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4,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 정리

기획기사 | 정재훈 기자 | 댓글: 50개 |



며칠 전, 디아블로4의 다섯 번째 출전 영웅인 '강령술사'와 함께 게임이 2023년 중 출시될 것이란 알림이 있었다. 내년 중이라 해 봐야 오차 범위가 1년이나 되니만큼 구체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예 기약이 없었던 이전과 달리 이제 짧으면 반 년에서 길면 일년 반 안에는 게임을 만나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2019년 블리즈컨에서 게임을 처음 플레이해본 것이 벌써 3년이 다 되가는 마당이니 말이다.

그 3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블리자드는 여러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몇 차례에 걸친 구조조정과 성비위 사건, 이에 따른 후폭풍으로 일어난 2대 사장 'J. 앨런 브랙'의 이른 사임과 마이크 이바라 대표 체계의 구축, 그리고 MS 산하로의 합병까지, 하필 디아블로4의 개발 시기에 해당하는 이 몇 년의 기간동안 블리자드는 그 이전의 수십년보다 더 많은 위기와 변화를 겪었다. 당연히, 게임이 제대로 개발되고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아마 그 때문인지, 개발진은 문제가 터진 2021년 하반기부터 분기별로 개발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그리고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여러 채널을 통해 게임과 관련된 정보들을 조금씩 흘리며 게임이 여전히 개발 중임을 알렸다. 아마 "이런 위기에도 개발은 잘 되고 있으니 걱정 마시라"라는 차원의 업로드였겠지만, 나름 게임이 어떻게 개발중인지를 엿볼 수 있는 재미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조금씩 퍼진 정보의 양은 이미 꽤 된다. 파편화되어 인터넷 여기저기에 널부러져 있지만, 다 모아서 보면 게임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으며, 플레이 감각은 어떨지 대충이나마 감이 잡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모아서 정리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디아블로4'의 정보, 그리고 말로는 안 했지만, 여기서 엿볼 수 있는 공개되지 않은 요소들까지를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는 모두 개발 중인 내용이며, 정식 출시 시점에서 바뀔 여지가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오픈 월드(심리스 월드)


게임이 처음 공개될 때 부터 알려진 사실. 전작들이 성역의 여러 지역 중 일부만을 다뤘다면, '디아블로4'는 여러 지역이 아닌 몇 개의 작은 지역만을 다루는 대신 그 지역 전체를 구현했다. 전에는 칸두라스의 몇몇 지역, 쿠라스트의 몇몇 지역을 만날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쿠라스트나 아라녹 사막, 칸두라스는 없지만 북부의 스코스글렌부터 메마른 평원, 케지스탄에 이르는 영역 전체를 구현한 것. 성역의 전체 크기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영역이다.

맵이 넓어진 만큼 플레이 감각도 이전에 비해 다소 바뀌었다. 전작들이 웨이포인트를 통해 곧장 전투 지역으로 넘어갔다면, 이제는 말 그대로 세계 자체를 탐험하게 된다. 이에 정해진 퀘스트 순서도 존재하지 않으며, 어떤 문제를 먼저 해결할지는 온전히 플레이어의 몫이다. 3편에서 살짝 등장하는 돌발 이벤트(은색 느낌표로 표현된) 또한 상시 등장하며, 이를 해결할지 말지 또한 플레이어의 선택.

맵 전체에 걸쳐 존재하는 150여 개의 던전과 '야영지', 그리고 거대한 필드 보스는 디아블로4 오픈월드의 백미. 던전은 이전의 던전들과 같은 콘텐츠이며, '야영지'는 악마에게 점령당한 전초 기지로 탈환 시 아군 모험가들의 거점으로 쓰이게 된다.

오픈월드가 되면서 달라진 점은 마을 등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을 만날 수 있어 타 플레이어와의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지역이 넓어진 만큼 탈것인 말이 제공된다는 것. 말은 임의의 외형으로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으며, 말에서 내리면서 강력한 공격을 퍼붓는 하마 공격이 직업별로 존재한다.

3월 30일 공개된 배경 아트 트레일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지역은 다음과 같다.



▲ 디아블로4에 등장하는 성역 지역과 확대도

- 스코스글렌: 동대륙의 북쪽 끝에 위치하는 지역(아리앗 산은 서대륙에 위치)으로, 드루이드들의 고향이자 혹독한 환경을 지닌 야생의 땅이다. 명칭과 컨셉 아트로 보아 과거 켈트 신앙의 발원지였던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를 포함한 근방 지역을 모티브로 한 지역으로 보이며, 디아블로4 이전까진 설정으로만 존재하는 지역이었다.

