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블랙아웃 프로토콜', 국산 에일리언 스웜 될 수 있을까

게임뉴스 | 정수형 기자 | 댓글: 1개 |



로스트 아이돌론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가 이번에는 탑뷰 슈터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PAX West와 지스타 2022에서 공개했던 '블랙아웃 프로토콜'이 그 주인공이다.

탑뷰 슈터에 로그라이트를 접목한 이 게임은 시연 당시 슈팅 게임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부분에서 탄탄한 재미를 선사해줬던 기억이 있다. 다만, 그때는 짧은 시연 버전이었기에 파티 탑뷰 슈터 특유의 협동 플레이와 로그라이트가 선사해주는 육성 방식 등 제대로 즐기지 못한 부분이 많아 아쉬움이 남았었다.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는 지난 13일부터 4일간 블랙아웃 프로토콜의 CBT를 진행했다. 1분기 얼리 엑세스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게임의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해보고자 함이다. 이에 테스트 기간 동안 게임을 해보면서 다른 파티 슈터 게임과 근본적으로 어떤 차별화를 주고자 했는지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좁은 시설 내에서 펼쳐지는 3인 협동 슈터

앞서 언급했듯 블랙아웃 프로토콜은 로그라이트 탑뷰 슈터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과학자 혹은 요원이 되어 초자연적 기술과 미생물체들을 관리하는 비밀기업 S2P 코퍼레이션의 비밀 기지 섹션13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세계관은 현대를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비밀 기지와 초자연적 기술 덕분에 미래적인 느낌을 풍긴다. 등장하는 총기도 현대 화기만 있는 게 아니고 외계 기술이 가미된 런처, 에너지포가 등장하고 사이킥 파워라는 용어도 등장한다.

아직 CBT에선 스토리를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기에 세계관과 시설, 단체 등에 의문점만 커질 뿐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다만, 큰 사건이 터져서 수습을 해야 한다는 게임의 목표를 전체적인 컨셉과 분위기 자체가 충실히 따르고 있어 완성도 측면에서 괜찮게 느껴졌다.




게임 플레이는 탑뷰 슈터 게임계에 명작으로 꼽히는 에일리언 스웜에 가까웠다. 실내에서 펼쳐지는 탑뷰 슈팅 액션이라는 점과 게임의 템포가 다소 느리다는 점에서 비슷한 경험을 제공해줬다.

다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에일리언 스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러 가지 재미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3인 플레이 방식이 있다. 대부분의 파티 탑뷰 슈터 게임이 4인을 기준으로 설계하는 것과 비교한다면 꽤 의아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3인 플레이에서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오히려 사람이 더 많았으면 굉장히 복잡하거나 골치 아파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아군 오인 사격과 레벨 디자인에 있다. 게임 내에서 쏜 총알은 적뿐만 아니라 아군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 심지어 대미지가 꽤 높은 편이라 저격총처럼 한 발 대미지가 높은 무기라면 오인 사격 한 번에 아군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이다.

아군 오인 사격은 블랙아웃 프로토콜만의 특징이 아니다. 동종 장르의 게임이라면 아군 오인 사격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편이니 말이다. 다만, 그러한 게임은 전장을 넓게 잡아둔다.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넓으니 인원이 많아도 충분히 서로 견제하면서 싸울 수 있다.

반면, 블랙아웃 프로토콜은 어둡고 좁은 시설에서 싸우는 구간이 많으므로 오히려 인원이 많아질수록 서로 포지션을 잡고 싸우기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3인 플레이가 어색함 없이 잘 굴러갈 수 있었다.



파티 탑뷰 슈터와 로그라이트의 만남

또 다른 차별화는 로그라이트를 접목한 육성 방식이다. 게임은 챕터 방식으로 진행되며, 하나의 챕터를 클리어하면 재정비할 수 있는 쉼터가 등장한다. 그곳에서 벌어둔 자원으로 능력치를 강화하거나 아이템을 구매하는 등 여러 활동을 하고 다음 챕터를 진행하게 된다.

육성 방식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적을 쓰러트리고 얻게 되는 데이터 넉스를 모아서 에이전트 업그레이드를 하는 방식이다. 캐릭터의 능력치를 영구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으며, 생각보다 다양한 업그레이드를 제공했다.

