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거들 때 더 빛난 '무쌍'의 맛

리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7개 |

원작에 충실한 시스템을 아우르는 '무쌍'이라는 감미료



코에이 테크모의 간판 타이틀 중 하나인 '무쌍' 시리즈는 특유의 재미로 많은 팬층을 두고 있지만, 강산이 두 번 바뀔 동안 처음과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 대한 비판도 많습니다. 특유의 호쾌한 액션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는 보장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작품이 나와도 기대보다는 이미 해 본 것 같은 느낌이 커져만 갔습니다. 그렇게 게이머들은 항상 똑같은 메커니즘을 유지하는 무쌍 시리즈를 '우려먹는다'고 표현하기 시작했고, 무쌍이 사골 게임의 대명사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러 게임의 스핀오프 성격으로 등장하는 무쌍 게임들은 조금 다릅니다. 원작 게임에게서 기대하는 특징들을 잘 살려내며 전투 부분에서는 수백 명의 적들을 상대하는 무쌍 특유의 재미를 전달하는 형태를 가져가고 있죠. 원작 팬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의 세계를 무쌍이라는 새로운 전투 시스템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됐고, 원작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무쌍 특유의 쉬운 접근성을 통해 어필이 가능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 '파이어엠블렘 무쌍: 풍화설월(이하 무쌍 풍화설월)' 또한 후자에 속하는 게임입니다. 원작 자체가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다수 등장하기에, 무쌍 게임으로 만들기에 손색이 없는 재료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파이어엠블렘' IP가 가지는, 그리고 원작이 가지고 있는 깊이 있는 전략 요소와 무쌍식 플레이의 조화에는 많은 고민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다행히, 출시 이후 실제로 접한 '무쌍 풍화설월'은 무쌍보다는 원작의 감성을 담아내는데 충실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 국가의 시선에서 각각 진행되는 스토리, 전투 전 캐릭터들과 유대를 다지고 전력을 증강하는 군비 파트, 병과와 상성에 따라 진행되는 전투 등은 원작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무쌍'은 이런 요소들을 시원한 액션을 통해 아우르는, 말하자면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게임명: 파이어엠블렘 무쌍: 풍화설월 (Fire Emblem Warriors: Three Hopes)
장르명: 액션
출시일: 2022.06.24
리뷰판: 출시 빌드
개발사: ω-Force/Koei Tecmo
서비스: Nintendo
플랫폼: NSW
플레이: NSW

관련 링크: 메타크리틱 페이지 / 오픈크리틱 페이지


새 주인공과 함께하는 풍화설월의 IF 스토리

원작 '파이어엠블렘: 풍화설월'과 스토리상으로 가장 큰 차이를 갖는 부분은 당연하게도 새로운 주인공인 '세즈'의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입니다. 원작의 주인공이었던 '벨레스(또는 벨레트)'가 적으로 등장한다는 트레일러가 공개된 이후로 기존 팬들에게 많은 욕을 먹었던 부분이기도 하죠. 새로운 주인공 '세즈'는 베를링 용병단의 일원으로,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벨레스에게 동료를 모두 잃어버린 주인공은 언젠가 그를 다시 전장에서 만날 날을 기다리며 복수를 꿈꾸게 됩니다.

무쌍 풍화설월은 가르그 마크 사관학교 소속 세 명의 반장이 원작 주인공 대신 세즈를 만나 위기에서 벗어나며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스토리로 전개됩니다. 원작에서는 벨레스가 세 명의 반장을 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가르그 마크 대수도원의 선생님 자리를 제안받는데, 이번 작품의 주인공인 세즈는 똑같이 세 명의 반장을 구했지만 교사직 대신 학생으로 입학하게 되는 것도 다르죠.



▲ '무쌍 풍화설월'의 새로운 주인공, 세즈

그뿐만이 아닙니다. 무쌍 풍화설월은 원작을 즐기지 않은 게이머가 스토리를 따라가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게임인데, 바로 본격적인 게임이 사관학교 휴교 2년 후부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있던 원작과 비교하면, 각 반의 반장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세력을 통솔하기 시작하는 2부에 모든 게임플레이가 집중되어 있는 셈입니다.

