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니티하면 떠오르는 유튜버, 에반젤리스트 '골드메탈'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5개 |



유니티로 게임 개발을 배웠던 분이라면 '골드메탈'이라는 유튜버를 아실 겁니다. 단순한 공굴리기 예제는 물론이고 2D 플랫포머, RPG, 3D 캐주얼 등 매번 다른 장르의 게임을 유니티로 구현해나가는 기본과 유용한 팁을 꾸준히 유튜브로 강좌를 올렸던 인물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유니티 웨이브 2022에 출연해 유니티 엔진 최신 버전 업데이트 내용을 다른 에반젤리스트와 같이 풀어가기도 했던 그가 최근 유니티에 입사, 공식 에반젤리스트로 자리잡았습니다.

개인적으로 1인 게임 개발 도전 기획을 작성할 때 그 강좌를 보면서 여러 모로 많은 도움을 받았던 터라, 한 번 직접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제가 유니티를 수박 겉핥기로나마 몇 차례 써본 적도 있으니, 과연 고수는 유니티 엔진의 어떤 점에 주목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아울러 상업 게임 출시보다는 게임 개발 기초 강좌를 블로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쭉 이어온 원동력이나 왜 유니티 엔진을 선택했나 등, 그간 궁금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었던 것들을 이제 유니티의 전도사이자 유니티 엔진을 쓰는 개발자들을 위해 발벗고 나선 그에게서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유튜버, 유니티 에반젤리스트 '골드메탈'


Q. 소개 부탁드립니다.

골드메탈이라는 닉네임을 사용 중인 유니티 에반젤리스트 김재익입니다. 동시에 유니티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죠. 입사 전부터 블로그, 유튜브 등으로 유니티 기초 강좌를 쭉 올려왔고, 매년 유니티로 개인 작품을 만들었다가 이렇게 공식 에반젤리스트로 찾아뵙게 됐습니다.


Q. 게임 개발 전문 유튜버로 널리 알려졌는데, 유니티 에반젤리스트로 언제부터 활동하게 되신 건가요?

5월 9일 입사했습니다. 그 전에 유튜버로 활동할 때에도 전업으로 게임 개발 전문 유튜버를 진행한 건 아니고, 웹 개발자로 IT 기업에 9년 반 정도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유니티 코리아에서 매년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라이브를 해서 지난 번 유니티 웨이브 2022 때 초대됐었는데, 그때 에반젤리스트 TO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도전해서 면접을 거쳐 에반젤리스트가 됐습니다.

이전부터 유니티를 많이 쓰다보니, 이미 많은 분들이 저를 알고 계셔서 놀랐습니다. 유니티 라이브 올 때도 그렇고, 입사 지원을 할 때도 회사에 찾아갔을 때도 "골드메탈님이세요?" 이랬거든요.

▲ 지난 5월부터 유니티에 입사, 공식 에반젤리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Q. 골드메탈이라는 닉네임의 유래가 무엇인가요?

딱히 의미는 없어요(웃음). 고등학생 때 네이버 블로그하고 온라인 게임할 때 지은 닉네임인데, 금은 금속이다 뭐 이런 느낌이었어요. 그 닉네임을 애착을 갖고 쓰다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Q. 유니티를 처음 접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또 유니티를 주로 활용하게 되신 이유가 있다면?

유니티를 처음 접한 건 2015년이었습니다. 그 전에 유니티4까지는 유료였는데, 그때 유니티5가 출시하면서 무료로 풀린다는 기사를 봤죠. 그때 이걸로 게임을 만들자 싶어서 바로 입문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 시작은 유니티 홈페이지에 있는 튜토리얼을 독학했습니다. 영문판으로 된 걸 계속 참고하면서 공부하다가, 네이버 블로그에 그 학습 일기를 올리면서 이제 좀 작품을 만들어볼까 싶었습니다. 거창한 건 아니고, 팬게임 형태로 만들기 시작했죠.

