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포르자 호라이즌5, 걸작에는 이유가 있다

리뷰 | 강승진 기자 | 댓글: 17개 |



시작부터 호들갑 떨고 싶진 않지만, 아니 호들갑이라기보다는 적당히 다른 표현을 내리기 어려울 정도였으니 담백한 평가라고 하는 게 맞을까?

일이 일이니만큼 보통 게임을 미리 체험해보고 나면 같이 체험 빌드를 받아본 기자와 게임의 디자인이나 그 속에 담긴 이야기 등을 유추해보곤 한다. 특히 이때는 정보도 한정적이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니 비교적 자유롭게 이런저런 것들을 비교하고 분석하는 내용들이 채팅창을 채우곤 한다.

하지만 포르자 호라이즌5 플레이 이후 플레이해 본 다른 기자와 할 수 있었던 말은 위처럼 순수한 즐거움을 전달하는 것뿐이었다. 2시간 정도의 짧은 플레이와 온라인 등 오래 즐길 요소들에 대한 체험은 없었지만, 적어도 게임이 가지는 재미를 느끼기엔 충분했다. 그리고 게임이 출시될 11월, 그리고 내년까지 이어지는 주요 게임 행사에서 몇번이나 최고의 게임으로 이름을 올릴지 기대감을 심어주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사람의 첫인상 만큼이나 타이틀을 기동하고 만나는 첫 장면은 플레이어를 빨려들게 할지, 아니면 질려버리게 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오죽하면 모바일 게임도 속옷만 입고 시작하는 도입부 이전에 강력한 스킬에 장비 가득 찬 영웅들의 모습으로 튜토리얼을 진행할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품의 시작인 쇼케이스는 이번 작품의 분위기와 배경을 한층 강조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앞서 포르자 호라이즌4의 쇼케이스는 단풍이 붉게 물든 숲 사이 도로와 눈이 깔린 길을 달리며 영국의 은은한 정취와 사계절을 강조했다. 이번 작품은 전작보다 정열적인 모습을 살리기 위해 도입부를 색다르게 시작한다.

영화 '분노의 질주7' 최고의 명장면을 꼽을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자동차 강하. 이번 작의 쇼케이스는 이 자동차 에어 드랍 장면을 쇼케이스의 핵심으로 담았다. 모랫발이 날리는 멕시코 사막과 플라밍고가 서식하는 열대 밀림, 고산지대 등 수송기에서 낙하한 차량이 게임의 시작을 알린다.

이 쇼케이스만으로 게임의 분위기와 화려한 그래픽. 그리고 레이싱 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달리는 맛까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0분이 채 되지 않는 플레이로 게임에 제대로 몰입할 길을 열었다는 건 시리즈의 쇼케이스, 나아가 이번 작의 쇼케이스 구성이 더 영리하게 느껴지는 이유기도 하다.


물론 그럴듯한 모습을 한 번 보여준 게 게임을 또 즐겨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포르자 호라이즌5가 쇼케이스 이후 뒷심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아니니 조금만 기다려달라.

이번 작품이 더 강조된 오픈 월드와 보다 현실적인 오디오 효과, 그래픽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레이싱의 기본은 역시 다른 레이서와 경쟁하고 속도를 즐기는 레이스다. 그리고 게임은 이런 레이싱의 기본이 되는 피드백을 한층 강조했다.

개발 과정에서 물리엔진에 힘을 많이 쏟았다고 밝힌 대로 차체의 움직임과 노면의 반응은 서스펜션으로 연동되어 자체를 받치는 네 바퀴에 각각 이어진다. 이는 오프로드에서 땅의 굴곡짐은 물론 온로드에서 차량의 들썩임이나 코너링에서의 반응까지 모두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변한다.



