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가 한국 미디어를 대상으로 마련한 'Pre-TGS 2025' 행사에서는 '디지몬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이하 타임 스트레인저)'의 최신 빌드를 시연 및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센트럴 타워를 돌아다니거나 패롯몬과의 보스전에 국한됐던 지난 6월 시연회와 달리 이번 행사에서는 약 2시간 동안 느긋하게 게임을 시연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시연은 초반부와 중반부 2개의 세션으로 구분되는 형태였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게임을 처음 시작하고 주인공을 선택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메인 스토리를 1시간가량 체험할 수 있었으며, 두 번째 세션에서는 게임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디지털 월드 일리아스를 돌아다니면서 퀘스트를 진행하고 그러는 가운데 앞을 막는 보스를 상대할 수 있었다.

첫번째 세션은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게임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익히는 식으로 진행됐다. 여기서 눈에 띄었던 요소들을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디지어택이다. 인터뷰에서도 여러 차례 이번 작품에 새롭게 추가된 요소라며, 소개한 바 있는 디지어택은 필드에서 적을 공격하면 대미지를 입히고 선공인 상태에서 전투에 진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반대로 적에게 닿을 경우 적에게 선공권이 넘어가는 만큼, 사실상 전투에 앞서 무조건 해야 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디지어택의 또 다른 특징은 적과의 레벨 격차가 클 경우, 플레이어의 레벨이 더 높으면 전투에 진입하지 않고도 한 번에 처치할 수 있다는 부분을 들 수 있다. 디지몬 스토리 시리즈에서는 디지몬을 얻기 위해선 디지몬을 처치하고 스캔율을 높이는 한편, 자신이 보유한 디지몬의 레벨을 올려서 진화를 시켜야 하기에 전투가 필수지만, 이는 반복하다 보면 쉽게 지루해질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닌 방식이다. 디지어택으로 한방에 적을 처치하는 건 이런 지루한 레벨업 과정을 줄이는 요소로 한층 쾌적한 육성을 가능하도록 도와줄 것으로 여겨졌다.

육성과 관련된 또 다른 변화로는 보유한 모든 디지몬들이 경험치를 획득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전투에 참여한 디지몬이나 대기 상태인 디지몬만 경험치를 획득했는데 이제는 박스에 들어간 디지몬에게도 경험치 배율이 낮지만, 들어가긴 해서 육성의 지루함이 대폭 완화될 것으로 보였다.
필드에서의 소소한 변화 중 하나로 자동 회복 기능이 들어간 점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턴제 RPG에는 자동 회복 기능이 없는 게 많다. 그렇기에 전투가 끝난 후 회복 스킬이나 회복 아이템을 쓰거나 휴식을 취한다든가 해서 체력을 회복하곤 하지만, '타임 스트레인저'에서는 그럴 필요 없다. 그저 필드에서 가만히 서 있으면 된다. 잠시 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리제네이션 효과가 발동한다는 알림과 함께 자동으로 체력이 회복됐는데 회복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연에서는 7~8초 정도면 최대치까지 회복됐다.


종족, 속성에 더해 새롭게 추가된 육성 요소인 성격은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필드를 돌아다니다 보면 간헐적으로 데리고 다니는 디지몬의 머리 위에 말풍선이 생기고 대화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성격을 바꾸거나 집중해서 육성하는 형태였다. 성격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되며, 각각의 성격에서 다시 세부적으로 네 가지로 나뉘는 형태로 총 16개가 존재했으며, 성격에 따라 SP 소모량이 줄어드는 등의 차이가 있어서 키우는 디지몬을 좀 더 뾰족하게 육성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다. 다만, 정확히 어떻게 해야 대화 커맨드가 뜨는 건지는 확인할 수 없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새롭게 추가된 어태치먼트 스킬 역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어태치먼트 스킬은 간단히 말하자면 탈착 가능한 스킬로 이를 통해 원하는 디지몬을 더욱 강화하는 게 가능하다. 이 부분은 디지몬을 어느 정도 육성한 상태에서 파티를 좀 더 뾰족하게 다듬을 때 빛을 발할 것으로 여겨지는 요소였던 만큼, 초반부에서는 크게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초반부에 계속 써오던 디지몬이 상성 상 보스전에서는 거의 쓸모가 없던 상황에서 쓰던 어태치먼트 스킬을 다른 디지몬에게 준다든가 하는 식으로는 쓸 수 있었다.

