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마블 퓨처 레볼루션, 무엇이 달랐나?

리뷰 | 강승진,윤홍만 기자 | 댓글: 3개 |
마블 퓨처 파이트(마퓨파)로 마블 게임의 액션 RPG를 선보였던 넷마블몬스터가 이번에는 오픈월드 MMORPG로 마블의 세계관을 다시 그립니다. 29일 넷마블 사옥에서 진행된 마블 퓨처 레볼루션(마퓨레) 간담회에서 그 세부 정보가 공개됐죠.

하지만 단순히 게임 소개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짤막한 영상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마퓨레의 실제 게임을 조금 먼저 플레이할 기회가 생겼는데요. 과연 마퓨레는 어떤 모습을 담았을까요? 시연 버전을 통해 게임 속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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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촬영이 불가능한 체험 세션으로 공개된 영상과 이미지만 포함되었습니다

이번 시연은 기본적으로 게임 초반 구간을 자유롭게 플레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시연에서 '초반을 자유롭게'라는 말은 그냥 똑같은 튜토리얼 쭉 나열해놔 한번 대충 플레이해보고 마는 경우를 뜻하기도 하는데요. 마퓨레에서는 게임의 초반 구성이 달라 이 초반만으로도 굉장히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바로 슈퍼 히어로마다 따로 구현된 초반 스토리 덕이죠. 게임에 처음 접속하면 총 4개의 슬롯이 비어있는데 여기에 자신이 원하는 영웅을 채워 넣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주어진 영웅은 캡틴 아메리카, 캡틴 마블, 스파이더맨, 블랙위도우, 아이언맨, 닥터 스트레인지, 스타 로드, 스톰 등입니다.

일단 구성에서 눈치채셨듯 출시 당시 마퓨파가 디즈니 이후의 마블 영화 세계관인 초기 MCU에 캐릭터 구성을 한정해뒀던 것과 달리 스톰의 합류로 엑스맨까지 함께 담아내고 있음을 알 수 있죠.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건 캐릭터 스타일인데요. 캐릭터 선택 시 움직이는 디자인을 통해 여타 마블 게임들이 만화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과 달리 마퓨파 이상의 사실적인 실사형으로 캐릭터로 슈퍼 히어로와 주변 등장인물들을 재구축했습니다.

앞서 리뷰를 통해 넷마블의 또 다른 작품인 세븐나이츠2가 기존 캐릭터에서의 큰 변화와 사실적인 이야기를 구축하는 데 실사화를 이용했다고 평한 적 있는데요. 실사 영화는 물론 그래픽 노블 역시 동양권 만화와 달리 실사 지향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실사화가 큰 이질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수준이었습니다.

실사화 과정에서의 복장을 제외한 캐릭터 디자인의 방향도 단순히 MCU가 아니라 독자적인 형태로 나아갔는데요. 우락부락한 근육이나 사각턱이 강조되는 모습보다는 국내 플레이어도 만족할 수준의 미형으로 그려졌습니다.

사실 그래픽 수준은 지금의 마퓨레에 비교할 정도는 못 되지만, 마퓨파 역시 실사 느낌을 살리는 동시에 미형의 캐릭터 디자인을 강조한 바 있으니 나름의 정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법합니다.

여기에 이펙트나 액션 자체는 최근 모바일 게임 수준이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고요.




어쨌든 초기 8명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하고 시작 버튼을 누르면 곧장 스토리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처음 해본 캐릭터는 캡틴 마블이었는데요. 초반에 총 4개의 슬롯을 채울 수 있어 눈에 보이는 대로 채워 넣었는데 그중 선택 상태의 캐릭터 1명만을 조작하는 거더군요.

어쩌다보니 선택한 캡틴 마블. 앞서 말했듯 복장 자체는 MCU이지만, 캐릭터는 마퓨파에 더 가까운 편이었죠. 시작과 함께 A.I.M. 연구실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여러 과학 기술을 사용하는 A.I.M은 영화 외에도 마블에 정통한 팬이라면 익숙한 적일 겁니다.

여기서 앞서 잠시 말했던 자유로운 초반 플레이의 다양함이 이 스토리에서 구현됩니다. 게임 중 메뉴 창을 통해 캐릭터를 변경하면 앞서 슬롯을 채워 넣은 캐릭터를 자유롭게 변경해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스파이더맨, 스타로드, 닥터 스트레인지를 선택했는데 이들 각각이 전혀 다른 장소, 상황에서 스토리가 진행됐죠. 스파이더맨의 경우 캡틴 아메리카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여하지 않아 만들어진 하이드라 제국에서 시작하는 식입니다.




