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금 1억 원 규모, 국내외 1,843의 아티스트가 참가한 공모전인 '데스티니차일드 일러스트레이션 콘테스트(이하 DCIC)'가 '코피노'를 소재로 한 오리지널 캐릭터 공모 작품에 특별상을 시상했으나 하루 만에 취소를 발표했다.
수상이 취소된 작품은 오리지널 캐릭터 부문에 응모한 '피노 델 미트파이'라는 작품이다. 해당 작품을 응모한 일러스트레이터는 캐릭터의 설정에 대해 '필리핀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모종의 수입으로 연명하는 코피노 출신 차일드'라고 밝혔으며, '자신과 엄마를 버린 아빠를 찾아 죽이기 위해 전 재산을 털어 한국으로 밀입국을 계획하지만, 밀항선 내에서 장기를 적출당한 뒤 토막 난 시신으로 바다에 버려졌다'고 전했다.
장기매매 및 토막살인 등의 설정을 가진 '피노 델 미트파이' 작품에서는 캐릭터의 창백한 피부와 꿰맨 자국과 같은 그로테스크한 연출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작품에 대한 심사평으로 시프트업의 김형태 대표는 "그로데스크한 디자인과 페인팅이 고유의 독창성을 뽐내고 있다"고 전하며, "하지만, 설정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코피노(Kopino)'란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자녀를 이르는 합성어다. 관광 또는 사업, 유학차 필리핀에 간 한국 남성들에 의해 태어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코피노가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채 편모 가정에서 가난과 사회적 냉대 속에 자라고 있어 필리핀의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피노 델 미트파이'의 특별상 수상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시프트업은 DCIC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작품의 수상을 취소한다는 공지를 게재했다. DCIC 담당자는 해당 공지를 통해 "작품이 작화적으로는 공모전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나, 소재 및 숨겨진 메타포, 설정 등이 유저 모두가 감상하기에는 부적절함이 있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