보스전에서는 상성과 전략의 중요성을 다시금 체감할 수 있었다. 턴제 RPG에서 상성은 특별할 것도 없는 요소지만, '타임 스트레인저'에서는 그 격차가 다른 게임보다 훨씬 크다. 종족과 속성 등 상성에 따라 대미지 배율이 최저 30%에서 최대 300%까지 벌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CP 게이지에 대한 것도 있다. CP 게이지는 간단히 말하자면 보스와의 줄다리기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CP 게이지는 보스와 플레이어가 모두 지닌 별도의 게이지로 이 게이지가 최대치가 되면 일종의 필살기를 쓸 수 있다. 그렇기에 보스전에서는 우선적으로 보스의 CP 게이지를 깎을 필요가 있다. 보스의 CP 게이지가 최대치가 되면 강력한 한 방을 날리거나 스탯 등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CP 게이지를 채우고, 깎는 방법은 단순하다. 서로에게 대미지를 입히면 된다. 보스가 플레이어를 공격하면 보스의 CP 게이지가 증가하고, 플레이어가 보스를 공격하면 보스의 CP 게이지가 줄어드는 식이다. 여기에 더해 플레이어가 공격할 경우 자신의 CP 게이지를 채울 수도 있다. 당연히 더 잘 깎고 많이 채우기 위해선 속성에 신경 써야 한다. 대미지 배율과 마찬가지로 상성에 따라 증가하거나 깎을 수 있는 CP 게이지도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의 CP가 최대치가 되면 에이전트 스킬로 '크로스 아츠'라는 필살기를 쓸 수 있다. 크로스 아츠는 파티 전체를 강화하는 것부터 적에게 강력한 한 방을 날리는 것까지 여러 종류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필드에서 어떤 크로스 아츠를 쓸지 선택하는 형태인 것으로 보였다.
두 번째 세션은 지난 6월 시연회에서 체험한 보스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을 보였다. 게임이 어느 정도 진행된 시점에서 앞을 막아서는 보스를 상대하는 구성으로 첫 번째 세션에서 익힌 상성과 전략적인 요소를 다시 한번 체험하는 형태에 가까웠다. 기본 디지몬 하나로 시작해서 하나씩 디지몬을 컨버트(생성)해서 파티를 구성하던 첫 번째 세션과 달리 이미 성장한 디지몬을 갖춘 상태였기에 상대적으로 파티를 짜기 수월했으며, 파티 구성에 따라 보스전에서의 효율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역시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2시간으로 시연이 제한됐을 뿐 아니라 제한된 구간만 시연할 수 있었기에 개발진이 자신한 인간과 디지몬의 유대와 같은 스토리적인 요소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적어도 몬스터 컬렉팅 장르로서, 그리고 턴제 RPG로서 '타임 스트레인저'가 추구하는 방향성만큼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타임 스트레인저'는 분명 준수한 재미를 선사했다. 완벽하다고 하긴 어렵지만, 이 정도 퀄리티라면 대체로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만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여기에 신구 유저 모두를 아우르는 게임을 지향한다는 점 역시 개인적으로는 꽤 마음에 들었다. 장편 시리즈의 경우 전작을 했다든가 시리즈에 대해 알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장편 시리즈의 양날의 검과 같은 요소다. 전작을 알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건 기존 팬들에게는 딱히 문제 될 게 없는 요소지만, 신규 유저의 진입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임 스트레인저' 개발진 역시 이 점을 의식한 듯하다. 사이버 슬루스 이후 10년만에 신작이지만, 이번 작품은 기존 시리즈와의 연결고리가 희박하다. 아니,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비밀조직의 에이전트임에도 디지몬이라는 용어는 물론이고 디지털 월드에 대해서도 아예 모를 정도다. 사실상 신규 유저와 같은 눈높이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게임은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플레이어가 게임 속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관심은 있지만 전작을 해본 적 없다거나 디지몬 시리즈에 대해서 잘 몰라서 고민 중이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전작으 안 해봤어도, 디지몬 시리즈를 잘 몰라도 게임을 즐기는데 어떠한 어려움도 없으니 말이다.





