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I.S] T1-AF-DK-GEN, '지수보이'가 짚어주는 한국 대표 4개 팀 핵심 포인트

기획기사 | 박태균 기자 |



총상금 350만 달러(한화 약 39억 원)을 두고 8개 지역 32개 팀이 벌이는 역대급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 PUBG 글로벌 인비테이셔널.S(이하 PGI.S)가 본격 개막한다.

PGI.S는 5일부터 7일까지 진행되는 순위 결정전을 시작으로 3월 28일까지 8주 동안 펼쳐진다. 1주 차 순위 결정전과 5주 차 서바이벌 토너먼트를 제외한 각 주의 경기는 위클리 서바이벌-위클리 파이널로 구성된 위클리 시리즈로 진행된다. 위클리 서바이벌에선 각 라운드의 우승 팀이, 위클리 파이널에선 상위 4개 팀이 상금을 획득하며 모든 일정이 종료된 후 누적 상금의 합으로 최종 우승 팀을 가리게 된다.

한편, 한국 대표로는 T1-아프리카 프릭스-DWG KIA-젠지 등 4개 팀이 PGI.S에 참가한다. 수없이 검증된 강팀들이지만, 최근 팀마다 크고 작은 리빌딩을 진행한 상황. 이에 각 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지수보이' 김지수 해설이 뽑은 핵심 포인트를 정리했다.


T1




2020년 6월 '제프로카' 최승영을 떠나보낸 T1은 '스타로드' 이종호를 전격 영입했다. 곧바로 참가한 PCS 2 아시아 한국 대표 선발전 1위, 본선 3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이후 대회에선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며 연말 '아카드' 임광현을 비롯한 3명의 선수와 계약을 종료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아쿠아5'-'댕채'로 채웠다.

이렇게 4인 로스터로 새롭게 태어난 T1은 최근 분위기가 좋다고 한다. '스타로드'가 중심을 꽉 잡은 상태에서 오랜만에 재회한 '댕채' 김도현과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 창단 멤버 '애더' 정지훈은 기량이 떨어질 줄 모르며, 다재다능한 것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아쿠아5' 유상호는 빠르게 적응을 마치고 팀에 헌신하고 있다.

문제는 기복이다. 쟁쟁한 선수들은 강렬한 한 방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리빌딩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경기력이 완전히 안정적이진 않다. PWS 동아시아 프리 시즌 2주 차 위클리 스테이지에선 10라운드 중 세 번의 치킨을 챙기며 1위를 기록했는데, 위클리 파이널과 그랜드 파이널에선 크게 부진하며 13위에 그쳤다. 비록 짧은 준비 기간이었지만, PGI.S 개막에 앞서 어느 정도의 안정감을 확보했는지가 관건일 것이다.

* '지수보이' 핵심 코멘트

32개 팀이 참석하는 대회 특성상 다른 팀들의 성향과 랜드마크 및 동선을 분석해야 하는데,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팀들이 얼마 없다. 그래서 갖가지 후보 랜드마크를 가지고 있는 팀들이 운영에 있어 강점을 가질 수 있는데, 그중 한 팀이 티원이다.

초반 운영에 있어 라이벌을 만들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갈 수 있는 여러 랜드마크를 보유한 티원이기에, 교전에서의 자신감만 되찾을 수 있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연습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현재 폼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아프리카 프릭스




아프리카 프릭스 역시 2021년을 앞두고 리빌딩을 진행했다. '섀도우' 이승순과 '댕채' 김도현이 떠난 자리에 '히카리' 김동환과 '아카드' 임광현이 합류했다. 각 팀의 중심이자 화력을 담당했던 선수들이 한 팀에 모인 효과는 대단했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프릭스는 PWS 동아시아 프리 시즌에서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PCS 3 아시아부터 메인 오더가 '한시아' 한시아에서 'EJ' 이정우에게로 넘어갔는데, 'EJ'가 그동안 갈고닦은 오더로서의 기량이 제대로 만개한 것으로 보인다. PWS 동아시아 프리 시즌 경기 중 주어진 모든 상황에서 어영부영 하는 일 없이 빠르게 결단을 내리고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전을 피할 땐 확실하게 피하고, 치를 땐 확실하게 치르며 꾸준한 득점을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2019 서울컵 OGN 슈퍼매치 우승 이후로 2020년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PGI.S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면 작년의 아쉬움을 한 번에 씻어낼 수 있으리라. 이를 위해 PWS 동아시아 프리 시즌에서 정상에 올랐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PGI.S 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다.