북쪽으로 얼어붙은 바다가 존재하기에 지역 중 해안의 비중이 높으며, 스코스글렌의 주민 일상은 어획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개발진이 공개한 스코스글렌의 마을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안개와 냉랭함, 으스스함 등의 감성이 담긴 지역이다.



▲ 순박한 어부들이 반겨주는 스코스글렌


- 메마른 평원: 영어명 드라이 스텝(Dry Steppes). 스코스글렌의 남쪽에 펼쳐진 넓은 황무지로, 메마른 평원의 남쪽에는 케지스탄 제국(디아블로3에서 벨리알을 처치했던 '칼데움'이 케지스탄의 수도이다)이 위치해 있다. 영상에서는 메마른 평원의 시골 지역에 위치한 자카룸 종교 시설인 '오르베이 수도원'이 공개되었다.

메마른 평원에는 여러 오아시스가 존재했고, 이 중에는 염수호도 포함되어 있었기에 게이머는 탐험 중 이제는 말라버린 소금 평원을 확인할 수 있다. 사막이 아닌 '황무지'인 이유는 전체적으로 건조한 기후이긴 하지만 아예 식물이 자라지 못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 한 가지 특징으로 메마른 평원에는 아리앗 산의 부족들과 뿌리는 같되, 다르게 분화한 야만용사 부족이 존재한다. 4편에서 등장하는 검은 피부의 야만 용사들이 메마른 평원 부족 출신의 야만용사라는 설정이다.



▲ 관광지로 좋아 보이는 메마른 봉우리 내 오르베이 수도원


- 조각난 봉우리: 메마른 평원의 동쪽에 위치한 고산 지대로 만년설과 빙하가 존재하는 혹독한 환경의 지역이다. 이곳 또한 스코스글렌과 마찬가지로 냉랭하고 차가운 이미지의 지역이지만 비교적 울창한 숲이 조성되어 있어 어딜 가도 생지옥인 성역 내에서는 그럭저럭 사람이 살아가는 동네이다.

조각난 봉우리에 위치한 마을인 '키요바샤드'의 경우 군국주의적 성향을 보이는 마을로 악마들의 침공과 말티엘의 준동으로 인한 두 번의 재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이 살아가는 동네인데, 갖가지 방어 시설들로 채워져 있어 외침에 대비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 인심 좋고 정다운 조각난 봉우리의 '키요바샤드' 마을


- 케지스탄: 디아블로3에서 2막의 배경에 해당하던 지역. 황무지에 걸쳐 있지만 초원이 존재하기에 자급자족이 가능했고, 한때는 풀이 무성히 자랐던 지역인 만큼 데커드 케인은 이 지역을 인간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 말했던 바 있지만, 디아블로3 이후 수십년이 지난 디아블로4의 시간에서는 이미 망한지 오래다.

디아블로4 기준으로는 5개의 주요 지역 중 하나이며, 그 중에서도 변방에 해당하는 지역. 대악마의 술책 + 죽음의 천사의 난동으로 대부분의 지역은 폐허로 등장할 것이 자명하지만, 그럼에도 침수된 지하 등을 통해 이전의 문명 수준을 엿볼 수는 있다. 디아블로3에서도 침수된 케지스탄의 지하 시설을 엿볼 수 있었는데, 디아블로4에서도 이와 같은 지역들이 등장한다.



▲ 케지스탄 근처로 '추측'되는 침수된 지하


- 하웨자르: 이전까진 설정으로만 존재했고, 디아블로4의 다섯 지역 중에서도 아직 제대로 된 정보가 밝혀지지 않은 지역. 조각난 봉우리의 남쪽이자, 케지스탄에서 동쪽으로 산맥을 넘어가면 등장하는 거대한 늪지대로, 성역 내에서도 시궁창으로 취급되는 지역이다. 범죄자, 도둑, 암살자 등 법 없이도 살길 좋아하는 분들이 모이는 지역이며 자세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 그리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성역의 곳곳들



서사


배경이 되는 지역이 위와 같다면, 배경이 되는 서사의 중심에는 '릴리트'와 악마 숭배자들이 있다.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설정대로 '릴리트'는 대악마 메피스토의 딸이며, 천사 이나리우스와 함께 성역을 창조하고 네팔렘을 만든 인물이다. 서사 배경을 요약하면, 악마들의 침공과 말티엘의 난장으로 인해 성역의 인간 중 90% 이상이 사망한 상황에서 악마숭배자들이 릴리트를 불러냈고, 이 때문에 안그래도 몸살을 앓고 있는 성역이 합병증에 걸려버린 상황.