원래 2012년에 웹 개발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대학생 때도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었는데, 그때 주로 쓴 게 JAVA였습니다. 회사에서도 쭉 JAVA를 썼고요. 그러다 유니티를 썼는데 유니티는 C#더라고요. 구조가 비슷비슷해서 상당히 접근하기 쉬웠고, 적응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빠르게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 게임 개발에 관심을 갖던 그는 유니티5부터 무료로 풀리기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입문



▲ 다양한 게임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게임 개발 강좌를 진행해왔죠


Q. 보통 1인 개발하면 자기 작품을 시장에 내놓는 걸 먼저 생각하는 일이 많은데, 그보다는 개발 관련 강좌를 시작해서 쭉 이어오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저만의 작품을 내기엔 스킬이 부족하다 생각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팬게임 개발 이런 쪽이다보니, 시장에 내놓기도 조금 애매하지 않았나 싶었고요. 그걸 또 제작하는 과정을 콘텐츠로 삼아서 다른 분들과 소통하면서 이리저리 만들어가고 가르쳐드리고 그랬는데, 그 과정 자체가 너무도 재미있었습니다. 게임 개발 과정 자체를 라이브 스트리밍으로도 진행하기도 했는데, 그게 계속 쌓이다보니 유튜브로 게임 개발 강좌를 진행하는 것이 주 콘텐츠가 됐습니다.

팬게임으로 시작하고 난 뒤에, 그 팬게임을 보신 해당 스트리머들이 제 게임을 즐겨주시고 그걸 본 수많은 팬들이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팬게임 개발에 치중했었죠. 돈보다는 개인적인 만족도, 내가 무언가를 만들고 누군가가 즐긴다 이런 것 자체가 너무 좋았습니다. 물론 개인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좀 더 스킬을 쌓은 뒤에 만들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게임 개발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또 게임 개발에서 어떤 분야부터 시작하셨나 궁금합니다.

물론 옛날부터 게임을 너무 좋아했던 것도 있습니다. 밤을 새서 게임을 하기 일쑤였으니까요. 그렇게 게임을 즐기다보면 종종 그런 게임을 어떻게 만들지? 이런 생각이 들잖아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대학교 때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프로그래밍도 배웠죠.

게임을 처음 만들었던 건 대학교 4학년 때 전공학회 동아리에서 학술회를 진행할 때였습니다. 그때 선배가 제가 그림도 그릴 줄 알고 프로그래밍도 할 줄 아니 게임을 만들어보라고 추천해주더라고요. 그래서 MS의 프레임워크인 XNA로 리듬 게임을 만든 게 제가 만든 최초의 게임이었습니다. 그 게임을 만들 때 그림을 그릴 줄 알아서 도트로 비둘기, 배경도 작업하고 서브 프로그래밍을 담당했었죠. 학교에 출품했을 때 여러 사람들이 재미있게 즐겨주길래 아, 괜찮겠구나 싶었습니다.

▲ 때로는 개발뿐만 아니라 그림도 그리면서 유저들과 소통하고, 스프라이트를 직접 만들기도 한다고


Q. 팬게임을 비롯해 여러 예제 게임의 제작기를 올리셨는데, 가장 처음에 개발하신 게임은 어떤 건가요? 또 이런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못했다, 하는 게 있다면?

맨 처음 유니티로 만든 게임을 꼽자면, 제가 자주 보는 드로잉 관련 방송하시는 분을 소재로 한 팬게임입니다. 제 역량도 살리고, 마침 그때가 방송 1,000일을 맞이하셨더라고요. 그래서 기념으로 드리면 어떨까 싶어서 팬게임을 만들었습니다. 그걸 보시고 그분이 생방송으로 잘 플레이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걸 계기로 다른 분들의 팬게임도 쭉 만들긴 했는데, 게임 개발자라면 나만의 게임 작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아쉬움이 생기더라고요. 이런저런 작품은 있지만 결국 저만의 게임, 제가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다 기획하고 구상한 그런 게임은 없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제가 직접 스토리를 짜고 직접 만든 캐릭터를 내세운 게임을 만들어서 스팀에 내고 싶습니다.