* '지수보이' 핵심 코멘트

아프리카 프릭스의 경우 북미 오스와 에란겔-미라마 랜드마크가 모두 동일해 골치 아픈 상황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현재 리빌딩된 많은 팀들 중 최고의 포스와 기세를 자랑하고 있기에, 초반 변수만 잘 상쇄할 수 있다면 운영과 교전에서 이득을 많이 챙길 수 있는 역량이 있다.


DWG KIA




OGN 엔투스의 후신인 DWG KIA는 가장 기복 없이 꾸준히 달려온 강팀이다. 터줏대감 3인방 '성장'-'인디고'-'케일'이 자리를 지키고 2019년 12월 '언더' 박성찬이 합류한 로스터를 그대로 유지 중이다. PCS 1, 2, 3 아시아에 모두 진출해 차례로 4위, 5위, 2위를 기록했고, PCS 3 아시아 한국 대표 선발전에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 대표 4개 팀 중 리빌딩을 진행하지 않은 유일한 팀이기에 서로에 대한 신뢰나 호흡만큼은 압도적일 것이다. 각 선수의 출중한 개인 기량도 여러 번 증명됐기에, 오랜만에 만나는 전 세계 강팀들을 상대로 어떤 준비와 대처를 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 '지수보이' 핵심 코멘트

DWG KIA는 포친키를 근거지로 하는 수많은 팀들에 대비한 시나리오 및 랜드마크 준비가 핵심이 될 것이다. 국제 무대에서 성적이 나오지 않았던 여러 이유 중 늘 발목을 붙잡았던 건 역시나 에란겔에서의 성적이었다. 포친키라는 도시에 구애받지 않는 시스템이 완비된다면 충분히 대회를 지배할 수 있을 듯 하다.


젠지




2019년을 지배하며 한국 최강 팀으로 꼽혔던 젠지는 2020년엔 대규모 대회의 우승을 모조리 놓치며 자존심을 구겼다. 그들이 하위권을 맴돌며 부진한 것도 아니고, 종종 상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높아질 대로 높아진 기대치로 인해 중위권만 기록해도 팬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결국 젠지도 강수를 뒀다. '아쿠아5' 유상호와 계약을 종료하고,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레전드 '에스더' 고정완을 선수로 복귀시켰다. 여기에 더해 MVP, OGN 엔투스 에이스 등 여러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알파카' 방지민까지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하고 5인 로스터를 갖췄다. 이후 PWS 동아시아 프리 시즌에 '피오'-'로키'-'이노닉스'-'에스더'가 출전해 준수한 경기력을 뽐내며 최종 3위를 기록했다.

각 포지션 별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젠지는 PGI.S에서 전 세계 팀들을 상대로 한국 최강 팀의 면모를 뽐낼 수 있을까. 특히 2018 PGI 3인칭, 2019 PGC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던 '로키' 박정영 그대로 남아 있기에 젠지의 성적은 더욱 많은 관심을 모은다.

* '지수보이' 핵심 코멘트

최근 대회에서의 컨디션이 날로 상승하고 있지만 에란겔은 강남, 미라마는 페카도 같은 인기 랜드마크를 근거지로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과감히 고향을 버릴 필요가 있다. 강남의 경우 톈바와의 신경전 때문에 강북으로 이동했지만 톈바가 늘 강도 높은 견제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출발이 필요해 보인다.


주요 해외 팀들

'지수보이' 해설은 PGI.S에서 눈여겨봐야 할 주요 해외 팀으로 멀티 서클 게이밍(중국), 버투스 프로(유럽), 서스퀘하나 소닉스(북미)를 꼽았다.



