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혀로 로프 액션하는 개구리의 기상천외 퍼즐 모험, '바인'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5개 |
1인 개발팀 '프로그파티'에서 만들고 있는 2D 퍼즐 횡스크롤 플랫포머, '바인'이 BIC, 버닝비버 등 오프라인 출품을 진행한 것에 이어 오는 6월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그냥 훑어볼 때는 로프를 연결해서 이리저리 공략하는 평범한 횡스크롤 플랫포머처럼 보였지만, 조금 더 주시하면서 본 순간부터 확고한 개성이 눈에 보였던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보통 로프 액션하면 제한된 길이의 로프를 활용하는 구성을 떠올리는데, 길이의 제약은 없는 대신 여러 물리법칙과 고각 그리고 이리저리 혀를 늘리고 붙이고 스윙하는 컨트롤까지 고려하는 퍼즐과 액션의 조합은 가능성을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었기 때문이었죠.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먹보 개구리가 혀를 놀리며 나아가는 기묘한 퍼즐 여행기를 담은 '바인'은 현재 6월 22일 출시를 목표로 한창 개발 중이고, 스팀페이지에서 데모를 통해서 유저 피드백을 받으며 마지막 담금질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혼자 알음알음 만들어서 출시를 목전에 둔 '바인'으로 유저들에게 어떤 경험을 주고자 했는지, 프로그파티의 노정현 대표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프로그파티 노정현 대표



■ 로프 액션과 퍼즐 조합에서 개구리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여행까지 발전한 '바인'


Q. 소개 부탁합니다. 또 '바인'이 어떤 게임인지 간단히 소개한다면?

= 프로그파티 대표이자 바인의 개발자인 노정현입니다. '바인'은 '로프액션+퍼즐'을 표방하는 게임이고, 주인공 개구리가 혀를 로프처럼 활용해 지금은 폐쇄된 유전자 연구 회사를 탐험하는 게임입니다.


Q. '바인'이라는 제목이 특이한데, 타이틀을 이렇게 지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우리말로 풀이하면 덩쿨이라는 뜻의 영단어인데, 주인공 '릭'이 탐험하게 되는 지역이 인류가 버린 도시 안에 있는 구역입니다. 그래서 시설도 낡고 그래서 덩쿨이 곳곳에 자라나고 있죠. 게임 내에서도 그 덩쿨을 타고 올라가는 것도 있고 해서, 그 덩쿨에서 따왔습니다.

그리고 덩쿨이 생명력이 질긴데, 릭의 종족인 '포로'는 인간이 떠나버린 디스토피아에서 끈질기게 살아가는 존재들이거든요. 그것까지 엮어서 안 좋은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을 조명하고 싶었습니다.


Q. 개발 기간은 얼마나 됐나요?

= 처음 시작은 2017년입니다. 그런데 그때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라 맨땅에 헤딩해서 유니티 공부하는 셈쳤고, 2020년 6월에 다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2년 9개월 정도 된 셈이죠.


Q.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에서 귀엽게 생긴 개구리를 주연으로 내세운 것이 인상 깊었는데,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 세계관을 먼저 짠 뒤에 개구리를 고른 거라기보다는, 먼저 게임의 코어를 짜고 개구리에 주목한 뒤에 시나리오와 세계관을 붙여나갔습니다.

개구리에 주목한 이유는 로프 액션이라는 코어를 설계하다가 특이점을 찾아보자는 생각에서였어요. 그냥 단순히 로프만 던지고 거는 건 뭔가 밋밋해보였거든요. 그러다가 개구리의 혀를 로프로 해석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생각이 발전해서 게임의 코어가 뒷받침되고, 그 개구리가 뛰어다닐 세계가 어떤 곳인가 설정하다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이 떠올랐어요.