Q. 유니티 엔진이 가면 갈수록 여러 기능이 추가되고 성능도 좋아지고 있는데, 그간 추가된 기능 중 가장 인상 깊은 기능을 꼽자면? 또 이건 알아두면 정말 좋다, 하는 기능은 무엇인가요?

최근에 안 건데, 2022 테크스트림이 나오면서 스플라인 저작 패키지가 나왔더라고요. 스플라인이 뭐냐면, 선을 둥글게 만들거나 직선을 만들어낸 뒤, 그 선을 따라서 오브젝트를 쭉 늘어놓거나 만들고 혹은 그걸 경로 삼아서 오브젝트들이 움직이게 하는 그런 기능이에요. 직접 개발을 해보셨으니 알겠지만 이게 초보가 코딩으로 구현하려고 하면 정말 힘들죠. 그런데 이거만 있으면 스플라인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해결이 됩니다.

또 하나 더 꼽자면 유니티에 로컬라이제이션 패키지가 생겼습니다. 글로벌 출시를 하려면 로컬라이제이션 관리도 필수인데, 그게 현지화 설정 적용할 때 대사도 언어마다 바뀌게 코딩하고 관리도 하나하나 해야 하는데 그런 거 없이 로컬라이제이션 패키지로 한 번에 바꾸고 관리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아마 글로벌 출시에 생각이 있으신 분이라면 이 패키지를 사용해보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 유니티 2022 테크스트림에 새로 선보인 '스플라인 저작 패키지', 이게 왜 편리하냐면



▲ 이렇게 적이 왔다갔다 움직이는 걸 구현할 때



▲ 이런 번잡한 코드를 안 써도 된다는 점이죠.


Q. 엔진 버전이 갱신되면서 종종 전에 쓰던 기능이 지원이 안 되거나 라이브러리가 바뀌고 또 새로운 기능도 추가되곤 하는데,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지난 강좌들도 리메이크를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작업물을 복기하고 새롭게 리메이크하시는 과정에서 어떤 느낌을 많이 받으셨나 궁금합니다.

초창기 강좌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고 그걸 바로 편집한 버전들이었어요. 그때 강좌를 보면 거의 다수가 즉흥적인 코드다보니까 지금 다시보면 지저분하더라고요. 그리고 초보들이 따라할 때 어렵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볼 때마다 정말 많이 아쉽죠.

그래서 최근에 이건 다시 만들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니티 버전도 많이 올라갔고, 새로운 편의 기능도 많이 나와서 이제 이런 걸 적극 활용하면 코드도 많이 줄어들고 입문자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처음부터 모든 강좌를 리뉴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전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올해부터 싹 다 갱신할 예정입니다.


Q. 게임에 쓰는 스프라이트도 종종 그리시는데, 그림도 따로 공부하신 건가요? 또 도구는 어떤 도구를 쓰시나요?

중학생 때부터 만화그리기가 취미라서 그때부터 쭉 그리다가 대학교 들어와서 만화동아리에 들어갔습니다. 그때 선배들에게 디지털 아트를 배웠고, 태블릿을 사고 이런저런 작품을 보고 참고하고 따라그렸죠.

여기에 컴퓨터공학이 또 전공이다보니 어쩌다보니 게임 개발에 적합한 사람이 되었습니다(웃음). 여기에 유니티가 5부터 무료화가 되니까, 그걸 쓰다보니 게임 개발 크리에이터 이렇게 된 거 아닐까 싶고요.

그림 경력이라면...넥슨 게임 공식 홈페이지쪽에 아마추어 웹툰을 그린 적도 있고, 또 인벤에서도 트리오브세이비어 웹툰을 짧게 그린 적이 있습니다. 작가 인터뷰 기사 같은 걸로도 나갔고요. 그렇게 게임 관련해서 이런저런 그림 많이 그리고 다녔습니다.

