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e스포츠경기장이 17일 문을 열었다. 지역 4번째 e스포츠 경기장으로, 경상남도 진주시에 있는 경상국립대학교(칠암캠퍼스) 100주년 기념관 안에 마련됐다.
정부는 지역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지역연고제 정책을 중심으로 경기장 건립을 지원한다. 이번 경남e스포츠경기장에 투입된 예산은 총 80억 원으로, 정부가 30억 원, 진주시가 41억 원, 경상남도가 9억 원을 투자했다.
경상남도는 1970년대 이후 기계공업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방위산업과 우주항공산업을 주요 산업으로 다룬다. 그러나 경상남도는 콘텐츠산업이 부족하단 약점이 있었고, 이를 해소하고자 했다. 이에 경상남도는 경남e스포츠경기장을 콘텐츠산업의 거점으로 삼고자 정부 공모에 적극 지원했다.
경남e스포츠경기장은 주경기장 500석, 보조경기장 76석 규모다. 경기장과 함께 필수시설인 중계실, 편집실, 선수대기실 등을 갖췄다. 경기장과 부대시설은 4층에 나눠 구성됐다. 15층에 마련된 스카이라운지에서는 경남을 한눈에 볼 수 있다. e스포츠 경기가 없을 때도 활용될 수 있도록 카페, 아카데미실, 창업공간이 함께 있다.
앞으로 경남e스포츠경기장은 e스포츠 경기 개최, 게임 체험 및 교육, e스포츠 관련 행사 개최, 지역 문화 공간으로 활용된다. 운영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맡는다.
문화체육관광부 전병극 제1차관은 이날 개소식에서 "정부는 e스포츠 상설경기장을 통해 우리나라 e스포츠가 더욱더 활성화되고, 건강한 생태계가 구축되길 희망한다"며 "정부는 지역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와 협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월 지역 e스포츠 활성화 의지를 담은 지역연고제 정책을 발표했다"며 "앞으로 e스포츠 지역연고제 정책에 대해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최만림 경상남도 행정부지사는 "이번 e스포츠 경기장 개소는 경상남도에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며 "경상남도의 경제방향인 문화콘텐츠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e스포츠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상설경기장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남e스포츠경기장 개소식을 앞두고 경상국립대 내 일부 교수진의 반대 시위가 있었다. 이들은 "교수평의회가 반대한 e스포츠 경기장을 총장이 강행했다"며 "특히 국유재산법에 따르면 계약을 5년 단위로 해야 하는데, 총장은 10년을 확약했다"라고 주장했다.
일부 교수진은 "학습공간에 게임장이 웬 말이냐?", "교육 연구시설은 어디갔냐?", "대학의 자율성 침해하는 이스포츠 경기장이 지역협력입니까?" 등의 문구를 내걸었다.
그러나 문체부 관계자는 e스포츠 경기장 건립에 어떠한 문제도 없단 입장이다. 우선 교수평의회는 자문기구이고 의결기구가 아니어서, 부결은 의견일 뿐 총장 결정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일부 교수진이 지적한 10년 확약은 e스포츠 경기장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총장의 의지 표현이고, 실제 계약은 5년 단위로 이뤄진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일부 교수가 이 문제로 제기한 행정심판에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청구인적격 불충분으로 각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은 경남e스포츠경기장 개소가 '산고의 고통'과 같았다고 전했다. 권 총장은 "아직 우리 또래 사람들한테 게임산업은 그냥 공부를 안 하고 이상한 데로 빠지는 거란 생각이 있다"며 "이 인식을 바꿔야 하고, 경기장이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농심레드포스가 경남 e스포츠 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 경기장 개소식 이후 농심레드포스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농심레드포스 오지환 대표는 "앞으로 진흥원과 함께 경남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 나설 것"이라 말했다. 이후 농심레드포스 '든든' 박근우, '지우' 정지우 선수가 팬과 소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