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흥행'으로 고공질주한 메이플스토리
올 여름, 메이플엔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콘셉트, 성능, 난이도 모두 완벽! 여름의 주인공 '렌'
'렌'은, 2023년 겨울 '칼리' 이후, 2년 반 만에 출시된 신규 직업입니다. 그동안의 메이플은 신규 캐릭터보단 기존 캐릭터의 리마스터에 주력해왔기에, 많은 유저들이 오랜만에 등장한 신규 직업을 반겼습니다. 지금 메이플은 너무 많은 직업이 있어, 신규 직업보단 기존 직업을 정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그래도 신규 직업은 게임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이죠.
많은 기대 속에 출시된 렌. 렌은 모든 유저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대부분의 유저가 렌의 콘셉트와 성능 모두에 만족했습니다. 많은 유저가 렌을 육성했고, 심지어 본 캐릭터를 바꾸는 유저들도 제법 있을 정도였죠.
신규 직업이 대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쉬운 운영 난이도였습니다. 이번 여름 시즌은 정말 많은 신규/복귀 유저들이 게임을 시작했는데요.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직업 특성상, 렌은 많은 유저들의 게임 정착을 도왔죠. 정말 필요한 타이밍에 꼭 맞는 직업이 등장한 셈입니다. 이번 여름 성공의 큰 지분은 렌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막연한 목표를 현실로 만들다 '제네시스 패스''
약 8개월간의 일정으로, 아케인 리버 지역 보스, 그리고 검은 마법사를 공략해서 얻는 '제네시스 무기', 흔히 '해방'이라고 불리는 이 콘텐츠는 많은 유저들의 목표입니다. 지금은 상위 콘텐츠도 많이 출시되고, 스펙 인플레이션과 완화도 진행되어 예전만큼의 위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신규/초보 유저들에겐 최종 목표가 되는 콘텐츠죠. 매력적인 콘텐츠지만, 난이도도 높고, 기간도 오래 걸려 쉽게 도전하기 힘들었죠. 초보 유저들에겐 언젠간 달성하고 싶은, 막연한 목표 정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여름 출시된 제네시스 패스는 이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해방이라는 목표를 달성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해방 기간을 크게 단축해 두 달 안에 가능하게 했고 파티 플레이를 유도하여 난이도도 크게 낮췄죠. 이 제네시스 패스는 챌린저스 서버의 혜택과 맞물려 엄청난 시너지를 냈고, 많은 유저들이 해방을 목표로 즐겁게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역시 여름 흥행에 주요한 요소였다고 생각되네요.

예전 메이플은 어떻게 했지? '캐시 통합', '버프 시퀀스' 등 시스템 개선
이번 여름은 신규/복귀한 유저 뿐만 아닌, 기존 유저들에게도 특별했습니다. 바로, 파격적인 개선안이 적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전 직업 통합 캐시 보관함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다른 게임 유저라면, '이게 뭐가 대단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메이플 유저들에겐 아니었죠. 자석펫부터 코디템까지, 모든 아이템을 돌려 쓸 수 있기에, 재화적으로 얻는 이득이 상당히 컸습니다. 메이플스토리를 운영하는 입장에선, 중요한 BM 하나를 포기하는 셈이었죠.

그리고 추가된 버프 시퀀스는 전투 메타 자체를 바꿨습니다. 원버튼으로 5~10개 정도의 스킬을 한 번에, 그것도 즉시 발동시킬 수 있게 되어 보스 전투 자체가 한결 편안해졌죠. 여기에, 후속 패치로 캐시 아이템 이펙트 ON/OFF, 시드링 교체 간소화, 보스 입장 시 스킬 쿨타임 초기화 등, 너무 좋은 개선안이 반영되어 플레이 경험이 쾌적해졌습니다.
적용된 여러 개선 사항을 두고, 이번에 메이플스토리를 시작한 한 스트리머는 '예전 메이플스토리는 어떻게 했지? 아니 왜 했지?'라는 말까지 했을 정도였는데요. 오랫동안 메이플을 즐겨온 기존 유저들에겐 렌, 제네시스 패스보다 훨씬 체감되는 좋은 패치였을 것 같네요.


