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폴라 펭귄 포스트, 빈 여행 가방에서 찾은 '포장의 즐거움'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진행되는 스마일게이트의 인디 게임 페스티벌, '버닝비버' 오프라인 행사장 지하2층에서는 지난 BIC에서 만났던 반가운 게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귀염둥이 펭귄과 함께 택배 회사를 꾸려나가는 인디 게임 '폴라 펭귄 포스트(PPP)'의 부스입니다.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팀 리틀레몬볼브는 세 명의 개발자로 구성된 팀입니다. 비록 그 규모는 작지만, 지난 BIC부터 지스타 2022, 그리고 이번 버닝비버까지 세 차례나 오프라인 행사에 참가해 참관객들을 직접 만나고 있죠. 그 사이에 '폴라 펭귄 포스트'는 스팀 얼리액세스로 출시되어, 관심이 있는 누구나 게임을 즐겨볼 수 있습니다.

부산이 아닌 서울에서 개최되는 오프라인 인디 이벤트에서 다시 재회한 것을 기념으로, 팀 리틀레몬볼브의 김혜지 디렉터와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택배를 주제로 한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는데, 그 발단에는 아이디어 회의때 옆에 놓여 있던 '캐리어'가 있었습니다.



▲ 리틀레몬볼브 김혜지 디렉터


"소일거리에서 느끼는 재미를 담고자 했어요. 다들 택배 한 번쯤은 보내잖아요"

Q. 지난번 부산에서 뵙고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근황과 'PPP'의 얼리액세스 출시 소감이 궁금합니다.

= 언제나 그렇듯 정식 출시까지 열심히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웃음). 얼리액세스 출시 소감은 원래 계획했던 일정보다는 많이 미뤄졌지만, 그래도 일단 '한 고비 넘었다'는 느낌이 컸던 것 같습니다.


Q. 최근 얼리액세스 출시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게임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 PPP를 소개해주세요.

= '폴라 펭귄 포스트'는 한정된 공간 안에 다양한 성격의 아이템을 쌓아 넣는 성격의 게임입니다. '마비노기'나 '디아블로'처럼 인벤토리가 칸 형태로 되어 있는 게임에 익숙하시거나, '데스 스트랜딩'에서 물건을 쌓고, 배달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셨던 분들이라면 'PPP'또한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 게임을 많은 분들이 '상하차 게임', '쿠X 게임'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실제로 택배에서 위험요소로 취급되는 점이 게임에 반영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단단하거나 무거운 물건과 깨지기 쉬운 물건을 함께 포장하면 약한 물건이 깨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날붙이 옆에 종이나 천을 두면 안 되고, 오염된 물질과 천을 함께 포장해도 안되겠죠. 또 온도 시스템도 구현되어 있어서 생과일을 그냥 상자에 넣으면 얼어버리는 등 시스템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 5x5로 이뤄진 배송가방에 주문서에 맞는 물품을 잘 쌓아 보내는 것이 핵심!

Q. 얼리액세스 출시 이후 유저들의 피드백은 어떤가요? 현재 어느 부분을 좀 더 개선하고자 하는지 궁금합니다. 또,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었나요?

= 이미 인지하고 개선을 준비했던 부분도 많고, 개발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불편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피드백까지 많이 주셨어요. 하나하나 소중히 피드백을 받고 있고, 팀원들과 잘 상의해서 게임을 더욱 발전시켜나가고자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개인적으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게임의 설정이나 스토리에 흥미를 갖고 계신다는 점이었어요. 세계관에 대한 내용이 더 많이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 주셔서 그 부분이 신선했던 것 같습니다. 내심 한국 유저의 성향은 게임플레이 자체에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해 왓는데, 콘셉트나 설정에서도 매력을 느껴 주시는 것을 보고 저희 입장에서는 정말 감사하고, 기쁜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Q. 택배 배송을 메커니즘으로 하는 게임플레이를 고안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을까요?

= 저희 팀 셋이서 처음에 어떤 게임을 만들까 하고 고민할 때, 아트를 담당하는 친구 옆에 비어 있는 캐리어가 하나 놓여 있었어요. 정말 갑작스럽게 캐리어에 짐 정리하는 게 재미있던 적이 없냐고 하는 거예요.

