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이밍 헤드셋, 구매 전 이런 점도 고려해보자

기획기사 | 김동휘 기자 | 댓글: 1개 |




PC 및 콘솔 게임이 대중적인 취미로 자리 잡으며 게이밍 퍼포먼스를 끌어올리기 위한 게이밍 장비들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만 원대의 보급형 가성비 장비들부터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게이밍 기어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들이 존재하고 성능, 디자인도 제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수많은 종류의 게이밍 제품군들 중 키보드, 마우스와 같은 입력 장치들은 제품 특성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곤 한다. 장비에 적용된 기술에 따라 손끝에 전해지는 느낌이 전혀 다르기도 하고 유저들의 손 크기, 파지법 등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비싼 제품이라도 나에게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의외로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제품군이 있는데 바로 헤드셋이다. 음감용 Hi-Fi 헤드폰이라면 사용자가 선호하는 음역대에 따라 평가가 많이 갈리겠지만 게이밍 헤드셋은 주로 사운드 플레이, 보이스 챗 등 게이밍 퍼포먼스를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다 보니 착용감 괜찮고 잔고장 없으면 대부분의 유저들이 만족스럽게 사용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게이밍 헤드셋은 고르기가 참 어렵다. 게이밍 헤드셋 리뷰들을 보면 '만족해요', '좋아요'가 거의 대부분인데 이게 좋다는 뜻인지, 아니면 그냥 평타는 친다는 뜻인지 알 수가 없다. 구매자 입장에서도 제품에 불량이 있거나 두상에 안 맞는 경우를 제외하면 사용하면서 딱히 불편한 점이 없기 때문에 생활용품점에서 파는 초저가 헤드셋이 아닌 이상 대부분 만족스럽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헤드셋을 구매하려면 당연히 장시간 직접 착용 해보고, 청음 해본 후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요즘 같은 언택트 시대에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긴 조금 껄끄러운 게 사실이다. 만약 방문한다 하더라도 장시간 체험은 불가능에 가깝고 온라인 쇼핑몰처럼 다양한 제품을 접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 나에게 딱 맞는 헤드셋을 구매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약 20여종의 헤드셋을 온라인에서 직접 구매하며 성공과 실패를 반복한 내 경험을 바탕으로 게이밍 헤드셋을 고르는 간단한 팁을 적어볼까 한다. 고음역, 저음역 같은 음악적 성향은 철저히 호불호의 영역이니 제외하도록 하겠다.




무선이 최고! 하지만 예산이 10만원 내외라면?




▲ 한번 맛보면 헤어나올 수 없는 무선 헤드셋의 편의성
(사진 : 스틸시리즈 Arctis 7p)


10만 원 후반 이상의 넉넉한 예산을 헤드셋에 투자할 수 있는 사용자라면 당연히 유선보다 무선 헤드셋을 강력히 추천한다. 이 가격대의 무선 헤드셋들은 대개 유선 제품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음질을 제공하며 마이크 품질 또한 우수한 경우가 많다. 무선 헤드셋 제품군 중에선 메인 스트림급에 해당하는 영역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무선 제품의 뛰어난 편의성은 뭐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무려 헤드폰을 쓴 채로 화장실에 갈 수 있다.

하지만 10만원 대 혹은 그보다 적은 예산으로 엔트리급 헤드셋을 구매하고자 하는 유저라면 유선 제품을 선택하는 게 나을 수 있다. 보급형 무선 헤드셋의 경우 외관은 그럴싸하지만 막상 사용해 보면 어딘가 나사 빠진 성능을 보여주는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제품의 전반적인 마감 퀄리티가 그리 좋지 못하거나, 무게가 너무 무겁거나, 마이크 품질이 떨어지거나 뭐 그런 것들 말이다.

반면 유선 헤드셋의 경우 선택의 폭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어느 정도 기술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져 10만 원 미만의 엔트리급 제품들도 상당히 뛰어난 품질을 제공하며, 유명 게이밍 기어 브랜드의 제품들은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한 EQ 커스터마이징, 가상 7.1채널 등 하이엔드 게이밍 헤드셋 못지않은 다양한 부가 기능들을 엔트리급 제품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 20만원대 헤드셋과 동일한 사운드 드라이버를 탑재한 엔트리급 헤드셋
(사진 : 스틸시리즈 Arctis 1)






이어패드 재질, 교체 가능 여부 확인



▲ 좌 : 패브릭 / 우 : 가죽
(사진 : 스틸시리즈 Arctis 3 / Arctis Prime)


게이밍 헤드셋의 이어 패드는 크게 가죽과 패브릭 두 종류로 나뉜다. 각각의 장단점도 명확한 편인데 조금이라도 더 나은 차음성, 혹은 위생을 중요시하는 유저라면 가죽, 장시간 사용했을 때의 착용감, 쾌적함을 중시하는 유저라면 패브릭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가죽 소재의 이어 패드는 패브릭에 비해 탄력이 있는 편이라 패브릭 소재 이어 패드에 비해 쫀쫀하게 얼굴에 밀착된다. 이 말인즉슨 귀와 이어 패드 사이에 유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사용자에게 더욱 뛰어난 차음성을 제공할 수 있다. 또 가죽 소재의 이어 패드를 사용하는 경우 저음역대가 더 강조되어 들린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또한 가죽 소재의 이어 패드가 더 위생적이기도 하다. 이어 패드는 피부와 직접 맞닿기 때문에 오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파츠인데 가죽 소재의 경우 알코올 솜을 이용해 겉면만 간단하게 닦아주면 간편하게 세척이 가능하다. 유분이나 수분에 노출된채로 장시간 방치할 경우 삭아서 가죽 가루가 날리는 불상사를 겪을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 스틸시리즈 헤드셋의 시그니처인 에어위브(Airweave) 이어패드