도구는 예전부터 쭉 쓰던 와콤 인튜어스4를 쓰고 있습니다. 한 10년 된 거 같은데, 불편한 게 없어서 그대로 쓰고 있죠. 일반적인 그림이나 스프라이트는 클립 스튜디오로 작업을 하고 있고, 도트는 에이세프라이트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에이세프라이트가 도트 애니메이션도 깔끔하고, 파일로 내보낼 때도 유니티나 다른 상용 엔진에 쓰기 좋게끔 스프라이트시트가 깔끔하게 나옵니다. 도트로 게임 개발을 하는 분들은 어지간하면 이걸로 쓰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도트 게임 개발을 하실 의향이 있는 분이라면 추천드립니다.



▲ 게임 개발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직접 도트 작업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용 중인 프로그램은 에이세프라이트


Q. 2D뿐만 아니라 캐주얼 3D, 복셀, 카툰렌더링까지 혼자서 강좌를 소화해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카툰렌더링 시연도 종종 하셨는데, 그래픽 관련해서 어떻게 공부를 하셨나도 궁금합니다.

엄밀히 말해서 3D는 로우폴리곤, 그것도 솔직히 잘 못하는 편입니다. 복셀은 3D이긴 한데 픽셀아트를 해봤다면 의외로 쉽습니다. 복셀은 일반 3D처럼 모델링한 뒤에 텍스쳐를 따로 입히는 게 아니라 블록 하나하나가 다 이미 색이 입혀진 방식이거든요. 그래서 텍스쳐맵 공부할 필요가 없어서 비교적 쉽습니다.

캐릭터 모델링은 많이 안 하고 외부 애셋, 특히 유니티짱 애셋을 많이 썼습니다. 유니티 재팬에서 또 카툰렌더링 관련해서 툰쉐이더나 이런저런 기능을 제공하는데, 그걸 사용하는 방법을 따로 공부해서 소개한 정도였습니다. 유니티짱, 툰쉐이더, 이 두 가지가 겹쳐지니까 그럴싸한 것이 나오더라고요.

사실 예쁜 장면을 만들려면 많은 작품을 보고 만들고 눈썰미도 키워야 하는데, 제가 서브컬쳐쪽을 많이 좋아하고 게임도 많이 하고 그림도 그렸고 이런저런 활동을 하다보니 그게 기반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이리저리 조합했을 때 때깔이 잘 나오려면, 좋은 애셋도 필수지만요(웃음)



Q. 초기에는 여러 게임을 스트리밍하거나 플레이한 걸 찍어서 올리시기도 했는데, 가장 많이 플레이하신 게임을 꼽자면? 또 이 게임은 하면서 놀랐다, 이렇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싶은 게 있었나요?

유튜버로 활동했을 때 제일 많이 했던 게임은 몬스터 헌터 월드였습니다. 그 전에는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아예 안 해봤는데, 월드가 그래픽도 뛰어나고 캐주얼하게 바뀌어서 입문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해서 플레이해봤는데 푹 빠져버렸습니다. 500시간 넘게 한 거 같아요.

최근에 재미있게 했던 건 서브노티카: 빌로우 제로였습니다. 서브노티카가 외계 행성의 심해를 탐사하고 건설하는 게임인데, 그 심해의 비주얼하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탐험, 그리고 광경들에 빠져들었죠. 그래서 굉장히 재미있게 플레이했고, 팬아트도 그렸습니다. 보통 재미있게 한 게임들은 팬아트를 그리거든요. 스팀 커뮤니티에 아트워크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서브노티카: 빌로우 제로도 유니티로 만들었다더라고요. 그래서 놀랐고, 이런 탐험류를 저도 한 번 개발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좀 더 공부해야겠다고 느꼈고요(웃음). 그간 제가 만든 팬게임들은 2D였는데, 이제 입사도 했고 스킬도 키웠으니 다음에는 캐주얼이든 뭐든 타이쿤이든 탐험류든, 3D로 무언가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 언젠가 스킬을 더 쌓아서 서브노티카처럼 3D로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Q. 게임을 만들고 강좌를 진행할 때 어떻게 플랜을 짜고 작업을 시작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맨 처음 강좌를 공굴리기 강좌를 올리고 난 뒤에, 재미있었다고 계속 올려달라고 요청이 왔었습니다. 그 요청을 받고 힘이 나서 이렇게 꾸준히 올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아마 그때 호응 없었으면 오래 못하지 않았을까요?(웃음)

그래서 다른 분들이 강좌를 듣는데 지치지 않게끔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싶었습니다. 그러다 사람들이 제 강좌를 듣고 따라해서 작품을 하나 만들어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게 가장 좋다고 느꼈고요. 제 강좌는 그래서 다 예제 기반입니다.

