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 등용문" 인디 개발자 4인이 말하는 '인디페'

게임뉴스 | 윤홍만 기자 | 댓글: 2개 |
구글플레이는 금일(1일), 'K-인디 게임에서 모바일 생태계의 주역으로'를 주제로, 지난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이하 인디페)에서 탑3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둔 4인 4색의 개발자를 초청, 그들의 조언을 듣는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본격적인 대담에 앞서 구글플레이는 인디페와 관련한 그간의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최된 인디페는 이후 유럽, 북미 등 23개국으로 프로그램을 확대, 현재는 전 세계적인 글로벌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지금까지 5년간 총 1,327개 개발사가 인디페를 통해 1,427개의 게임을 출품했으며,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총 2,153명의 유저와 만난 바 있다.

인디페는 인디 게임사가 글로벌로 진출할 교두보가 되기도 했다. '어비스리움'을 개발한 아이들상상공장을 비롯해 릴라소프트, 플레이하드, 자라나는씨앗, 그리고 스튜디오 냅이 인디페를 통해 글로벌로 진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 6회를 맞는 인디페는 더욱 풍성한 혜택으로 무장했다. 인디 게임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며, 여기에 더해 마케팅 혜택 강화, 유저게임상 부분을 신설할 뿐 아니라 비대면 온라인 행사인 점을 십분 활용한 버추얼 이벤트를 통해 글로벌 31개국의 유저와 함께하는 행사가 될 예정이다. 끝으로 함은혜 부장은 올해 탑3에 선정되는 개발사에는 데브시스터즈가 총 4,500만 원(3개 사 각 1,500만 원)의 게임 개발 지원금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인디페에 참가를 원하는 개발사는 6월 1일부터 7월 1일까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할 수 있으며, 8월 초 탑20을 발표한 후 9월 초 본행사를 통해 탑3를 발표할 예정이다.





■ 개발자 대담



▲ 신중혁 대표, 김효택 대표, 지국환 대표, 김성근 대표 (좌측 시계방향)

Q. 플레이하드는 1회 인디페에 참가했었는데,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나.

신중혁 :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탑3에 선정됐을 때 같다. 발표 당일 SNS를 보니 개발사 대표님들이 탑3가 발표됐다는 얘기를 하시길래 메일을 확인했는데 없어서 좌절했다가, 혹시나 싶어서 스팸 메일함을 보니 거기에 선정 메일이 있더라. 그래서 동료랑 소리를 지르면서 환호했던 기억이 난다.


Q. 인디페가 6회를 맞아,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건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대표님들의 성공 덕분이다. 이 자리를 빌려 어떠한 성과들을 이뤘는지 자세히 듣고 싶다.

김성근 : 인디페 탑3 선정 이후 다운로드와 매출이 2배 가량 증가하는 등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아직도 배울 게 많다. 지금은 영어 현지화를 통해 200만 명 이상의 유저가 유입되고 있는데, 일단은 혼자서 유저 관리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김효택 : 탑3에 선정된 후 회사도 안정적이 됐고 그 덕에 직원도 2배 정도 늘어 현재는 15명이 근무 중이다.

회사의 규모도 커졌지만, 게임 역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아무래도 모바일 게임은 수명이 짧은 경향이 있는데 우리 게임은 꾸준히 인기를 끄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느낌으로, 인디페에 출품했던 '지킬 앤 하이드'는 4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고 이러한 성과에 해외 진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시도 중이다.

현재 '지킬 앤 하이드'는 14개 국어를 지원하며, 그 덕분에 해외 비중이 85%나 된다. 후속작들도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100만 다운로드, '페치카'는 4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여기에 '지킬 앤 하이드'와 '오페라의 유령'은 스팀과 스위치로도 출시하는 등 다양한 플랫폼에 도전 중이다. 좋은 성과를 내서 모바일로 성과를 낸 게임이 다른 플랫폼으로도 진출할 수 있는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



신중혁 : 구글이 마련한 프로그램은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줬다. 1회 인디페에서 '레드브로즈'가 탑3에 선정된 덕분에 카카오벤처스를 통해 시드 단계의 투자 유치를 받아 개발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그로 인해 '공장 주식회사'는 1,8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7위에 오르는 등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히어로 팩토리' 역시 45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는데, 창구 프로그램 이후 다운로드만이 아니라 순위 측면에서 1.5배에서 2배 정도 성장하는 등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현재는 이러한 성과에 직원을 추가로 채용해 현재 16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지국환 : 원래 1인 개발자로 활동했는데 이번에 '프로젝트 마스2'를 개발하면서 힘들어서 아티팩트를 창업했다. 아티팩트는 1인 개발자들의 일종의 연합체인데,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다 보니 그런 분들이 보이더라. 실력은 좋은데 사업에는 서투른 분들이. 그래서 함께하면 서로 좋은 도움을 줄 수 있겠다 싶어서 창업했는데, 창업 과정이 길어지다 보니 개발이 좀 늦어진 편이다.