▲ 로프 액션이라는 키워드만으로는 밋밋하다 판단, 무한정 늘어나는 개구리의 혀라는 아이디어를 더했다


Q. 주인공 ‘릭’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 실험체로부터 파생된 후예들인 '포로'의 일원이죠. 포로라는 종족은 벌레를 주식으로 삼고 있긴 한데, 유달리 식탐이 많아서 벌레에 대한 생각만 거의 가득 찬 개구리라고 할까요. 다른 누가 뭐라고 말해도 그냥 벌레만 생각하고, 마이웨이로 그렇게 '낙원'이라는 곳을 찾아가는 거에요. 사실 '낙원'이라는 존재도 그냥 벌레가 많다더라, 이런 말 듣고 가는 그런 거죠.

세계관과 이야기라는 요소가 나중에 더해지다보니, 이 부분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까 고민이 많았어요. 처음에는 게임 코어만 생각해두고 거기에 살을 붙이는 셈이니까요. 그걸 어떻게 잘못 붙이면 뭔가 이상할 것 같고요. 그래서 '릭'은 어떤 성격을 특별히 주변의 이야기에 따로 개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그러면서 세계관과 액션 퍼즐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그런 캐릭터로 설정했어요.

사실은 그냥 먹보 개구리가 좋았고, 그 먹보 개구리가 귀여우니까 그 귀여운 캐릭터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긴 합니다(웃음). 거기에 또 살이 붙은 그런 느낌이랄까요.


Q. 개발팀 이름부터 '프로그파티'라 개구리에 대한 어떤 애착, 혹은 그런 걸 바탕으로 이끌어나간 느낌이었는데 그건 아니었군요. 그러면 팀 이름의 유래는 어떻게 되나요?

= 개구리를 파티를 연다는 것이 어찌보면 생뚱맞잖아요. 그렇게 게임도 신기하고 신박한 걸로 만들자,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개구리가 귀여운 느낌이고 하니, 아기자기한 게임을 선보일 제게 딱 어울리는 이름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Q. 그런데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세계관을 결국 선택하게 됐는데, 그 계기가 있다면?

= 개구리, 정확히는 '포로'라는 종족들 중 하나의 모험을 그리고 그 종족들의 이야기를 풀고 배경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인류가 떠나버린 세계관이 필요했어요. 개구리가 그렇게 혀로 로프액션하려면 인간의 개입은 필요하지만, 게임 내에서는 인간이 등장하지 않는 그런 세계를 그리다보니 당위성이 있는 사건이 필요했죠. 그렇게 해서 핵전쟁 이후, 인간은 황폐화된 지구를 떠나버린 뒤 실험체의 후손들인 '포로'만 남았다는 것이 '바인'의 세계관입니다.






▲ 핵전쟁 이후 인류가 떠난 지구에 남은 실험체의 후손들이 낙원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Q. 인디하면 떠오르는 장르 중 하나가 2D 횡스크롤 게임일 만큼 다양한 작품이 시장에 있는데, ‘바인’이 다른 작품과 차별화를 하기 위한 포인트를 꼽자면?

= 제가 그간 본 다른 2D 횡스크롤은 점프 액션 및 액션 위주였는데, 퍼즐에 로프 액션을 가미한 게임이 얼마 없었어요. 둘 다 갖고 있는 게임은 있는데, 그걸 연결하기보다는 제각각 따로따로 갖춘 식이 많았어요. 퍼즐은 퍼즐 파트로, 액션은 액션 이렇게 말이죠. 조작법도 제각각 다른 영역으로 분리해둔 것 같았고요. 그리고 그 퍼즐에 물리법칙까지 활용해서 발상을 전환하는 그런 유형도 많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인'은 혀를 활용해서 퍼즐과 로프 액션을 동시에 진행하는 연계 플레이를 구축했습니다. 혀로 여러 오브젝트를 붙잡은 뒤 로프액션을 통해서 건너가고 그 오브젝트를 스윙으로 던져서 전혀 생각지 못한 각도로 올린다던가 올리거나 가시밭에 발판처럼 있는 상자도 혀로 붙인 뒤 끌어당겨와서 내던진다거나 하는 등, '액션과 '퍼즐'을 유기적으로 조합한 '바인'만의 방식이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것이라 생각해요.


