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삼국지를 몰라도 OK, 진삼국무쌍 오리진

인터뷰 | 김수진 기자 |

일기당천의 호쾌한 액션이 특징인 진삼국무쌍이 신작으로 돌아왔다. 다만 이번 타이틀은 넘버링이 아니라, '오리진'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았다. 그만큼 기존과 다른 특징들을 다양하게 그렸다.

진삼국무쌍 오리진은 과거의 기억을 잃은 무예가가 되어 황건의 난부터 시작되는 삼국지의 세계를 택티컬 액션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삼국지 전체가 아닌 일부만 담아냈고, 주인공 역시 기존 영웅들이 아니라 오리지널 캐릭터를 활용했다.

이렇게 달라진 점이 많은 진삼국무쌍 오리진에 대해 도쿄게임쇼2024 현장에서 오메가 포스의 쇼 토모히코 진삼국무쌍 오리진 프로듀서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 오메가 포스의 쇼 토모히코 진삼국무쌍 오리진 프로듀서

Q. 오랜만의 신작인데, 넘버링이 아니다. 오리진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강조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

= 최근 넘버링 시리즈와 크게 다른 점들이 있어 오리진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우선 오리지널 주인공이다. 지금까지의 시리즈가 군소 세력의 수많은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플레이했지만, 이번 작품은 오리지널 캐릭터로 플레이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와 다르게 삼국지 전체 스토리를 그리지 않았다. 처음으로 삼국지 전체가 아니라 적벽대전까지만 다룬다. 방향성 또한 10년 동안의 시리즈와 비교할 시 조금 다른 편이다. 최근 시리즈까지는 플레이어의 일방적 강함에서 오는 상쾌함을 추구했다면, 이번에는 플레이어도 죽을 수 있는 액션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래서 공격과 방어의 흐름을 따라 플레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액션성을 좀 더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아무래도 무쌍 시리즈라는 게 스테이지의 길이 하나밖에 없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근본으로 돌아가 자유로운 공략을 할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




Q. 확실히 시연 중 방어, 회피, 적의 공격을 무술로 깨는 요소 등 액션성이 많이 느껴졌다. 여포를 만나기도 했는데 정말 어렵더라. 액션을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중요 포인트가 있는지 궁금하다.

= 사실 이번 시연 버전은 조금 더 간단한 버전이다. 본작은 더 어렵다. 여포도 시연 보다 훨씬 더 어렵다(웃음). 시연 스테이지 자체가 시작하고 나서 10시간 정도는 플레이를 해야 도달할 수 있는 스테이지다. 본편에서는 그 시간 동안 플레이어들 역시 스킬을 익히고, 캐릭터도 성장시키며 게임에 익숙해질 것이다. 난이도 선택도 가능하다. 그래서 액션이 조금 싫다는 분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에 액션성을 강화하면서 추구한 목표가 있다. 일단 액션이라는 것 자체가 유저 스스로 본인이 잘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 그 성취감이 큰 즐거움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최근 시리즈는 그냥 일방적 강함으로 다 쓸어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물론 우리가 추구한 것이긴 했지만, 이번에는 성취에서 오는 재미를 전하고 싶었다.

거기에 초점을 맞춰 개발하고 있기에, 이를 완성시키기 위해 즉시 가드나 즉시 회피, 무예 등의 시스템을 만들었다. 플레이어 본인의 순간적인 판단에 맞춰 자신이 하고 싶은 액션을 바로 이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조정하고 있다.

어려운 난이도를 무조건 추구하는 건 아니다. 언급한 대로 본인의 실력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했다는 성취를 느꼈으면 했다. 그래서 가드나 회피가 일반 소울라이크보다는 훨씬 쉬운 판정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공격 중이어도 가드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가드가 된다거나, 회피의 무적 시간이 매우 길다거나 하는 식으로 조정하고 있다. 패링 시스템도 있어서 타이밍 좋게 버튼을 누르면 상대 공격을 받아치거나 비껴치게 된다. 이런 식으로 소울라이크보다는 조금 더 기분 좋게 액션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액션 게임을 잘 못하더라도 오리진을 처음부터 즐긴다면, ‘나 액션 게임 좀 잘하는 것 같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액션 게임에 익숙할 경우엔 난이도를 조정해 조금 더 긴장감 있는 액션을 즐길 수 있다.




