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버워치 리그 해설 장지수, "어제보다 더 나은 해설 보여드리겠다"

인터뷰 | 이시훈 기자 | 댓글: 58개 |
세계 최초 도시 연고제 기반 e스포츠 리그인 '오버워치 리그가 쾌조의 출발을 달리고 있습니다. 개막 첫 주 시청자 수 1천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 누적 시청자 수가 2천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지역 연고제 e스포츠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도 많은 시청자가 이른 시간부터 오버워치 리그를 시청하며 열띤 응원을 보냈습니다.

오버워치 리그의 흥행에 발맞춰 한국 오버워치 리그 중계를 맡은 '아카로스' 장지수 해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오버워치 1세대 프로게이머로 활동한 장지수 해설은 '겐지수'라고 불리며 겐지 장인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는데요. 이제 선수가 아닌 해설로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녀는 지금의 오버워치 리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장지수 해설은 오버워치를 누구보다 오래 접한 사람으로서 오버워치 리그와 오버워치 게임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습니다. 더 나은 해설을 위해 항상 노력 중인 장지수 해설과 나눈 대화를 들어보시죠.





Q. 독자들에게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티즌' 팀에서 오버워치 1세대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던 '아카로스' 장지수입니다. 지난 오버워치 APEX 챌린저스 시즌3부터 해설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최근 근황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오버워치 챌린저스가 끝나고 개인 방송을 하며 한가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오버워치 리그 해설이라는 좋은 기회를 얻게 돼서 현재 오버워치 리그 해설자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오버워치 리그의 해설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처음에는 제가 오버워치 리그 해설을 하게 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리그 개막 3주 전, 제가 해설을 맡게 될 수도 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당시 확정 상태가 아니라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렸죠. 리그 개막 일주일 전에 확정 통보를 받고 바로 해설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Q. 선수에서 해설로 완벽한 변신에 성공했는데,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제가 말을 재밌게 하는 편이 아니라서 어떻게 하면 해설을 재밌게 할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시청자가 보기에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선수 눈높이로 너무 평온하게 해설한 것 같아서 그 부분을 고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은 해설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에 대한 피드백을 꼼꼼히 확인해요. '톤을 높여라'는 등 다양한 피드백이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하면 무대가 바뀌어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긴장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Q. 개막 첫 주 1천만 명 이상이 오버워치 리그를 시청할 정도로 시작이 좋은데, 흥행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오버워치 리그가 1부 리그가 되었고, '지역 연고제' 타이틀을 가지고 있어서 많은 분이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오버워치가 보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거든요. 슈퍼 플레이가 자주 나오고 게임의 템포가 빨라서 많은 분이 시청해주시는 것 같아요.


Q. 오버워치 리그의 흥행이 지속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일단 많은 사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해요. 그리고, 블리자드가 지역별로 경기장을 만들어서 정말 지역 연고제 느낌이 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에서는 반응이 워낙 좋아서 경기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는데, 다른 지역도 많이 생겼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선수 수급을 위해 컨텐더스 리그 활성화에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합니다. 아무래도 컨텐더스 리그가 마이너리그 개념이다 보니 구단 입장에서 수익 문제도 있고, 상황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에요. APEX 때도 구단이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상금과 이적료 정도밖에 없었는데, 컨텐더스 팀은 오버워치 리그 팀과 격차가 훨씬 크거든요.


Q. '미국인 없는 미국 팀', '한국인으로 구성된 유럽 팀' 등 한국 선수로 구성된 팀이 많아지면서 지역 연고제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팬들의 반응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한국 선수들이 대회에서 보여준 위상이 워낙 높기 때문에, 구단주들도 이기고 싶으면 당연히 한국 선수를 영입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나중에 오버워치 리그가 지금 보다 더 활성화돼서 선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아직 리그 초반이지만, 어떤 팀의 강세를 예상하나요?

서울 다이너스티가 현재 가장 강해 보여요. 그리고 LA 글래디에이터즈와 LA 발리언트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LA 글레디에이터즈는 비록, 서울 다이너스티에게 4:0으로 졌지만, 조금 더 다듬으면 앞으로 훨씬 더 좋은 모습 보여줄 것 같습니다.