Q. 혀를 와이어처럼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신박한데, 어떻게 떠올리셨나 궁금합니다.

= 맨 처음에는 로프액션 이 소재를 떠올리고 인디아나 존스 같은 캐릭터가 동굴탐사하는 이야기를 생각했어요. 몸에 밧줄을 매단 상태에서 밧줄을 이리저리 던지고 걸고 그걸 타고 넘어가면서 목적지까지 얼마나 갈 수 있나를 시험해는 방식이었죠. 그런데 그게 너무 심심해서 새로운 기믹과 특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로프를 어디에 걸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더 심화하다가 개구리가 떠올랐습니다. 혀를 마음대로 쓰고 이리저리 활용하는 그런 구도가 떠오르자마자 로프를 혀로, 그리고 주인공 캐릭터를 개구리로 하자고 해서 지금의 바인이 시작됐습니다.


Q. 보통 퍼즐하면 ‘제약’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중요한 요소인 ‘혀’에 길이 제한을 두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제약이 맨 처음에는 없는 것처럼 보일 거에요. 혀를 쏘면 어디든지 잡을 수 있고, 그걸 쭉 늘려서 자유롭게 스윙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닐 수도 있죠. 특히 중반부터는 혀끝을 어디에다 걸고서 쭉 길게 뺀 상태에서 돌아다니는 구간까지 있다보니 이렇게 제약이 없어도 될까? 퍼즐이 될까? 이런 생각이 들긴 할 거에요.

그런데 점점 기믹을 활용하다보면, 숨어있는 제약이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예를 들자면 벽에 혀를 쏜 뒤에 상자에다가도 혀를 쏘고 난 뒤 늘렸다가 끌어당기는 과정에서 그게 유저가 생각하는 것처럼 잘 되지는 않을 거에요. 일단 혀를 한 번 쏘고 나면 다른 곳에다가 추가로 쏘는 건 어느 정도는 제약이 있고, 그 밖에도 벽과 상자 그리고 혀의 거리와 각도,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힘의 방향과 물리법칙 등 여러 제약이 걸리기 때문이죠. 혀의 길이 자체는 무제한으로 늘어나니까 자유롭고 제약이 없어보이지만, 어딘가에 접착해서 로프 액션을 하는 순간부터 제한이 생기는 거죠.

사실 통상적인 로프 액션도 어딘가에 걸고 스윙해서 올라가거나 물체를 당기는 건 비슷하긴 할 거에요. 그렇지만 '바인'은 혀 길이는 제약이 없다는 점, 그래서 그것까지 포함해서 생각을 해야하는 점 등 자유도가 어찌보면 또다른 조건처럼 적용하죠. 자유롭고 신비로운 비주얼 그리고 무제한의 길이 속에서 주어지는 제한의 미묘한 균형이라고 할까요.



▲ 혀는 무한정 늘어나는 대신, 여러 제약과 물리 법칙이 적용되어있어 이를 잘 풀어나가야 한다



■ "장르,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발상의 전환을 즐기는 게임으로 기억되길"




Q. 스팀 태그로 보면 깊이 있는 세계관, 스토리가 강조되어있는데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인가요? 그리고 퍼즐을 풀면서 숨겨진 요소를 찾는 그런 것도 기대해봐도 될까요?

= 일단 난이도는 쉬움, 보통, 어려움 세 가지로 나뉘어져있고 이야기가 제각각 조금씩 다릅니다. 엔딩도 다르고요. 각 난이도별로 말하자면 쉬움이 5시간 정도, 보통은 7시간, 어려움은 9시간 혹은 그 이상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니 총합 20시간 정도에 도전 과제나 히든 엔딩까지 포함하면 그 이상 가지 않을까요.

