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결승] 1년마다 찾아오는 기회, kt 롤스터의 아픈 역사와 위대한 도전

게임뉴스 | 손창식 기자 | 댓글: 11개 |



강팀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SKT T1같이 매번 우승하는 최고의 강팀, 삼성 갤럭시처럼 최고 권위 대회를 제패하는 최후의 강팀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초대 강팀이었던 CJ 엔투스까지 다양하다. 이들과 전혀 공통점은 없지만, kt 롤스터와 같은 꾸준한 팀들도 강팀으로 분류된다.

kt 롤스터는 팀 창단 역사상 롤챔스 우승을 한차례 밖에 들어 올리지 못했다. '밖에'라고 표현한 이유는 앞선 강팀들처럼 우승과 자주 연을 맺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강팀일까. kt 롤스터는 창단 이래 2013년부터 매년 결승전을 경험한 팀이다. 이는 롤챔스 역사에 유일한 기록이다.

2012년 10월에 창단한 kt 롤스터는 첫 시즌에 3위(당시 kt 롤스터 B)라는 호성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2013년 여름 이동통신사 라이벌인 SKT T1과 첫 결승전을 치러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kt 롤스터는 매번 우승 후보라는 평을 받으며, 왕좌에 도전했다.

그리고 2014년, 2회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한 삼성 블루와 kt 롤스터 애로우즈가 만났다. 풀세트 접전 끝에 kt 롤스터 애로우즈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롤드컵 진출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2015년부터 단일팀 체제가 도입됐고, kt 롤스터는 '카카오' 이병권-'루키' 송의진이 이탈하면서 풀리그 첫 시즌 5위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남겼다.




그러나 암흑기는 길지 않았다. 정글러로 포지션을 변경한 '스코어' 고동빈은 고군분투했고, 팀을 2015 서머 시즌 결승 무대에 올려놨다. 3년 연속 서머 결승 진출에 성공하자 kt 롤스터에게 '여름의 제왕'이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애석하게도 SKT T1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를 당하면서 제왕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그럼에도 kt 롤스터는 2015 롤드컵 진출로 약간이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201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빅3 시대가 열렸다. SKT T1-락스 타이거즈-kt 롤스터가 선두 그룹을 형성했고, kt 롤스터는 다시 한번 서머 시즌 결승 무대에 올랐다. 상대는 락스 타이거즈, 자신들의 천적이었던 SKT T1을 꺾었기 때문에 kt 롤스터는 충분히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kt 롤스터의 영웅과도 같았던 '스코어'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마지막 5세트에 바론의 체력 2를 남기고, 빼앗긴 것이다. '스코어'에게는 잊을 수 없는 실수였고, kt 롤스터는 다시 준우승에 멈췄다. 게다가 이 해에 삼성 갤럭시에 발목을 잡히면서 롤드컵 진출마저 실패했다.

결국, 대대적인 리빌딩을 예고한 kt 롤스터는 '스맵' 송경호-'폰' 허원석-'데프트' 김혁규-'마타' 조세형이라는 초대형 영입들을 연달아 성공하면서 2017년을 맞이했다. 이들을 한곳에 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지훈 감독(현 젠지 e스포츠 단장)의 영입 수완과 '스코어'의 존재 때문이었다.

'슈퍼 팀'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kt 롤스터는 날고 기던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좀처럼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모두의 생각이 달랐다. '스맵'은 락스 타이거즈 시절처럼 즉흥적이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를 원했지만, '마타'는 삼성 갤럭시에서 선보인 빡빡하고, 빈틈없는 운영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이번에도 SKT T1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를 당했고, 롤드컵 진출도 물거품이 됐다.




간략하게 되짚어 본 kt 롤스터의 과거는 주연보다 조연에 가깝다. 그럼에도 롤챔스 1회 우승(2014), 4회 준우승(2013, 2015, 2016, 2017)은 롤챔스 역사에 찾아보기 힘든 기록이다. 가장 먼저 언급했던 SKT T1, 삼성 갤럭시, CJ 엔투스 그리고 우승 이력이 있는 나진e엠파이어, 락스 타이거즈, 킹존 드래곤X까지 이토록 꾸준한 팀은 없었다.

또한 kt 롤스터는 3년 동안 한 번도 3위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다. 2015 서머 시즌부터 지금까지 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팀이다. '스코어'를 제외한 대규모 리빌딩이 있었음에도 굳건했다. 이제 롤챔스 우승이라는 성과만 올리면 역사에 남을 명문 팀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최근 관계자들 사이에서 kt 롤스터가 우승할 수 있는 적기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리핀은 한결같이 잘하고 있지만, kt 롤스터는 정규 라운드보다 더욱 강해졌다는 의견이 많다. 어쩌면 '스코어'의 준우승 징크스가 올해에는 깨지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기대와 함께 말이다.

그동안 kt 롤스터가 보유한 서머 우승팀 롤드컵 진출(2014), 삼성 갤럭시전 무패(2016), 서머 시즌 연속 결승 진출(2017) 등 작고 큰 징크스들이 모두 깨졌다. 전부 kt 롤스터가 패했기 때문이다. 이제 kt 롤스터 스스로 매년 준우승(단일팀 체제 기준)에 그쳤던 기분 나쁜 기록을 깰 차례다. 그래서 이들의 도전은 또 하나의 역사이며, 위대한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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