Q. 1인 개발자 연합이라고 하니 특이하다.

지국환 : 연합이라고 했지만 그렇게 크진 않다. 현재 4명 정도가 함께하고 있는데 여기에 비정기적으로 아트를 하는 분이 합류하는 식이다. 사실 1인 개발이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생활이 불안정하고 망했을 때의 불안감부터 세부적으로 세금을 어떻게 내야 하는지, 그리고 광고 집행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깜깜한 것 투성이다. 그런 면에서 함께하면 서로 개발은 도와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업적으로 고민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아티팩트를 창업했다.


Q. 김성근 대표님은 많이 공감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개발한 지 1년 밖에 안 됐는데 탑3에 선정됐지 않나. 우리도 그렇게 참가자들도 많이 놀랐는데 혹시 예상했나.

김성근 : 당시 인디페가 엄청 유명하다고 들어서 수상은 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참여나 해보자 하는 생각에 출품했는데 쟁쟁한 게임들을 제치고 탑3에 선정되어서 놀랐다.


Q. 공시생으로 가족 몰래 게임을 개발했다고 했는데,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줄 수 있나.

김성근 : 대학교 졸업 후 1인 개발자로 활동하려고 했는데 취업 시즌이 되니까 부모님도 반대하시고 겁이 나더라. 그래서 공시를 준비했는데 적성에 안 맞아서 몰래 개발 공부를 했다. 물론, 도서관에서 코딩은 못하니까 그림이나 기획을 하고 카페나 PC방에서 코딩을 했는데, 정신적으로 꽤 힘들었다. 이후 탑3에 선정된 후 수익이나 성과를 갖고 부모님께 말씀드리니 그제야 안심해주셨다. 지금은 많이 응원해주고 계신다.


Q. 여러 번 참여한 분들도 계시는데, 인디페를 지켜보면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김효택 : 우리나라에도 여러 페스티벌이나 어워드를 주는 전시회가 많아졌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모바일에선 인디페가 인디 게임의 등용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게임사에도 다른 것보다 인디페를 가장 주시하고 조언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혜택 가운데서도 구글이 아무래도 글로벌 플랫폼이다 보니 선정되면 글로벌 진출 기회가 주어진다는 게 가장 큰 혜택같다. 아무래도 해외 진출이라는 게 쉽지도 않고 그래서 아예 생각지도 않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걸 도와준다는 점에서 인디페만한 행사도 없다.

여담이지만, 인디페에 참여하는 게임들도 점점 발전하는 것 같다. 우리는 운 좋게도 3회 인디페에서 탑3에 선정됐는데, 4회 이후로 출전했으면 아마 상을 못 받지 않았을까 싶다(웃음).

신중혁 : 점점 출품하는 게임들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그리고 김효택 대표님도 말했지만, 인디 게임의 등용문이라는 말이 틀린 게 아니다. 우리도 한창 어려웠을 때 인디페에 출전했는데, 인디페가 우리에게 엄청난 동력을 준 행사여서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우리도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지국환 : 혜택도 있지만,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다. '던전을 찾아서'는 탑3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개인적으로 그때 '반드시 탑3에 들겠어!'하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다른 내노라하는 개발자들의 게임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동기부여 차원에서도 참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Q. 국내에 다른 게임 어워드도 많은데 인디페만의 장점이나 특징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신중혁 : 한둘이 아닌데 아무래도 마케팅에 대한 혜택이 큰 것 같다. 인디 개발사들이 특히 마케팅에 취약한데, 구글플레이에서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시장 분석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 컨설팅을 해준 적이 있다. 이렇게 가이드라인을 잡아주면 이후 게임의 성장 가능성이 커진다. 우리도 이 과정을 통해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국환 : 개인적으로 유저 피드백을 받는다는 부분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아무래도 출시 전에는 유저들을 만나기가 어려운데 인디페는 규모도 크고 평소에는 뵙기 어려운 심사위원분들이 많이 나와서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된다.

김효택 : 방금 전에도 말했지만 글로벌 진출이 가장 큰 것 같다. 해외 진출이라는 게 만만한 일도 아니고 욕심 내기도 쉽지 않은데 그 등용문 역할을 확실히 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글로벌 플랫폼이라서 그 파워나 역할에 큰 차이가 있지 않나 싶다.