난이도별로 핵심 이야기는 동일하지만, 그 줄기 안에서 각각의 상황이 조금은 달라집니다. 캐릭터의 상황이 달라져있고, 성격이나 그런 것도 조금 달라져서 다른 이야기를 세세히 풀어나가게 되죠. 아무래도 이야기를 처음부터 생각하기보다는, 코어를 설계한 과정에서 몰입감을 주기 위한 장치로 여러 가지로 고안하다보니 각 난이도마다 전혀 다른 이야기로 엮진 않았어요. 그보다는 퍼즐을 풀면서 세계관에 호기심이 들도록, 또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사람들이 다 떠나가고 이렇게 황폐해진 세계에서 포로들이 살아가고 있을까 그 맥락을 자연스레 느끼게 하는 것에 주력했죠.


Q. 퍼즐, 횡스크롤 두 장르 다 쉽지만은 않은 장르인데, 소위 ‘매운맛’은 어느 정도라고 보면 될까요? 또 어떤 점에 포인트를 두고 설계했나 궁금합니다.

= 매운맛이라 표현했는데,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 걸 즐기는 그런 양상에 붙이는 거 아닌가 싶어요. 혹은 그 스트레스 요소를 극복하고 났을 때 맛보는 쾌감의 여운이 있는 그런 유형이라고 할까요. 횡스크롤 액션에서 지금 당장 떠오르는 사례라면 슈퍼 미트보이가 있는데, 그것도 계속 죽고 죽고 죽으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와중에 컨트롤이나 공략을 이해하면서 극복해나가는 맛이 있는 식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게임을 썩 안 좋아합니다(웃음). 무언가 똑같은 걸 자꾸 반복하는데 실패하는 그런 게 스트레스가 쌓이더라고요. 그런 유형의 매운맛이라기보다는, 퍼즐과 로프액션의 조합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사실 제가 1인 개발로 이거저거 하다보니 제 주관적인 평가가 세긴 하지만, 매운맛의 강도는 한 50% 정도로 보고 있어요. 그런데 그간의 유저 피드백을 보면 조금 매운 것 같다는 반응이 있긴 했죠. 아무래도 퍼즐과 액션의 연계라는 새로운 느낌이 더해지다보니 특히 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BIC, 버닝비버 등에 갔었는데 유저들이 꽤 오래도록 저희 게임을 즐겨주시는 건 좋았어요. 규칙 자체는 단순하고 직관적이니까, "좀 더 하면 되겠는데?" 싶어서 그렇게 한 거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어느 기믹에서 다소 진행이 느려지는 그런 부분들이 있었죠.

비주얼만 보면 통상의 횡스크롤 액션이나 퍼즐과 비슷해보이지만, 아무래도 발상의 전환이 때로는 필요한 게임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보면 매운맛이 있지만, 그 매운맛 이후에는 순한 맛이 있다고 할까요.






▲ 각도까지 계산해서 떨어지지 않게 상자를 던져넣는 발상이 필요하다


Q. BIC, 버닝비버 등 행사에서 유저 피드백이나 현장 반응은 어땠나요?

= 일단 난이도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자면, 쉬움은 바로 직관적으로 공략이 보이는 방향이고 보통은 조금 고민, 그리고 어려움은 로프를 걸어둔 다음에 단순히 어디다가 고정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최대한 길게 스윙할 수 있는 각도나 물리법칙까지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하는 난이도로 짰어요.

사실 퍼블리셔를 만나기 전까지 가장 어려웠던 점이 이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개발자라 이미 다 방식을 다 알고 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이걸 봤을 때 얼마나 빨리 깰 수 있을까? 싶으니까요. 난이도라는 게 객관적으로 측정하기도 어렵고요. 그래서 퍼블리셔와 상의도 하고, 행사장에서 유저 피드백도 받아가면서 고치고 다듬어가는 게 필요한 거 같아요. 처음 BIC에서 시연했을 때는 버닝 비버에서 선보인 빌드보다 짧았는데, 클리어 시간은 비슷비슷했거든요.