원작의 1부는 주인공(벨레스)이 한 반의 담임을 맡으며, 학급 인원들과 여러 활동을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처음 사관학교에 부임해 학급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먹고, 과제를 수행하며 저마다 성격과 기호를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할애했죠. 때문에 자신에게 애착이 가는 반이나, 학생들이 하나쯤은 생기는 것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학창 시절 대부분 생략된 무쌍 풍화설월만 때놓고 보면 친구들과 친분을 쌓아간다는 느낌이 약하게 다가옵니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사관학교 휴교 이후 어떤 반장을 따라갈 것인지 분기가 나뉘게 되며, 주로 다른 반 친구들이었던 이들을 상대로 전쟁을 치르게 됩니다. 전초기지 안에서 여러 활동을 통해 친분을 쌓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저 전투에서 조금 유리할 수 있도록 지원 레벨을 올리는 수단으로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어보입니다.



▲ 학창 시절은 거의 없다시피 하는 '무쌍 풍화설월'

이번 작품의 주인공 세즈의 역할은 어떤 반장을 따라가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초중반까지는 스스로 무언가 대의를 위해 싸우기보다는 각 반장들의 장기말로서 사용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각 국가의 군주가 된 반장들은 용병 출신 학급 친구와는 나랏일을 잘 논하지도 않고, 주인공은 그저 이들을 따라 전장에 나아가면 자신의 용병단 일원을 모두 죽인 원수를 만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이들을 도울 뿐입니다.

한편, 사관학교의 선생님이 되지 않은 평행세계의 벨레스는 제랄트 용병단 소속으로, 잿빛 악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무시무시한 존재로 표현됩니다. 전통적으로 진삼국무쌍 시리즈와 전국무쌍 시리즈에서 각각 여포와 혼다 타다카츠가 맡아 온 '무신'의 역할로,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스토리 상 세즈는 자신이 속해 있던 베를링 용변단을 모두 죽인 원수를 찾아, 그리고 죽기 직전 자신에게 어떤 힘을 선사한 미지의 존재 '아르발'의 요청에 따라 벨레스를 추격하는데, 사관학교 휴교 후 시작하는 본 게임의 전개는 주인공의 목표와는 큰 관련이 없게 진행되어 의아함을 줍니다.



▲ 압도적인 무력으로 현 주인공을 막아서는 전 주인공(?)

특히, 이 부분은 금사슴반을 따르기로 하면 더욱 모호해지는데, 프롤로그부터 군주인 클로드가 자신을 부르지 않아 2년 동안 허드렛일만 해온 것으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다소 아리송한 설정은 세즈가 특색있는 주인공보다는 그저 원작의 인물들이 이끌어가는 스토리의 관찰자 역할을 맡은 것처럼 느껴지게도 합니다. 어쩌면 스핀오프 작품이기 때문에 이를 의도한 설정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쌍 풍화설월'은 각 국가별 15개 내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상당히 방대한 이야기를 제공합니다.다. 세 국가 사이의 갈등이나 어둠에서 꿈틀거리는 자들의 음모 등 포드라 대륙에서 일어나는 일을 원작과 다른 각도로 바라보는 것도 재밌고요. 어떤 때는 원작에서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던 이야기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또, '주인공이 너무 장기말처럼 쓰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스토리가 중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차차 해소되는 편이기도 합니다.



▲ 주인공 치고는 다소 허술한 설정이 아쉬운 '세즈'



▲ 본 작품의 주인공은 초중반까지 '관찰자'의 입장에서 일련의 사건을 지켜볼 뿐입니다



"전투는 익숙한 무쌍이라고 하겠습니다, 근데 이제 전략을 곁들인"



▲ 이런 호쾌한 전투는 무쌍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나 다름이 없습니다

위에서도 잠시 이야기했지만, 무쌍 풍화설월에서 '무쌍'은 전투의 기본적인 바탕이 되는 역할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승리 조건과 패배 조건에 유의하며, 흘러가는 전황에 따라 몰려드는 적들을 무찌르는 것은 대대로 내려오는 무쌍 시리즈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외 대부분은 원작인 '파이어엠블렘: 풍화설월'과 닮은 모습이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무쌍 풍화설월의 기본적인 게임플레이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각 루트(국가)별로 여러개의 장(Chapters)으로 구성된 에피소드를 진행하는 형태며, 저마다 편차는 있지만 하나의 장은 대체적으로 몇 번의 작은 전투들과 메인 전투 하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전초기지를 통해 자신이 조작 가능한 캐릭터들을 육성하고, 주인공 세즈와의 친밀도를 높이는 한편, 전초기지 주변 거점을 탈환하는 전투를 통해 여러 재화를 획득하며 메인 전투를 준비하게 되죠.