Q. 김성근 대표님이 다른 분들에게 궁금한 점으로 어떤 개발 철학을 갖고 계신지 듣고 싶다고 하는데?

지국환 : 게임은 재미있는 걸 만드는 직업이어서 즐겁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개발 기간의 50%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래서 평소에도 즐겁고 유쾌한 마음으로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

김효택 : 우린 좀 특이한 것 같은데, 스토리 게임을 만들다 보니 정체성이 영화나 웹툰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스토리에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 의미를 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비전을 수립하는 워크샵을 진행했는데, 거기서 게임이 가진 재미에 더해서 삶의 영향을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지금은 이를 우리의 철학으로 삼고 있다.

신중혁 : 아직 철학을 담을 정도의 게임을 만들지 못한 것 같다. 다만, 확실한 건 유저가 없으면 우리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유저를 생각해서 어떻게 해야 가장 즐거울지, 계속 플레이할 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Q. 신중혁 대표님은 1인 개발자로 힘든 이 시기를 어떻게 버티는지 궁금하신 것 같다.

김성근 : 사실 혼자서 모든 걸 다 한다는 부분에서 힘든 것도 있지만, 그보다 가장 힘든 건 쓸쓸하다는 점 같다. 이게 가장 힘들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로 누굴 만나기 힘들고 실시간으로 의견을 공유할 기회가 없을 때는 게임의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때가 많다. 그래도 많은 유저분들이 피드백을 줘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국환 : 기존에 출시한 게임들의 매출로 생계를 유지 중이다. 쓸쓸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1인 개발자들이 모여서 개발 중이기에 다행히 그런 부분은 덜한 것 같다. 한편, 아티팩트를 창업하고 1인 개발자분들을 모았을 때만 해도 재택 근무를 하려고 했는데, 혼자 개발하면 그런 쓸쓸함을 느낄 것 같아서 개발 공간을 구해서 현재는 출퇴근 하면서 개발 중이다. 사실, 개발하는 시간보다 떠들고 노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지만, 즐겁게 지내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듣고 싶다.

김효택 : 올 하반기 연말에 2개의 게임을 출시 예정이다. '지킬 앤 하이드'의 팬덤이 워낙 두터워서 스핀오프로 개발 중인 '하이드 앤 시크'와 프랑켄슈타인을 원작으로 한 PC 게임 '다이 크리쳐'다. 지금까지는 원작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게임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오리지널 게임으로 게임성 측면에서 더 발전했음을 보여주고 싶다.

김성근 : 만들고 싶은 게임은 있지만 아직은 '매직 서바이벌'을 개선하는데 더 집중하고 있다. 처음 개발한 게임이다 보니 애착도 가고 고쳐야 할 부분도 많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차기작을 만들도록 하겠다.

만들고 싶은 게임은 있는데 현재는 매직 서바이벌을 개선하는데 집중 중이다. 처음 출시한 게임이다보니까 애착도 고쳐야 할 부분도 많아서 매직 서바이벌을 관리하면서 이 경험을 차기작으로 유저를 만족시킬 게임을 만들도록 하겠다.



지국환 : '프로젝트 마스2'는 마지막 한 달 정도의 스퍼트만 남긴 상태다. 완성해서 좋은 게임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신중혁 : 다양한 컨셉의 장르를 도전 중으로, 6월에서 7월에 4개 정도의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디펜스, 덱빌딩, 방치형 등 다양한 장르로 실패하더라도 도전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서 궁극적으로는 네임드 개발자들을 배출하는 게 목표다.


Q. 올해 인디페에 참가하는 개발자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한다.

지국환 : 처음에 인디페에 참가했을 때는 구글이 주최하는 행사인 만큼, BM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수상한 게임들을 보면 메커니즘이 신선한 게임들이 관심을 받는 것 같다. 그래서 재미있는 알고리즘을 구현한 그런 게임들이 수상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김성근 : 게임에서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흥미로운 요소를 담는다면 유저들이 긍정적으로 볼 거라고 생각한다.

신중혁 : 처음 인디페에 참가했을 때만 해도 오프라인이어서 지나가는 참관객 분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고 어필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비대면이어서 게임의 완성도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게임을 만드는 게 어렵다는 걸 알지만, 인디 게임 측면에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움이 성과를 내기도 한다. '랜덤 다이스'처럼 매출 순위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게임이 많아지고 있는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성과가 있으리라 본다. 그 결과 독창적인 시도가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됐으면 좋겠다.



김효택 : 작은 개발사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는데, 우리가 하고 싶은 게임, 좋은 게임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힘내시길 바라고 있다. 팁을 좀 드리자면 3, 4, 5회 인디페에 참여하면서 느낀 부분인데 인디페는 새로운 시도를 한 게임에 더 좋은 점수를 주는 것 같다. 반지하게임즈의 '서울 2033'이 대표적이다. 올해 인디페에서도 인디 정신을 잘 살린 다양한 게임을 만날 수 있길 바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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