퍼즐이라는 장르가 접근성이 높지 않고 매니악한 장르인데, 너무 매니악해지면 초반에 너무 사람들이 나가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긴 해요. 그래서 다방면으로 고려는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퍼즐에 새로운 개념을 더해보니까, 그 개념에 익숙해지고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하는데 그 전까지는 좀 막막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게 성공하고 나서부터는 매운맛 뒤에 숨은 감칠맛, 순한 맛이 있다고 할까요.

일단 힌트를 이야기하자면, 보통 사람들이 처음에 이 게임을 접하면 '쏘는 것'부터 생각해요. 사실 직관적이고, 다른 게임에서 항상 보이던 거니까요. 뭘 쏘고, 그걸 활용한다. 그런데 거기서 더 나아가서 로프라는 소재의 활용법의 응용 방정식을 생각해보고 물리법칙이나 고각 그리고 스윙까지 봐야 하는 것이 '바인'의 묘미라 하겠습니다.

그거 외에 게임과 관련된 또다른 피드백이라면, 캐릭터가 귀엽다거나 컨트롤이 어렵다, 자유도를 줬으면 좋겠다 그런 게 있었죠. 그런저런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BIC 현장에서는 매일매일 빌드를 수정하고, 그렇게 해서 조율해나갔습니다. 버닝비버, 그리고 일부 유저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를 했을 때는 스트리머들이 하기 좋은 게임이 될 것 같다는 피드백도 있더라고요. 스트리머 괴롭히기 최적화 아니면 트위치식 능지 게임류, 이렇게 말하는 거 같은데 그런 유형의 방송용 게임으로 적합하지 않을까 이런 의견을 보내주셔서 참고하고자 합니다.


Q. 최근에 인디 게임들이 트위치 관련 기능을 넣는 등 여러 가지로 게임을 알리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그런 쪽도 기대해봐도 될까요?

= 트위치 기능은 따로 넣지는 않을 것 같고, 아마 출시할 때 마케팅으로 트위치를 많이 어필할 것 같기는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딱 보면 쉬워보이는데, 이게 하다보면 무언가가 꼬여서 한 끝 차이로 안 되는 그런 느낌이 있거든요. 발상의 전환을 하기 전까지 아마 그 고비에서 실패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즐기지 않을까 기대는 하고 있어요.


Q. 전반적으로 인게임을 보면 도트로 캐릭터를 자잘자잘하게 작게 찍어낸 모습이 보이는데, 어떤 의도에서 이렇게 캐릭터의 크기를 작게 설정한 건가요? 또 그렇게 자잘한 캐릭터나 배경을 서로 잘 구분할 수 있도록 아트워크에서 고려한 부분이 있다면?

= 1인 개발이다보니 아무래도 그래픽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혼자 개발하는 것 치고는 분량이 긴데, 거기에 그래픽을 다 입히고 하려다보니 더더욱 오래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힘을 덜 쓰는 방향으로 설계했습니다.

우선 캐릭터에 검은색 아웃라인을 다 찍어서 배경과 캐릭터 구분은 잘 되게끔 했죠. 또 맨 처음에 캐릭터와 세계관을 잡을 때 '포로'라는 종족을 양서류와 파충류 계열로 잡았는데, 그냥 그렇게만 설정하니까 고만고만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선 구분이 안 되지 않을까 싶어서 캐릭터마다 제각각 다른 동물을 모티브로 하고 그에 맞춰 특징도 잡고, 색깔도 제각각 다르게 잡았어요.

의도한 것까지는 아니긴 한데, 아무래도 게임의 배경이 포스트 아포칼립스라 어두운 톤이에요. 그러다보니 화사하게 잡은 캐릭터의 색과 잘 대비가 되어서 캐릭터도 그렇게 자잘한 와중에 눈에 잘 띄지 않나 싶습니다.