멀티 서클 게이밍은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팀이다. 밸런스형 팀인 멀티 서클 게이밍은 PCS 3 아시아에서 막판 뒤집기로 OGN 엔투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곧바로 이어진 APL 2020 윈터 시즌에서도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에 더해 중국 24개 팀, 한국 8개 팀이 참가했던 TMC 글로벌 인비테이셔널에서도 또다시 우승을 기록하며 최근 분위기가 매우 좋은 상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선수들로 구성된 버투스 프로(구 노던 라이츠)는 창단 멤버인 'Perfect1ks'와 'spyrro'-'Lu'-'BatulinS'가 주전으로 뛰고 있다. 지금까지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으나, 2020년에는 제대로 각성해 PCS 채리티 쇼다운, PCS 3 유럽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PCS 2 유럽에선 11위로 부진하며 큰 기복을 보였는데, PGI.S에선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늘 중위권에 머물렀던 서스퀘하나 소닉스는 2020년 4월 'hwinn'-'Shrimzy'-'M1me'과 'Pr0phie'를 영입한 후 PCS 채리티 쇼다운, PCS 1 북미에서 연달아 3위에 오르며 강팀으로 떠올랐다. 이후 'Pr0phie'가 팀을 나가고 스트리머로 전향했던 기존 선수 'TGLTN'이 재합류했는데, 'TGLTN'의 맹활약을 앞세워 PCS 2, PCS 3 북미에서 2연속 우승의 쾌거를 달성했다.

* '지수보이' 핵심 코멘트

중국의 멀티 서클 게이밍은 운영과 교전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는 팀이다. 약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팀원 간 백업이나 개인 역량 또한 최고조에 다다른 선수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으며, 랜드마크나 동선, 스플릿 등 많은 전략에서 안정감이 기본으로 탑재된 모습을 여러 대회에서 보여주며 성적마저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의 새로운 빛으로 거듭난 버투스 프로는 기존 강호였던 페이즈 클랜이나 팀 리퀴드 같은 팀들 보다 안정감 넘치는 운영과 수비력으로 PCS 채리티 쇼다운 유럽 우승, PCS 1 EU 3위, PCS 3 EU에선 또다시 우승을 차지하며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팀이다. 다만 주전인 'Perfect1ks'가 함께 하지 못하는 이슈가 있어 팀 전력이 완벽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첫 주 차 경기 양상을 잘 지켜봐야 할 것이다.

북미 서스퀘하나 소닉스는 2020년 전체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려한 개인기와 쇼맨십으로 많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팀이다. 특히 이 팀의 에이스 'TGLTN'은 PCS 3 NA 기준 전체 킬 1위, 전체 대미지 1위를 기록했는데 슈퍼 플레이를 정말 여러 번 보여주면서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이 생기고 있는 선수다. 기세가 상당히 좋은 팀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정면 승부는 피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한국, 또다시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한국 팀들은 지난날 세계 규모의 국제 대회였던 PGI 2018과 PGC 2019를 비롯해 각종 지역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그러나 2020년엔 중국 팀들의 기세에 밀려 좀처럼 국제 대회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더군다나 이번 PGI.S에선 중국 팀들을 비롯해 유럽, 북미를 호령한 강호들과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최근 한국 팀들의 물오른 경기력은 많은 기대를 모으게 한다. 내로라하는 베테랑 선수들이 모여 신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금세 호흡을 맞춘 각 팀은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강호가 모두 모이는 PGI.S, 과연 한국 대표 팀들은 역대급 규모의 무대에서 e스포츠 강국의 위상을 떨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대표 4개 팀 모두 최정상을 노릴 만한 기세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지수보이' 해설은 "특히 PGI.S는 마지막 주차 우승 상금으로 50만 달러가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일발 역전도 가능하다. 초반 경기서 다소 부진하더라도, 슬로우 스타터가 된다는 마인드로 게임에 임한다면 충분히 다시 한번 전 세계가 모인 글로벌 매치에서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을 것이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사진 : 크래프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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