 무엇이냐 되묻는다.

그러자 레온은 굳건한 목소리로 답했다. 엘 탈로스의 말대로 빛은 나약할지도 몰랐다. 때론 거대한 힘에 가로막혀 헤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빛은 자신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모두가 함께 빛을 이끌어 왔고,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다. 최후의 순간에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단 한걸음의 의지, 그것이 빛이라는 것을.

레온의 대답을 들은 엘 탈로스는 어리석은 대답이라며 일축했다. 엘 탈로스는 엘라누마가 영혼석에서 빠져나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의 힘을 빌어 코라의 의지를 일으킬 것이란 것도 예측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빛이 닿기 전에 일행이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 단언한 엘 탈로스는 자신의 힘을 해방했다.



▲ 마침내 엘 탈로스의 앞에 마주한 일행.


일행은 자신을 덮쳐오는 엘 탈로스의 거센 공격을 차례차례 막아냈다. 그 사이 실루니스는 엘 탈로스에게 맞서는 이 세계의 모든 의지를 담은 빛, 코라의 의지와 함께 일행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레온이 빛으로 엘 탈로스를 공격하려 했지만, 엘 탈로스는 검을 휘둘러 레온을 멀리 쳐내버리고 만다.

그러나 레온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용사단장이 빛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실루니스에게 코라의 의지를 용사단장에게 주라고 외쳤고, 실루니스는 용사단장에게 빛을 넘겨주었다. 엘 탈로스는 다시금 용사단장에게 강력한 공격을 퍼부었지만 용사단장은 빛의 힘으로 그의 공격을 쳐냈다.

엘 탈로스는 일행이 어째서 포기하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자 실루니스는 그것이 바로 코라의 의지이며, 엘 탈로스는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그녀는 용사단장과 함께 엘 탈로스를 쓰러트리기 위해 돌진한다. 엘 탈로스 역시 모든 사도를 흡수한 자신의 진정한 힘을 드러내며 일행을 공격했다. 마침내 세계를 구하기 위한 최후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 레온을 대신해 코라의 의지를 받은 용사단장.



▲ 실루니스와 함께 최후의 싸움에 나선다.


처절하고도 치열한 싸움 끝에서, 일행은 엘 탈로스를 쓰러트리는 것에 성공한다. 그렇지만 엘 탈로스는 건재했다. 지금의 육체와 영혼은 힘이 다했을 뿐이며, 엘 탈로스는 그저 어둠으로 돌아갈 뿐이었다. 언젠가 다시 또 다른 어둠이 빛을 삼키러 올 것이기에 예정된 종말을 잠깐 미룬 것에 불과한 것이라 선언한 그는, 마지막으로 육체와 함께 일행의 목숨을 거둬가겠다며 일행의 움직임을 봉쇄한다.

그때, 실루니스가 몸을 일으켰다. 이런 상황이 오리라 예상했던 그녀는 자신의 각오를 보여줄 차례라는 말과 함께 남은 힘을 모아 차원의 틈을 열었다. 그리고 엘 탈로스를 저지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져 그와 함께 차원의 틈으로 들어가려 한다.

그 순간, 실루니스의 몸에서 엘라누마의 영혼이 빠져나와 그대로 엘 탈로스와 함께 차원의 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와 함께 하슬라 전역에서 들끓던 사도들 역시 차례로 쓰러졌다. 길고도 길었던 싸움의 최후였다.



▲ 실루니스의 몸에 깃든 엘라누마가 엘 탈로스를 차원의 끝으로 밀어 넣는다.



▲ 그렇게 길었던 싸움이 끝났다.






싸움이 끝난 뒤, 오랜만의 휴식을 취하던 용사단장은 레드나스에게서 세라의 편지를 전달받는다. 편지를 펼치자 세라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했다.





안녕하세요. 세라에요!

이 편지를 보고 있으실 때면, 저는 마을을 떠나있겠죠. 무슨 일이냐고요? 그동안 용사단장님과 수많은 모험을 했어요. 영혼의 요새와 마나카르의 탑까지! 그러면서 많은 용사와 여신님들을 만났어요. 그리고 동시에 위기도 많이 겪었고요.

하지만, 그때마다 저는 번번이 짐만 되었던 것 같아요. 엘 탈로스와 싸울 때도 도움이 되지 못했고... 저는 더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결심했어요! 수련 여행을!

제 걱정은 마세요. 레온님이 도와주시기로 하셨어요. 그동안 정말로 감사했어요. 프레스티나 님을 구해달라고 했던 그 날. 결코 잊지 못할 거에요.

그러면 다시 만날 그 날까지! 건강하세요!


세라의 편지를 모두 읽자, 레온이 다가왔다. 엘 탈로스와의 싸움에서 용사단장이 코라의 의지를 이어받았단 사실에 놀라움을 표한 그는 용사단장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용사단장이 레온의 신념과도 같은 빛의 길을 증명해주었기 때문이다. 이어 광휘의 이름을 가져야 할 자는 용사단장일지도 모른다는 말은 진심이었으며, 계속해서 용사단장이 믿는 길을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말을 마친 레온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유를 궁금해하는 용사단장에게 레온은 세라와 만날 장소가 여기였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 순간, 나무 뒤편에서 살랑거리는 세라의 머리카락이 나타났다 재빨리 모습을 감췄다. 그러자 레온은 세라에게 출발할 시간이라며 크게 외친다. 세라는 나무 뒤에서 붉어진 얼굴로 나타나 레온에게 말했다.

"...가요. 못 나간다고요!" 세라는 용사단장과 마주치면 울 것 같아서 일부러 편지로 인사했는데 약속 장소에서 마주칠 줄은 몰랐다며, 붉어진 얼굴을 뒤로한 채 달려가 버린다. 그런 세라를 보며 레온은 그녀답다며 크게 웃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용사단장에게 작별을 고했다.



▲ 마지막 순간까지 세라다웠던 이별.



▲ 숲에서 만난 소녀에게서부터 시작된 하나의 이야기는 이렇게 끝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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