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지 않은 퍼즐 전략 게임 '좀비 웨이크'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2개 |

장르라는 용어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걸까. 때로는 장르만 보고 게임을 예단할 때가 있다. 전략 게임이라고 하면 RTS를 떠올리고 액션 게임은 당연하게 3인칭 액션 게임이라고 생각해버린다. 다른 장르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1인칭 게임이라고 하면 대부분 일단 FPS를 떠올리고 RPG는 턴제라는 생각을 기저에 깔고 들어간다.

그래서였을까. 로드스타즈의 '좀비 웨이크'가 전략 게임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이게 왜 전략인가 나도 모르게 생각했다. 전략 = RTS라는 선입견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러나 직접 해본 '좀비 웨이크'는 스테이지를 진행하기 위해선 몇 수 앞을 생각해야 하는 등 최근 해본 게임 가운데서도 무엇보다 전략에 충실한 게임이었다.

그렇기에 더욱 의문이 들었다. 신생 개발사인 그들은 왜 이런 도전을 했을까.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로드스타즈의 김재수 대표는 자신만만해 보였다.



▲ 로드스타즈 김재수 대표


Q. 로드스타즈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로드스타즈는 2020년 10월에 설립한, 2년이 채 안 된 신생 개발사다. 다만, 함께 일하는 직원들 대부분은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사람들이어서 실력에는 자신 있다. 우리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전략 게임 개발사가 되는 것으로 '좀비 웨이크'가 그러한 우리의 꿈을 실현할 첫 번째 게임이 될 거로 생각한다.


Q. 전략 게임이라고 했는데, 흔히 말하는 모바일 전략 게임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모바일 전략 게임들을 보면 흔히 스킨만 바꾼 그런 형태가 많지 않나. 근데 그래서는 너무 뻔한 느낌을 줄 것 같았다. 세계 최고의 전략 게임 개발사가 되는 게 목표인데 그런 뻔한 게임을 만들고 싶진 않았다.

'좀비 웨이크'도 마찬가지다. RPG에 로그라이크, 퍼즐, 전략 요소가 섞인 복합장르다. 내부적으로는 멀티플 스트래티지 게임(Multiple Strategy Game)이라고 해서 선택형 전략 게임, 혹은 줄여서 MSG 장르라고 하는데, 흔히 말하는 좋은 캐릭터만 있으면 그냥 스토리를 밀 수 있는 그런 게임과는 결이 좀 다르다. 스테이지를 진행할 때 루트를 짜야 하고 그다음에는 3개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등 전략적인 요소가 특징이다. 퍼즐 느낌도 주고 선택에 따른 전략적인 느낌도 주는데 이를 통해 유저들에게 뻔하지 않으면서 색다른 재미를 전달할 생각이다.





Q. 첫 작품이니 만큼, 안전한 시도를 해도 됐을 것 같은데 도전을 선택했다. 부담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웃음). 그런데 도전이라는 게 항상 그렇다. 양날의 검이다. 좋은 의미로 본다면 신선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결과에 따라서 흥행에 실패하면 무모한 시도에 그칠 뿐이어서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10년 넘게 업계에서 일해온 사람들이다 보니 뻔한 게임을 만들고 싶지 않은, 그런 게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마냥 새로운 게임이란 건 아니다. 실제로도 여러 요소가 융합한 결과 MSG 장르라는 독특한 형태가 된 거지 따로 놓고 보면 익숙한 요소들이 많다. 그래서 직접 해보면 신기하면서도 익숙한 느낌이 들 거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 '좀비 웨이크'를 즐기는 유저들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하나의 새로운 장르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싶다. 원래 장르라는 게 그렇지 않나. 어떤 독창적인 게임이 성공하면 그 자체가 장르가 되는 것처럼, '좀비 웨이크'도 그런 게임이 되길 바라고 있다.


Q. 유저들의 반응은 어떻던가.

원스토어에서 베타 게임존을 2주 정도 했는데 평이 굉장히 좋았다. 사실 그래픽만 봐도 알겠지만,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한 게임이어서 국내 서비스를 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이번에 평들을 보니 '신선하다', '재미있다', '나오면 꼭 하겠다' 이런 솔직한 얘기들이 많아서 국내 서비스를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의 반응은 예상한대로다.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더라. 장르도 장르지만,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세계관 자체가 이미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다. 그런데 취향이 맞는 유저들은 푹 빠질 정도로 좋아하더라. 1시간 넘게 플레이한 유저도 있었다.


Q. 글로벌을 타겟으로 한 게임이란 건 잘 알겠다. 그런데 처음부터 국내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게임을 만들 생각은 없었던 건가.

처음에 말한 것처럼 우리의 목표는 명확했다. 세계 최고의 전략 게임 개발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는 전략 게임 시장이 크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북미를 타겟으로 한 게임을 만들게 됐다.


Q.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좀비 웨이크'만의 특징을 설명한다면.

일단 메인 캐릭터가 없다는 점도 특이할 것 같다. 말 그대로 모든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오픈 스펙 기준으로 3600스테이지를 준비 중인데 60여 개의 캐릭터마다 시너지가 다 다르다. 그래서 스테이지에 따라서 어떤 조합이 유용할지 전략적으로 짜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스테이지는 어두워서 루트가 한 칸밖에 보이지 않는데 경비원 시너지를 가진 캐릭터로 팀을 짜면 볼 수 있는 루트가 늘어나서 스테이지를 공략하기 한결 수월해진다. 이런 식으로 그냥 좋은 캐릭터 하나로, 팀으로 다 깨고 그러는 건 지양하고 있다.





