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경부터 ASUS(이하 에이수스)의 행보는 예전과 달랐습니다. 확실한 성능과 그에 걸맞는 가격 때문에 '에이수스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유명해졌을 정도인데, 글카 품절 대란 이후에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가격을 표방하며 게이머들에게 환영받았으니까요.
덕분에 판매 소식이 뜨기만 하면 1분, 아니 불과 몇 초도 못 버티고 매진되어 버려서 에이수스 RTX 30 시리즈는 '그래픽카드의 환상종'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이 붙었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도 합니다.
에이수스의 고급형 게이밍 라인업인 'ASUS ROG(이하 ROG) STRIX' 모델은 예전부터 비싼 만큼 성능도 좋고 디자인도 멋지다는 평가 덕분에 인기가 좋았습니다. 더불어 화려한 STRIX와 달리 내구성과 가성비라는 측면에 좀 더 중점을 두었던 TUF 모델도 유명하죠. 현재 TUF 시리즈는 에이수스의 보급형 게이밍 라인업을 담당하고 있는데 품절 대란으로 인해 전반적인 그래픽카드의 가격이 상승한 현재는 성능은 물론 가성비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품절 대란에도 불구하고 호평을 받았던 에이수스에서 물 들어오는 김에 노를 젓는 걸까요? ASUS에서는 한국 한정판 모델인 'KO(Korea Origin)' 라인업을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만을 위한 제품을 정말 찾아보기 어려운 하드웨어 시장에서는 성능이나 디자인에 대한 요소를 떠나 한국 게이머들을 위한 라인업을 따로 발표해 준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칭찬할만 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3070 제품으로 처음 출시된 KO 모델은 예상외의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성능이 둘 다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승리를 의미하는 'WIN'을 보고 '그 에디션'이라는 별명이 붙기는 했지만 가격과 성능이 합리적이다 보니 그냥 웃으며 농담하는 뉘앙스입니다.
12월 1일, 그동안 루머가 무성했던 'RTX 3060 ti'의 성능이 공식 공개되며 'ASUS KO 지포스 RTX 3060 Ti GAMING OC D6 8GB'의 판매는 12월 2일 23시(오후 11시)부터 진행 될 예정입니다.
과거의 행적과 현재의 퍼포먼스를 생각해본다면 RTX 3070 이상의 제품들은 메인스트림과 플래그십 사이에 위치한 제품들이라 구매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일반인이라면 정말 굳세게 마음먹고 구입해야 하는 그래픽카드입니다. 게이머의 입장에서도 우월한 성능에 좀 더 방점을 둔 제품이죠.
하지만 3060은 느낌이 좀 다릅니다. 보급형보다는 좋지만, 메인스트림의 도입부에 있는 느낌이라 '게임 성능을 위해 이 정도는!' 이라고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만큼 가격적인 접근성과 가성비가 'RTX x060' 라인업의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게이머들의 수요도 많고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X060' 라인업에 Ti가 붙은 신제품. 게다가 오직 한국인을 위한 디자인의 그래픽카드인 'ASUS KO RTX 3060 Ti'의 외형과 실제 게임을 돌려 본 성능 테스트까지 간단하게 담아보았습니다.
■ 제품 사진
■ 성능 테스트
평소 VGA 테스트를 진행할 때, 해당 그래픽카드와 등급이 비슷한 라인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기사를 보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더 현실적입니다. 하지만 3060 Ti를 처음 테스트하는 것이고, 순수한 성능을 100%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테스트 환경의 등급을 높이는 경우가 잦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인텔 10세대 시스템에서 상위 라인업에 위치하고 있는 구성으로 테스트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 테스트 PC 사양 | |
CPU | 인텔 i9-10900k |
쿨러 | PROLIMATECH ARTISTS 3r |
메인보드 | GIGABYTE Z490 AORUS XTREME |
VGA | ASUS KO 지포스 RTX 3060 Ti |
RAM | 삼성전자 DDR4 8GB PC4-19200 * 2 |
저장장치 | WD BLACK SN750 M.2 NVMe (500GB) WD BLUE SN550 M.2 NVMe (500GB) |
케이스 | 투렉스 DOMA-PRO PCI 오픈형 케이스 |
게임 테스트 전, 보편적인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3D MARK 사의 'FireStrike(파이어스트라이크)'와 'TimeSpy(타임스파이)'로 성능을 테스트했습니다.
