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게임을 떠올리면 화려한 그래픽이 먼저 생각난다. 당연하지만 그래픽만큼 중요한 게 문자다. 그리고 폰트(글씨체)는 문자를 게임에 어울리도록해 유저가 정보를 편안하게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폰트의 중요성을 아는 게임사는 작품에 맞는 글씨체를 따로 제작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넥슨 '마비노기'의 '마비옛체'가 있다. 마비옛체는 2004년 오픈 때부터 판타지 라이프 마비노기의 정체성을 잘 담아낸단 평가를 받고 있다.
모리사와(株式会社モリサワ)는 1924년 모리사와 노부오가 일본 오사카시에서 창립한 회사다. 창업자가 당시 혁신적인 식자기를 개발한 게 창업 계기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문자 관련 사업을 전개한다. 올해 100주년을 맞이했다. "글자를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라는 경념 이념으로 폰트 개발, 소프트웨어 개발, 솔루션이 주요 사업이다. 모리사와는 글자를 '아름답게' 나열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모리사와가 20주년을 맞이한 지스타에 B2B로 참가해 게임 개발에서 폰트의 중요성을 알렸다.
모리사와코리아 김종혁 부사장은 "매일 당연한 것처럼 눈에 들어오는 폰트는 기업과 제품 브랜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구, 모리사와는 일본의 서체 회사로서 세계 각국에서 쓰이는 글씨체를 연구하고 개발한다"고 소개했다. 일본어와 한글, 영어를 비롯해 중국 간체자와 번체자 등 총 11개 문자를 지원해 사실상 전 세계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 전 세계 폰트 시장에서 모리사와는 라틴문자에 강점을 보이는 모노타입 다음의 강자다.
김 부사장은 우리나라 폰트 시장 규모를 250억에서 300억 원 정도로 추정했다. 후발주자로서 시장 장악을 노리기엔 애매한 규모다. 그래서 개인 규모로 사업을 전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다. 예로 우리나라 게임사가 일본에 진출할 때는 게임 내용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본 유저가 보기에 편안한 폰트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문제는 문화가 달라 상황에 맞는 적합한 폰트를 고르기 어렵다는 점이다.
모리사와는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폰트 전문가로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김 부사장은 "우리나라는 비교적 폰트 저작권에 관대한 편이지만, 일본을 비롯해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 경우처럼 폰트를 사용하다간 라이선스 위반으로 심각한 문제를 겪을 수 있다"며 "모리사와는 폰트 라이선스 문제와 함께 각 나라 문화에 맞는 적합한 폰트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모리사와는 각 문화권 지사를 현지 전문가로 구성한다.
게임은 다양한 폰트를 사용하는 콘텐츠다. 채팅, 스킬 설명, 플레이 등등 모든 곳에 글자가 있다. 아이템의 이름과 설명의 폰트가 다를 수 있고, 일반 데미지와 크리티컬 데미지의 폰트가 다르기 마련이다. 그래픽과 프로그래밍만큼 폰트는 중요하다. 아무리 그래픽적으로 잘 만들거나 기술적으로 좋아도 이를 보여주는 글자가 적합하지 않다면 게임의 퀄리티가 떨어져 보인다. 이는 유저에게 게임을 대충 만들었단 인상을 줄 수 있다.
주요 게임사는 이미 모리사와와 협업하고 있다.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모바일' 일본 서비스에 모리사와의 다양한 일본어 폰트를 사용했다. 이 외에도 넷마블 '세븐나이츠', '일곱 개의 대죄', 콩스튜디오 '가디언 테일즈' 등이 다국어 폰트를 지원하는 모리사와의 일본어 폰트를 게임 전용 서체로 적용했다.
모리사와에 게임산업은 중요한 시장이다. 모리사와는 게임업계에 자신들을 더 알리기 위해 이번 지스타에 참가했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모리사와는 중소게임사, 1인 개발자 등 기업 단위의 계약을 집행하기 어려운 곳에도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종혁 부사장은 "대한민국 중소 게임사, 1인 개발자들이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폰트에 있어서는 전문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