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레디 올 낫', 출시 2일 만에 평가수 3,600개를 받은 비결은?

리뷰 | 정수형 기자 | 댓글: 13개 |

현실적인 슈팅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아마 2005년에 출시됐던 '스와트4'라는 게임을 기억할 겁니다. 특수부대의 리더가 되어 각종 진압작전에 나서는 게임인데 사실적인 묘사를 바탕으로 다른 슈팅 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전술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었죠.

다만, 테러범이 투항하는 척하면서 총을 쏜다거나 인질범과 인질을 헷갈려 잘못 쏘는 날에는 바로 게임오버되는 등 마구잡이식으로 플레이해선 절대로 깰 수 없는 하드코어한 난이도 때문에 소위 하는 사람들만 하는 고인물 게임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스와트4' 이후에도 몇 차례 비슷한 느낌의 슈팅 게임이 출시됐지만, 점차 FPS 장르의 트랜드가 배틀로얄과 이능력 등 빠른 전개와 액션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어렵고 느린 템포의 전술 시뮬레이션 슈팅 게임은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졌는데요.

긴 세월이 흐른 후에야 오랜만에 '레디 올 낫'이라는 전술 슈팅 게임이 지난 18일 얼리 액세스로 출시됐습니다. 보이드 인터렉티브에서 개발한 '레디 올 낫'은 플레이어가 스와트 경찰 부대원이고 각종 진압작전에 나서는 등 '스와트4'와 비슷한 점이 많아 게이머들 사이에서 정신적 계승작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이런 게임을 원했던 사람들의 성원에 힘입어 기사 작성일 기준 스팀 평가 6,000개 이상,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받으며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레디 올 낫'이 이렇게 단기간에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던 이유는 단순히 오랜만에 출시된 전술 슈팅 게임이기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레디 올 낫'은 어떤 게임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서 전술 슈팅 게임으로서 게이머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는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긴장감이 감도는 수송 차량 속 분위기

앞서 말했듯 '레디 올 낫'은 특수부대의 진압작전을 사실적으로 다룬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가상의 미국 도시 중 한 곳인 로스 수에뇨스에서 활동하는 스와트 팀의 리더가 되어 임무에 참여하고 주어진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현재 얼리 액세스 기준 8개의 지역이 존재하며, 5개의 임무 겸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가장 쉬운 난이도인 노말 임무는 맵에 있는 모든 사람을 포박하면 끝이지만, 하드 모드부터는 인질범, 폭파범, 자폭병 등이 등장해 상대하기 까다로워진다는 느낌을 줍니다.

게임은 PvE 모드의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가 존재하며, 최대 5명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싱글 플레이에서는 나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적절한 명령을 내려야 하죠.

'레디 올 낫'의 게임 플레이는 '스와트4'의 정신적 계승작답게 전체적으로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줬습니다.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FBI Open Up!"하면서 문을 발로 차고 진입하는 장면 아시나요? 그걸 본인이 직접 한다고 생각하면 게임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대략적으로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문을 열기 전 미러건으로 미리 확인한다거나 브릿지 샷건과 C2로 문을 폭파하고 섬광탄과 가스로 적을 제압하는 등 특수부대에서 할 법한 행동 대부분이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 FBI Open Up!



▲ C2 ready, Door Breaching!

또한, 단순히 겉으로만 특수부대처럼 만든 것이 아니라 게임의 레벨 디자인과 시스템도 전술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뒀습니다. 적도 한 방, 나도 한 방인 자비 없는 캐릭터 보정과 수준 높은 인공지능, 회복 아이템의 부재와 비살상을 요구하는 점수 시스템 등이 있죠. 물론, 진짜 에임이 좋고 모두 죽이겠다는 마음으로 플레이한다면 아무 생각 없이 돌진해도 깰 수는 있지만, 게임에서 바라는 그림도 아닐뿐더러 재미도 없으니 가급적 권장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특히, 고득점을 받고자 한다면 전술 플레이는 권장이 아니라 필수인데요. '레디 올 낫'은 임무 지역, 난이도에 따라 목표를 주고 달성도에 따라 임무 종료 후 점수를 획득할 수 있으며, 반대로 목표 달성에 실패하거나 혹은 실수를 할 때마다 점수가 깎여나갑니다.