그리고 이 모든 게 맞물려 완벽해진 챌린저스 월드
메이플스토리는 성수기라고 불리는 시즌엔 모두가 처음부터 시작하는 기간제 서버 '버닝 월드'를 열 어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역시 마찬가지로, '챌린저스 월드'라는 이름의 기간제 서버가 오픈했죠. 신캐릭터의 육성 혜택이 워낙 좋아, 이제 성수기 시즌은 챌린저스 월드에서 시작하는 게 국룰이 되었습니다.
이번 챌린저스 월드는 감히 '완벽하다'는 말을 써도 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초보 친화적인 신규 직업, 모두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제네시스 패스, 다양한 개선안이 적용되어 정말 플레이하기 좋아졌죠. 게다가 '챌린저스 패스'라는 가성비 좋은 상품까지 출시되어 유저-개발사 모두 만족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기간제 서버는 가장 효율적인 구간을 정해, 유니온용 캐릭터를 육성하고 보상을 챙기는 방향으로 플레이했던 유저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하지만 이번 챌린저스 월드는 혜택이 워낙 좋고, 미션 구조도 잘 짜여져 자연스럽게 미션을 달성하고 캐릭터를 육성하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실제, 저 역시 저번 챌린저스 서버는 큐브 보상 정도만 수령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이번엔 챌린저 랭크까지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챌린저 랭크를 달성하겠다' 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하다 보니 달성되었다'는 점에서 챌린저스 월드 설계가 잘되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극딜기? 무적기? 보스 스킵권? 새로운 개념의 '어센트 스킬''
올여름엔 두 번째 6차 스킬, '어센트 스킬'도 추가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어센트 스킬, 상당히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강력한 화력으로 도전할 수 있는 보스를 한 단계 올려주었던 지난 '오리진 스킬'과는 다른 느낌이죠. 자신의 스펙과 스킬 레벨 투자에 따라 활용 방향성이 아예 달라지는 스킬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어센트 스킬이 오리진 스킬만큼의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표하는 유저들도 적지 않았죠.
냉정히 말해, 이번에 게임을 처음 시작한 유저들에게 어센트 스킬은 '무적기' 정도로만 활용 가능합니다. 캐릭터 스펙이 낮고, 스킬 레벨에 많은 재화를 투자하지 않으면 높은 화력을 기대하기 어렵죠.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긴 합니다. 무적기가 없는 직업에겐 3개 이상의 무적기가 추가된 것이고, 신규 직업 렌은 총 9번의 무적기를 쓸 수 있으니 말이죠.

중위권 유저들에겐 딜사이클을 매끄럽게 돌릴 수 있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스킬입니다. 오리진 스킬과 같은 고화력까진 기대하기 어렵지만, 극딜이 비는 애매한 타이밍에 사용하여 전투 전체를 설계할 수 있게 만들어줬죠.
최상위권 유저들에게 어센트 스킬이 갖는 가치는 매우 큽니다. 화력 자체가 우수해 하나의 주력기로 사용할 수 있죠. 여기에, 어센트 스킬은 '하위 보스 스킵권'으로도 사용됩니다. 메이플스토리도 많은 보스가 추가되어 플레이 피로도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 고스펙 유저들은 어센트 '딸깍'으로 하위권 보스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신규 보스 최초의 대적자, 그리고 보스 리워드 개편
이번엔 보스 파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가장 주목할 것은 역시 신규 보스 '최초의 대적자'입니다. '패링'이라는 기존에 없었던 시스템을 갖춰 변화를 시도한 보스입니다. 실제 공략해보니, 기존과 다른 느낌이라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난이도도 세분화되어 최상위 유저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펙대의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점도 좋았죠.
보스 리워드도 대격변 수준의 개편을 맞이했습니다. 이제, 흔히 '검밑솔'이라고 불리는 아케인 리버 지역 보스들에게서 '칠흑의 장신구 세트'를 얻기 어려워졌습니다. 칠흑 세트 수급 주체를 고스펙으로 돌리는 패치가 진행됐죠. 최근 아이템의 시세, 챌린저스 서버의 아이템 세팅 경향을 생각해봤을 때, 이해 못할 패치는 아니지만, 워낙 급격히 진행된 패치이기에 불안감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이 패치가 과연 옳았는지에 대해선, 지금 판단하긴 어려울 것 같네요.
그리고 이 리워드 개편 과정에서 '블랙하트'가 아예 사라졌는데요. 많은 유저들이 이 부분만큼은 '성급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이템의 효율이 너무나도 좋았다는 점, 그리고 다른 아이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곤 하지만, 대체나 보완책 없이 삭제부터 진행됐다는 점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밸런스 패치, 방향은 만족, 하지만 시기와 기준은 아쉬워
여름 마지막 업데이트엔, 유저들이 그토록 원하던 직업 간 밸런스 패치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깜짝 발표였는데요. 그 내용도, 규모도 커서 엄청나게 많은 이슈를 모았습니다.
이번 밸런스 패치는 단순히 스킬 계수를 조정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직업별로 불편한 점을 개선하고, 스킬 후딜레이를 화끈하게 줄여 플레이 감각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제가 플레이 하는 직업 중엔 아델과 엔젤릭 버스터가 밸런스 패치를 받았는데요. 성능 향상은 둘째치고, 전체적인 스킬 후딜레이가 줄어 플레이가 쾌적해졌습니다. 이런 방향성 자체에 대해선 많은 유저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용감의 이야기지, 성능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직업별로 아쉬움을 표하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있었습니다. 바로, 밸런스 패치의 '기준'입니다. 이번에 밸런스 패치를 받지 못한 직업에는 임시로 최종 대미지 보너스가 부여됐는데요. 이 기준이 유저들의 인식과는 완전히 달랐다는 것입니다. 유저들이 강하고 괜찮다고 생각하는 직업이 높은 최종 대미지 보너지를 받고, 약하다고 생각했던 직업이 더 낮은 보너스를 얻은 것이죠. 많은 유저가 밸런스 패치의 기준이나 코멘트가 필요했다고 말합니다.
밸런스 패치의 시기도 문제였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밸런스 패치는 반드시 진행되어야 하는 점엔 동의하지만, 좀 더 빠르게 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엔 밸런스 패치와 동시에 신규 보스 추가-최초 격파 이벤트가 시작되었는데요. 이런 중요한 이벤트와 겹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일찍 적용해 추가 조정이 가능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