Q. 유사 게임이 많이 등장하면서 진삼국무쌍의 유니크함이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시리즈에 다시 유니크함을 제공하기 위해 어떤 차별점을 고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한 단어로 말하자면 원점회귀다. 1~5편은 택티컬 액션이기에, 여기서 오는 공략의 자유도를 특징으로 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본인이 얼마나 기분 좋게 많은 적을 처치할 수 있냐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거기에 대한 유사 장르작이 나오며 유니크함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택티컬 액션이라는 특징을 살려서 만들고 있는데, 현세대의 스펙으로 이를 재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공략의 자유도를 조금 더 높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캐치프레이즈로 일기당천이라는 말을 많이 써왔는데, 이번 시리즈는 기존에 비해 압도적 강함이 있다. 수천 명의 적이 등장하더라도, 한 번에 스킬을 발동하면서 그 천명 단위의 적을 쓰러뜨릴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Q. 확실히 전장을 파악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전략적 재미가 실제로도 꽤 느껴졌는데, 전략의 중요도를 어느정도로 설정했나.

= 물론 이번 작품에서 전략성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더 중요한 건 시리즈 팬들이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 난이도를 쉬움으로 설정하면, 전략의 난이도도 쉬워진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시리즈처럼, 액션만으로도 어떻게든 클리어는 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 아예 전장을 파악하지 않으면 이길수도 없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시리즈 팬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처럼 액션만으로도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게 조정했다.

또한 액션적으로 플레이어 본인이 어쨌든 잘했으니까, 해당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도록 하는게 가장 큰 목표였다. 그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략적 요소를 크게 따지지 않더라도 게임적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




Q. 오리지널 캐릭터의 디자인 컨셉이 궁금하다. 혹시 흐름에 따라 외형의 변화가 있나.

= 오리지널 주인공을 만들자는 생각을 먼저 한 건 아니다. 스토리가 시발점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삼국지를 제대로 만들려면 이렇게 진행해야겠다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삼국지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반복이지 않나. 그래서 오리지널 스토리를 크로스하고자 했고, 이런 주인공이 필요하구나 생각했다. 스토리가 먼저고, 거기에 맞춰 주인공을 선택하게 됐다.

그리고 디자인 포인트로 주인공의 빨간 띠가 있다. 스토리적 설정도 있지만, 비주얼적으로도 띠가 휘날리는 게 멋져서 넣게 됐다. 진행하다 보면 주인공 신분이 바뀌는 기점이 있다. 그때부터 의상이 바뀌는데, 물론 기존 의상을 선택할 수도 있다. 특전이나 DLC로도 코스튬을 낼 계획이기에, 의상의 경우 플레이어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Q. 최근 한국에서는 삼국지를 모르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 일본도 그렇다고 들었는데, 삼국지의 인지도를 좀 더 올리기 위한 요소가 있는지 궁금하다.

= 애초에 개발 시작 단계부터 삼국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을 타겟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주인공 자체도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로 시작한다. 즉, 삼국지를 아예 모르는 상태로 게임이 시작된다. 그래서 실제로 삼국지를 모르는 유저들도 주인공에 이입해서 진행하다보면, 충분히 삼국지를 따라갈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플레이어가 삼국지를 안다는 전제 자체를 없앴기에, 일본 기준 무장들의 이름을 어떻게 읽는지 한자 위 히라가나로 적어놓기도 했다. 삼국지를 모르는 사람이기에 오히려 더 잘 즐길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Q. 오리진이라는 이 타이틀이, 기존 넘버링과는 또 다른 프랜차이즈화가 될 수 있을까.

= 현실적으로 봤을 때 오리진이 얼마나 잘되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솔직히 아직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 글로벌 팬들로부터 평가를 듣고 어떻게 될 지 정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진삼국무쌍 시리즈를 사랑하고 오리진을 기다리는 한국 팬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 진삼국무쌍 시리즈는 PS2 시절부터 한국어도 대응하고 있기에 옛날부터 즐겨 플레이한 시리즈 팬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항상 감사드린다. 이번 작품은 큰 변화도 많지만 시리즈 팬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많은 조정을 하고 있다. 한글화도 물론 하고있고, 게임 콘텐츠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그리고 아까 언급했던 것 처럼, 삼국지를 모르거나 들어봤지만 읽어보지 않은 분들 역시, 스토리와 액션 두 측면에서 만족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러니 꼭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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