이 과정에서 무쌍 풍화설월의 전투는 군비 파트(전초기지 내 활동)와 진군 파트, 그리고 실제 전투 파트로 나뉩니다. 군비 파트는 전초기지 내에서 부대의 내실을 다지는 행위를 총칭하는데, 원작인 '파이어엠블렘 풍화설월'과 흡사하면서도 더욱 편리한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전초기지에서 요리를 해 부대원에게 대접하는 활동, 함께 훈련하는 활동 등으로 부대원의 친밀도와 능력치를 상승시킬 수 있으며, 대장간이나 도구점 등 상업시설에서 장비를 강화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캐릭터들과 나들이를 나가 친밀도를 높이는 등 요소도 빠짐 없이 가져온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일과 시간을 함께 보내거나



▲ 나들이로 아군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군비 파트는 원작에 충실합니다

'진군 파트'는 각 장의 마지막에 존재하는 최종 목표를 클리어하기 전 수행하는 크고 작은 전투의 모음으로, 원작에서는 매주 학생들과 함께 나가곤 하던 과제와 그 모습이 닮았습니다. 플레이어는 맵 상 일정한 영역으로 나뉜 목표물을 차례대로 점령해 나가게 되며, 아군의 영향력 아래 놓인 영지가 최종 목표와 맞닿게 되면 바로 최종 전투에 돌입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군 파트를 통해 전초기지에서 사용할 많은 자원과 새로운 장비를 많이 얻을 수 있고, 최종 전투에서 활용하게 될 전술 점수를 얻을 수도 있기에 놓치지 않고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각 장마다 존재하는 가장 큰 규모의 전투는 실제로 메인 스토리가 전개되는 중요한 전투이기도 합니다. 여느 전투들보다 맵도 넓고, 더 많은 수의 부대원을 투입할 수 있는 만큼 상대의 수도 많습니다. 게다가 전황의 흐름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난이도 또한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얼핏 잡다한 전투로 여길 수 있는 진군 파트를 통해서 얻은 '전술 점수'는 이런 핵심 전투들에서 큰 역할을 합니다. 전투에 돌입하기 전 전황을 뒤집을 수 있는 계책을 몇가지 선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계책을 선택하는 데 필요한 것이 전술 점수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계책을 이용해 적군 캐릭터를 설득해 아군으로 영입할 수 있어 그 중요도가 높습니다.



▲ 각 장은 여러 개의 전투로 이뤄져 있으며, 때때로 전초기지에서 군비를 돌봐가며 진행하게 됩니다



▲ 진군에서 얻은 전술 점수는 각 장 최종 전투에서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마지막으로, 무쌍 풍화설월의 핵심이기도 한 전투 파트는 겉보기에는 여느 무쌍류 게임들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막상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그 느낌이 확연히 다릅니다. 무쌍 게임 특유의 다채로운 전황과 함께 원작에 존재하는 병과별 상성, 캐릭터 고유의 스킬들이 조화를 이뤄 보다 전략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합니다.

무쌍 풍화설월에는 원작에서 볼 수 있던 병과 대부분이 존재하며, 각 병과들 또한 원작과 같이 일종의 테크트리를 통해 보다 상급 병과로 전직이 가능합니다. 무쌍 풍화설월에서 병과는 각 캐릭터의 전투 모션에 영향을 미치며, 병과와 해당 병과가 사용하는 무기는 상성에도 관여합니다. 상성은 전투를 수월하게 풀어나가는 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언제나 전장에 위치한 적의 유형을 확인하고 좋은 상성을 가진 병과를 활용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맵에서 각 병과 별 상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전투의 핵심입니다



▲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황에 대응하기 위해 아군에서 명령을 내리는 것은 필수

그밖에도 무쌍 풍화설월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들은 저마다 특징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고, 훈련을 통해 모든 유형의 병과를 선택해 육성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물론 각 캐릭터마다 특화된 병과로 육성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같은 무기를 사용하는 다른 병과에서 배운 스킬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육성이 필요하죠. 여러 병과를 마스터하게 되면 어떤 전장에서도 상성에 맞는 역할을 맡을 수 있기 때문에, 애정하는 캐릭터를 여러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병과 별 상성과 함께, 숨가쁘게 돌아가는 전황은 플레이어가 하나의 캐릭터만 조작할 수 있도록 놔두지 않습니다. 자신이 조작하는 아군 외에 다른 아군을 특정 지역으로 가도록 명령을 내리는 식으로 조작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전투를 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합니다. 주인공 캐릭터 육성에만 집중한다면, 거리가 먼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대응하기가 어려우며, 따라서 서로 다른 병과를 가진 여러 캐릭터를 동시에 육성하는 것이 강제되는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무쌍 게임은 일당백으로 수 많은 적들을 물리치는 데 집중한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사실 진삼국무쌍 시리즈 초반부터 변화하는 전황에 따른 대응은 필수적인 요소였습니다. 무쌍 풍화설월은 여기에 원작 특유의 육성 방식과 다수의 캐릭터 조작, 맵을 통해 명령을 내리는 등을 추가하며 전략적인 재미를 한층 더했습니다. 호쾌한 액션과 전략,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셈입니다.