Q. 오버워치 리그에서 특별히 주목하고 있는 선수가 있나요?

워낙 잘 하는 선수가 많은데, LA 글레디에이터즈의 'Shaz' 선수의 젠야타가 인상적이었어요. 그 선수는 젠야타를 플레이할 때, 궁극기 실수가 거의 없어요. 에임도 워낙 좋아서 눈에 띄더라고요. 그리고, 같은 글레디에이터즈 소속의 'Hydration' 선수도 인상적이었어요. 아무래도 그 선수가 플레이하는 영웅이나 스타일이 저랑 비슷해서 더 눈길이 간 것 같아요. 겐지나 둠피스트 같은 영웅으로 1선에서 탱커처럼 플레이하더라고요. 생존력도 정말 좋은 선수예요.

끝으로, 필라델피아 퓨전의 'Poko' 선수를 주목하고 있어요. 보통 팀이 무너지고 있으면 돋보이기 힘든데, 항상 돋보이는 선수에요.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말 잘 하더라고요. 개개인으로 놓고 보면, 한국 선수가 외국 선수보다 월등하게 잘 한다는 건 특별히 없는 것 같아요. 다만, 한국 선수가 전체적인 호흡이 외국 팀보다 더 좋아서 시즌1까지는 한국 선수가 많은 팀이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 같습니다. 외국 선수들 중에서 한국인 코칭 스태프에게 적절한 코치를 받으면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가 굉장히 많아요.


Q. 오버워치 리그,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놓고 보면 더 재밌을까요?

많은 분들이 슈퍼 플레이 위주로 보는데, 최근 메타가 슈퍼 플레이가 쉽게 나오기 어려운 메타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보다 팀의 조직력이나 합 위주로 보면 더 재밌을 거예요. 하나의 몸처럼 움직이면서 얼마나 빠르게 백업 플레이가 이루지는지 지켜보면 재밌습니다. 그리고, 현재 메타가 보는 재미가 조금 떨어질 수도 있는데, 메타는 항상 변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재밌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Q. 오버워치가 너무 돌진 조합 일변도라는 팬들의 반응도 있는데?

메르시와 합이 좋은 정크랫과 맥크리를 넣은 '메르시 조합'으로 돌진 조합을 받아치는 것이 유행이었던 적도 있었요. 그런데, 디바와 윈스턴을 필두로 한 돌진 조합을 사용하기 좋은 맵이 많아서 돌진 조합이 여전히 대세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정크랫, 로드호그, 오리사를 이용해 돌진 조합을 받아치는 조합도 등장하고 있어요.


Q. 어떻게 하면 메타 고착화를 피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영웅이 계속 나오면 메타가 변하기 때문에 더 재밌을 것 같습니다. 둠 피스트가 나왔을 땐, 확실히 보는 맛이 있었어요. 지금은 둠 피스트가 심하게 너프 돼서 잘 나오지 않고 있어요.


Q. 최근, 오버워치에서 '트롤' 유저가 많아지면서 유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데,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요?

오버워치를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고 떠난 분들이 많은데, 신고 기능이 강해지면 문제점이 많이 해결될 것 같아요. 시즌3까지 다들 서로 격려하며 조합을 맞추곤 했는데, 지금은 조합보다 자신이 즐기는 것에 초점을 두고 게임을 하고 있어요. 오버워치는 혼자 즐기는 게임이 아닌 팀 게임이라는 것을 유저들이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유저들의 인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차라리 클랜전이나 역할별 매칭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테스트 서버에서 실험을 해보고 개선해줬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제가 해설 경력이 짧고 실력이 부족한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실수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성격이 소심한 편이라서 실수하면 계속 기억에 남거든요. 한 번 실수하면 이틀 정도 후회하면서 지내요. 저의 목표는 '실수 없이 어제보다 더 나은 해설을 하는 것'입니다. 끝으로 오버워치 리그 많은 시청 부탁드립니다. 아침에 커피 한잔 마시며 첫 경기를 본 뒤, 두 번째 경기는 '아점'을 드시면서 시청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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