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LCB 윈터 우승팀 국민대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https://static.inven.co.kr/column/2019/12/15/news/i16192498483.jpg)
Q. 먼저, 우승 소감을 듣고 싶다.
탑 정건우 : 패패승승승이라는 짜릿한 우승을 겪어서 기분이 좋다.
정글 김기범 : 처끝까지 멘탈 잡고 게임해준 우리 팀에게 고맙다. 덕분에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룬 것 같다.
미드 박건이 : 오리아나가 계속 밴을 당하다가 마지막 세트에 딱 풀렸는데, 팀원들이 내 오리아나에 대한 신뢰가 크더라. 부담감이 있긴 했지만, 팀원들이 게임 내내 믿음의 말을 많이 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봇 김서원 : 2세트 질 때까지만 해도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팀원들이 멘탈을 잘 잡아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 마지막 세트를 드레이븐으로 이겼다는 것도 의미가 큰 것 같다. 응원하러 많이 와줬는데,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
서포터 염태준 : 1, 2세트에서 상대가 모르가나 서포터를 섰는데, 버티기 좋은 챔피언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모르가나를 밴하고, 그랩류 챔피언으로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Q. 프로게이머들의 무대 '롤파크'에서 경기를 치렀다는 게 굉장히 의미 있을 것 같은데.
박건이 : 이 자리에서 선수들이 게임을 했었다는 사실이 되게 신기했고, 거기서 내가 게임을 했다는 게 더 신기하고, 우승까지 해서 더욱더 신기한 것 같다. 인생에서 남다른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염태준 : 롤도 워낙 많이 하고, 티어도 높다보니까 프로게이머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학업도 그렇고, 실력적으로 정상을 찍기도 힘들 것 같아서 마음을 접었다. 그래도 롤파크에는 꼭 앉아보고 싶었는데, 오늘 그 염원을 이뤘다. 감회도 남달랐고,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
Q. 풀세트 접전이었는데, 예상했던 스코어인지.
김기범 : 사실 3:0을 예상했다. 우리가 전남과학대와 4강을 치렀을 때도 압도적으로 이겨서 전승 우승이라는 목표도 생겼었다. 3:0으로 깔끔하게 이기고 싶었는데, 초반 세트 때 많이 떨렸다. 손도 떨리고 판단도 잘 안되더라. 그래서 경기가 길어진 것 같다.
Q. 1, 2세트 패배 이후 어떤 피드백이 오갔나.
김서원 : 우리가 봇에서 1, 2세트 때 초반 갱킹을 많이 당했다. 그래서 최대한 상대 갱킹을 흘리는 식으로 플레이 방향을 정했고, 아군 정글의 갱킹에 호응을 잘 할 수 있게 상대 모르가나도 밴했다. 초반에 갱을 당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계속 플레이했던 것 같다.
박건이 : 우리가 밴을 잘한 것도 있지만, 상대 밴픽이 아쉽기도 했다. 3세트 때 이렐리아를 골랐는데, 조합 특성상 게임이 조금만 기울어도 이렐리아로는 흐름을 뒤집을 수 없었다. 그래서 상대의 밴픽 실수도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Q. 결승전 MVP를 뽑자면?
김기범 : 탑 정건우다. 평소에는 가끔 솔킬도 내주고 불안불안 했는데, 오히려 결승전에서는 솔킬도 만들어내고, 상대를 압도하는 장면도 보여주더라. 특히, 3세트에 블라디미르로 캐리했던 게 역전의 시작이었다.
정건우 : 내가 블라디미르를 해보겠다고 강력하게 어필했다.
박건이 : 우리 탑 라이너가 여태까지 오른 같은 방패 챔피언을 주로 했다. 근데, 3세트에서 블라미디르로 캐리하는 모습을 보고, 센 것도 잘할 수 있다고 느꼈다. 덕분에 이후 밴픽이 조금 편했다.
Q. (정건우에게)대학생 배틀에 잔뼈 굵은 베테랑으로서 팀원들에게 조언을 해준 게 있나.
정건우 : 대학생 배틀은 거의 7번 정도 출전한 것 같다. 컨디션 관리 잘하고, 연습 때 지각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주로 했다. 그런 것만 없으면 우리는 충분히 잘하는 팀이라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친구들의 응원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국민대 알파카'라는 치어풀이 눈에 띄더라.
김서원 : 응원을 온다고는 했는데, 진짜 올 줄은 몰랐다. 정말 기분 좋았다. 5세트까지 길어져서 힘들었을텐데, 끝까지 자리를 지켜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데프트' 김혁규 선수를 좋아하긴 하는데,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테디' 박진성 선수를 더 좋아한다. 앞으로는 '국민대 테디'라고 불러주면 좋겠다(웃음).
Q. 우승 상금은 어디에 쓸 예정인가.
김서원 : 미국 여행을 가기로 해서 그때 쓰려고 한다. 또, 부모님에게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싶다.
염태준 : 부모님이 게임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대학생 배틀에 나와 우승까지 했으니 우승 상금은 부모님을 위해 쓰고 싶다. 어머니한테는 꽃 선물도 해드릴 예정이다.
정건우 : 응원해준 친구들에게 맛있는 걸 사주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대학생 배틀의 여정을 마친 소감과 하고 싶은 말 자유롭게 부탁한다.
박건이 : 우리 팀이 바로 전에 열린 IeF라는 대회에서 전남과학대한테 져서 4강에서 떨어졌다. 그때 멘탈도 많이 나가고, 팀이 해체될 뻔 했다. 이번 대회도 못 나올 뻔 했는데, 나와 원딜 형을 중심으로 마지막으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뭉쳤다. 그렇게 매경기 올라오면서 이 판만 이겨보자하는 생각으로 왔는데, 우승까지 하게 됐다. 우리끼리 한편의 드라마를 썼다고 생각한다. 팀원들에게도 고맙고, 연습 도와준 친구들에게도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