그렇게 '캐리어에 짐싸기'라는 콘셉트를 툭 꺼낸 것이 시작이었는데, 소일거리가 하다 보면 재미가 붙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걸 정말로 게임으로 만들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구체적인 게임플레이를 구상하게 됐습니다.




Q. 간단한 콘셉트에서 시작했지만, 개발이 계속되면서 보다 실감나는 택배 배송을 표현하기 위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가장 신경쓰며 디자인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 이번 작품을 개발하면서 가장 많이 염두에 둔 것은 '현실의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게임 플레이 규칙을 인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점이었어요. 다들 택배 한 번쯤은 보내잖아요. 상자에 깨지기 쉬운 물건을 함부로 넣으면 안된다는, 살다보면 자연히 알게 되는 경험들이 게임에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지난 BIC에서도 느꼈지만 아트가 정말 독특하고 귀엽습니다. 전반적으로 어떤 분위기를 표현하고자 했는지 궁금합니다.

= 아트같은 경우는 최대한 확 눈에 띄는 색감 위주로, 단순하고 캐주얼하게 가자고 생각했어요. 무겁지 않고 산뜻하게 다가가기를 바랐죠. 처음 정해 둔 색감을 위주로만 사용해서 하나의 색을 보면 그에 맞는 요소들을 연상시킬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사실, 아무래도 팀원이 세명 뿐에 아트를 담당하는 친구가 혼자 해야 하는 일이라 어떻게든 효율적으로 해보자는 느낌도 있었어요. 할 수 있는 선에서 가장 예쁜 톤을 찾으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웃음).



▲ 간결하면서 귀여운 아트가 특징인 'PPP'

Q.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귀엽다는 평도 자자합니다. 이번 현장에서도 굿즈를 판매중이던데 앞으로 더욱 본격적인 굿즈 제작 계획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 저희가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꾸준히 굿즈 재판하는지 여쭤보시는 관객 분들이 계세요. 그래서 최근에 굿즈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판매 형태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고, 이전 크라우드 펀딩으로 선보인 굿즈 외에 다른 굿즈를 바라시는 분들도 많아서 여러가지로 고려중입니다.


Q. 이번 버닝비버 2022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지난 BIC에 참여하면서 이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사실 서울에서 인디 게임쇼를 진행하는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거의 처음이지 않나요? 서울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이만한 규모의 행사라면 꼭 가야지 하고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 버닝비버 부스를 찾으면 가져갈 수 있는 스티커와 엽서

Q. 지난 BIC와 지스타 출전을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 행사 참가일텐데, 유저들을 가까이서 만나는 기분은 어떤가요?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 물론 플레이어분들을 가까이서 뵙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죠. 개발하는 동안에는 사무실 안에서 자기 게임하고만 소통하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 저희 게임을 실제로 어떻게 느끼실지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피부로 다가오는 피드백을 받고 싶었고. 특히 작년에는 크라우드 펀딩 등으로 오프라인 행사 기회를 다 놓쳐서, 올해는 기를 쓰고 참여하는 부분도 있고요.

행사장에 와서 늘 느끼는 점은 한국에서 인디 게임을 사랑해 주시는 분들은 정말 애정을 가지고 게임을 바라봐 주신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저희 시선에서는 단점이라고, 무조건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오히려 장점으로 봐 주시는 분도 계시고요. 또 애정이 가득 담긴 피드백을 한아름 알려주고 가시는 분들도 계시죠. '우리가 만드는 게임을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이만큼이나 있구나' 하는 느낌이, 개발자로서는 행복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계획된 출시 일정과, 가장 집중해서 개발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소망은 내년 여름 정식 출시를 이루는 것이고, 제일 중요한 것은 편의성 개선과 함께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는 퍼즐을 제공해드릴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게임 설정에 대해 문의가 많아서 이 부분도 보완할 계획입니다.

주문서 자체도 좀 더 재미있게 다양한 주문을 드리려고 고민하고 있어요. 한 주문서 안에서 신경써야 하는 요소가 다양하게 있다든지, 다양한 배치 모양으로도 클리어할 수 있는 등 다채롭게 머리를 써야 하는 퀴즈들을 앞으로도 선보이고자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펀딩 후원자 분들과 인디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사실, 개발자라면 누구나 제일 좋은 게임을 완성하고 싶어하는 것은 공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손으로 만든 게임인 만큼, 어디가서 부끄럽고 싶지 않으니까요. 정말 좋은 게임으로 만나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사랑 가져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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