공굴리기, 2D 플랫포머, 슈팅, 대화 기반 어드벤처, 액션, 캐주얼한 물리 기반 퍼즐 게임에 색깔맞추기 퍼즐까지 매번 장르를 바꾸면서 다양한 예제를 만들고, 그걸로 강좌를 진행했습니다. 예제니까, 보면서 만들 수 있게끔 애셋도 공유했죠. 그래서 유저들이 그 강좌를 보고 따라하면서 지루해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마치 자신의 작품을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지 않았나 싶고, 또 제 강좌를 좋아해준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제도 만들어야 하니 강좌를 구성할 때 저한테도 부담이 안 가는 장르, 그리고 누구나 따라하기 쉬운 장르를 먼저 선정했습니다. 그걸 따라해서 작품을 직접 만들었다는 보람이 들려면, 유니티 기본 애셋이 아닌 직접 만든 애셋을 제공해야 했으니 더 그쪽을 신경썼고요.

처음에는 물론 굉장히 즉흥적이었습니다. 다음에 뭐 해야지? 이렇게 생각하다가 생방송을 열어서 다음에 뭐 해볼까요? 유저들에게 물어보고 그랬죠. 그걸 취합했는데, RPG는 어려우니 좀 뒤로 미루고 나머지 쉬운 장르들 중에서 하나를 유저들과 소통해서 결정했습니다. 그걸로 한 일주일 정도 간단하게 계획을 짰죠. 애셋을 어어떻게 만들고, 이 정도 기능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을 딱 선정해서 얼개를 만든 뒤에 강좌를 진행하는 거죠. 최근에는 전과 달리 미리 개발을 하고, 코드를 다듬은 뒤에 강좌를 시작, 녹화하고 편집합니다.


Q. 유니티에 입사한 이후에도 기존 채널에서 유니티 강좌 영상 업로드는 그대로 이어지나요?

유니티에서는 오히려 장려하고 있습니다. 골드메탈이라는 브랜드 파워가 생각보다 세더라고요. 그래서 유니티에서도 제 채널과 콘텐츠를 유니티 코리아 공식 계정과 연계해서 시너지를 내고자 하고 있습니다.

▲ 가장 최근에 진행한 강좌 겸 개발 과정 스트리밍에는 시작부터 출시까지 전 과정의 강좌를 담아냈죠


Q. 유니티를 써본 사람이면 에반젤리스트에 대해서 듣긴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모호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하게 되시는 일을 설명하신다면?

우리나라에선 좀 생소한 직군인데, 해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존 자체 솔루션 갖고 있는 기업에서는 다 운용하고 있는 직군입니다. 에반젤리스트의 업무를 핵심만 줄여서 말씀드리자면 자기 기업 솔루션을 대중 혹은 타 기업이 더 잘 쓸 수 있게끔, 그래서 그 솔루션을 사용할 마음이 들도록 기술적으로 알리는 게 일이라 하겠습니다. 의미 자체가 전도사, 이런 뜻인데 기술적으로 그걸 전파한다, 이렇게 보면 될까요.

이제 유니티에 들어와서 제가 주로 하게 될 활동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컨퍼런스나 이벤트에 참가해서 유니티의 신규 기능을 소개하는 일이죠. 보통 입문하시는 분들은 기초 강좌만 듣고 새로운 기능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데, 그러다보면 새로 추가된 유용한 기능을 쓰지 못하고 더 고생하기 일쑤죠. 그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신규 기능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그 쓰임새를 알려드리는 것이 업무 중 하나입니다.

