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저를 잊지 말아 주세요!" 디그니타스의 기둥, '썸데이' 김찬호

경기결과 | 정재훈,석준규,백성욱 기자 | 댓글: 40개 |




데뷔 후, 한달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국내외 정상급 탑라이너들과 대결해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선수. 그리고 한때는 '미친 고딩'이라고 불렸던 선수. 지금은 LCS NA의 '팀 디그니타스'에서 탑라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썸데이' 김찬호를 말할 때 하곤 하는 말이다.

NA에서 활동하고 이제 두 시즌째. 섬머 스플릿의 1라운드가 마무리되기 직전, 경기가 끝난 '썸데이' 김찬호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최근 이어진 연패 때문에 힘든 상황이란건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니 예상보다 더 표정이 어둡다. 승리를 갈망하는 프로게이머로서의 본능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도, 쉽게 펴지지 않는 그의 표정이 안타까웠다. 가끔씩 웃으면 그걸 보는 내가 다 흐뭇할 정도. NA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시즌.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 팀 디그니타스, '썸데이' 김찬호



Q. 1라운드가 이제 마무리되었어요. 최근 패배가 이어지면서 꽤 힘든 시기를 보냈을 것 같은데, 지금 기분은 어떤가요?

시작은 좋았는데, 중반부터 미끄러진 것 같아 슬프네요.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기분이에요.


Q. 초반에 5승을 거둘 때까지만 해도 1라운드에서 1위를 노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중반 이후 미끄러진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저 개인적으로는 라운드 중반 이후 팀이 많이 위험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팀 내부에 사정이 좀 있는 편인데 쉽게 고쳐지지 않은 문제인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아요. 그래도 문제가 고쳐진다면 2라운드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겠죠.


Q. 1라운드를 진행하면서 상대하기 유독 까다로웠던 팀이 있었나요?

사실 상대 팀을 의식하기보다는 우리 팀의 기복이 꽤 심한 편이라 그걸 더 의식했어요. 지금은 탑과 정글의 시너지가 잘 안 나오는 편인데, 이 문제는 연습으로 쉽게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보완하고자 하는 부분도 그 부분이고요.


Q. '리프트 라이벌즈'가 시작되면서 한 주 휴식을 얻게 되었어요. 간만에 좀 쉴 수 있을 것 같은데, 한 주간 무엇을 할지 생각해 둔 게 있나요?

7월 3일이 제 생일이에요. 미국에서 처음 맞이하는 생일이라 평소와는 좀 다른 기분이네요. 비록 축하해줄 사람들은 팬분들밖에 없지만요. 이번 주는 빡빡하게 연습하기보다는 휴식을 좀 취할 생각이에요. 세 팀이나 빠지다 보니 스크림을 하기도 좀 힘들어졌고요. 이번 주는 쉬면서 멘탈 관리를 좀 하려 해요.


Q. '리프트 라이벌즈'가 끝나고 2라운드가 시작되면 또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 2라운드에서 치고 올라올 것 같은 팀이 있나요?

어느 팀이 치고 올라올지는 저도 잘 알지 못하지만,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P1'이 좀 치고 올라와 줬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다른 팀 상대로도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네요. 아! 우리 팀하고 할 때 빼고요.


Q. TSM, C9, P1이 곧 리프트 라이벌즈에 출전해요. 선수 개인으로 냉정히 평가할 때, NA와 EU중 어느 쪽이 더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나요?

NA와 EU만 비교하자면 전 NA가 조금 더 강한 느낌이에요. 제가 NA 소속으로 리그에서 뛰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요. 객관적으로 보면, EU가 NA보다는 조금 더 난장판 같다고 해야 할까요? NA에 한국인 코치들이 많이 들어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최근의 NA 경기는 양 팀 모두 실수가 많이 줄고 초반의 스노우볼링을 지키면서 게임을 이기는 깔끔한 경기가 자주 나와요. 하지만 EU는 아직 난전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Q. NA 탑라이너 중에서 무서운 상대가 있나요? 혹은 마주치기 싫다던가요.

저 개인적으로는 전부 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마 이건 탑라이너라면 전부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에요. 탑라이너의 기본 소양이라고 해야 할까요? 앞으로도 잘하는 탑라이너들과 계속해서 맞붙어보고 싶어요.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C9으로 간 'Ray' 선수가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길 응원하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다음 라운드에 임하는 각오와 팬분들에게 남기는 말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초반에 잘 이기다가 지금은 브레이크를 밟은 느낌이에요. 주춤하고 있지요. 올라가든, 내려가든,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고 싶어요. 사실 저만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는데, 'Dignitas'는 다른 팀에 비해 팬이 좀 적은 것 같아요. 그래도 아직 절 기억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 덕에 힘을 내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절 아직 기억해주시는 팬분들에게 절 잊지 말아달라 부탁하고 싶어요. 제가 힘을 낼 수 있는 건 팬분들의 사랑 덕분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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