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스프링] "간절함보다, 운명이 이끄는 대로" - '룰러' 박재혁

인터뷰 | 박태균 기자 | 댓글: 16개 |



"나쁘지 않은 경기력으로 2:0 승리를 거둬 기분이 좋다. 하지만 과정에서 고쳐야 될 부분은 확실히 있었고, 그런 것까지 얻어 갈 수 있어서 보다 좋은 하루였다."

27일 진행된 2022 LCK 스프링 스플릿 30일 차 1경기, 젠지 대 DRX의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두고 인터뷰에 임한 '룰러' 박재혁의 얼굴은 꽤나 평온했다. 갑작스러운 코로나 이슈로 인해 T1에게 씁쓸한 패배를 당한 젠지는 이후 네 경기를 모두 2:0 승리로 마무리하며 4연승을 달리고 있는데, 3월 3일에는 T1과의 두 번째 대결이 예정되어 있다.

"(지난 T1전에 앞서) 분위기 자체가 엄청나게 안 좋은 건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다만 2군 선수들에게는 정말 큰 기회라고 생각했고, 그 선수들이 돋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에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자고 주문하면 본인의 플레이조차 망가질 것 같아서, 파트너였던 '로스파' 선수에게 맞추는 쪽을 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당연히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최악의 상황치고 충분히 잘 해냈다고 생각하며, 이번엔 T1에게 당하고만 있진 않을 거다. 패배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거나 하는 건 없다. 현재 T1이 상당히 강해 무조건 승리할 거라는 확신도 없다. 그런데 난 다른 팀의 전승을 깨는 걸 꽤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넘어뜨리고 싶다."


2016년 젠지에 입단한 '룰러'는 어느덧 7년 차 베테랑 프로게이머가 됐다. 그동안 롤드컵 우승 및 준우승을 달성했지만, 기묘하게 LCK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올 시즌에 앞서 대규모 리빌딩을 거치며 최고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젠지, 그 속에서 '룰러'는 어떤 목표를 갖고 있을까.

"어느 팀원들이었든 간에 우승 기회는 있었지만, 결국에는 그 기회를 한 번도 못 잡았다. 올해 역시 모든 팀원이 바뀌었고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그 기회를 내가 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당장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본다."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마인드는 아니다. 지금까지 '가능한 최선을 다하자,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라는 마인드로 경기를 치를 때가 가장 좋은 성적이 나왔다. 그래서 지금은 특별한 목표를 정해두지 않고, 그저 운명이 이끄는 대로 가보려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연습을 소홀히 한다거나 멘탈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올해 목표에 대한 성숙한 답변을 전한 '룰러'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천천히, 하지만 묵직하게 한 마디씩 덧붙이는 그의 목소리에선 덧없는 진심이 느껴졌다.

"기존 주전 선수들이 돌아오고 다시 연승을 달리고 있는데, 다음 주에도 연승이 끊기지 않도록 더 많은 준비를 해오겠다. 그리고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프로게이머로서가 아닌 인간적으로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응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앞으로 더 나은 '룰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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