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드 6의 일기-
오랜 시간 동안 봐온 캐릭터도 아니었다. 2018년 9월 5일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출시하고 아직 반년도 지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케이드-6는 이상하게 특히 더 정이 갔던 캐릭터였다.
어느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개그 담당 캐릭터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데스티니 가디언즈에서 그의 존재는 유저들에게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사실, 가볍게만 보이는 그의 모습 이면에는 큰 아픔이 있다. 과거 황금기 시절, 엑소가 되기 이전에 인간이었던 그에게는 아내와 아들 '에이스'에 대한 기억이 아주 희미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그는 그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해오기도 했다.
이름을 날렸던 '인간' 용병이었던 케이드
빚을 탕감하기 위해 엑소 종족이 된 그
케이드는 황금기 시절 용병, 혹은 현상금 사냥꾼으로 활약했던 '인간'이었다. 케이드는 '클로비스 브레이'(현재 아나 브레이가 있는 곳)의 의뢰로 임무를 맡게 되는데, 이때 실수로 클로비스 브레이 사의 궤도 정거장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게 된다.
이 사건으로 케이드는 어마어마한 빚을 지게 되는데, 클로비스 브레이 사에게서 자신들의 엑소 기술 실험에 동참하여 엑소가 되어주면 빚을 탕감해주겠다는 제안을 받게 된다. 케이드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결국 엑소 종족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엑소가 된 케이드는 인간일 때의 모든 기억을 잃게된다.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그의 앞에는 처음 보는 고스트와 널부러진 일기장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일기장에는 자신의 인간일 때의 이야기가 써있었고, 마찬가지로 자신의 아내와 아들에 대한 내용도 있었기에 케이드는 그들의 존재를 인지하고 엑소로서의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실재인지, 조작인지도 모르는 그의 아내와 아들
자신도 조금씩 의심하기 시작하다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너에게 전해주려고 많은 노력을 했어, 하지만 '그것'에 대해 얘기할 방법도 찾고있었지. 어.. 날 두렵게 하는 것말이야. 진짜로, 단 하나인데. 그리고 그건.. 잃어버리는 거야. 상실감. 그리고 난 불쌍한 루저야, 인정한다고. 그것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했지. 전속력으로. 다른 사람은 안그래. 그들은 받아들이지. 하지만 내가 퀸에 대해 얘기했던건 모두 진짜야. 그녀는 내 방패야.
그리고 그녀는 거짓말이기도해.
내가 그녀라는 존재를 언제 지어냈는지 모르겠어. 아니, 내가 언제부터 알지도 못하고, 내 것이 될수도 없는 것을 믿기로 결심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게 낫겠지. 이번 삶에서인가? 내가 수호자-내가 가진 모든것들을 공허로 돌려놓은- 로 다시 태어날 때였나? 날 위안하기 위해서? 그럴지도 몰라. 그럴듯해. 근데 확신은 못하겠어.
내가 수호자가 되기 이전의 기억의 섬광들을 가지고 있어, 그게 전부야. 섬광 - 빠르게 지나가는 꿈속의 사람, 장소들처럼, 아니면 총알과 getting rezzed 사이의 공간처럼 말이야.
저기 그녀가 보여. 그녀는 오래전부터 내 인생에 대해 알고있는 전부야. 그녀를 사랑한다고 느끼고 있어. 내가 사랑을 기억하고 있는건가? 아니면 기억을 사랑하고 있는건가? 나는 전자라고 스스로를 설득해왔어. 나를 완전하게 하기위해서, 진실을 날조해왔지.
아이와 여자. 난 그들을 몰라. 진짜가 아니야.
근데 그랬으면 좋겠어. 그들이 정말 실재했다면 좋겠어.
내가 승산이 없을 떄마다, 그들은 내 소매속에 넣어둘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지.
내 마음속에서, 심장속에서 그들을 진실로 만들었어.
'그들'이라는 관념과 사랑에 빠진거야. 진실을 만들어내고 내가 느낄 수 있게 했지.
사실은 말이지, 이기적인 짓이었어.
내가 처음왔을 때, 나는 너무 외로웠어. 망가져있었고. 내 고스트는 날 위로하려했어. 근데 이 삶이란 놈은 공허하게만 느껴지더군. 그래서 도망쳤지.
하지만 그 섬광들, 꿈결처럼 말이야. 그들은 뭔가 나은 것을 약속했어. 전쟁이나 고통보다 더 나은 것을 말이야. 그래서 거기에 매달린거야. 나만의 진실을 구축했어. 그게 나를 더 나은 사람(man)으로 만들었어."
-케이드 6의 일기
하지만, 일기에도 나와있듯이 케이드는 그의 아내인 퀸과 아들인 에이스의 존재에 대해 자신마저도 확신을 가지지는 못했었다. 그럼에도 그들의 존재가 자신을 더 나은 '사람(man)'으로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기억은 점점 흐릿해져갔지만, 오히려 그리움은 점점 더 선명해져갔다. 자신마저 확신이 없는 아내와 아들에 대한 기억이 조금씩 조금씩 더 희미해져가면서 케이드는 시간이 갈수록 그들의 존재를 더욱 의심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외로운 싸움이었다. 인간의 마음을 갖고 있지만 인간처럼 살아갈 수는 없었다. 말은 하지 못했지만, 그 누구보다 자신의 본질과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컸을 것이다.
케이드의 고스트였던 선댄스의 이야기가 담긴 '영웅의 진혼곡' 지식을 살펴보면 케이드의 장난기많고 외향적인 성격은 본래 자신의 성격이 아니었다고 한다.