Q. 전략이라고 했지만, 전투 시스템의 경우 퍼즐 느낌이 더 강한 것 같다.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그런데 퍼즐도 어떻게 풀지 생각하는 게 다 전략이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선택에 의한 전략으로 봐주길 바란다. 눈앞의 3개 중 하나를 선택하고 왼쪽으로 갈지 가운데로 갈지 오른쪽으로 갈지 그런 것도 고려해야 한다. 처음에는 선택이 크게 와 닿지 않아서 전략이라는 느낌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는데 스테이지를 어느 정도 진행하면 영향력이 커진다. 게임에 대하 알면 알수록 재미가 배가 된다고 할 수도 있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해선 다양한 조건이 있는데 제한된 턴 내에 배고픔, 청결, 멘탈 같은 요소를 어떻게 관리할지 다 생각해야 한다.


Q. 모바일 전략 게임이라고 하면 길드나 연맹 시스템이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는데 '좀비 웨이크'는 어떤가. 생존자 그룹이라는 느낌으로 넣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긴 한데 우리 게임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인데 생존자끼리 그룹을 이뤄서 다투는 게 말이 되나 싶었다. 그리고 굳이 길드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대체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서 안 넣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좀비 웨이크'에는 랭킹, 챌린지 시스템이 들어가 있는데 이를 통해 서로 경쟁할 수 있으며, 반응도 좋아서 길드 시스템은 안 넣었다.


Q. 감이 잘 안 잡히는 PvP는 어떤 형태로 진행하나.

일반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비동기 방식이며, 여러모로 신선한 느낌을 주리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특이하게 만들어야 해! 이런 생각을 하고 만든 건 아니지만, 하다 보니까 다른 데서는 보기 드문 방식의 PvP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 같다.


Q. 아무래도 해외, 특히나 북미 쪽에서의 반응이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가.

국내와 비슷하다. 독특하면서도 신기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래도 확실히 국내보다는 좀비라는 콘셉트부터 전략 요소까지 거부감이 덜 한 것 같다.





Q. 그러고 보니 타이틀을 '페이티드 얼라이브'에서 '좀비 웨이크'로 바꿨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좀 단순한 이유다. '페이티드 얼라이브'라는 게 정확히 어떤 걸 의미하는 타이틀인지 와 닿지도 않고 제목 자체도 좀 어려운 느낌이 있었다. 기억에 남지 않는다고 할까. 그래서 우리 게임을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쉬운 타이틀을 고심하다 '좀비 웨이크'로 바꿨다. 검색도 잘 되고 어떤 게임인지 예상이 된다는 말들을 많이 들어서 바꾸길 잘한 것 같다.


Q. 처음에는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좀 예상외였다.

스토리 중심의 게임이 아니어서 그렇다. '좀비 웨이크'의 스토리는 어디까지나 게임에 대해 알려주는 정도로만 그친다. 물론, 스토리에 더 힘을 실을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초창기에는 스토리를 좀 더 구축하고 했는데 하다 보니까 우리와는 잘 맞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어서 우리가 잘하는 쪽에 집중하기로 했다.


Q. 퍼즐 전략이라고 하니 뭔가 루즈할 거 같은 느낌도 드는데.

실제로 해보면 알겠지만, 상당히 속도감이 있다. 그리고 아이템을 조합해서 다양한 걸 만들 수 있고 그렇게 만든 아이템은 바로 쓸 수 있어서 스피드하게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조합이라고 해서 복잡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다. 총알 3개를 먹으면 저격총이 되고 저격총 2개를 만들면 샷건이 된다. 그리고 샷건 2개는 머신건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식이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다.



▲ 머신건은 범위 내의 적들에게 강력한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


Q. 그래도 뭔가 기상천외한 조합을 원하는 유저도 있을 것 같다.

생각은 했었는데 너무 복잡해지는 느낌이어서 결국 넣지 않았다.


Q. 보스전도 있나.

별도의 보스전은 없고 인던이라는 게 있다. 이 인던은 기존의 스테이지와는 다른 형태인데 노트 전투 방식으로 싸운다. 리듬 게임을 즐기듯이 즐길 수 있다.


Q. 리듬 게임이라고 하니 뭔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그렇지 않다. 리듬 게임이라고 했지만, 어디까지나 시스템이 그렇다는 얘기고 난이도는 정통 리듬 게임과 비교하면 엄청 쉬운 편이다. '좀비 웨이크'가 좀 정적이다 보니 분위기 환기 차원에서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넣게 됐다.





Q. 거의 완성된 느낌이던데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

8월 국내 서비스를 한 후에 12월 글로벌 서비스가 목표다. 퍼블리셔나 다른 이유로 중간에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지만, 그런 외부적인 이슈를 제외하면 내부적으로는 많은 부분이 개발된 상태라서 그 이상 걸릴 것 같진 않다.

현재는 레벨 디자인을 더 다듬고 스테이지를 3600개까지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물론, 그에 따라 캐릭터 스킬이나 시너지 등도 더 다듬어야 하는데 단언컨대 이번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 체험한 것보다 더 재미있게 변할 것이다.


Q. 로드스타즈의 최종 목표는 뭔가.

아마 다른 개발사도 다 그렇겠지만, 유저들에게 인정받는 게임사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동시에 세계 최고의 전략 게임 개발사가 되는 것이다. '좀비 웨이크'는 그 목표를 향해 내딛는 우리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생소하겠지만, 해보면 분명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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