하지만 '릴리트'는 서사의 중심이 되는 인물일 뿐, 최종 보스에 해당하는 포지션은 아니다. 말티엘이 사망하면서 검은 영혼석이 깨져나갔고, 이 때문에 디아블로3의 주인공이 온갖 고생을 해가며 봉인한 대악마들이 죄다 풀려 나왔기에 이전의 대악마들이 다시 출전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또한,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종 보스는 늘 '디아블로'였다. 모바일 버전인 '디아블로 이모탈'만 빼고 말이다.



▲ 집나갔다 돌아온 엄마는 최종 보스가 아닐 수도

현재 서사에서 논란이 되는 점은 두 가지. 하나는 처음 공개된 시네마틱 영상인 '세 명이 오리라'의 마지막에서 릴리트를 소환한 인물이 최초의 네팔렘이자 강령술사의 시작인 '라트마'라는 점인데, 기존의 설정에서 라트마는 자신의 부모인 이나리우스와 릴리트의 가치관, 그리고 그들 자체를 매우 싫어했다. 싫어하는 것을 넘어 증오하는 수준. 그럼에도 라트마가 예의를 갖춰 릴리트를 영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의 설정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다른 한 가지는 디아블로3에서 세계를 파괴할 기세로 날뛰었던 주인공의 행방이다. 혼자 대악마를 죄다 때려잡고 죽음의 천사까지 이름값을 하게 만들어주었으니 서사 구조 상 무시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님에도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디아블로2의 등장 인물들은 디아블로3의 5막에서 어떻게 되었는지를 가볍게나마 풀었던 바 있는데, 이와 관련된 서사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



▲ 엄마고 아빠고 다 싫어하던 라트마가 왜 갑자기 효도 스탠스인지는 나와 봐야 안다



출전 영웅



▲ 돌아온 추억의 모닥불

역대 디아블로 넘버링 시리즈가 1편을 제외하곤 모두 5명으로 시작해 확장팩이나 직업 팩을 통해 7명으로 확장된 만큼 5명의 영웅이 공개된 지금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정식 발매 이전까지 더 이상의 영웅 추가는 없으리라 생각하는 분위기. 이번작의 등장 영웅은 다음과 같다.

- 야만용사: 3회 연속 개근(이모탈 제외)에 빛나는 형제. 여전히 훨윈드를 돌고 광분을 때려박는 모습을 보여준다. 앞서 말했다시피, 4편에서는 황무지의 부족들이 등장하기에 창백한 피부였던 전작과 달리 피부색이 다양해졌다. 직업 컨셉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여러 무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무기의 달인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졌다.

- 원소술사: '시안사이' 출신이었던 3편의 '마법사'가 아닌 2편과 동일한 '잔 에수' 출신의 원소술사. 디아블로 세계관에서 '마법사'는 원소의 조율보다는 파괴쪽에 초점을 맞춰 흑화한 인물들로 그려지며, 3편의 마법사가 그러했다. 원소술사의 특징은 각 기술에 두 가지 효과가 있으며, 이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기술을 액티브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고유한 '마법 부여'칸에 배치함으로서 어떤 기술이든 패시브화 할 수가 있다.

- 드루이드: 디아블로2의 빼빼남은 어디가고 야만용사보다 더한 덩어리가 되서 돌아왔다. 화염 마법은 원소술사와 컨셉이 겹치며 사라졌고, 폭풍과 대지 마법을 필두로 예전과 같이 동식물 동료는 물론 변신 기술들도 건재. 다만 변신기는 이전처럼 태세 형태가 아닌, 기술 사용 시 즉각 변신해 사용하고 변신이 풀리는 형태다. 힘법사가 있다면 이렇지 않을까 하는 느낌.

- 도적: 신규 영웅 같지만 사실은 20년도 더 전 디아블로1에 등장했던 '로그'의 리뉴얼. 이전부터 존재하던 민첩형 물리 캐릭터(어쌔신, 아마존, 악마사냥꾼 등)의 컨셉을 그대로 가져온 영웅. 활과 단검, 독을 주로 사용하며 육성 방식에 따라 판이한 스타일의 캐릭터로 육성 가능하리라 유추된다.

- 강령술사: 역시 3연속 개근중인 영웅이자 최근에 공개된 5번째 영웅. 소개 영상에서는 여전히 시체와 정수를 자원으로 쓰며 언데드 소환과 혈마법, 저주를 사용한다. 다만, 강령술사의 최고점이라 할 수 있는 '라트마'가 뜬금없이 모친인 '릴리트'를 마중간 상황에서 서사가 어떻게 풀려나갈지는 의문인 부분.