두 번째는 교육 및 업체와 연계해서 유니티 사용법을 강의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유니티로 어떤 걸 만들 수 있을지 예를 들어주는 데모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이죠. 데모를 보면서 개발자들이 어떤 것이 가능할지 파악하고, 그걸 토대로 자신의 프로젝트에 응용하거나 해서 유니티와 개발자들의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이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니티에서 1년에 한두 번씩 테크 데모를 내놓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기도 하고요.


Q. 게임 개발하려면 이건 알아두면 좋다거나 꼭 공부해둬야 한다, 싶은 하는 과목이 있다면?

아무래도 제가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다보니, 그때 여러 커리큘럼과 과목을 듣긴 했습니다. 게임 개발도 결국 프로그래밍이 기반이니까 그건 꼭 해야 하는 거기도 하고요. 그런데 프로그래밍! 이렇게만 말하자면 당연하기도 하고, 또 뭔가 막막한 인상이죠.

제가 2학년 때 논리학이라는 과목을 들었는데, 그 전까지는 코딩을 잘 못했습니다. 정말 어려웠죠. 그런데 그 논리학이 참과 거짓, 두 개만 갖고 다양한 논리를 도출하는 과목이었습니다. 두 가지만 갖고 어떻게 답을 도출해야할까 궁리하는 그 논리를 배우다보니, 프로그래밍 실력도 확 늘고 재미도 느끼게 됐죠. 이전까지는 로직을 만들 때 막 헤맸는데, 그걸 듣고 나서는 좀 풀리는 느낌이랄까요?

일단 게임 개발을 할 때 프로그래밍을 접하긴 해야 할 텐데, 그 전에 논리학을 미리 들어보기를 권합니다. 물론 논리학은 대학 커리큘럼에 있는 과목이라서 일반인이 접하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컴퓨팅 사고라고 해서 캐주얼하게 나왔더라고요. 수학에서도 가르치고, 책으로도 나와있는데 프로그래밍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이걸 먼저 익히시면 상당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로그래밍을 처음하게 되면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데, 이걸 하면 그래도 좀 머릿속에 정리가 되는 그런 느낌이거든요.



▲ 프로그래밍이 처음이고 이해하기 어렵다면, 컴퓨팅 사고를 같이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메모메모)


Q. 보통 게임 개발을 처음 시작할 때 애셋스토어에서 자료를 구하면 된다고는 하는데, 초보들은 보통 애셋스토어의 그 방대한 자료들에 질려서 손조차 못 대는 일도 있습니다. 좋은 애셋을 고르는 팁을 알려주신다면?

실제로 애셋스토어에 처음 들어가면 진짜 너무 많은 정보들이 범람을 합니다. 2D, 3D, 사운드, 기타 툴 등등 카테고리도 많죠. 더군다나 유니티 애셋스토어도 재작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입점 기업도 많이 늘었고요. 그래서 초보들이 들어오면 뭐부터 봐야 할지 모를 때가 다반사일 겁니다.

가장 중요한 건 게임 개발에 가장 먼저 필요한 게 무엇인가 생각하는 것이죠. 그 카테고리부터 찾아가는 게 우선이니까요. 그 다음에는 마음에 드는 애셋을 보시는데, 그때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것이 업데이트 날짜입니다. 유니티는 버전이 빨리 바뀌니까 애셋도 그에 맞춰 업데이트해줘야 하는데, 업데이트가 오래 전에 멈춰있는 애셋이라면 최신 버전에서 잘 안 될 가능성도 있거든요. 기껏 다운로드 받았는데 못 쓸 수도 있는 거고요. 만일 그 업데이트 날짜가 최근 날짜로 찍혀있으면 그만큼 애셋을 꾸준히 관리한다는 증거죠. 그래서 안심하고 쓸 수 있을 겁니다.

