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랩(SecretLab)'은 하이엔드 게이밍 의자를 취급하는 해외 기업입니다. 국내에서는 e스포츠 대회를 필두로 올해 여름부터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는 브랜드인데요. 시크릿랩은 페이커(T1, 이상혁) 선수가 생방송에서 앉았던 '시크릿랩 T1 의자'를 시작으로 다른 유명 스트리머, 글로벌 e스포츠 게임단 및 e스포츠 게임 선수들의 극찬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 관련 IP와의 협업 제품들은 단순히 특정 캐릭터를 자수를 놓는 형태가 아닌, 시크릿랩이 직접 고민하고 디자인하여 그 대상의 로고를 새로 재탄생시키기 때문에 더 특별합니다. 심지어 누가 봐도 그 게임, 캐릭터가 떠오르는 디자인이라는 게 메리트가 있죠.
사실 국내 게이밍 의자 시장은 '게이밍 의자=저렴한 가성비'라는 인식이 컸는데 시크릿랩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게이머들의 생각이 점점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점점 게이밍 의자를 두는 가정집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죠. 비싼 가격만큼 철저하고 까다로운 자사의 테스트들을 통과한 시크릿랩 의자는 다양한 인증서들이 제품의 가치를 보증하며 이에 자신 있게 5년이라는 보증기간을 제공합니다.
■ 아무리 레이싱 시트에서 파생된 제품이라고 해도..
게이밍 의자의 인식은 가정집에서도 구입할 정도로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태생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바로 스포티한 디자인과 색상인데요. 애초에 카시트에서 영감을 얻은 제품이다 보니 디자인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스포티한 디자인의 게이밍 의자를 개별로 봤을 때는 꽤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평범한 가정집에 게이밍 의자를 가져다 놓으면 조화롭지 않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유튜버들처럼 게이머 개인이 별도의 게이밍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면 가정집 인테리어에 어울리기 힘든 디자인을 갖추고 있습니다.
시크릿랩에서는 특정 IP 제품 말고도 모던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제품까지 취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시크릿랩이 각종 게임 및 캐릭터 에디션 제품으로 유명해졌지만 본사에서 특별히 지정한 시그니처 라인업은 따로 있습니다. 'SoftWeave(이하 소프트위브) 패브릭' 소재로 된 제품입니다.
국내에서는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길기 때문에 관리가 편한 가죽 소재의 인기가 더 많지만, 해외 혹은 패브릭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시크릿랩에서 자체 제작된 패브릭 소재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더라고요.
게이밍 의자 자체의 스포티한 디자인 때문에 색상을 통일하더라도, 모던한 색상으로 바꿔보더라도 가정집에 어울리기 힘듭니다. 특히나 가죽 소재로 세련됨의 화룡점정을 찍어버리니 가정집에서 일반적인 게이밍 의자는 인테리어 파괴의 주범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시크릿랩 소프트위브 소재로 된 제품들은 다릅니다.
소재 자체에서 오는 포근함 때문에 같은 색상이라도 가죽과 패브릭의 차이가 큽니다. 시크릿랩의 '블랙' 제품은 'PRIME 2.0 PU 가죽'과 'SoftWeave 패브릭'을 선택하여 구매할 수 있는데, 가죽 쪽이 화려하지만 무난한 느낌이라면 패브릭 쪽은 따뜻하고 모던합니다. 정장과 스웨터의 대결이라고 할까요. 차려입는 행사나 미팅이라면 모르겠지만, 등굣길이라던가 친구들을 만나는 일상에서의 정장 풀세트는 좀 과한 느낌이 있습니다.
사실 게이밍 의자 시장에서 제품의 모던함을 살리고 일반 가정과 친해지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중 밖으로 나오지 못한 기획안들도 많이 있을 것이고요. 이 분야에 종사하며 개인적으로 한번 즈음 '유광 가죽이 문제 같은데..'라고 생각한 적은 있었지만 대안 소재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 소리 없는 질문에 시크릿랩은 소프트위브라고 답변했습니다.
■ 패브릭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디자인 측면으로 너무 좋다고 한들, 패브릭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가장 큰 요소는 역시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된다는 인식이 아닐까요? 비교 대상 자체가 관리하기 편한 가죽 제품이기 때문에 평가가 더욱 박한 것도 사실이지만 패브릭이라는 소재 자체의 사용이 불편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겠네요. 특히 음료 등의 액체를 흘린다면 치명적이겠죠.