그중 점수 비중이 가장 높은 게 비 살상, 그리고 제압이죠. 애초에 게임의 목표가 모든 적 사살이 아니라 모든 인원 제압인 만큼 최대한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문제는 임무 지역에 민간인과 범죄 집단이 섞여 있고 그 때문인 변수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 누가 봐도 범죄자, 이럴 땐 과감하게 C2로 문짝을 날리는 것도 좋다



▲ 그래도 살상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만...

이는 게임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기도 하죠. 대부분 범죄자는 복면을 뒤집어쓰거나 총을 들고 있어 눈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지만, 가끔 민간인처럼 보이는 범죄자도 있고 투항하는 척하면서 총을 꺼내 쏘는 적도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비살상을 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인 슈팅 게임과 비교한다면 매우 정적이고 답답할 수도 있는 플레이 스타일이라 볼 수 있죠. 다만, 이게 취향에 맞기만 한다면 수십 시간을 투자해 고득점을 노리고 싶어질 만큼 잘 만들어진 플레이 스타일이기도 했습니다. 8개의 지역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맵의 구조는 고정이어도 적들의 위치는 매번 달라지니 여러 번 반복할 때의 지루함도 덜한 편이었습니다.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를 모두 해본 입장에서 느껴지는 쾌감도 달랐는데요. 싱글 플레이는 내가 리더가 되어 팀원에게 명령을 내리기 때문에 직접 뭔가 하는 것보단 시뮬레이션 게임의 느낌이 더 컸습니다. 반대로 멀티 플레이는 한 명의 대원이 되어 작전을 펼쳐야 하니 서로의 합이 잘 맞을수록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었죠. 지인들과 함께할 때 주로 도어 브리칭 역할을 담당했는데 자연스레 "FBI Open Up!"을 외치게 되더군요.



▲ 일단은 비살상을 목표로 게임을 해야 고득점을 노릴 수 있다

'스와트4'처럼 현실을 기반으로 전술적인 플레이를 강조한 시스템 덕분에 전술 슈팅 게임을 기다려왔던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장점으로 남을 수 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존 슈팅 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차별화 된 플레이 스타일은 '레디 올 낫'만의 확실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스와트4'와 너무 흡사해 이 게임만의 차별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단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현재 '레디 올 낫'이 '스와트4'보다 월등히 좋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은 발전된 그래픽과 사운드 뿐 굵직한 시스템들은 거의 빼다 박았다고 해도 될 정도였습니다. 현 시점에선 '스와트4'의 정신적 계승작이라는 명함 하나로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정식 출시 때는 그보다 더 뛰어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또한, 얼리 액세스 초반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부족한 콘텐츠와 초보자를 배려하지 않는 불친절함도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8개의 지역이 있지만, 지역마다 잠겨있는 임무도 있고 5개의 임무는 지역마다 고정이기 때문에 콘텐츠가 동나는 것은 순식간이었죠.



▲ 8개의 지역이 있지만



▲ 지역마다 잠겨있는 임무가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2005년 이후 명맥이 끊겼던 전술 슈팅 게임의 빈자리를 채워줄 게임은 맞지만 '스와트4'를 뛰어넘을 정도가 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발사 보이드 인터렉티브는 유저들과 소통하며, 꾸준히 개발 소식을 알리는 중인데요. 그중에는 게임의 비전을 담은 내용도 있으며, 추후 멀티 PvP와 다양한 브리칭 아이템, 모드 등이 등장한다면 더욱 다채로운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얼리 액세스 단계에서도 느껴지는 전술 슈팅 게임으로서의 탄탄한 기본기는 '레디 올 낫'의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게 하기 충분합니다. 추후 한국어도 지원할 예정이니 전술 슈팅 게임을 기다렸던 분들이라면 '레디 올 낫'의 행보를 지켜보길 바랍니다.



▲ 그래서 분대장님(개발자님), 전역(출시)은 언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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