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슈퍼바이브’를 탄생시킨 ‘라이엇’ 출신 주역들, 누가 있을까?

기획기사 | 정재훈 기자 | 댓글: 2개 |



7월 24일, ‘슈퍼바이브’가 긴 얼리액세스를 끝내고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슈퍼바이브’는 최근 유행하는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 만들어진,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룰의 경쟁형 게임이다. ‘탑 뷰’시점의 3인 1팀을 전제로, 점점 줄어드는 크기의 넓은 맵을 무대로 하는 배틀로얄의 룰을 지녔으며, 평면적 배경을 지녔음에도 공중 기동과 글라이더 시스템, RTS적 시야 시스템을 활용해 깊이를 더했다.

또한, 현 시대 흐름에 걸맞게 ‘캐릭터 베이스’라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 주요 개발진의 이력이 증명하듯, 각양각색의 플레이 스타일을 지닌 다양한 ‘헌터’들이 게임에 등장하며, 3인 1팀이라는 시스템 덕에 수없이 많은 헌터 조합이 게임 내에서 만들어진다.

물론, 치밀한 설계를 기반으로 했음에도 첫 게임인 만큼 시작부터 모든게 술술 풀릴 수는 없다. ‘슈퍼바이브’는 2024년 가을 경부터 수 차례 테스트를 거치며 게임의 부족한 면을 채워나갔으며, 올해 1월에는 마지막 CBT를 끝내고 ‘얼리 액세스’를 시작, 정식 출시 이전 마지막 영양 보충의 시간을 가졌다.


얼리 액세스 기간 동안, ‘슈퍼바이브’는 상당히 훌륭한 데뷔 무대를 보여주었다. 한국과 일본은 넥슨을 통한 플레이만 가능했지만, 그 외 권역에서 플레이 할 수 있었던 ‘스팀’에서 16,000건이 넘는 긍정적 리뷰를 받으며 ‘매우 긍정적’ 지표를 만들었고, 약 48,000 명 가량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했다.

여기서, 한 번 살펴봐야 하는 부분은 앞서 언급한 ‘개발진의 이력’이다. ‘슈퍼바이브’를 개발한 ‘띠어리크래프트’가 우리가 모두 아는 게임사인 ‘라이엇 게임즈’,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번지'의 주요 개발자들이 뭉쳐 설립한 인디 스튜디오이며, ‘슈퍼바이브’는 오랜 기간 세계 최고의 라이브 게임 중 하나인 ‘리그오브레전드’를 서비스해온 이들이 뭉쳐 시작된 프로젝트다.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음에도, 새로운 도전을 위해 맨 땅에서 뭉친 띠어리크래프트의 주역들, 그 면면을 간단하게나마 소개해 보고자 한다.






■ 조 텅 (Joe Tung) CEO




라이엇 게임즈에서 ‘New001’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던 ‘조 텅’은 게임 산업에서 약 15년 이상을 활약해 온 베테랑 개발자로, 번지(Bungie)에서의 경력을 시작으로 게임 산업을 누빈 인물이다. 그는 ‘헤일로 2’의 마무리 작업에 참여하면서 경력을 시작했고, 이어 ‘헤일로 3’에서는 리드 프로듀서로서 중심 역할을 맡았다. 이후 ‘헤일로 리치’와 첫 번 ‘데스티니’의 총괄 프로듀서를 역임하며, 대형 프랜차이즈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쌓았다.

이후 조 텅은 라이엇 게임즈에 합류해 약 7년 반 동안 근무했으며, 글로벌 총괄 부사장으로 활동했다. 라이엇의 핵심 프랜차이즈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LoL)’ 의 퍼블리싱과 개발을 아우르며, 전 세계 유저들에게 지속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조직적 운영과 전략적 방향 설정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하며,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브랜드 확장까지 이끌었다.