Q. 횡스크롤 플랫포머 양상이면 보통 보스전을 생각하게 되는데, 퍼즐 기믹을 활용한 보스전이나 적에게 대항하는 그런 요소도 기대해봐도 될까요?

= 일단 '릭'은 공격하는 키가 없고, 공격 기능도 없습니다. 보통은 점프해서 밟는 그런 구도라도 있을 텐데 그런 것도 없죠.

그냥 그렇게 유유자적하면 무언가 루즈할 것 같기도 하고, 또 점프 플랫포머 게임을 보면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추격전 구도도 많잖아요? 그런 것에서 영감을 받아서 갑자기 어디선가 튀어나오는 호펫 같은 변종이나 괴물들이 릭을 쫓아오고, 그걸 어떻게든 떨쳐내야 하는 그런 전개에 좀 더 무게를 실었습니다. 물론 그 부분은 빨리빨리 넘어가야 하니까, 퍼즐보다는 특유의 로프 액션을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했죠.

그렇게 때로는 추격전도 하고, 시설 내부에 있는 여러 보안을 풀다보면 후반에는 좀 더 위협적인 적이 나타나거나 아니면 다른 캐릭터와 갈등 등 여러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때가 되면 기대하는 것에 가까운 공격적인 양상이 되겠죠.

일단 초반에는 잘 안 드러나지만, 호펫이나 그런 자잘한 괴물들은 상자를 떨어뜨려서 깔아뭉개거나 하는 건 가능해요. 그래서 나중에 가면 위에 있는 상자를 끌어와서 괴물들을 깔아뭉개거나, 레이저가 있는 구간까지 끌어와서 미리 설치해둔 혀의 트릭이라고 할까요, 그걸 발동해서 레이저를 발동해서 태우는 등 퍼즐과 로프 액션을 응용하는 전개가 이어집니다.

사실 이것도 어찌보면 통상적인 '보스전'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할 거에요. '릭'이 직접 공격하는 일은 없거든요. 도망가고, 혀와 장치를 이용해 주변 사물로 제압하는 그런 환경적인 요소가 주가 되니까요. 거기에서 점프 액션이 아닌 로프 액션이 좀 더 주가 된다는 것이 참신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유유자적한 모험도 잠시, 어느 순간부터 기이한 변종들이 쫓아오기 시작하면서 긴박해진다


Q. '퍼즐'이라는 장르가 어찌보면 굉장히 매니악한 장르인데, 그쪽으로 관심을 두고 개발에 돌입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 제가 어릴 적부터 레고를 좋아했고, 레고랑 비슷한 장난감들이나 퍼즐도 좋아했어요. 직소퍼즐이나 큐브 같은 것도 그렇고요. 게임에서도 머리를 쓰는 그런 유형의 게임이나 캔디크러쉬사가 같은 3매치 퍼즐까지 다양하게 퍼즐을 즐겨왔죠. 그런 게 아무래도 영감을 주지 않았나 싶어요.

실제로 '바인'을 처음 생각했을 때는 제목도 정말 아무 것도 없었어요. 그냥 동그라미와 네모, 선만 갖고 퍼즐을 짜맞춰나갔죠. 머리를 쓰면서 푸는 그 퍼즐에 생동감과 새로운 경험을 불어넣어보자,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인'인 셈이죠.


Q. 현 시점에서 개발 진도는 얼마나 나갔고, 출시일은 언제로 잡고 있나요?

= 현재 예정으로는 6월 22일로 잡고 있고, 빌드는 70% 정도 완성된 상태입니다.





Q. 출시까지 이제 4개월 정도 남았는데, 출시 이후에 계획이 궁금합니다. 혹은 차기작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어볼까 생각해두고 있는 것이 있나요?