유료 애셋뿐만 아니라 무료 애셋도 많은데, 아무래도 초보 때는 유료보다는 무료 애셋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때는 유니티 공식 애셋을 먼저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니티 공식 애셋도 목록만 6~7페이지 이상 분량인데, 그 애셋을 먼저 써보고 이런 종류의 애셋은 이렇게 써야 하는구나 사용법을 익힌 뒤에 다른 애셋을 보면 적용할 때 더 편할 것 같고요. 유니티 공식 애셋도 최근에 퀄리티가 많이 좋아져서 어지간한 곳에 다 쓸 수 있을 겁니다.


Q. 유니티 강좌를 준비하시면서 가장 참고를 많이 하신 자료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제가 강좌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할 때도 이미 해외, 그리고 국내에도 유니티 강좌 유튜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보면 영향을 받을까봐 어지간하면 찾아보지는 않았어요. 대신 유니티5 공식 튜토리얼이나 예제를 많이 참고했죠. API 문서도 많이 봤고요. 그런 뒤에 머릿속에 생각한 로직대로 만들었습니다.


Q. 오랜 시간 동안 유니티를 쓰시면서 느낀 유니티의 강점은? 또 앞으로 어떤 점을 보완해야 되겠다고 느끼시나요?

유니티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직관성이죠. 이건 유니티가 특히나 선도하고 있는 부분일 것 같네요. 물론 처음에 딱 보자마자 이게 뭔지 다 안다 이런 건 아니에요. 영어도 있고, 창도 많고 하니까요. 그런데 그게 어떤 것인지, 어떻게 쓰는 건지 알고 나면 금방 익숙해지거든요.

또 요즘에는 코딩으로 짜기엔 까다로운 기능을 패키지화해서 컴포넌트 한두 개로 간단히 처리도 가능해졌습니다. 그러니 패키지 기능도 강점으로 꼽을 수 있겠네요. 더군다나 유니티 엔진이 커스터마이징하기도 쉽다는 점도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유니티를 기반으로 해서 커스터마이징해서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케이스도 여럿 있거든요. 대표적인 예가 RPG 메이커인데, 유니티 재팬과 협업해서 RPG 메이커 유나이트를 내놨더라고요. 내부는 유니티랑 똑같으면서 RPG 메이커인, 그런 거죠. 이렇게 다방면으로 연계하고 확장 가능하다는 것이 유니티의 또다른 강점이라 보고 있습니다.

대신 하나의 기능을 깊게 발전시키기보다는, 범용적으로 이것저것 기능을 많이 넣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부피가 커지고 있긴 합니다. 게임뿐만 아니라 VR/AR, 메타버스, 산업용 등 여러 곳에서 쓰이다보니 기능이 여러 가지로 많아졌는데, 그걸 효율적으로 알려드리기 위해서는 매뉴얼이 필요하지 않을까 체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교육 요청도 많이 들어오고 있고요.

이제 저도 유니티에 에반젤리스트로 들어오게 됐으니, 다양한 분야의 개발자들이 유니티의 새롭고 유용한 기능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알려드리고 지원해드리는 일에 힘쓰고자 합니다.


Q. 초보 개발자, 혹은 개발자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하자면?

아마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고 해서 유니티에 입문하신 분들이 많을 텐데,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그 마음의 행선지가 어디인지부터 정했으면 합니다. 단순히 나만의 게임을 만들겠다랑, 게임 개발자로 취업하고 싶다는 범주는 비슷한데 루트에 따른 경험이 많이 달라지거든요.

저처럼 단순히 게임을 만들겠다 싶으면 두루두루 익혀서 다방면으로 어느 정도만 하면 되겠지만, 진짜로 개발자가 되겠다 그걸로 취업하겠다 하시면 어느 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해야 하니까요. 프로그래밍도 단순히 프로그래밍이 아니라 서버, 클라이언트 등 나뉘어져있으니, 그 분야를 짚어서 파고들어야 하겠죠.

물론 어느 쪽이든, 처음에 유니티로 게임을 만들게 되면 어려운 상황에 많이 부딪히게 될 겁니다. 그런 상황마다 적극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여러분의 가이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유니티를 앞으로도 많이 사용해주시고, 또 궁금한 것이 있으면 해결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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