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어엑스는 경기 초반부터 매서운 기세를 뽐냈다. 1세트 시작과 동시에 ‘쵸비’를 잡아내는가 하면, 젠지의 바텀 듀오를 연달아 격파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네 번째 용이 걸린 중요한 한타에서 피어엑스는 용을 가져가려는 조급한 움직임을 보였고, 이는 ‘쵸비’ 아지르의 환상적인 궁극기 활용으로 이어져 잭스, 탈리야, 바루스가 한꺼번에 공중으로 뜨는 대참사를 낳았다. 젠지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용과 아타칸을 동시에 챙기며 순식간에 전세를 역전시키는 듯했다.
하지만 피어엑스의 저력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이어진 바론 한타에서 오히려 젠지가 에이스를 당하며 피어엑스가 바론 버프를 획득, 다시 한번 흐름을 자신들에게 가져왔다. 결국 피어엑스는 더 이상의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룰러’의 불안정한 포지셔닝을 빠르게 캐치하여 잡아내며 한타를 승리로 장식, 숙적 젠지 상대로 세트 18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2세트에서도 ‘룰러’는 불안했다. 의미 없는 점멸 사용이나 공허 유충 교전 타이밍에 솔로킬을 당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젠지에는 ‘쵸비’와 ‘기인’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다. 특히 ‘쵸비’는 1세트에 이어 2세트에서도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을 지탱했다. 젠지는 협곡의 전령 전투를 기점으로 서서히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고, 잘 성장한 ‘쵸비’의 빅토르를 중심으로 한타를 승리하며 2세트를 가져왔다. 피어엑스는 패배하는 와중에도 적극적인 교전을 통해 반전을 노렸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지는 화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3세트에서 젠지는 비교적 이른 시간 안에 승기를 굳혔다. 초반 드래곤 지역 교전에서 ‘쵸비’와 ‘캐니언’이 각각 1킬씩을 가져가며 성장세를 탔고, 이어진 드래곤 사냥 시도에서 ‘캐니언’이 스틸에 성공한 후 벌어진 한타에서도 압승을 거두었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3,000 골드 이상의 격차를 벌린 젠지는 이후 별다른 실수 없이 유리한 흐름을 이어갔다. 20분에는 4:5 한타까지 이기는 장면을 연출했다. 젠지는 팀원 전체가 노데스로 3세트에 승리했다.
이날 젠지는 피어엑스의 예상외의 저항에 고전했지만, 결국 승리를 가져오며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룰러’의 폼 저하는 젠지에게 여전한 고민이다. 반면 피어엑스는 비록 패배했지만, 강팀 젠지를 상대로 매 세트 끈끈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