하지만 패브릭만의 매력은 상당합니다. 일단 가구 같습니다. 또한 액체엔 취약하지만 계절에는 강합니다. 이 장점은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장점이 되겠네요. 아무리 잘 만든 가죽이라 한들, 사용 습관과 외부 온도에 따라 의자의 코팅이 벗겨지는 것을 방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시크릿랩의 소프트위브 패브릭은 350gsm(Grams per Square Meter, 원단의 평방미터당 중량)의 고밀도 단모로 제작되었으며 마치 보푸라기가 일어나지 않는 솜털 같습니다. 반바지를 착용하고 앉아보고 싶었는데 불행히도 지금은 한겨울이라 그렇게는 하지 못했습니다.
제품 자체의 내구성을 배제하고 땀이 난 상태로 가죽이 피부에 닿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 또한 그렇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무광을 좋아한다면 포기하기 어려운 색감이라는 것입니다. 너만 그런 거 아니냐고요? 네, 사실 제가 그렇습니다.
■ 제품 조립
■ 시크릿랩의 OMEGA와 TITAN의 차이점
국내에서 시크릿랩 제품은 크게 두 가지의 모델로 나뉩니다. 표준형 사이즈의 'OMEGA(이하 오메가)'와 체격이 큰 유저들을 위한 'TITAN(이하 타이탄)'이 주력 제품입니다. 2m가 넘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TITAN XL' 사이즈도 판매하고 있지만 인기가 좋은지 자주 품절이 되더라고요.
시크릿랩 오메가는 표준형 신체 사이즈를 갖춘 유저를 위한 제품이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생각보다 큽니다. 175cm 이하의 신장을 갖춘 유저에게 추천되는 오메가는 180cm 정도 되는 저에게도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동봉된 척추 지지 쿠션까지 사용하면 딱 맞는듯했지만 좁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습니다.
시크릿랩 타이탄은 2m 이하의 유저에게 추천되는 대형 게이밍 의자입니다. 시크릿랩이 해외로 진출하며 평균 신장이 월등한 호주인을 위해 제작된 타이탄은 높이를 최대로 올리면 저도 다리가 약 2cm 정도 뜰 정도이며 좌판 또한 굉장히 커서, 소위 '양반다리'를 해도 넓은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시크릿랩 오메가와 타이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추천되는 신체 사이즈라는 부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차이도 있는데요, 바로 척추 지지 방식이 다릅니다.
오메가 제품에는 척추 지지 방석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시크릿랩에서 자체 제작한 시그니처 메모리폼 소재는 너무 푹신해서 변형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들 만큼 인체에 감기며 복원력 또한 좋습니다. 어느 정도냐면 쿠션만 따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며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타이탄 제품에는 척추를 위한 별도의 방석은 제공되지 않지만 의자 상판에 척추 지지 조절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사용자 기준 우측의 다이얼을 돌리면 의자의 척추 지지 각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척추 지지대에 대한 정의가 모호했었는데 시크릿랩 타이탄 의자를 앉아보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마치며
국내 게이밍 의자는 대략 20만 원 이하의 제품들이 주력 상품입니다. 시크릿랩 제품은 두 배의 가격인 오메가가 약 50만 원, 타이탄이 약 58만 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특별 한정판인 경우에는 가격이 좀 더 비싸고 아예 안 파는, 이벤트성 상품도 존재합니다.
비싸지만 가격만큼 편안함과 안락함을 선사하는 하이엔드 게이밍 의자, 시크릿랩 제품을 조만간 구매하게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기존 가죽 소재의 제품들을 보며 "우리 집과는 안 어울릴 거야"라며 현실을 부정했는데 소프트위브 패브릭 제품을 접해보니 마음에 결정이 섰습니다.
개인적으로 실제로 앉아보며 비교를 하기 전까지는 넓은 공간을 선사하는 타이탄 제품이 저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패브릭 소재로 된 의자다 보니 신체에 닿는 부분까지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어서 제 몸에 어느 정도 감기는 오메가 제품이 다시 보이더라고요. 현재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여 최대 할인율로 세일을 진행 중이라는데 무리 좀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