▲ 각 영웅의 외형 커스터마이징 폭은 꽤 넓은 편



육성, 전투 시스템

디아블로 시리즈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던 '아이템' 시스템은 보다 단순화되었다. 고대 전설 아이템은 사라지고 능력치 표기가 단순화되었으며 일반, 마법, 희귀, 전설, 고유의 다섯 단계로 구분된다. 개발진은 아이템의 '교복화'를 방지하고자 기획했다고는 하나, 언제나 개발진은 그렇게 말했고 동시에 언제나 교복화가 이뤄졌던 만큼 실제로 어떻게 될 지는 나와 봐야 아는 상황. 일단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디아블로2처럼 특정 스킬 레벨을 올려주는 옵션이 돌아왔으며, 고유 아이템은 옵션이 고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 등급별 아이템 계시, 같은 공격력임에도 옵션의 갯수에서 차이가 난다.

육성 시스템은 '디아블로2'와 비슷하게 만들어졌으나 조금씩 달라졌다. 스탯 배분을 신경쓸 필요 없던 3편과 달리 힘, 민첩, 지능, 의지로 나뉜 네 개의 스탯에 레벨업마다 얻는 5개의 포인트를 투자하는 개념이며 원래는 '천사력', '악마력', '시조력' 등의 요상한 스탯들이 기용될 예정이었으나 폐기되었다.

'룬워드'는 3편을 거르고 다시 등장했지만, 이전과는 다소 달라진 모습. 이전의 룬워드가 정해진 공식에 따라 순서대로 룬을 박을 때 특정 효과를 띄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룬워드는 '조건'과 '효과'로 나뉘어져 연결된다. 각각 룬을 박을 경우 룬에 해당하는 효과가 발동되는 것. 예를 들어 '주변 적을 기절시킴'이라는 효과 룬이 '피격 시'라는 조건 룬과 결합되면 방어용 룬워드가 되지만, '적 처치 시'와 결합되면 보다 공격적인 활용을 할 수 있는 것. 예시로 든 룬은 말 그대로 예시일 뿐, 실제로 등장할지는 알 수 없다.



▲ 스킬 트리의 모습은 바뀌었을 수도 있다. 이건 개발 중의 이미지

'스킬 트리'는 마치 나무와 같은 모양을 하며, 사각형 노드 해금시 새로운 액티브 스킬 획득, 원형 노드는 스킬 강화, 보석 노드는 지속 효과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개발진은 게임 종반에 전체 노드 중 30~40%만을 해금할 수 있도록 기획 중이라 밝혔으며, 이는 모든 캐릭터가 유사한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 밝혔다. 스킬 트리에 쓰는 포인트는 레벨업마다 2포인트를 얻는다.

따로 언급은 안했지만 관련 영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는 '무기 숙련' 시스템. 여러 무기를 사용하는 야만용사에게만 해당하는지, 혹은 공통적인 성장 요소인지는 알 수 없지만, 플레이 시연 도중 무기 숙련 성장 알림이 뜨고, 해당 무기군의 피해량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양손 둔기 숙련 상승 알림, 폐기된 기획일수도 있다.

별개로 각 무기군은 무기별 물리적 특징이 존재하는데 양손 무기는 느리지만 강하고, 한손 무기는 빠르지만 비교적 약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여기서 밸런스를 어떻게 가져갈지는 조정 중인 부분이겠지만, 어떤 무기군을 주로 쓰냐도 스킬 트리와 마찬가지로 캐릭터 육성 방법의 한 갈래가 될 수 있다.

'정복자 보드(파라곤 보드)'는 게임의 종반(50레벨)에 등장하는 육성 요소로, 3편의 정복자 레벨(파라곤 레벨)과 비슷한 위치를 차지한다. 중앙의 노드에서 시작해 점차 밖으로 뻗어 나가며 육성 선택지를 고르는 콘텐츠로, '영웅의 관문 타일(가칭)'에 도달하면, 이를 이어붙일 새로운 보드를 선택하게 된다. 타일은 일반, 마법, 희귀, 전설로 나뉜다.



▲ 정복자 보드의 각 등급별 노드 예시



▲ 보드는 이렇게 생겼다.



엔드 게임 콘텐츠


사실상 게임 시간의 90% 이상을 차지할 엔드 게임 콘텐츠에 대해서는 비교적 최근 공개되었으며, 개발진은 이를 두고 '완전히 다른 여정이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요소들은 디아블로3에 등장했던 더 강력한 던전들과 정복자 보드. 제작, 서브 퀘스트, 야영지 탐색 등이 준비되어 있다.