▲ 노면 상황에 따라 차체 각각이 움직이고 이에 대한 피드백도 진동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이런 레이싱의 변화를 직접 체험하는 게 컨트롤러로 느껴지는 진동이다. Xbox Series X|S 컨트롤러에서 진동은 차의 각 부분 움직임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특히 차체가 낮고 저항이 낮은 차량이 매끄러운 노면을 달릴 때는 거의 진동이 없지만, 오프로드를 달릴 때는 패드 각 부분이 따로 튀며 진동하는 걸 손으로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매끄러운 가속의 경우 트리거 버튼 역시 매끄럽게 조작할 수 있지만, 거친 노면, 혹은 브레이크 시에는 트리거 버튼이 진동으로 손가락을 마구 두들기는 느낌을 받게 된다. 또 매끄러운 가속 상황에서도 수송기가 머리 위를 날고 있을 때는 바람에 차체가 흔들리는 점을 진동으로 구현했다. 차량에 직접 가해지지 않는 외부 요인이 컨트롤러로 전해진다는 뜻이다. 이런 부분은 패드로 진짜 레이싱을 즐기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 머리 위로 수송기가 날아갈 때 흔들림과 그 반응은

실제 운전에 가해지는 변화와 플레이에 직접 영향을 주는 개선된 물리엔진은 차량이 가지고 있는 성능과 튜닝 옵션이 보다 정밀하게 게임에 적용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게임 내 존재하는 다양한 옵션이 차량의 속도, 핸들링, 오프로드 주행 적합도 등과 연관된다.

알다시피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와 같은 선상에서 시뮬레이션 성향을 한껏 강조한 포르자 모터스포츠 시리즈와 달리 보다 가벼운 조작과 분위기를 그리는 아케이드 게임에 가깝다. 하지만 보다 강력해진 물리엔진 덕에 레이싱 중 받아들이는 물리 역학은 더욱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플레이 성향에 따라 옵션을 바꿔가며 다양한 차량을 시뮬레이팅하는 파고들 요소도 더욱 깊어지게 됐다.

여기에 이번 작품은 포스 피드백 등을 포함한 레이싱 휠의 개선된 지원이 예고됐다. PS용 레이싱 휠만 있어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패드에서 느껴지는 보다 현실적인 피드백을 휠에서 느낄 걸 생각하면 이제는 Xbox용 레이싱 휠을 살 때인가 싶어 괜히 카드 한도를 확인하게 된다.



▲ 다양한 튜닝 옵션이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진 느낌



▲ 레이스 특징에 맞는 차량 추천은 시리즈 특유의 접근성을 드러낸다

레이싱의 작은 기본을 피드백이라는 요소로 구현했다면 넓게는 멕시코를 배경으로 하는 자유로운 레이스를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이번 작품의 배경은 멕시코다. 포르자 호라이즌4는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자연환경을 구현하며 지형적 특징보다는 사계절과 날씨에 따른 영국의 모습을 담아내는 데 더 주력했다. 물론 레이싱 게임의 명작 소리를 들을 정도였으니 지역 안에 다양한 환경 요소를 구현하며 게임을 즐기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포르자 호라이즌5는 전작의 날씨와 계절 요소에 멕시코라는 지역의 특색을 살려 한층 다양한 지역을 그리고 있다. 열대 해안부터 밀림, 사막, 광활한 농지, 고산지대 등 플레이어는 레이싱 중이 아니라면 언제든 게임 속 멕시코를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다.







놀라운 건 이 지역들의 구현인데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진 이 지역들이 실제 자연환경처럼 경계 없이 자연스럽게 게임 내에 구현됐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해안가를 끼고 달리다 밀림 지역을 지나 고산 지대로 넘어갈 때. 어느 한순간도 자연 환경이 급작스럽게 바뀐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사막과 화산지대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식이 아니라 모든 지역이 서로 어느 정도의 특색을 부드럽게 칠해 그 위를 달려 나가며 한쪽의 색이 짙어지는 식이다. 그러면서도 각각의 지역은 또 그 지역의 특색을 제대로 살리고 있어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각 지역 환경에 몰입하고 빠져들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 새로운 모래 폭풍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고 말이다.







