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결승] 최강 미드 결정전 '페이커' vs '쵸비', 미드 왕좌 주인공은?

게임뉴스 | 이시훈 기자 | 댓글: 39개 |



봄의 주인공을 가리는 결승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작년보다 더 강해진 그리핀과 진정한 '드림팀'의 면모를 갖춘 SKT T1이 우승컵을 놓고 대결을 펼친다. 두 팀의 대결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라인은 단연 미드다. 새로운 미드 최강자 자리를 노리는 '쵸비' 정지훈과 역대 최고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의 대결을 앞두고, LoL 팬들의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크고 작은 슬럼프도 있었지만, '페이커' 이상혁은 세대교체의 바람 속에서도 언제나 꿋꿋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가장 강력한 도전자를 만났다. '쵸비'가 슈퍼 플레이를 선보일 때마다 많은 이들이 '페이커'의 전성기를 떠올릴 정도로 '페이커'와 '쵸비'는 닮은 구석이 많다. 두 선수 모두 압도적인 피지컬로 상대 미드라이너를 평범해 보이게 만든다.

정규 시즌 상대 전적만 놓고 보면 '쵸비'가 앞서지만, SKT T1이 2라운드서 기세를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는 점과 '페이커'가 큰 무대로 올라갈수록 더 강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페이커'가 왕좌를 지킬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이번 결승전의 분수령인 미드 대결의 승자는 누가 될까.


전성기 기량 99% 회복한 '페이커'
남은 1%는 LCK 우승





'페이커' 이상혁에게 2018년은 잊고 싶은 한 해였다. 명성과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으로 2018년을 마무리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부활을 다짐한 SKT T1은 스토브리그 동안 대규모 리빌딩을 통해 전력을 보강했다. 기대와 걱정의 시선을 받으며 출발한 2019 LCK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에서는 다소 몸이 덜 풀린 느낌도 있었지만 2라운드부터 전성기에 버금가는 기량을 선보인 이상혁은 팀을 결승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상혁의 챔피언 선택도 언제나 화제였다. 과거 '뱅' 배준식과 함께 캐리 역할을 담당했던 시절과 다르게 지금은 '칸' 김동하, '클리드' 김태민, '테디' 박진성까지 캐리 역할이 넘친다. 그래서 1라운드에서는 우르곳, 갈리오 등 소위 받쳐주는 챔피언 위주로 사용하며 팀플레이에 안정감을 더했다.

2라운드부터 본격적으로 캐리 역할을 담당했는데, 르블랑, 조이, 아칼리 등 캐리력이 뛰어난 챔피언으로 난전과 대규모 한타에서 맹활약했다. 작년에 자주 볼 수 없었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와 센스 넘치는 플레이도 자주 선보이며 캐리력이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상혁의 캐리력이 가장 크게 폭발한 경기는 가장 최근 진행된 플레이오프 2라운드 3세트 경기였다. 킹존이 SKT T1의 빈틈을 노려 바론 버스팅 승부수를 던진 상황, 이상혁의 아칼리가 '커즈'의 자르반 4세를 암살한 뒤 상대의 본대를 혼자서 내쫓으며 노림수를 완벽하게 봉쇄했다. 전성기 이상의 슈퍼 플레이를 선보인 이상혁은 MVP를 수상하며 자신감을 한껏 더 끌어올렸다.


객관적인 데이터만 봐도 이상혁의 안정감이 크게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드라이너에게 평균 데스는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이상혁은 주전 미드라이너 중 평균 데스 부문에서 '쵸비' 정지훈(0.8)에 이어 공동 2위(1.8)를 기록했다. 미드라이너 기본 덕목인 분당 CS 부문에서도 정지훈(10.2)에 이어 2위(9)를 기록 중이다.

기록으로 알 수 있듯 '페이커'보다 더 좋은 데이터를 보유한 인물이 있다. 이번 결승전의 상대 '쵸비' 정지훈이다. 이상혁이 정지훈을 꺾고 약 2년 만에 LCK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부활의 마지막 1%를 채우게 될 것이다.