기본적인 자원 등의 상황은 공유할 테지만, 스토리 자체가 다르고 스킬이나 공격 방식이 다 다르죠. 완전히 다른 게임을 즐긴다는 수준은 아니지만, 마치 디아블로에서 다른 직업을 선택하듯 색다른 재미로 게임을 즐길 기반은 마련된 셈입니다.

게임 속 스토리 장면은 별도의 이벤트 장면으로 구현됐는데 닥터가 마법으로 적을 제압하거나 적의 공격을 피하는 등 간단한 QTE 액션도 담겨 있습니다. 화면을 슬라이스하거나 터치하는 등 플레이어의 액션을 통해 스토리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토리 부분에서는 확실히 신경 쓴 부분이 보이는데요. 오른쪽 구석에 스토리를 한 번에 넘기는 스킵 버튼이 있긴 하지만, 화면을 눌러 대화 단위로 이벤트를 넘기는 기능이 존재했습니다. 이야기를 전부 넘기고 싶지는 않지만, 조금은 빨리 확인하고 싶은 경우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죠. 보통 이런 구간 스킵 기능은 캐릭터의 대화 정도에서만 지원되는 걸 생각하면 이벤트 컷신에서의 부분 스킵 지원은 유저 친화적인 개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투 인터페이스 자체는 일반적인 모바일 MMORPG와 유사한데요. 기본적으로 공격 버튼과 2개의 스킬이 사용 가능하고 레벨이 오르며 총 5개까지 스킬을 등록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점프와 활강 버튼, 그리고 회피 버튼이죠.

두 버튼 모두 기존 마퓨파에서는 없던 기능으로 오픈월드 MMORPG로의 변화에 따라 추가됐습니다. 기본적으로 닥터 스트레인지나 캡틴 마블처럼 하늘을 날 수 있는 캐릭터의 경우 활강 기능을 이용하면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반면 스파이더맨은 점프 상태에서 활강 버튼을 사용하면 특유의 거미줄을 뿜는 웹스윙을 통해 하늘을 떠다니죠.

이런 이동의 경우 자유로운 애니메이션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지상 공격뿐만 아니라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공격하거나 회피 기술을 사용할 때 캐릭터의 상황이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자랑합니다.

또 기본 공격도 단순히 주먹만 뻗는 게 아니라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다면 원거리에서는 원거리 공격을, 근접 상태에서는 약간 돌진하며 격투 공격을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전투 다변화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애니메이션 상황을 미리 구현해두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이런 애니메이션의 중요함은 유저의 컨트롤과 관련이 있습니다. 만약 캐릭터의 현 상황에 준비되지 않는 액션 입력이 이루어질 경우 컨트롤에 제한을 가하거나 액션과 움직임이 랙이 걸리듯 끊기는 모습이 그려지니까요.

시점을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긴 하지만 캐릭터 눈높이에서 플레이가 이루어지는 만큼 마블 기반 온라인 게임이었던 '마블 히어로즈'보다는 'DC 유니버스 온라인'에 아주 약간 더 가깝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전투는 전략적으로 생각할 거리를 주면서도 이를 비교적 간단하게 풀어내는 영리한 방식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보스급 캐릭터의 경우 세키로의 체간을 떠올리게 하는 쉴드가 존재합니다. 여러 공격을 통해 적의 체력을 깎을 수 있지만, 쉴드가 있는 적은 넉백이나 경직 등에 기본적으로 면역 상태입니다.

쉴드를 빠르게 깎아낸다면 적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동시에 더 적은 피해를 보고 적을 제압할 수 있겠죠.

플레이어의 다양한 스킬 역시 이런 쉴드를 깎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레벨에 따라 얻는 스킬은 기본적으로 10종 이상이 있는데 각각 가드를 깎아내는 가드 브레이크 수치가 다릅니다. High, Medium과 같은 식으로 구분되는데 가드 브레이크 능력이 더 높은 스킬을 사용한다면 더 효과적으로 보스를 제압할 수 있겠죠.

물론 대규모 적을 공격하거나 대미지가 높은 공격의 경우에는 가드 브레이크 수치가 낮으니 어떤 스킬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단순히 스킬을 쿨타임마다 돌리지 못하도록 스태미나라는 별도 에너지가 존재합니다. 시연 버전에서는 큰 무리 없이 스킬을 돌릴 수 있었지만, 게임 후반부가 된다면 이를 신경쓰는 플레이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물불대지 등의 공격별 속성이나 패턴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보스전과 다대다 전투 등 상황에 맞는 정도만 고려하도록 구성된 거죠. 무적기의 사용이 중요했던 마퓨파보다 좀 더 고려할 거리를 주며 플레이 재미를 더하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이날 발표에서 밝힌 바대로 지나치게 어려운 게임을 지양하는 방향의 일환인 거죠.