집에서 장시간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패브릭 소재의 이어 패드를 적극 추천한다. 가죽 소재의 높은 차음성이 필요하지 않은 환경이기도 하고, 게임 플레이는 음악 감상에 비해 몸에 더 많은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통기성이 뛰어난 패브릭 소재의 이어 패드가 특히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가죽 소재에 비해 오염에는 취약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할지 모르지만 패브릭은 가죽과 달리 유수분이 모두 내부로 침투된다. 지속적으로 땀이 유입되어 습한 환경을 유지하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셈. 겉만 닦아주면 되는 가죽과 다르게 내부 폼까지 완벽하게 세척해야 하기 때문에 가죽보다는 위생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구매 전 이어 패드 교체가 가능한지, 별도로 이어 패드를 판매하는지를 꼭 확인하도록 하자. 게이밍 헤드셋의 이어 패드는 다양한 게이밍 기어들 중 가장 교체 주기가 빠른 소모품에 속한다. 이어 패드 교체가 불가하다면 헤드셋을 통째로 바꾸던가, 아마존이나 이베이를 통해 제대로 맞지도 않는 호환 이어 패드를 구해 낑낑대며 교체해야 할지도 모른다.



▲ 모든 기종이 이어패드 교체를 지원하는 스틸시리즈 헤드셋
(사진 : 스틸시리즈 Arctis 3 / Arctis 1)






이어컵 회전 범위




▲ 이어컵이 90도 회전된다면 목에 걸고 사용할때 아주 편하다
(사진 : 스틸시리즈 Arctis 1)

헤드셋 사용 시 의외로 마이크만 사용하는 유저들이 많고 나 또한 그렇다. 무선 이어폰을 사용한 뒤로부터 자주 외이도염에 시달리게 되어서 그런지 사운드 플레이가 필요한 상황을 제외하곤 헤드셋을 목에 걸고 마이크만 활용하는 경우가 잦은데, 이어컵이 회전되지 않는 헤드셋을 목에 걸고 사용하면 헤드셋 길이를 아무리 늘려도 목을 누르는 현상이 필연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헤드셋의 이어 컵이 자유자재로 회전된다면 상당히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어 컵이 목을 누르지 않고 이어패드가 가슴 위쪽에 자리 잡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헤드셋 마이크는 플렉시블 구조를 채용하고 있어 내가 원하는 위치로 마이크를 옮길 수 있기 때문에 마이크 볼륨과 민감도만 살짝 조절해 주면 수음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다.

마이크만 쓸 거면 스탠드 마이크 쓰는 게 낫지 않냐는 의견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 스탠드 마이크는 세팅이 꽤나 번거로운 편이고 대부분의 스탠드 마이크는 고성능 콘덴서 타입으로 헤드셋 마이크에 비해 민감도가 높다. 이는 키보드 타건음, 마우스 클릭음 같은 잡음들이 그대로 수음되기 딱 좋다는 뜻이다. 때문에 단순 게이밍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헤드셋 마이크가 딱 적당한 성능이다.





하드코어 게이머라면? 더 넓은 주파수 범위!



▲ 스틸시리즈 Arctis Prime은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소리까지 재생할 수 있다


가청 범위. 즉, 사람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는 대략 20~20,000Hz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게이밍 헤드셋이 해당 주파수 범위 내의 소리를 들려주나 간혹 더 높은 성능을 원하는 게이머들도 있기 마련이다. 모니터로 치면 240Hz와 300Hz를 구분해낼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게이머들을 위한 대표적인 제품으로 스틸시리즈의 Arctis Prime이 있다. 스틸시리즈의 아크티스 헤드셋 제품군 중 프로들을 위해 출시한 제품으로 인간의 가청 주파수 범위 밖인 10~40,000Hz의 소리를 재생할 수 있다. 이는 개나 고양이가 들을 수 있는 가청 범위로 자신이 동물적인 감각을 지닌 게이머라고 자부한다면 한 번쯤 사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CPU, 그래픽카드와 같은 PC 주요 하드웨어와 달리 게이밍 주변기기는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확실하다. 그 중 헤드셋과 같은 음향장비는 더욱 그렇다. 저가형 헤드셋의 음질도 충분히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헤드폰도 부족한 사람이 있다. 본인이 가청 주파수의 극한에 달하는 예민한 청각을 갖고 있다면 위와 같은 헤드셋 역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프로급 헤드셋 구매를 고려하고있는 유저라면 먼저 포털 사이트에 '가청 주파수 테스트'를 검색해 테스트를 진행해보자. 10Hz부터 80,000Hz에 가까운 소리까지 재생이 가능하니 본인이 황금귀인지 아닌지 손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만약 수력 발전소에서 뽑아낸 밝고 청량한 소리가 들린다면? 당신은 프로급 헤드셋의 성능을 100% 활용할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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