두 번째는 무기 설계도를 모으는 방식이다. 챕터를 클리어하면 한 개의 무기 설계도를 획득할 수 있다. 이걸 무기 언락 장치에 들고 가면 영구적으로 해당 무기를 언락할 수 있고 새 게임에서 무기를 고를 수 있게 된다. 무기에는 등급이 존재하는데 같은 무기 설계도를 중복해서 해금하면 등급이 올라 시작부터 고등급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 세 번째는 시냅틱스라 불리는 카드를 선택하거나 돈으로 장비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시냅틱스는 일회성 강화 아이템으로 웨폰, 사이킥, 코퍼레이션, 바이오닉으로 구분되는 카드를 선택해서 캐릭터의 능력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

같은 능력의 카드라도 등급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며, 어떤 종류의 카드를 강화했느냐에 따라 해당 카드와 연동되는 무기의 추가 능력을 해금할 수 있는 등 로그라이트 요소를 더욱 강화시켜주는 육성 방식이다.

세 가지의 육성 방식을 모두 체험해보면서 든 느낌은 생각보다 강화로 얻게 되는 만족도가 낮다는 점이었다. 일반적인 로그라이트 게임이라면 캐릭터 육성에 따라 전투의 양상이 크게 달라진다. 가령, 처음에는 힘겹게 잡았던 몬스터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육성되는 순간 손쉽게 쓰러트릴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육성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반면, 블랙아웃 프로토콜은 파티 슈터 게임이라는 특징 때문인지 육성에 따른 캐릭터의 강력함이 쉽게 체감되진 않았다. 10개 이상의 시냅틱스를 모으고 수십 개의 에이전트 업그레이드를 적용해도 여전히 적들은 아팠고 혼자서 적을 쓸어버리는 무쌍 플레이가 불가능했다.

이는 게임의 난이도가 높은 것도 한몫했다고 생각된다. 게임은 뛰기를 지원하지 않고 약간 빠른 걸음걸이로 움직일 수 있고 구르기를 지원한다. 적들은 천천히 걷거나 혹은 빠르게 돌진하는 타입으로 나뉘는데 대체로 이동 속도가 빠른 편이다. 이 때문에 자칫하면 적에게 포위되어 위기 상황에 빠지기 쉬웠다.

이런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선 줌인 전투를 적극 사용할 필요가 있었다. 마우스 우클릭을 하면 멀리 볼 수 있는 대신 걸음걸이가 느려지는데 이를 통해 먼 거리에 있는 적을 선제공격해서 미리 잡고 안전을 확보하는 플레이 방식이다.




다만, 이것도 만능은 아니었는데 앞서 언급했듯 좁은 실내에서 전투가 벌어져 코너에 있는 적은 멀리서 확인할 수 없었고 암전되는 맵은 후레쉬를 비춰야 시야 확보가 가능했다. 즉, 몸으로 부딪히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구조다.

구르기도 스테미너 제한 때문에 무한으로 쓸 수가 없으니 결국 탄환 부족과 체력 부족, 느린 움직임이라는 삼박자가 어우러져 높은 난이도로 다가왔다. 대신 난이도가 어려워서 협력 플레이의 필요성이 높았고 파티원의 무기를 적절하게 조율해서 조합을 맞추는 등 나름대로 장점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CBT 플레이를 정리한다면 기존 파티 탑뷰 슈터 게임과 비교해서 블랙아웃 프로토콜만의 재미가 분명했다. 로그라이트가 접목된 플레이는 랜덤 전투, 육성 등이 어우러져 반복 플레이의 목적은 명확하고 부담은 줄어들었다. 높은 난이도, 역할을 구분할 수 있는 무기 종류 및 적 구성은 파티 게임으로서 협력 플레이의 중요성을 높여줬다.

아쉬운 점 역시 분명했다. 게임 플레이를 테스트하기 위한 CBT라는 점을 고려해도 게임의 편의성이 너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별다른 튜토리얼 없이 바로 시작하는 게임 플레이와 게임 내에서만 등장하는 시냅틱스, 데이터 넉스 등의 특수한 단어를 설명해주지 않아 초반에는 헤맬 수밖에 없었다.

이외에도 멘탈 게이지가 떨어지면 일시적으로 피해를 더 입을 수 있고 이를 적에게 응용해 무력화 시킬 수 있는 방법, 무기 옵션을 해금하기 위해선 관련 시냅틱스를 수집해야 하는 점 등 플레이어가 스스로 파악해야 했는데 추후에는 간단한 튜토리얼이라도 넣어서 초반 진입 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얼리 엑세스 출시 전까지 아쉬웠던 편의성을 보강하고 전체적인 난이도 밸런스를 조절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파티 탑뷰 슈터 게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만큼 게임 플레이 자체는 재미있게 다가왔고 현재 경쟁할만한 파티 탑뷰 슈터 게임이 많지 않으니 말이다. 정식 출시로 멋지게 돌아올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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