참, 그리고 스킬은 레벨만 올리면 기본적으로 획득합니다. 스킬 북 같은 시스템은 없습니다. 스킬 성장도 보유 레벨만 이루어지면 골드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셈이죠.


앞서 설명했듯 스킬의 수가 등록 가능한 스킬 수보다 많기에 어떤 스킬을 설정해두는지도 중요할 텐데요. 각 스킬은 총 4개의 강화 구성이 존재합니다. 디아블로3에서 룬에 따라 스킬의 효과가 달라지는 걸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보죠. 기본적으로 제자리에서 강력한 에너지를 뿜는 포톤 차지의 경우 27레벨에는 블라스트 콘이라는 공격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스킬 강화를 바꾸면 전체로 에너지를 뿜는 형태에서 직선으로 빠르게 강력한 에너지를 쏘는 형태가 되죠. 46레벨에는 적의 스태미나를 빨아들이는 에너지 드레인, 65레벨에는 강력한 빔으로 주변 적을 쉽게 쓸어버릴 수 있는 에너지 빔을 배우게 됩니다.

이들 역시 레벨만 달성하면 골드로 강화할 수 있죠. 이렇게 스킬의 강화를 어떤 식으로 선택하고 조합하는지에 따라 캐릭터의 공격 성향이나 방향이 달라질 겁니다. 보스전에 집중할지, 쉴드가 없는 강력한 단일 보스를 노릴지, 다수의 적을 제압할지 선택하는 거죠.




시연 버전인 만큼 모든 콘텐츠가 공개된 건 아니지만, 전작에 존재했던 카드 시스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믹스의 주요 이슈 표지가 그려진 만화책을 여러개 모아 조합 시너지가 발휘되는 카드는 오메가 카드라는 이름으로 존재합니다.

다만, 단순히 여타 모바일 MMORPG의 컬렉션처럼 단순히 잔뜩 모아 능력치를 올리는 개념은 아닙니다. 마퓨파처럼 장착한 카드만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요. 필수 카드를 획득한 플레이어라면 과금을 통해 무수히 많은 카드를 얻은 플레이어와 비슷한 효율을 낼 수 있는 식이죠.

물론 성장의 상한선은 존재하지만, 획득 속도에서는 차이가 날 수 있으니 잘만 구현된다면 무과금 플레이어와 지갑 전사, 모두 적당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하고요.




또 하나의 특징은 캐릭터 강화입니다. 마퓨레의 캐릭터는 수많은 스테이터스와 이를 종합해 그리는 전투력 개념보다는 비교적 간단한 능력치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장비 역시 게임 중 획득한 뱃지 정도를 장착하는 수준에 그칩니다.

다양한 성장 요소를 두고 이를 꾸준히 파고들게 하는 것보다는 가벼운 방식으로 접근하겠다는 계산인데요. 앞서 잠깐 이야기했듯 가벼운 방향으로 게임을 그려나가는 개발 방향성에 일치하는 내용이기도 하고요.

외형을 바꾸는 코스튬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코믹스에 대한 이해를 여지없이 드러냅니다. 넷마블몬스터는 영화만 봤다면 다 이해하지 못할 수많은 코믹스 캐릭터와 원전을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나름 담아내려한 노력을 마퓨파를 여럿 보여줬습니다.

코스튬은 이런 캐릭터에 자신의 특색을 살리는 요소죠. 오리지널 복장들이 많고 시연 버전에서는 전부 확인할 수 없었지만, MCU 스타일의 기본 복장과는 다른, 하이드라 문양이 그려진 캡틴 코스튬을 보자니 괜히 하일 하이드라를 외치는 흑화 아메리카가 떠오르더군요. 머리, 팔, 가슴, 다리 등 4개의 코스튬은 외형을 완전히 바꾸기에 단순 능력치보다는 캐릭터를 꾸미는 수집 역할도 함께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퓨레는 오픈월드 MMORPG를 표방하는 게임이기는 하지만 간략한 성장을 통해 액션 RPG의 느낌을 최대한 내는데 집중했습니다. 거래소 역시 추가될 예정이 없다고 개발진이 못박은 것도 성장 자체의 복잡한 복합 가챠나 세분화된 조합 요소가 없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적어도 시연 버전을 기준으로 둔다면 말이죠.

속된 말로 오랜 'DC팬', '마블팬' 입장에서 흥분감이 조금은 녹아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연 버전이기에 실제 출시 버전은 기대와는 다른 모습이 나올 수도 있고요. 하지만, 복잡해져만 가는 MMORPG 속에서 퀄리티는 높이되 마퓨파가 보여준 액션성을 강조한 마퓨레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긴 했습니다.

남은 건 이 모습 그대로 잘 가다듬어 출시일에 만날 수 있느냐는 점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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