= 차기작은 생각만 해두고 있는 단계이긴 한데, 일단 첫 작품을 출시하고 나서 여러 가지로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DLC를 더 낼지 뭘지 그런 것들 이런저런 건 생각이 떠오르는 단계고,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습니다. 우선은 첫 작품을 완성도 높게 내는 것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Q. 사람들에게 '바인'이 어떤 게임이라고 기억되길 바라나요?

= 바로 떠오르는 말이라면 아무래도 재미있었다? 영원히 남아있으면 좋겠다, 그런 뭔가 막연한 생각이네요. 이것저것 생각해두고 마음에 풀고자 하는 게 있는데 좀 정리하자면...너무 어렵고 스트레스 받아서 "개발자 어디 살아요"라는 그런 말을 듣기보다는 머리를 쓰면서 '릭'이 마주하게 될 아름답고 행복한 미래가 가슴 속에 남을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릭'이라는 캐릭터가 기억에 남았으면 해요.

말하다보니까 퍼즐, 액션, 이렇게 장르가 나오긴 했는데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알리려면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기존에 알고 있던 걸 토대로 말하지 않으면, 그걸 이해시키기가 정말 어려우니까요. 거기서부터 시작하긴 했는데, 어쨌거나 '바인'을 하면서 이런 게임은 처음이다, 라는 인상이 남았으면 좋겠어요. 뻔한 게임이라기보다는 아름다움과 함께 찾아오는 새로운 경험, 그런 걸 전달하고 싶죠.

퍼즐 게임 이러면 아마 기존의 어떤 퍼즐에서 따왔다, 이렇게 무언가의 연장선상으로 받아들여지는 느낌이에요. 그 요소들이 이리저리 융합하거나 발전하는 그런 양상으로 받아들여지죠. 사실 '바인'도 어찌보면 그 흐름을 완전히 탈피한 건 아닐 거에요. 그렇지만 로프 액션과 퍼즐, 그리고 여러 가지 고민으로 짜낸 새로운 요소들이 유저들에게도 신선한 경험을 주기를 바라고 개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왕 꿈을 말했으니 좀 더 크게 말한다면...'바인라이크'라고 할까요? 로프 액션을 이용한 퍼즐 플랫포머 게임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그게 다른 게임에 영향을 주는, 그런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희망하고 있어요. 꿈일지 모르지만, 개발에 돌입한 이상 그걸 되든 안 되든 끝까지 나아가는 거죠.


Q. VINE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혹은 유저들에게 어떤 게임을 선보이겠다 포부를 말한다면?

= 여러분에게 여태까지 해보지 않은 새로운 경험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 사실 혼자 맨땅에 헤딩하긴 했는데, 어찌보면 그것도 혼자 이렇게 온 것 같진 않긴 하네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유니티의 유튜브나 공식 페이지에서 여러 가지 알려주는 게 많았고, 그걸 보면서 이렇게 하면 되겠네 이런 생각으로 시작해서 이리저리 고민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잠깐 앞에 이야기하긴 했는데, '릭'이라는 캐릭터가 처음 구현될 때부터 이 이야기를 끝까지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세계관이 있기 전에 동그라미, 와이어, 네모만 있다가 여러 사고회로를 통해서 '릭'이라는 아이디어로 구체화되었고, 그 다음부터 그 캐릭터가 펼쳐나갈 모험을 모두에게 보여주겠다 다짐했죠.

그 뒤에 군대에 가서는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요. 이 캐릭터가 살아숨쉬고 모험할 세계를 어떻게 꾸며야 할까. 그러면서 완성에 대한 갈망이 더 커졌습니다. 그래서 전역한 이후에 다시 붙잡고, 지금 이렇게 출시를 눈앞에 두고 여러분에게 말씀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저 혼자 게임을 완성해나가고 있는데, 그 완성된 게임이 유저 여러분에게 색다른 경험 그리고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스팀, 스토브를 통해서 출시가 될 텐데 위시리스트 추가 및 팔로우도 많이 부탁드립니다.



▲ "퍼즐과 액션, 그리고 아름다움을 같이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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