매 작품 그래픽이야 뭐 말할 게 있을까 싶을 정도라지만, 그래도 말해야겠다. 9세대 콘솔의 등장과 함께 확실히 한층 현실적인 텍스쳐와 빛의 구현은 차세대 콘솔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인다. 재밌는 건 레이트레이싱이다. PS 진영의 대표 레이싱 게임 최신작인 그란 투리스모7에서 예고된 바와 마찬가지로 포르자 호라이즌5의 하드웨어 레이트레이싱은 실제 레이싱 중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 인게임 플레이에서는 하드웨어 레이트레이싱이 적용된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올 정도로 빛의 반사를 잘 활용하고 있다. 전역조명 기술을 보다 완벽하게 구현하며 메탈 바디와 유리창에 비치는 모습은 물론 바닥에 고인 물에 반사되는 모습 또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수준에 다다른 모습이다.






▲ 물살을 가르고 달리는 연출은 가히 독보적

한정된 성능 안에서 눈에 보이는 부분에 집중한 부분도 이야기해볼 법하다. 레이싱 게임에서 시야는 내가 운전하는 차와 트랙, 그리고 내 주변에서 순위 싸움을 하는 근처 차량 정도에 주로 머문다. 나머지는 순간순간 눈을 돌려 확인하는 수준이다. 다르게 말하면 세밀하게 표현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 많다는 뜻인데 실제로 녹화한 화면을 보고 나서야 이렇게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을 비교적 가볍게 처리했구나 싶었다.

게임의 카메라는 심도가 얕은 카메라로 촬영한 듯 내 시점이 가는 차와 주변 차를 비교적 또렷하게 잡아낸다. 물론 카메라와 완전히 같지는 않은 게 멀리 내 앞을 달리는 차들 역시 나름 선명하게 잡힌다.

반대로 화면에 잘 잡히지 않고 시야를 빠르게 벗어나는 오브젝트나 물체에 대해서는 순간적으로 디테일이 떨어져 보인다. 물론 실제 레이싱에 영향을 주지도 않고 촬영한 영상을 돌려보는 수준이 아니라면 낮아진 디테일이 눈에 띄지도 않고 말이다. 그래서 정작 레이스가 이루어지는 중에는 최고 수준의 퀄리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아예 없지는 않은데 초원 위에 있는 풀이 레이스 속도에 따라 생기는 팝인 현상 등이 나타나곤 한다.



▲ 물에 젖은 노면이나 차량의 디테일 등 눈이 많이 가는 부분의 퀄리티는 매우많이아주진짜 뛰어나다



▲ 포토 모드도 충실

그간 여러 게임의 테스트 빌드를 체험해볼 때면 게임의 전체적인 틀을 파악하거나 일부 콘텐츠를 통해 게임이 가지는 장점만을 파편적으로 보여주곤 했다. 짧은 체험 파트의 시간으로는 게임 전체의 재미를 전달하기도 어렵거니와 더 놀라운 재미와 이야기는 본편을 위해 남겨둬야 하니 말이다. (그리고 프리뷰에서 다 보여주면 기자들은 정작 리뷰에서 쓸 이야기가 없어지기도 하고)

하지만 포르자 호라이즌5는 짧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게임이 가진 장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지금까지 소개한 플레이 감상은 고작 2시간 남짓한 프리뷰에서 온연히 체험할 수 있고 말이다. 물론 포르자 호라이즌5는 여기에 아직 보여줄 게 더 많이 남았다.

더욱 확장된 캠페인과 특정 계절에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즌 이벤트.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수많은 온라인 레이싱에 아케이드 게임까지. 또 전작에서 지원된 차량 래핑으로 택배 차량을 그려낸 커스터마이징을 생각하면 즐길 거리는 아직도 잔뜩 남아있다. 여기에 이번에는 MS 스토어는 물론 스팀 버전 역시 온전한 형태로 함께 출시되니 Xbox 대신 쉬고있던 RTX 3080을 제대로 불태울 수 있게 됐다.

매 시리즈 최고 소리가 나왔던 포르자 호라이즌. 남은 콘텐츠 역시 지금 수준을 유지하며 출시된다면 올 연말 최고 타이틀 중 하나로 꼽힐 게 분명해 보인다.



▲ 역시 축구는 로켓 리... 이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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