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PC가 공급되기 시작한 내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PC 외관은 보통 흰색과 흡사한, 때가 탄 것 같은 회색빛 세상이었다. 모니터 프레임을 비롯하여 키보드와 마우스, 심지어 PC 본체까지 전부. PC 시장이 커감에 따라 게이밍 제품군이라는 별도의 분야가 생겼으며, 이 제품들은 "난 사무용과 달라!"를 외치듯 죄다 검은색으로 출시되었다.
한동안 취급되었던 제품들이 모두 검은색이었다 보니 요즘은 화이트 감성, 더 나아가 회색빛의 장비를 복고 감성이라고 표현하며 역행하고 있긴 한데 글쎄. 어쨌건 무채색 범위 안에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거나의 문제에서는 벗어나겠지만 누렇게 변색되는 그들을 보면서 검은색 제품이 주는 안도감에 취하곤 한다. 질리지도 않고.
다만, 내 나름의 주관인데 검은색 사이에 들어가는 그 포인트 색상. 그게 참 마음에 안 든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보통 한 가지의 메인 색상과 그를 강조할 수 있는 보조 색상, 이렇게 두 가지를 적절히 섞어 해당 제품을 강조하기 위함이란 건 알겠다. 하지만 블랙 감성을 위해 검은색 제품들로 도배한다 한들 마우스에도, 키보드에도, 의자에도, 책상에도 RGB 색상이 하나씩 들어가면 결국 이게 그 통일성을 파괴하는 것. 그 부분이 용서되지 않는다.
특히 게이밍 의자에서 이런 선택을 많이 하는데, 각개로 보면 분명 예쁘지만 이걸 가정집에 들여놓는다는 상상을 하면 인테리어 관점에서 매우 불편하다. 잔잔하고 따뜻한 인테리어 사이에 빨간색 혹은 파란색으로 포인트가 들어간 게이밍 의자라니, 너무 스포티하지 않은가.
'린백 블랙 에디션 게이밍 의자(이하 린백 블랙 에디션)'는 해당 분야의 특성상 넘쳐흐르는 스포티함을 색상으로 완화시켰다. 때문에 가정집에 들여도 인테리어적으로 큰 불편함이 없으며 내가 원하는 블랙 감성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 제품이다. 요즘 게이밍 의자에 무슨 기능만 달렸다 하면 20만 원이 훌쩍 넘어버리는데, 린백 블랙 에디션은 10만 원 언저리의 착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