또한, 그의 재치나 장난기가 방어막이었다고 언급하기도 한다. 아마 장난기 가득한 그의 모습은 어쩌면 이런 아픔을 잊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 케이드의 아내와 아들 조작설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증거?
* 이 부분은 기자의 뇌피셜이니 정말 가볍게만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기자는 이번 기사를 준비하면서 각종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했는데, 그 가운데 케이드의 아내와 아들의 실체에 대한 자료들이 더 있는지 여러 방면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던 가운데 클로비스 브레이의 초기 엑소 개발 단계에서 발생했던 자아 거부 현상을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해 소개해주는 컴퓨터를 찾을 수 있었다. 다른 내용들과 함께 있는 것도 아니고, 해당 내용만 떡하니 이야기해주는 컴퓨터가 있는 것이 뭔가 수상하다고 생각되었고, 그 내용 속에서 엑소에 대한 새로운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다.
클로비스 브레이의 엑소 초기 개발 단계에서는 엑소들이 자아 거부 현상을 보이면서 죽는 경우가 많았고,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2가지 방법을 찾아내게 된다.
첫째는, 자아를 이삭하고 나서 재부팅하는 것. 그리고 둘째는 특정 부분에서 인간과 동일하게 행동하도록 조작하는 것이었다. 해당 컴퓨터에서는 이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직접적으로 '후손'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욕구를 인위적으로 주입하면 엑소자아 거부 현상 발생 확률이 감소한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는 이야기까지 덧붙이게 된다.
즉, 쉽게 말하면 케이드의 아내와 아들의 존재가 클로비스 브레이에서 엑소 자아 거부 현상을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존재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케이드가 엑소가 되어 처음 깨어났던 장소에 있던 일기들이 클로비스 브레이에서 미리 준비해둔 것일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다른 내용은 없고 해당 내용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컴퓨터가 잊혀진 구역에 배치되어 있다는 것도 의심스러운 부분이었다.
뇌피셜을 쏟은 김에 한 가지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욕구를 주입하면 자아 거부 현상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히는 실험에 처음으로 희생된 인간이 케이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클로비스 브레이에서 막대한 빚을 탕감해준다는 것. 그리고 케이드 이외의 다른 엑소들에게서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은 그의 이야기
돌아온다면 케이드는 우리 옆에 서있을 수 있을까
스페이드 에이스 획득을 위한 마지막 퀘스트를 진행하면 케이드의 마지막 유언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케이드가 숨겨놓은 비밀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페트라 벤지에게 보내는 메시지 중에서 갑작스레 페트라 벤지를 P.V로 부르는 부분의 내용에서 앞 글자만 따면 밑의 스크린샷 처럼 'Its on enceladus'라는 비밀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해석하자면 '그것은 엔셀라두스에 있다'는 의미. 엔셀라두스는 토성의 추운 위성으로 알려져 있으며, 엑소가 리부팅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딥스톤 크립트 역시 추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고 알려져, 엔셀라두스에 딥스톤 크립트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케이드의 비밀 메시지가 뜻하는 것은 딥스톤 크립트는 물론이고 엑소의 비밀과 관련된 것들이 엔셀라두스에 있으니 이에 대한 어떠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케이드의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은 이외에도 더 있는 편이다. 케이드가 직접 작성한 '케이드라 불린 사나이' 지식에서도 의미심장한 내용들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7은 불운의 상징 같은 것이며 새로운 기억의 케이드-7이 나온다면 이는 분명 누군가가 판을 파꾼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때는 분명히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까지 건네는 모습.
또한, 잘못된 편에 서있을 '나 이후의 나'(케이드-7)에게 전하는 메세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잘못된 편에 서있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의지가 아니라는 전언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있다.
▲ 케이드6 유언의 비밀 (출처 - 준님 Youtube)
검은 무기고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어둠의 그림자'는..?
헌터의 형상으로 보이는 듯한 실루엣은 누구일까
이번 검은 무기고 출시 시기에 함께 공개되었던 데스티니 가디언즈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면 6월에 나올 '어둠의 그림자'에서 기자는 한 장면에서 눈길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프레임들이 작동 중지 상태로 정렬되어 있는 어두운 공간에서 어떤 인물의 걸어가는 다리 실루엣을 포착할 수 있었다. 다리를 유심히 살펴보니 해당 다리 보호구는 헌터 다리 보호구인 '위대한 사냥의 발걸음'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해당 인물이 '헌터'라는 것까지는 확실하게 추론할 수 있었다.
위의 내용들과 이 상황을 종합해보면, 해당 인물이 케이드일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순 없다. 'its on enceladus'라는 비밀 암호는 확실한 떡밥의 증거이며, 뒷 이야기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는 엑소, 그리고 케이드와 확실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케이드는 이후 새로운 기억의 자신, 즉 케이드-7가 잘못된 편에 서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정황상 충분히 세워볼만한 가설이다.
추측은 추측일 뿐이라고 하지만, 그 추측에 대한 증거들이 갈수록 더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데스티니 가디언즈라는 게임부터가 이스터 에그나 스토리에 크게 심혈을 기울여온 게임인 만큼 여러 가능성들을 염두 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진짜인지 조작인지도 모를 아내와 아들에 대한 기억, 그리고 그 가운데서 누구보다 혼란스러워했을 그. 그럼에도 그 고뇌를 숨기고 항상 기분 좋은 조크와 함께 수호자들을 맞이해주었던 케이드였다.
울드렌이 부활하는 영상도 진실이었다. 이보다 더 충격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을 것 같다. 다만, 케이드가 부활한다면 그가 서있는 진영은 불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다시 케이드를 맞이할 수만 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의 편에 서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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