파이어스트라이크 벤치마크 결과, 그래픽 스코어가 28,533점 나왔습니다. 요즘 3070, 3080 모델의 벤치마크 결과만 보다 보니 3만 점이 채 안 되는 결과가 약간 초라하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전 하이엔드 라인업의 제품인 GTX 1080 Ti, RTX 2080의 그래픽 스코어가 각각 29,000점, 28,000점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에 견줄만한 성적이 놀랍기만 합니다. 타임스파이 벤치마크 마찬가지로 이전 하이엔드 라인업의 제품들과 비슷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추가로 3D MARK 사에서는 Estimated game performance(게임 성능 예상 지표)를 제공하게 되었는데요. 벤치마크 테스트를 진행한 12월 초에는 '배틀필드 5' 등 5개 게임을 FHD, QHD 해상도로 플레이했을 때 예상되는 프레임을 제시해 주는 기능입니다. 하지만 파이어스트라이크와 타임스파이의 예측 오차가 5~20 정도 발생했기 때문에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참고하기 좋은 옵션, 재미로 보기 좋은 기능인 것은 확실하지만요.
■ 게임 테스트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11월 출시한 고사양 게임,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이하 발할라)'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발할라 게임 내에서는 게임 성능 벤치마크 테스트를 제공하기 때문에 같은 상황에서 여러 번 테스트하기가 좋았는데요.
게임 성능을 테스트할 때 QHD 해상도로 테스트를 해야겠다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성능이 준수하여 4K 해상도로도 추가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가장 궁금했던 QHD 해상도에서 평균, 최저 1%, 최저 0.1% 프레임은 각각 64FPS, 48FPS, 40FPS를 기록하였습니다. 준수한 점수라고 생각됩니다.
FHD 해상도에서는 평균, 최저 1%, 최저 0.1% 프레임이 각각 79FPS, 57FPS, 41FPS가 나왔습니다. 먼저 진행한 QHD 해상도에서 진행한 테스트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번외로 진행한 4K 해상도에서는 평균, 최저 1%, 최저 0.1% 프레임이 각각 41FPS, 33FPS, 29FPS가 나왔습니다. 최저 0.1%에서 30FPS 방어를 하나 싶었는데 약간 아쉬웠습니다만, 4K 해상도인 것을 생각한다면 한편으로는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어둠땅
이전에 와우가 저사양 게임으로 분류되었다면, 어둠땅 확장팩이 적용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어둠땅(이하 어둠땅)'은 전혀 다른 게임이 되었습니다. 9100F + RX 570으로도 충분하던 그 와우가 아닙니다. 그래픽 옵션은 10으로 설정하여 테스트해본 결과, 놀랍게도 4K 해상도에서는 해당 그래픽카드가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4K 해상도에서는 필드 사냥을 한 것도 아닌데 최저 0.1%이 23FPS을 기록하는 등 약간 안정적이지 못한 프레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외 평균 및 최저 1% 프레임은 75FPS, 52FPS을 기록했습니다. QHD 해상도에서는 훨씬 안정적이었습니다. 필드 사냥 기준의 평균, 최저 1%, 최저 0.1% 프레임은 각각 85FPS, 72FPS, 70FPS로 측정되었습니다.
3060 Ti로 어둠땅을 즐기고자 할 때는 QHD가 적합하며, 반드시 4K로 즐기고 싶다면 그래픽 옵션 쪽에서 타협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 마치며
한국을 위한 디자인과 신형 3060Ti의 성능. 두 가지 모두 하드웨어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나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주제인 만큼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올해 출시한 그래픽카드 중에서 평범한 게이머가 약간만 무리하면 살수 있는 범위 내에 있으면서 성능까지 준수한 RTX 3060 Ti. 성능에 대해 궁금해 하던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이전 세대의 하이엔드 제품에 버금가는 퍼포먼스로 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기다리고 있던 제품인데, 실제로 게임을 실행해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성능이 좋아 만족스럽습니다. 컴퓨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ASUS KO 3060 Ti'는 어떠신가요? 내일 출시되는 3060Ti는 게이머들에게 가격과 성능을 모두 만족시켜줄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