▲ 원작의 부관 시스템도 채용, 전투 상황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원작 감성 꽉 채워 복잡해진 시스템, 하지만...



▲ 게임 시작과 동시에 때려 넣는(?) 수많은 정보들

무쌍 풍화설월은 원작과는 다른 전개임에도 몰입감을 선사하는 스토리 구성, 특유의 전략 시스템을 무쌍에 녹여낸 전투를 통해 여타 무쌍 게임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재미를 선보이는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원작의 시스템 대부분을 무쌍식 전투에 녹이는 과정에서 게임이 과도하게 복잡해진 측면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하긴 했지만, 무쌍 풍화설월의 군비 파트는 원작으로 치면 1부가 생략된 상태라 그런지 꽤나 압축된 느낌을 강하게 줍니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각 기능에 대해 숙지할 수 있도록 몇 차례의 초반 미션을 튜토리얼 형태로 배치해 두었는데, 그마저도 복잡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 정도로 정보량이 많습니다. 또, 전초기지의 각 시설들은 전투를 통해 얻은 재료를 이용해 한 단계씩 확장하는 형태로 육성에 도움을 주는데, 시설의 수 또한 상당함에도 각자 증축에 필요한 재료가 달라 부담이 높은 편입니다.



▲ 이 많은 선물을 누구에게 줄 것이며



▲ 확장해야 하는 시설은 왜이렇게 많은지!

전투 측면에서도 시스템이 가진 복잡함은 그대로 드러납니다. 결론만 이야기하면, '무쌍 풍화설월' 특유의 전략적인 선택지로 남겨놓은 요소들 대부분이 플레이어에게 복잡한 것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스터할 경우 저마다 다른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수 많은 병과들 속에서, 또 저마다 다른 개인 능력을 가진 캐릭터들에게 하나하나 역할을 부여하고, 무수히 많은 시설을 활용해 이들을 육성하는 과정이 취향에 맞지 않는 게이머라면, 기존에 무쌍 시리즈를 즐겼다고 하더라도 '무쌍 풍화설월'도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무쌍 시리즈라고 해서 언제나 몰려오는 적들과 싸우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더 높은 난이도를 위해 캐릭터를 육성하는 과정의 복잡함은 원작 무쌍 시리즈에서도 항상 존재하던 것이었습니다. 무쌍 풍화설월에서그 사례는 같은 무기라도 저마다 부가 옵션이 다른 점을 들 수 있는데, 이런 옵션들은 획득 시 랜덤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좋은 무기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공수가 추가로 들어가는 셈입니다.

물론, 육성 시스템에 존재하는 모든 요소를 활용하는 것이 더욱 강한 부대를 키우는 방법이긴 하나,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해서 큰 불이익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캐릭터로 예를 들면 더 많은 병과를 키워 여러 전장에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특화된 병과만 계속 사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플레이는 아니죠. 모든 것은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가 결정한 몫입니다.



▲ 한 화면에 잘 정리해 주는건 좋지만 그래도 숨막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정리하자면, '파이어 엠블렘 무쌍: 풍화설월'은 원작의 감성과 전략 시스템에 충실하면서, 전투 측면에서 '무쌍' 게임이 가진 호쾌한 액션의 재미를 접목한 훌륭한 스핀오프 작품입니다. 물론 원작을 모르는 채로 플레이하기에는 스토리가 다소 난해할 수 있고, 그만큼 게임 속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에게 정을 붙이기는 어렵겠지만, 저마다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세 국가의 이야기, 그 속에 숨어있는 어두운 음모에 대한 이야기는 원작의 그것만큼이나 흥미롭고, 몰입도 높은 경험을 제공합니다.

원작의 턴제 방식의 전투가 취향에 맞지 않았던 게이머에게는 '풍화설월'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포드라 대륙 전역을 무대로 하는 전장을 통해 일당백의 전투는 물론, 전황과 상성을 고려하며 아군을 움직이는 전략은 기존 무쌍 시리즈와는 또 다른 감각의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시원한 액션과 전략의 조화
  • 새로운 시각에서 풀어낸 원작 배경 스토리
  • 원작을 충실히 따르는 육성 요소
  • 다소 미약한 주인공의 존재감
  • 정보량이 많고 복잡한 시스템

리뷰 플랫폼: Switch (출시 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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