영상에서 몇 번 등장한 강력한 필드 보스 또한 엔드 콘텐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디아블로4의 멀티플레이 세션엔 최대 4인으로 구성(공용 거점과는 별개)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필드 보스는 다섯 이상의 인물이 함께 도전하는 모습으로 보아 이 콘텐츠는 공용 거점과 마찬가지로 인원 제한이 보다 유연해짐을 알 수 있다.

PVP 콘텐츠 또한 구현이 확정되었는데, 디아블로2 처럼 토글 형태로 PVP켜거나 끌 수 있다. 다만 모든 지역에서 PVP가 가능하진 않으며, 메피스토의 저주를 받았다는 설정인 '증오의 영역'에서 PVP를 진행하게 된다. 상대 플레이어를 처치할 경우 전통의 '귀'와 함께 형상 변환용 아이템과 업적용 트로피 등을 수집할 수 있다. 이 전리품들은 능력치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 순수 업적과 형상 변환용이다.



▲ 최소 5인 이상은 함께 가능한 필드 레이드



그래픽과 분위기


호불호가 갈리는 게임의 여러 부분 중에서도 크게 의견이 갈리지 않고 호평받는 부분은 게임의 분위기 묘사와 그래픽 구현. 2019년 블리즈컨 당시 처음 공개된 게임 영상을 보고 그래픽 수준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실제로 알파 버전을 플레이해본 결과 쿼터뷰 시점인 것을 감안해도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준다. 캐릭터가 입은 장비 등은 게임 플레이 외 컷신에서도 그대로 보여주는데, 이 때 캐릭터를 매우 가까이서 보여줌에도 그래픽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2편으로 회귀한 듯한 게임의 분위기. 바로 앞에 몹도 잘 보이지 않던 1편만큼 어둡지는 않으나 이상적인 수준이었던 2편보다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며 네팔렘의 차력쇼에 가까웠던 3편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어둡고 칙칙하며, 냉랭하고 쓸쓸한, 그러면서도 피로 얼룩진 성역의 분위기를 시연 영상 어디서든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 연출에는 그래픽의 발전이 큰 몫을 했는데, 대표적인 부분이 광원의 활용이다. 게이머가 시전하는 마법 효과가 광원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두운 동굴 속에서 마법 불빛을 튀기며 악마들을 쓸어담는 특유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 광원 효과는 디아블로4의 분위기 형성의 큰 축

그 외에도 진보된 부분들을 꼽자면, 각 스킬의 피격 범위가 뭉뚱그려져 있지 않고 무기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 이전에는 야만용사가 훨윈드를 돌면 캐릭터 주변 일정 영역에 주기적으로 피해를 주는 영역이 생겼지만, 이제는 실제로 무기가 돌아가는 궤적에 따라 피해가 들어간다. 이론 상 훨윈드의 회전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몹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 더 빠른 주기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

또한, 모든 몹들의 구조가 해부학적인 기초 아래 만들어져 처치 시 애니메이션이 보다 자연스럽고, 근접전을 거듭할 경우 온몸이 피에 젖으며, 상대를 기절시킬 경우 일정 시간동안 넘어져 있는 애니메이션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렇게 추가된 디테일 또한 게임의 분위기에 한 몫을 하는 요소들이다.



▲ 기술에 맞고 잠시 넘어진 플레이어와 엎드린 상태로 죽기 직전인 몬스터



출시일 및 플랫폼

'디아블로4'는 2023년 출시 예정이지만, 정확히 언제일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냥 마음 편하게 2023년 연말로 생각하면, 그보다 일찍 나오긴 해도 늦지는 않을 테니 손해는 보지 않을 수 있다. 물론 게임 개발 과정에서 출시 연기는 숱하게 일어나는 일이기에 2024년으로 밀릴 수도 있지만, 그런 생각은 하지 말도록 하자. 현재 디아블로4는 사전 예약을 시작한 상태이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 사전 예약중인 디아블로4

플랫폼은 PC와 양대 콘솔로 출시되며, 각 기종 간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또한, 게임은 정가로 출시되며, 추가 과금 요소는 이전에도 출시했던 확장팩, 그리고 추가 꾸미기 요소에 한정된다. 개발진은 이를 말하며 과금을 통해 능력치에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 못박았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렇게 정리해 둔 내용들이 출시 시점에서는 아무 쓸모도 없는 잡설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여기 적혀 있는 내용들은 현재 개발진의 개발 방향이 어떠한지, 그리고 이를 어느 정도 구현한 상태인지를 가늠하고 게임을 머릿속에서 미리 시뮬레이팅해보는 정도로만 활용해야지, 이 내용들이 정식판과 완전히 똑같을거란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그래도 많이는 안 바뀌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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