그의 재직 중 가장 자랑스러운 프로젝트 중 하나는 '전략적 팀 전투(TFT)'였다. 처음엔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였지만, 놀라운 속도로 개발을 추진해 정식 출시까지 이끌었다. 디자인 총괄 안드레이의 추천으로 ‘오토체스’를 경험한 후, 이 장르가 미래가 있을 거라 판단해 곧바로 프로젝트를 밀어붙였고, 이는 시장의 뜨거운 반응으로 이어졌다. 또한, K/DA 프로젝트의 탄생에도 관여하며 라이엇의 음악 콘텐츠 확장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조 텅이 띠어리크래프트를 창업한 이유는 단순했다. 대규모 조직에서 오는 구조적 한계와 관리자 역할에서 벗어나, 다시금 본질적인 게임 개발에 깊이 관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게임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즐거운 순간들을 다시 찾고자 한 그의 선택은, 지금 띠어리크래프트에서 현실이 되었다. 현재 그는 창업자로서 개발 방향을 리드하며, 여전히 슈퍼바이브의 헌터 중 ‘슈라이크’에만 2,800시간을 쏟을 만큼 플레이어로서의 열정도 식지 않았다.


■ 마이클 에반스 (Michael Evans) CTO




마이클 에반스는 FPS 장르에서 오랜 기간 커리어를 쌓아온 숙련된 개발자다. 그의 커리어는 ‘헤일로’ 멀티플레이 팀에서 시작됐으며, 이후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에서 첫 게임플레이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초창기 핵심 시스템 설계에 참여했다. 이 시기의 경험은 이후 그의 기술 철학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발로란트 프로젝트의 초기 멤버로 합류해 약 7년간 기술 책임자로 일했다. 당시 5명 남짓한 작은 팀으로 시작했지만, 프로젝트는 거대한 규모로 성장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와의 직접적인 경쟁이 목표였던 만큼, 서버 응답 속도, 명중 판정의 정확도, UI 반응성까지 매우 높은 수준의 정교함이 요구되었다. 마이클은 이러한 기술적 요구를 충실히 구현하며, 발로란트가 현재의 위상을 지니도록 성장시키는 발판을 만들었다.

특히,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플레이어 경험’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레이턴시(지연)를 체감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구성하고, 디자이너가 반복적으로 실험할 수 있도록 도구를 최적화하는 것에 큰 중점을 두었다. 이러한 접근은 안정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추구한 그의 철학을 보여준다.

마이클 에반스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후, 보다 작고 밀도 높은 팀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띠어리크래프트에 합류했다. CTO로서 그는 기술 전반을 리드하며, 결정권자로서 모든 기술적 선택에 책임을 지고 있다. 과거에는 누군가의 비전을 구현했다면, 지금은 자신의 비전을 직접 설계하고 구현하는 것이 그의 새로운 도전이다.


■ 제시카 남 (Jessica Nam) 총괄 프로듀서




‘세이프락드(Safelocked)’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온 ‘제시카 남’은 라이엇 게임즈에서 11년 넘게 활동하며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성장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커리어 초반에는 챔피언 디자인 팀을 이끌며, 오리아나, 요릭의 리메이크를 시작으로 레오나부터 바루스까지 다수 챔피언의 전체 개발을 담당했다. 리븐, 아리, 룰루 등 팬들에게 사랑받는 챔피언의 디자인에도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녀는 이후 챔피언 디자인뿐 아니라 전체적인 게임 운영과 개발을 총괄하는 LoL 총괄 프로듀서로서 팀을 이끌었다. 카밀, 세트, 카이사, 사일러스, 비에고 등 복잡한 세계관과 기믹을 지닌 챔피언들의 제작에도 기여하며, 라이엇 내에서 깊은 전문성과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또한, TFT 모바일 버전 개발에도 참여해 전략 장르로의 확장을 지원했다.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 디자인 경력에 있어 제시카가 가장 애정을 가진 캐릭터는 아리와 오공, 리븐이다. 아리와 오공을 작업하는 과정은 신화적 상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게임 플레이에 녹여내는 과정에서 큰 즐거움을 느낀 챔피언이다. 리븐의 경우, 격투게임 스타일의 콤보를 도입하며 새로운 플레이 패턴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고 회고했다.

제시카는 띠어리크래프트에 조 텅과 마이클 에반스를 포함한 옛 동료들이 함께한다는 점에서 깊은 매력을 느꼈다. 함께 게임을 만들어왔던 동료들과 다시 도전할 기회는 흔치 않기에, 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현재는 슈퍼바이브의 총괄 프로듀서로서 게임 전반을 이끌고 있으며, 캐릭터 이모지의 목소리로도 참여하는 등(사실 몰래 녹음된 거지만)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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