모든 지표가 '쵸비' 정지훈을 가리킨다
우승으로 화룡점정 찍을까





겨우 두 번째 정규 시즌을 치렀을 뿐이지만, 정지훈에 대한 평가는 계속 치솟고 있다. 작년 섬머 시즌, 캐리력보다 안정감 넘치는 경기력을 선보인 정지훈은 올해 들어 안정감과 함께 폭발적인 캐리력까지 갖추며 완전체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페이커'의 자리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도전자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KDA, 분당CS 수급, DPM 등 경기력을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주요 지표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항목에서 정지훈은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가장 기본적인 지표인 KDA 부문에서 무려 10.7을 기록했는데, 지난 시즌 그가 세운 KDA 9.1 기록을 스스로 갱신했다.

또한, LCK 미드라이너를 통틀어 10점대 분당 CS를 기록 중인 선수는 정지훈이 유일한데, 섬세한 라인 관리와 딜 교환을 통해서 상대 미드라이너의 CS 손실을 유발하는 플레이가 일품이다. 갱킹 회피 능력, 한타 포지셔닝, 챔피언 폭, 심리전 등 지표에 나타나지 않는 부문도 매우 뛰어난 편에 속한다.



▲ 출처 : GOL.GG

모든 지표가 정지훈이 현재 최강의 미드라이너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지만, 아직 화룡점정을 찍지 못했다. 길었던 LCK 역사에서 강력한 포스를 뿜어낸 이들은 많다. 그러나 그들이 모두의 기억 속에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우승 타이틀을 얻지 못하면 기억속에서 금방 잊혀지고 만다.

지난 LCK 섬머 스플릿 결승전에서 그리핀은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집중력이 흐려지면서 결국 우승컵을 놓치고 말았다. 정지훈도 결승전에서 정규 시즌에 보여준 것만큼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8 LoL 월드챔피언십 대표 선발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큰 무대에서 약하다는 이미지는 프로게이머에게 매우 치명적이다. 이번 결승전에서 그리핀이 또 우승에 실패한다면, 그리핀과 정지훈은 단순히 기세가 좋았던 여러 팀과 선수 중 하나로 남게 될 것이다.


역시 밴픽 싸움이 핵심
아칼리-르블랑-라이즈-사일러스의 행방은?





이상혁과 정지훈 모두 챔피언 선택 폭이 넓고, 한쪽만 일방적으로 선호하는 챔피언이 없기 때문에 밴픽의 결과에 따라 경기의 흐름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드 최고의 픽으로 라이즈와 사일러스가 꼽히고 있다. 두 챔피언 모두 높은 캐리력과 탑-미드 스왑이 가능하다는 강점 때문에 밴이 될 가능성이 높다. 2라운드 중반까지 부동의 1티어로 군림한 리산드라는 코르키 등 카운터 카드가 연구되면서 티어가 조금 내려갔지만, 여전히 높은 밴픽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밴픽률은 낮지만 언제든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챔피언은 아칼리다. 9.3 패치서 큰 너프를 당하며 자취를 감췄던 아칼리는 9.5 패치서 Q스킬을 제외한 모든 스킬이 상향되면서 조커 카드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비록 포탑 은신과 Q 스킬의 흡혈 능력이 삭제됐지만, 기민한 발놀림 룬을 사용해 약점을 많이 극복한 모양새다. 이상혁과 정지훈 모두 아칼리로 슈퍼 캐리를 선보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두 팀 모두 아칼리 카드를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르블랑도 아칼리와 마찬가지로 핵심 픽 중 하나다. 중반 이후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아칼리와 달리 르블랑은 초반부터 정글러와 함께 미드-정글 2:2 싸움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장점을 가졌다. 미드-정글 초반 주도권이 무엇보다 중요한 메타기 때문에 르블랑은 상당히 높은 티어로 평가 받고 있다.

이상혁은 이번 시즌 르블랑으로 5전 5승을 기록했다. 난전과 한타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플레이를 하며 상대의 혼을 빼놓는 플레이를 완벽하게 선보였다. 정지훈은 르블랑을 많이 사용하진 않았지만, '도브' 김재연의 카시오페아를 상대로 멋진 솔로 킬을 따내는 등 르블랑 숙련도의 극한을 보여주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코치진의 역량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부분이 밴픽인 만큼 김대호 감독과 SKT T1의 코칭스태프의 밴픽 심리전이 매우 치열할 전망이다. 일각에서 그리핀의 후반기 2연패 부진의 원인으로 결승전을 위해 밴픽을 숨긴 것이 아닌가 의문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리핀이 비장의 카드를 숨겼는지 아닌지 여부는 결승전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019 스무살우리 LCK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 일정

그리핀 vs SKT T1 - 4월 13일 오후 5시 (잠실 실내체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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