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진행된 짤막한 인터뷰에서, 아그네스 김은 자신이 속한 팀의 변화부터 먼저 소개했다. 지난해까지 '글로벌 확장' 팀으로 불렸지만, 작년 9월부터 전략적 시장(Strategic Markets)이라는 이름을 활용한다. 이전까지 떠오르는 신흥 시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와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 남미에 이르는 더 넓은 범위를 다룬다. 팀원들은 한국, 싱가포르, 인도, 아프리카 각 지역에 실제로 거주하며, 현지 개발자 및 퍼블리셔와 매일 소통을 이끌고 있다.

Xbox 측에 따르면, 과거와 비교해 협력하는 파트너의 범위가 유례 없이 넓어졌다. 아그네스 김은 한국 시장의 사례를 들며 "'숲속의 작은 마녀' 같은 인디 게임부터 크래프톤같은 대형 파트너사까지 모두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디 개발자는 개발킷, Xbox 입점 프로세스에 대한 문의가 많은 한 편, 대형 파트너와는 더 큰 그림을 논의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Xbox의 협력 기준은 간단하다. "게임을 우리 플랫폼(Xbox)에 가져올 의지만 있다면, 규모와 상관없이 함께한다"는 것.
신흥 게임 시장의 경우, 개발사나 퍼블리셔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여러모로 어려움을 호소한다. 불과 몇 년 전, 콘솔 시장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다. 아그네스 김은 이러한 신흥 시장 파트너사들이 가장 큰 고민거리로 꼽는 것은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이 워낙 많아 두각을 나타내는 게 쉽지 않은 상황에서, 크든 작든 모든 회사가 이 문제를 고민한다. 특히 인디 개발자들은 커뮤니티를 활용해 돌파구를 찾지만, 그럼에도 글로벌 진출 시 마케팅은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다.
그렇다면 Xbox는 개발자들의 고민을 어떻게 돕고 있을까? 아그네스 김은 Xbox가 가진 플랫폼의 네임 밸류, 그리고 다양한 소셜 채널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Xbox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나 유튜브 외에도, 매년 각종 쇼케이스를 진행하곤 한다. 다시 말해, 파트너사의 게임을 노출하는 창구를 확장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마케팅 관련 협업은 개발사와 긴밀한 협의 하에 이뤄진다. 아그네스 김은 인도의 개발자가 제작한 '디텍티브 닷슨'으로, 개발자가 직접 고민한 마케팅 플랜을 듣고 팀 내 마케팅 전문가와 연결해 준 사례를 언급했다.

전략적 시장과의 파트너십을 리드하는 입장으로서, 각 시장의 잠재력에 대한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아그네스 김은 중국과 한국을 가장 활발한 게임 산업을 가진 시장이라며, "즉시 AAA급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만큼 글로벌 출시에 큰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술력과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 강한 문화는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면 인도나 남미 등 신흥 시장은 기술과 인프라 측면에서 발전의 여지가 있으나, 장기적으로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것은 곳 Xbox가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투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끝으로 이번 GDC를 기점으로 이어질 한 해 목표에 대해, 아그네스 김은 자신이 맡은 지역의 게임과 잠재력을 글로벌 플레이어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특정 지역에서 개발한 게임에 '어디어디에서 출시한 게임'이라는 라벨이 붙었지만, 이제는 "재미만 있으면 어디에서 온 게임이든 상관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Xbox를 통해 세계에 선보이는 게임들이 순수한 재미로서 인정받고 놀라움을 자아내기를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Xbox는 인디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인 ID@Xbox를 통해 2013년부터 지금까지 약 50억 달러(한화 약 7조 원) 이상을 전 세계 소규모 개발자들에게 지급했다. 또한, 개발자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Developer Acceleration Program)을 통해 약 75개 이상의 게임을 출시하는 데 성공했으며, 향후 더 많은 게임이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